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

재벌위주의 경제정책으로는 고용창출 더 이상 어렵다

想像 2015. 8. 24. 17:52


최근 주요 재벌들은 정부의 청년 일자리 창출 노력에 발맞춰 대대적인 채용 확대 방침을 내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면복권 등 정부의 경제 살리기 기조에 화답하기 위한 의지다.


삼성ㆍ현대차ㆍSKㆍ한화, 2017년까지 7만3500명 지원


삼성, 현대차, SK, 한화 등 국내 주요 그룹은 2017년까지 7만3500여개의 청년 일자리 창출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삼성그룹은 앞으로 2년간 1000억원을 투자해 3만명의 청년에게 일자리 및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내용의 ‘청년 일자리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삼성 고용 디딤돌 3000명 △사회 맞춤형 학과 1600명 △직업 체험 인턴 및 금융 영업 4000명 등 8600여명을 채용한다. 더불어 신규 투자를 통해 1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총 1만1400명에게 청년창업 활성화 교육 과정을 운영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임금피크제 도입과 함께 매년 1000명 이상의 청년을 새로 고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면복권이라는 선물을 받은 SK그룹은 청년 일자리 창출 2개년 프로젝트를 통해 2만4000명에게 기회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SK 고용 디딤돌로 4000명 △청년 비상 프로그램 2만명 등을 지원한다. SK는 고용 디딤돌로 매년 2000명을 뽑아 협력 업체 맞춤형 직무교육과 인턴십을 진행한다. 선발된 인재는 SK그룹에서 2~3개월 직무교육, 협력업체에서 3~4개월간의 인턴십을 거치게 된다. 교육과 인턴 기간 중 150만원의 급여와 교육비는 SK그룹이 지급한다.


한화그룹은 2017년까지 1만7569개의 청년 일자리를 새로 만든다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엔 상반기 보다 2771명 늘린 5729명을 채용하고, 2016년 5140명, 2017년 6700명 등 지속적으로 청년 일자리를 확대할 계획이다.


LG그룹은 구체적인 청년 일자리 창출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사회 맞춤형 학과 운영을 확대하고,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해 지방 인재 고용을 활성화하는 등 청년 고용절벽 해소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재벌들의 일자리 창출 계획은 한마디로 생색내기용

 

그러나 이들 재별들의 청년 일자리 창출계획은 한마디로 생색내기식에 불과하다. 정부가 등을 떠미는데 뭐라도 내놔야 하지 않느냐는 식의 눈가릭호 아웅하는 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재벌들은 매년 연례행사처럼 정부가 등을 떠밀면 어쩔수 없이 생색내기용 고용 확대책들을 발표해 왔지만 이는 허구일뿐 실상은 전혀 고용창출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8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고 전년도와 비교 가능한 30대 그룹 274개 계열사의 고용 현환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직원 수는 102만3천574명으로 전년보다 1만2천706명(1.3%) 증가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경제성장률 3.3%은 물론이고, 2013년도 고용증가율 1.6%에도 미달하는 수준이다. 게다가 계약직 직원 증가율이 정규직보다 4배나 높아 고용의 질도 악화되고 있다. 고용형태별로는 정규직이 93만6천230명에서 94만5천810명으로 1.0% 늘어난 데 반해 계약직은 7만4천638명에서 7만7천764명으로 4.2%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정규직 직원 비중이 92.6%에서 92.4%로 0.2%포인트 낮아졌다. 계약직은 현장 채용직이나 시간제근로자 등이 해당된다.


30대 그룹 중 지난해 직원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신세계였다. 신세계그룹 직원 수는 4만877명으로 전년 3만7천642명에서 8.6% 증가했다. 2위는 현대차그룹으로 14만2천764명에서 15만672명으로 5.5% 늘었다. 현대백화점이 5.1%로 3위였고, 롯데(3.9%), 한화(3.1%), 포스코(3%) 등이 3% 이상 증가율로 4~6위를 차지했다. 이어 현대중공업(2.8%), 대우조선해양(2.3%), 삼성(1.9%), 에쓰오일(1.7%) 등이 '톱 10'에 올랐다. 이중 직원 증가율이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상회하는 곳은 신세계·현대차·현대백화점·롯데 등 4곳에 불과했다.


국내 최대 재벌인 삼성그룹의 직원수는 233,797명으로 전년보다 4,442명(1.9%)에 증가하는데 그쳤다. 청년 일자리 창출 2개년 프로젝트를 통해 2만4000명에게 기회를 제공한다고 발표한 SK그룹의 직원수는 55,387명으로 전년보다 겨우 700명(1.1%) 늘어났을 쁀이다, LG그룹은 겨우 322명 늘어나 제자리 걸음을 했다.



재벌을 키워야 경제성장이 이루어지고 고용창출이 된다는 주장이 얼마나 허구이고 매면 거창하게 발표해 왔던 재벌들의 일자리창출 계획이 얼마나 짜맞추기 생색내기용 숫자였는지를 알 수 있게 해 주는 통계이다


재벌보다는 벤처기업들의 고용창출 효과가 훨씬 더 커


오히려 최근 통계는 국내 재벌들의 고용창출 효과보다 벤처기업들의 고용창출효과가 훨씬 더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소기업청과 벤처기업협회는 8월 20일 ‘14년 기준 매출 1천억원을 돌파한 벤처기업을 조사하고,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천억원 이상을 달성한 벤처기업 수는 전년(453개사)보다 7개사(1.5%)가 증가한 460개사다. 총 고용인력은 17만3천420명으로, 전년 16만6천164명 대비 4.4% 증가했다. 대기업 1.3% 대비 3.4배다. 고용 수 증가 상위 기업 1, 2위는 각각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차지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2천346명을 고용해 전년 1천595명 대비 47.1%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음카카오는 2천255명을 고용해 전년 1천539명 대비 46.5% 증가율을 보였다.

재벌위주의 경제정책으론 더이상 고용 창출 어렵다


이 통계가 보여주듯이 더이상 재벌 위주의 경제정책으로는 고용창출은 물론 청년밀자리 창출이 어렵다. 재벌들의 고용확대 발표도 일치감치 믿을 게 못된다. 몇명을 신규로 채용하겠다는 거창한 계획보다는 전체 종업원수의 순증 규모, 정규직 비율 등 고용의 질 등을 냉정하게 따져 봐야 한다. 법인세 인하나 노동시장 개혁 등 친재벌지향적인 정책들이 실상은 국내 고용창출에 거의 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되씹어 볼 필요가 있다


오히려 경제민주화를 통해 중견기업 및 중소벤처기업들을 집중 육성해 주는 것이 국내 고용창출 효과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아직도 국내 경제관료들은 70,80년대 경제논리로 재벌들을 키우면 한국경제가 발전할 것이라고 강변한다. 그러나 그건 망상이다. 정부가 재벌친화적인 정책들을 쏟아내어 봤자 재벌들의 이익만 늘어나고 사내유보 헌금만 늘어날 뿐 고용창출을 통한 부의 낙수효과는 거의 없다. 이제 근본적인 경제정책의 틀을 바꾸지 않으면 저성장 저고용의 악순환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는 재벌위주에서 중소벤처기업 위주의 전환이 즉 경제민주화가 숙명적으로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