클래식음악/쇼팽

쇼팽 : 4개의 즉흥곡 (4 Impromptus) [Evgeny Kissin]

想像 2020. 12. 13. 19:51
반응형

Frederic Franois Chopin,1810∼1849

4 Impromptus


쇼팽은 '즉흥곡'을 4곡 작곡하였다. 즉흥곡이라는 장르에 대하여 보통, 작곡가들이 정성들여 작곡하는 일이 드물었고, 오히려 아무렇지도 않게 일시적인 기분으로 가볍게 만드는 곡에 붙여진 이름이기도 햇다. 그러나 쇼팽의 경우에는 지극히 자연스러우면서도 궤도를 잃지 않는 발전적인 방법을 쓰고 있으며 하나의 명확하고 잘 정리된 양식으로서 승화시키고 있다.

 

즉흥곡 4곡 중에서 c#단조 작품66의 유작이 즉흥환상곡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으나 즉흥곡 1번과 함께 연주하는 기회가 의외로 많지 않다. 이들 즉흥곡 가운데 보다 내용이 깊고 진정 환상적인 즉흥적 요소가 풍만한 곡은 제2번 F#장조이며, 제3번 Gb장조 작품51도 잘 연주되지 않으나 고품스럽고 매혹적인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Kissin Plays Chopin - The Verbier Festival Recital

 

1번 A플랫 장조 Op.29

 

1837년에 작곡하여 로보 백작부인에게 헌정한 쇼팽의 첫 번째 즉흥곡으로서, 밝고 경쾌한 주제 멜로디와 가벼운 듯 비상하는 듯한 셋잇단음표의 진행이 인상적인 느낌을 준다. 차분하다기보다는 조금 떠들썩한 느낌이 드는 이 즉흥곡은 세도막형식으로서 가운데 트리오 부분에는 애상적인 느낌을 머금은 서정적인 주제가 격정적으로 변화한다. 맑고 깨끗한 느낌과 음표의 쉼 없는 진행이라는 면에 있어서 슈베르트의 영향 또한 감지할 수 있다.

 

2번 F샤프 장조 Op.36

 

헌정자가 없는 1839년에 작곡한 쇼팽의 두 번째 즉흥곡은 그의 즉흥곡 가운데 가장 상상력이 풍부하고 명상적인 분위기까지를 띄고 있다. 녹턴적인 주제가 제시된 이후 5개의 부분과 코다로 이루어진 이 2번 전주곡은 쇼팽이 친구인 줄르 폰타나(Jules Fontana)에게 보낸 편지에 의하면 “어쩌면 그다지 가치가 없는지 모르겠지만, 너무 신선한 형식을 사용한 것이 아닌가 모르겠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3번 G플랫 장조 Op.51

 

1842년에 작곡된 Op.51은 에스테르하지 백작부인에게 헌정되었다. 이 해는 쇼팽의 연인 조르주 상드의 노앙 별장에서 창작의 원숙기를 맞았던 때로서 쇼팽에게 있어서는 삶의 절정기였다. 그만큼 다채로운 표현력과 다양한 기법, 즉흥곡이라고 하기에 다소 복잡한 전개가 적용되어 있다. 이 역시 서주와 보다를 가진 세도막형식으로서 변화무쌍하게 전개되는 오른손과 왼손의 2성부의 대화와 잔잔한 선율의 아름다움이 발군인 트리오 부분의 대조가 인상적이다. 자주 연주되는 작품은 아니지만 쇼팽의 창작열과 원숙함이 압축되어 있는 명곡으로서, 화사하면서도 부드러운 서정 가운데에서도 우울함과 공허함과 같은 이질적인 감성들이 나지막한 어조로 그 존재감을 살포시 드러내고 있다.

 

4번 C샤프 단조 Op.66 ‘환상-즉흥곡’

 

1834년 24세의 쇼팽이 파리에서 작곡한 곡으로서 폴란드 출신의 피아니스트이자 친구인 줄르 폰타나에게 헌정했다. 작곡가는 생전에 이 작품을 애지중지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생전에 출판을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작곡가 사후 유작으로 출판되었고, 특유의 몽환적인 비애감과 격정적인 고양감으로 인해 이내 쇼팽의 작품들 가운데에서도 가장 많은 사랑을 받게 되었다. 세도막형식으로 구성된 이 ‘환상-즉흥곡’은 비르투오시티넘치는 오른손의 16분음표의 향연과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왼손의 8분음표의 굽이침은 서로 다른 리듬을 갖고 있지만 동시에 빠른 속도로 진행되며 다이내믹을 증폭시키고, 여기에 우수에 찬 C샤프 단조 특유의 멜랑콜릭한 분위기가 더해져 열정의 수렴과 발산을 조울증적으로 반복하는 모습을 아름답게 채색한다. 그리고 몽상적인 아름다움과 서정적인 유려함이 발군인 가운데 트리오 부분이 앞과 뒷부분과 극단적인 대조를 이루며 연속성을 부여하는 모습 또한 현실과 꿈을 오가는 듯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낸다. 음표과 감정의 숨 막히는 질주를 뒤로 한 채 마지막 코다는 순결하면서도 신비로운 뉘앙스를 주며 조용히 끝을 맺는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