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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음악/베토벤

베토벤 : 피아노 소나타 3번, Op.2 No.3 [Maurizio Pollini]

by 想像 2020. 8. 16.

Piano Sonata No. 3 in C Major, Op. 2 No. 3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제2번 소나타에서 대단히 빠른 성장을 보여 준 베토벤은 제3번 소나타 C장조에서 눈에 띄는 형식적 확대의 방향을 나아갈 지표로 삼은 것 같았습니다. 이점은 아주 흥미롭게 해석 될 수 있는데 그 방법이라는 것이 제2기 작품에서나 볼 수 있는 주제의 충분한 전개에 의한 달성이 아니라 계속해서 새로운 소재를 만들어 나가고 나열(羅列)을 통한 진행으로 성취시키고 있는 점이라는 것이죠. 따라서 형식적으로는 대단히 확대되고 있지만 통일성이 없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었습니다. 제3번 소나타는 4악장의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악장배치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는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Beethoven: Complete Piano Sonatas

 

1. Allegro con brio

 

제1악장은 257마디로 되어 있습니다. 모두 네 개의 부분으로 나눌 수 있지요. 전체는 4부 구성의 소나타 형식이지만 제1부에는 90마디로서 전체의 약 1/3이상의 마디 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바로 제시부분에 많은 음악적인 소재들이 등장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죠. 제1부가 너무 커서 그런 탓인지 베토벤은 그것에 대해 반동적인 경향을 제2부에서 드러냅니다. 그 크기는 제1부에 비하면 약 1/2의 크기가 됩니다. 결국 주제 전개가 충분치 않게 이루어 지고 있다는 점.. 따라서 소나타 형식의 최대의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제3부는 제1부보다는 축소되어 있지만 제1부를 그대로 재현하는 것으로서 전체가 우스꽝스럽게 되어 버리기 때문에 생략의 가능성도 고려해 볼 수 있지요. 또한 그와 함께 전개부와 종결부에 있어서는 카덴짜 풍의 피아노 기교가 즐겨 사용됨을 알 수 있습니다. 화려해진 악곡은 그 때문에 산만한 느낌도 주곤 하지요. 소나타 형식의 발전 과정 또한 구성상의 문제도 여러 가지로 발견되고 있는 것입니다. 제1부분에 동기가 아주 뛰어납니다. 마무리 부분은 즉흥적인 느낌도 많이 듭니다.

 

 

2. Adagio

 

이 악장은 제2번 소나타 A장조의 제2악장과 같은 형식으로 론도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다섯 개의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제1부는 1~10 제2부는 11~42 제3부는 43~54 제4부는 55~66 제5부는 67~82마디들로 구성되어져 있지요. 제1부, 제3부, 제5부는 세 개의 같은 소재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제1부는 모두 10개의 마디로 되어 있는데 주선율은 8마디에 지나지 않습니다. 풍부한 화음과 색감이 좋은 유려함은 아주 듣는 청중을 기분좋게 해주지요. 바로 그 다음부분에 곡의 전반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제2부에서 조성의 성격은 e단조로 바뀌고, 제1부엔 대조적인 소재를 출현시킵니다. 전체는 다시 두 개의 그루프로 나누어 가늠할 수 있겠는데 11~25마디의 15마디와 26~42마디의 17마디 부분이지요. 이 두 개의 그루프는 서로 동일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3부는 우선 제1군이 주선율 8마디의 되풀이로 43~50마디를 연주하게 되고 4마디의 경과구가 나옵니다. 제4부에선 제2부를 간단하게 반복하지만 조성과 여러 수식의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제5부에서는 우선 제67마디부터 77마디에 이르기까지 제1부의 주선율이 확대되고, 또한 변주적으로 재현됩니다. 제78마디 이하는 마침부분인 코다로 되어 있죠. 음악적으로는 아름답지만 다소 구성이 평범하고 단순하기도 합니다. 음악을 풀어내는 베토벤의 음악어법엔 대조라는 아주 큰 특징이 있는데 어쩌면 이런 단순하게 파악될지도 모르는 부분들을 통해서 그저 아름다운 음악적 미와 함께 더불어 자신의 감정상태를 나타내려고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3. Scherzo. Allegro

 

제3악장은 스케르쵸인데, 우선 세 개의 부분과 마침부분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스케르쵸는 1~64마디의 64마디이고 트리오 부분이 65~105마디 다시 스케르쵸가 106~169마디 마침으로서 170~192마디로 되어 있지요. 이 스케르쵸엔 대위법적 기법이 응용되고 있으며 뛰어난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에는 세 개의 부분이 포함되어 있는데 제1부인 1~16마디 제2부인 17~39 제3부인 40~64 그리고 제2부와 제3부의 반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제1부는 두도막형식의 주제에 해당하고 중심은 전반의 8마디가 되고 후반의 8마디는 이미 그 전개에 해당된다고 하겠습니다. 스케르쵸는 모두 주제가 잘 전개되고 있으며 트리오 부분은 a 단조로 바뀌고 있는데 이 부분도 네 개의 부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셋잇단음의 분산적인 기법으로 제1부를 시작합니다.

 

 

4. Allegro assai

 

이 제4악장은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A장조의 제2번 소나타의 제4악장처럼 론도 소나타 형식으로 되어 있지만 휠씬 큰 규모로 되어져 있습니다. 즉 전자가 187마디인데 비해서 이 곡은 312마디로 되어 있습니다. 세 개의 부분으로 나눌 수 있으며 제1부는 1~102마디까지 제2부는 103~180마디까지 제3부는 181~312마디까지가 되지요. 중가부분이 다소 짧기는합니다만 세 개의 부분은 대체적으로 잘 어울린다고 생각이 듭니다. 제1부분의 구성은 제1주제의 주제가 제시되고 21마디의 경과구를 지나면 제2주제의 제시와 확보를 통해서 다시 경과구를 지납니다. 제1주제를 다시 재현하고 확보적인 경과구를 지나서 제1부분을 매듭합니다. 제1부분의 구성은 정석(定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과구의 부분이 비교적 크다고 할 수 있는데 바로 이 점이 제1악장과 유사한 점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제1주제는 매우 극단적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주제의 앞악절과 뒷악절의 모양이 모두 같은 꼴로 되어 있습니다. 두 개의 동기인 제1군 9~18마디 제2군 19~29마디는 대조적인 율동을 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1군의 경우엔 패시지에 의한 소재가 도입되지만 이것은 1주제와는 대조적이지요. 즉흥적이기까지 합니다. 제2군은 제1주제의 전개에 해당되는 것으로 확보적인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제2주제의 전반과 후반은 전혀 다른 소재에 의해 만들어 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 주제는 통일감이 결여된 것으로 말할 수 있겠습니다. 중간부는 대체로 변주곡의 수법을 등장시키고 있습니다. 변주곡의 대가이기도 한 베토벤은 그의 초기작에 해당하는 이 작품에서 dolce라고 명명된 온화하고 아름다운 선율을 등장시켰습니다. 하지만 눈에 띄는 특징은 발전되지 않습니다. 이 변주가 끝나면 주제의 2악절로 볼 수 있는 새로운 선율이 나타납니다. 주제의 선율이 조바꿈을 통해서 전개되고 제175마디부터 이뤄지는 경과구는 제1주제의 제1군의 소재로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제3부인 181마디부터는 제1주제의 재현과 확보, 경과구를 지나서 다시 제1주제의 재현, 제2주제의 확보와 경과구 마침으로 이어지는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악장은 분석을 통해서 보듯 충분하게 발전된 론도 소나타 형식인 것입니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3번은 1796년 한꺼번에 출판되어 작품2에 속한다. 모두 다 기교가 뛰어나 어디까지나 청년 베토벤다운 정열과 포부가 느껴진다. 1792년 가을, 빈에 도착한 베토벤은 하이든의 문하생이 되어 작곡 공부를 시작하는데 사소한 일로 인하여 하이든과 언쟁을 벌인데다 하이든이 런던으로 여행을 떠나자 베토벤은 그곳을 나와 버리고 만다. 그래서 알프레히트베르거, 그 밖의 스승을 찾아가 공부를 계속하게 된다.

 

당시에는, 아직 작곡가 자작의 작품 발표는 자기 자신이 하지 않으면 안되었을 뿐아니라, 본 시대부터 각광을 받기 시작하던 피아노라는 하프시코드 대신 등장한 새로운 성능의 악기에 크게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다 클레멘티나 훔멜 등의 뛰어난 피아니스트들의 활약도 있고하여, 베토벤의 관심은 작곡가인 동시에 신시대의 알맞은 뛰어난 기교를 가진 피아니스트로서도 인정을 받고자 하는 의욕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이다.

 

1796년에 피아노 소나타 1-3번이 출판되었을 때, 그는 이 세 작품을 그의 포부를 실현하고자 하는 작품으로 자부하고 커다란 자신과 긍지를 마음속 깊숙이 간직하고 있었던 것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점을 미루어 생각해 보더라도 그가 후년에 그러했듯 이 곡에다 인간적이며 정신적인 세계를 음악 속에 주입하는 것과 같은 일은 생각지 않은 것 같으며, 그보다는 오히려 표면적인 기교성에 중점을 두었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청중은 어느 시대나 깊은 음악성보다는 먼저 표면적인 멋진 기교에 매료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각은 베토벤도 했을 것이다. 세 곡 모두 하이든에게 헌정했다.

 

이상과 같은 경위로 보아, 이 곡을 단순한 의례적인 곡으로 보는 의견도 부정하기 어려우나, 1795년 8월에 영국에서 돌아온 하이든에게 리히노프스키 후작 저택에서 이 곡을 들려주었다는 사실도 있으므로, 어느 정도 신세를 진 선배(베토벤 자신은 하이든을 스승으로 생각지 않은듯 하다)에게 바칠 마음이 생겼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