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앙상블 디토 시즌9 '슈베르티올로지'》공연을 보고

想像 2015. 6. 2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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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석우위] 2015 디토 페스티벌 - 앙상블 디토 시즌9〈슈베르티올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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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 클래식/오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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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 방랑기, 앙상블 디토 시즌 9 슈베르티올로지 


한국 클래식의 지형도를 바꾸다. 2015년 앙상블 디토가 어느 새 아홉 번째 시즌을 맞았다. 2007년 런칭부터 공격적인 기획과 마케팅으로 클래식 중에서도 가장 하드코어한 분야인 실내악에서 8년 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전석 매진의 기록을 써가고 있는 앙상블 디토는 올해는 방랑자 슈베르트를 테마로 삼았다. 시즌 9는 슈베르트의 음악을 찾아가는 여정인 동시에, 항상 어디론가 나아가야 하는 디토 자신의 방랑기이기도 하다. ‘슈베르티올로지’ 라는 제목은 그렇게 지어졌다.


올해는 슈베르트의 현악사중주 크바르테트자츠를 시작으로, 피아노 삼중주 2번과 슈베르트의 마지막 실내악 곡인 현악 오중주를 연주한다. 첼리스트가 2인 필요한 독창적인 구성 외에도, 슈베르트가 죽기 2개월 전에 완성된 현악 오중주는 마치 슈베르트가 마지막으로 도달한 위대함을 표현하는 듯, 장대한 스케일과 숭고함을 담고 있다. 스테판 피 재키브, 자니 리, 리처드 용재 오닐, 마이클 니콜라스, 제이 캠벨, 스티븐린이 이 여정을 함께한다.



이번주 부산학생예술문화회관에서 열린 《앙상블 디토 시즌9 '슈베르티올로지'》공연을 보고 왔다. 오래간만에 마주 하는 앙상블 디토의 공연. 조금 기대에 못미치는 부분도 있었지만 슈베르트의 음악에 푹 빠질 수 있었던 밤이었다.


부산학생예술문화회관 


《앙상블 디토 시즌9 '슈베르티올로지'》부산공연은 6.24일(수) 부산학생예술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렸다. 부산에 살고 있지만 솔직히 부산학생예술문화회관 이란 곳이 있는 줄 처음 알았다. '부산문회회관','부산시민회관','영화의 전당','해운대 문화회관' 등은 많아 가봤지만 ' 부산학생예술문화회관'은 다음지도를 통해 검색을 해보고 나서야 부산 북구 구포동 산등성이에 있다는 알게 되었다.



아니다 다를까 가는 길은 험난했다. 지하철 덕쳔역까지 가서 택시를 타고 부산학생예술문화회관까지 올라가야했다. 접근성만 따지만 최악의 위치에 있다고 해도 과언. 도착하고 나니 건물은 나름 멋있게 지어져 있었다. 특히 정상에 바라본 부산 강서지역 일대 풍경도 볼만하다



메르스 여파로 들어갈때 입장할 때 체온도 재고 마스크도 지급받아야 했다. 우선 티켓을 교환한후 시간이 남아 잠시 휴식후 공연장안으로 입장.



연주곡 1 ; 슈베르트 : 크바르테트자츠 C단조, D.703


《앙상블 디토 시즌9 '슈베르티올로지'》은 슈베르트의 "크바르테트자츠 C단조, D.703" 연주로 시작되었다. 스테판 피 재키브(바이올린), 자니 리(바이올린), 리처드 용재 오닐(비올라), 마이클 니콜라스(첼로)가 호흡을 맞췄는데 단악장으로 이루어진 곡답게 연주가가 깔끔하고도 정갈했다고 할까?&


관현악곡의 꽃이 교향곡이라면 실내악곡의 꽃은 현악 4중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가곡의 왕 슈베르트는 작품번호가 말해주듯 많은 현악4중주 작품을 남겼고, 폐부를 찌르는 스산한 절망감을 노래 하는듯한 아름다운 선율이 가득합니다.


이중 1820년에 작곡된 12번 D703의경우는 1개의 악장으로만 구성되어 있어 '단악장(Quartettsatz)'이라고도 불립니다. 이 작품은 소나타 형식을 사용한 미완성된 현악 4중주의 1악장에 해당합니다.


1악장 Allegro assai, C단조 6/8박자, 소나타 형식으로 구성됨. 재현부에서는 제1주제부가 생략됨. 재현부를 단축하는 방법은 하이든, 모차르트 등의 방법과는 다른 형태로 사용함. 제1주제는 트레몰로 선율로 먼저 제시됨. 제2주제는 A flat장조로 제1주제와는 대조적인 선율로 진행함. 코데타 부분은 80마디로 크게 확장되어 있음. 제1주제는 코데타 부분에서도 주로 사용하면서 전개함. 발전부는, A flat장조로 시작하는, 54마디로 구성됨. 재현부는 제2주제가 B flat장조로 먼저 등장함. 이후 코다에서는 제1주제를 중심으로 재현되면서 곡은 종결됨.


연주곡2 ; 슈베르트 : 피아노 트리오 2번 E플랫폼 장조, D.929 (영화 '해피엔드'주제곡)


자니 리(바이올린), 마이클 니콜라스(첼로)에 2013년 콘서트 아티스트 길드 우승, 2014 루빈슈타인 콩쿠르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급부상중인 피아니스트인 스티븐 린이 두번째로 슈베르트의 "피아노 트리오 2번 E플랫폼 장조, D.929"를 연주했다. 부산학생예술문화회관의 음향상태가 만족스럽지 않아 이 멋진 곡을 제대로 즐기기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그래도 영화 '해피엔드' 주제곡으로 쓰인 2악장 주제가 흘려나올 때에는 마음속 저 깊은 곳에서부터 솟구쳐 오르는 정열을 늘낄 수 있었다. 특히 스티브 린의 강렬한 피아노 연주가 인상적이었다.


이 작품은 1828년 3월 26일 슈베르트 자신의 연주로 초연되었으며 대단한 호평을 얻었다 그는 이 작품에 매우 자신감이 있었던 모양으로 적극적으로 출판 교섭에 나서 이윽고 라이프치히의 프로프스트에서 출판하게 되었다 그의 작품이 국외에서 출판되기는 이것이 처음이었다 출판때 마지막 악장이 너무 길다고 여겨져서 수정개고했다. 총 4악장 중 특히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2악장. 영화 ‘해피엔드’의 테마로 2번 2악장이 사용되어서인지 특히 이 곡이 많이 주목받고 있다.


제1악장 알레그로는 하강음형인 제1주제가 전 악기의 투티로 등장하는 인상적인 개시이다 제2주제는 바이올린과 첼로의 느린 템포로 진행된다. 이들 주제가 때로는 변형되기도 하면서 다른 악기로 음색을 바꾸어 나타나므로 계속 새로운 것이 생겨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슈베르트의 흐르는 듯한 악상이 여기서도 싱싱하게 펼쳐진다 전조가 교묘하게 이루어져 있으므로 그 인상이 보다 강하다.


제2악장은 4분의 2박자인 안단테 콘 모토이며 3부 형식으로 볼 수 있다. 첼로가 약음으로 노래하는 트릴이 붙은 노래가 제1주제이며 바이올린의 하강음계가 제2주제이다 역시 아름다운 악장이다.


제 3악장은 스케르쪼로서 피아노 대 바이올린, 첼로의 카논식 전개의 즐거움으로 가득한 부분이다 피아노가 멜러디 중심의 악기로 다루어져 있는 것은 슈베르트답다.


제4악장은 알레그로이며 잘게 움직이는 현으로 뒷받침된 론도이다.


연주곡3 ; 슈베르트 현악오중주 C장조, D.956


공연의 대미는 슈베르트의 "현악오중주 C장조, D.956"가 장식했다. 스테판 피 재키브(바이올린), 자니 리(바이올린), 리처드 용재 오닐(비올라), 마이클 니콜라스(첼로), 제이 캠벨(첼로)가 전반적으로 우울하면서도 때로는 극으로 치닫는 감정의 기복을 생생하게 담아내는 강렬한 인상의 연주를 들러 주었다. 다만 군데군데 하모니가 완벽하지 못한 느낌을 받는 곳도 있었다.


실내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고전음악의 수많은 실내악 명곡들 가운데서도 슈베르트의 '현악5중주 D.956'를 으뜸으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이 작품은 슈베르트의 마지막 실내악 곡으로 그 의 생애가 끝나던 해 1828년 9월에 완성되었다. 그는 현악4중주 편성(바이올린 2, 비올라 1, 첼로 1)에 첼로 한 대를 추가해 현악5중주를 작곡했는데, 이는 현악4중주에 비올라를 더하는 일반적인 현악5중주곡과는 다른 편성이다. 이 작품에서 첼로는 때로는 마치 테너 가수처럼 아리아를 부르는 듯 하다가도 때로는 베이스 가수처럼 깊은 저음으로 침잠하며 듣는 이의 마음을 한껏 흔들어놓는다.


1악장은 평이한 C장조 화음으로 시작하지만 이내 감7화음의 불안정한 화음이 그 뒤를 따르며 불안정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1악장 내내 편안한 장조 화음과 비틀린 단조 화음의 교대가 계속되며 묘한 불안감을 자아내는데, 이는 슈베르트 말년의 작품에 자주 나타나는 특성으로 신비롭고 영적인 느낌을 전해준다. 1악장 제시부에서 두 대의 첼로로 연주되는 제2주제는 이 작품에서 매우 유명한 선율로 이 작품에 따스하고 포근한 빛을 부여하는 아름다운 음악이다.


2악장은 매우 영감에 찬 음악으로, 뚜렷한 선율선이 드러나기보다는 연속하는 화음이 하나의 선율적인 흐름을 만들어내며 주제를 이룬다. 2악장 중간 부분에서 슈베르트는 아무런 예고도 없이 갑작스럽게 슬픔과 격정을 폭발시킨 후 극도의 여린 음으로 마무리하며 극에서 극으로 치닫는 감정의 기복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3악장은 시골 풍 춤곡의 활력이 느껴지는 음악이지만, 중간 트리오 부분에서 템포가 느려지면서 또다시 우울한 분위기에 휩싸인다. 이 작품의 트리오는 슈베르트의 전 작품들 중 강한 대조의 원리를 보여주는 음악으로 활력에 넘치는 스케르초와 강한 대비를 이룬다. 


4악장은 헝가리 풍의 이국적인 주제로 시작하는 음악이다. 마지막 부분에서 두 번에 걸쳐 매우 빠른 템포로 격앙되면서 화려하고 압도적인 결말을 이끌어낸다.  


1828 년 11 월 19 일 슈베르트는 비엔나의 어느 추운 다락방에서 서른 한 살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다. 살아 생전에는 그의 작품 중 극소수만이 초연되었거나 출판되었던 관계로 많은 작품 들이 그가 죽은 후 오랜 기간 동안을 친척이나 친구들의 고미 다락방이나 책장 속에 버려져 있었다. 슈베르트가 죽기전 마지막 한 달 사이에 쓰여진 이 현악 5중주도 그가 작고한지 20 여년이 지난 후에야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던 것이다. 이 곡은 1850년에 축소된 Version이 초연되었고 출판은 죽은지 25 년이 지난 1853 년에 가서야 실현되었다. 슈베르트가 죽기 한 달 전에 쓴 편지에서 이 곡에 대한 개인적 리허설을 준비하고 있었음이 언급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살아 생전에 이 곡이 연주되는 것을 보지 못하였던 것 같다.


앙코르1 ; 슈베르트 : 아베마리아


연주가 끝나고 관객들은 기립박수와 박수로 앙상블 디토의 멋진 연주에 화답했다. 두번의 커튼콜 끝에 들어준 앙코르곡은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 현악5중주로 편곡해 들러주었다. 메인 선율은 '안녕하세요','감사합니다'란 말로 관객들의 호응에 답했던 제이켐벨(첼로)가 담당했는데 솔직히 아베리아 연주는 기대에 못미치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워낙 유명한 곡이라 미샤 마이스키 등 첼로 대가들의 연주들을 많이 들어본 탓에 그만큼 눈높이가 높았던 탓이리라.


1825년 슈베르트에 의해 만들어진 '아배마리아'는 영국의 시인 월터 스코트의 유명한 서정시 '호수 위 의 미인'의 한 구절을 바탕으로 작곡한 것이다. 어느 날 저녁, 대장 로데릭이 어떤 초라한 마을의 변두리를 산책하던 중, 더글라스의 공주 엘렌이 늙은 신하 베인의 하프에 맞추어 성모상을 향해 '아베마리아'의 찬가를 부르고 있는 모습을 본다. 그리고 로데릭이 그녀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고운 하프의 소리에 넋을 잃고 지켜보는 상황이 이 가곡의 줄거리이다. 하프를 본뜬 피아노의 반주가 시종 연주되는 가운데 조용하고도 경건한 기도의 노래가 맑은 선율로 진행되는 3절 유절 형식의 이 곡에는 '아주 천천히'라는 템포가 적혀 있다.


앙코르2 ; 슈베르트 : 악흥의 순간(Moment Musicaux) 3번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 연주후에도 계속 커튼콜이 이어지자 두번째 앙코르곡으로는 슈베르트의 유명한 피아노 명곡 "악흥의 순간(Moment Musicaux) 3번"을 현악 5중주로 편곡해 들어주었다. 현악5중주로 들러주는 악흥의 순간 3번은 색다는 느낌으로 다가왔지만 역시 원곡 피아노 버전보다는 느낌이 반감되는 듯 했다 

 

'악흥의 순간'은 전6곡으로 영어식로는 모멘트 뮤지컬이라고도 한다. 악흥의 순간은 슈베르트가 처음으로 사용한 명칭이며, 작곡자의 자유로운 음악적 이미지를 그대로 소품으로 정리해 놓은 것이다. 즉흥곡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악상이나 구성면에서는 즉흥곡보다 훨씬 경쾌함으로 가득차 있다. 


제3곡 f단조는 악흥의 순간 중에서 뿐만 아니라 슈베르트의 다른 작품에 비교해서도 널리 알려진 작품으로 평가되며, 스타카토의 왼손 리듬에 즉흥성이 강한 동일 동기로 처리된다. 처음에는 뒤뚱거리는 듯 우스꽝스럽게 시작 하지만, 나타나는 화성이 결코 만만치가 않다. 약 2분여의 짧은 곡에 이리도 많은 감정을 담아낼 수 있으니, 슈베르트의 음악이 단지 "가곡의 왕" 이란 칭호만으로는 단정 지을 수 없는 노릇이다.


슈베르트 악흥의 순간 3번 연주를 끝으로 마침내 《앙상블 디토 시즌9 '슈베르티올로지'》공연이 끝났다. 공연장을 나오니 바람이 많이 불어 날씨가 6월말인데도 쌀쌀한 느낌마저 들었다. 그래도 오래간만에 앙상블 디토의 공연을 봐서 그런지 마음 한구석에 따뜻한 온기를 간직한채 집으로 향할 수 있었다.


《앙상블 디토 시즌9 '슈베르티올로지'》에 대한 나의 평점은 ★★★★ (4점/5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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