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Frideric Handel, 1685∼1759
Messiah, HWV 56
모든 음악 가운데 가장 감격스러운 음악의 하나로 꼽히고 있는 '메시아'는 헨델이 57세가 되던 해(1742년) 4월 12일 아일랜드의 더블린(Dublin)에서 초연되었다. 메시아란 말은 구세주라는 뜻이나 본래는 기름을 부은 자란 뜻인데, 그것이 다시 신으로부터 선택을 받은 자 혹은 괴로운 자를 해방하는 자 등의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물론 여기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말하는 것이다.
더블린 시민들로부터 열광적인 환영을 받았던 그 공연에서 헨델 자신도 상당한 수익을 얻기는 했으나, 그 음악회가 애초부터 자선음악회였던 만큼 그 수익의 대부분은 자선사업의 기금으로 쓰였다.
'메시아'가 종교음악임에는 틀림없지만 헨델의 오라토리오가 거의 다 그렇듯이 '메시아'또한 교회를 위한 교회음악이라기 보다는 극장에서 상연할 목적으로 작곡된 연주회용 작품이며, 바로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기독교 신자거나 비신자거나를 막론하고 전세계 음악 애호가들로부터 가장 광범위한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종교 음악이라는 한계를 아득히 벗어나 인류 공유의 위대한 음악적 유산으로 승화되고 있다. 좌절과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허덕이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광명과 영광 그리고 열광을 되찾았던 것일까? 그것은 헨델 자신이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가장 혹독한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이 곡이 작곡된 탓이기도 할 것이다.
이탈리아풍의 오페라에 실증을 느끼고 새로운 음악양식을 갈구하던 영국의 청중들과 비평가들로부터 소외당하고, 한때는 온 영국을 지배했던 헨델도 이제는 음악회마다 실패를 거듭하던 끝에, 마침내 영어의 대사를 사용한 오라토리오를 몇곡 작곡했다. 그러나 그것도 그가 누렸던 왕년의 명성을 하루 아침에 그에게 되안겨 주지는 않았다.
그리하여 그의 빚은 더욱 가중되었고 날이 갈수록 더욱 혹독한 좌절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러한 경제적 및 정신적인 불안으로 마침내 그는 갖가지 병을 얻어 쓰러지고 말았다. 그의 건강상태가 어느 정도로 악화되었는지에 관해서는 이론이 분분하지만, 적어도 기거가 부자유스러운 정도였다는 것만은 확실했던 듯 하다.
이러한 역경속에서 그는 더블린의 자선 음악단체인 필하모니아협회(Philharmonic Society)로 부터 의뢰를 받고 '메시아'의 작곡에 착수했다. 헨델은 언제나 자선단체에 협력해 왔고, 가장 어려운 시기에 조차 그는 자선 사업을 위해서는 아낌없이 호주머니를 털어주는 사람이었다. 더군다나 그것을 작곡한 뒤 그 초연을 위해 아일랜드로 여행함으로써 건강을 회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그는 '메시아'의 작곡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메시아'의 작곡은 1741년 8월 22일에 시작되어 24일만에 완성되었다. 이러한 대작이 고작 24일만에 작곡되었다는 사실에 우리는 그저 경탄하는 대신에 그것을 작곡하는데 헨델이 얼마나 연중했었던가를 좀더 생생하게 생각해 보려고 한다면 우리는 더욱 새로운 감회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헨델은 24일 동안 거의 침식조차 잊은채 마치 열에 뜬 사람처럼 열광된 상태에서 이 곡을 작곡했다고 한다. 실의와 좌절이 거듭된 끝에 창조된 그 드높은 세계, 일찍이 어떤 음악도 성취하지 못했던 영광의 구현,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에나 견줄만한 그 웅장한 스케일과 구도..곡 하나 하나를 완성할 때마다 환희의 눈물이 양 볼을 가득 적셔 흘렀고, 다시금 열에 떠서 다음 곡을 스케치했다는 그 때의 정황을 굳이 되살려 보지 않더라도 우리는 가슴속으로부터 솟구쳐 오르는 감격과 열광을 느끼지 않고서는 이 곡을 들을 수 없을 것이다. 아니, 웅장한 스케일을 운운하는 것으로만 '메시아'를 이야기 할 수는 결코 없다.
헨델의 '메시아'는 모두 3부로 구성되었다. 제1부는 예언과 탄생, 제2부는 ‘수난과 속죄’, 제3부는 ‘부활과 영생’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제1부
'예언과 탄생' 전체적으로 밝고도 온화한 분위기에 싸여 있으면서도 그 저변에서 조용히 맴돌면서 솟구쳐 오르는 열띤 흥분과 열광을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저도 모르게 가슴이 설레게 하는 극적인 요소로 가득 차 있다.
제2부
예수의 '수난과 속죄' 극적인 긴장감이 더욱 제고되어 가장 감동적인 부분을 이루고 있으며, 전곡을 통해 합창곡이 제일 많이 등장하는 것도 제2부의 특징이다. 복음의 선포와 그 최후의 승리를 이야기한다. 할렐루야 코러스.(이 작품이 런던에서 초연되었을때는 영국의 왕도 입석했는데, 할렐루야가 나올 무렵에는 감격한 나머지 왕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는 일화도 있다.)
제3부
'부활과 영생' 부활에 대한 신념이 부각되어 전체적으로 밝고도 빛으로 충만된 분위기를 엮어주고 있다. 굳은 신앙의 고백으로 시작하여 영생의 찬미로 끝닌다. '우리는 아느니 속죄자의 영생을...' 최후에 아멘의 코러스로 끝난다.이러한 제3의 분위기는 비단 제3부에 국한되지 않고 마치 전곡이 제3부의 부활을 준비하는 양 작품 전체에 그러한 빛이 깔려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조가 지배적인 바흐의 작품과는 달리, '메시아'는 가장 비감적인 제21번의 알토 아리아에서조차 장조로 되어 있으며, 전반적으로 더욱 밝고 화려한 색채가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오라토리오가 대개 그러하듯, 헨델의 '메시아'도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서곡으로 시작해, 아리아와 중창, 레치타티보2, 합창 등 여러 형태의 노래가 나타나며 청중에게 다양한 인상을 전해준다. 헨델의 오라토리오는 특히 선율이 아름답고 화성이 명확하며 여러 성격의 음악이 대비되어 청중에게 즉각 다가가는 것이 장점이다. '메시아' 제1부의 경우 베이스가 낮고 강한 목소리로 오케스트라의 현란한 연주에 맞추어 화려한 멜리스마로 장식된 기교적인 아리아 ‘주 오시는 날 누가 능히 당하리’를 노래하는가 하면, 천사들이 양치기들에게 나타나 그리스도의 탄생 소식을 알리기 전에는 오케스트라가 매우 소박한 ‘파스토랄'을 연주하며 다채로운 분위기를 준다. 또한 그리스도의 수난과 속죄를 다루고 있는 제2부는 예수의 죽음으로 인해 극적인 긴장감이 높아지며, 부활에 대한 신념이 부각된 제3부는 부활을 나타내는 밝은 빛으로 가득하다. '메시아'를 이루는 수많은 합창과 중창, 아리아를 듣다보면 복잡하고 화려한 음악과 단순하고 명쾌한 음악의 조화에 절로 감탄하게 될 것이다.
헨델은 특히 합창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메시아'중에도 매우 뛰어난 합창곡들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제2부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합창 ‘할렐루야’가 가장 유명하다. '메시아'의 영국 초연 당시 국왕 조지 2세가 ‘할렐루야’의 장엄한 합창을 듣고 너무 놀라 벌떡 일어났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메시아'중 ‘할렐루야’ 합창이 연주될 때는 청중 모두 기립하는 것이 전통으로 남아있다. 헨델은 '메시아'의 합창곡에서 선율과 화성에 중점을 두면서도 각 가사에 해당하는 선율들을 여러 방식으로 엮어내며 그가 대위법의 대가임을 증명해보였다. ‘할렐루야’ 합창에서도 가사의 ‘할렐루야’에 해당하는 리듬을 마치 반복 후렴구나 반주처럼 사용하면서 ‘전능의 주가 다스리신다’의 선율과 결합해내는 걸 보면, 음표를 자유자재로 다뤘던 대가다운 손길을 느낄 수 있다.
01. Comfort Ye, My People - Accompagnato (Tenore) 02. Ev'ry Valley Shall Be Exalted - Aria (Tenore) 03. And The Glory Of The Lord - Coro 04. But Who May Abide - Aria (Countertenor) 05. And He Shall Purify - Coro 06. Behold, A Virgin Shall Conceive - Recitiativo (Mezzo-Soprano) 07. O Thou That Tellest Good Tidings to Zion - Aria (Mezzo-Soprano) - O Thou That Tellest Good Tidings to ZION - Coro 08. For Unto Us A Child Is Born - Coro - And Lo, The Angel Of The Lord Came Upon Them - Accompagnato 09. And The Angel Said Unto Them - Recitativo - And Suddenly There Was With The Angel - Accompognato (Soprano Fanciullo) - Glory To God - Coro 10. Rejoice Greatly - Aria (Soprano) 11. He Shalt Feed His Flock - Duetto (Mezzo-Suprano/Suprano) 12. Why Do The Nations? - Aria (Basso) 13. He That Dwelleth In Heaven - Recitativo - Thou Shalt Break Them - Aria (Tenore) 14. Hallelujah - Coro 15. I Know That My Redeemer Liveth - Aria (Soprano) 16. Amen - Cor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