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결제를 놓고 애플과 구글이 싸우는 이유

애플이 차기 아이폰에 모바일 결제 기술(NFC)을 탑재할 것이 유력한 가운데 애플과 구글이 미국 모바일 결제 솔루션 업체 보쿠(Boku)를 두고 치열한 인수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 최대의 모바일 결제 전문업체인 보쿠(BOKU, Inc.)는 페이스북을 비롯해 징가(Zynga), 플레이피쉬(Playfish) 등 소셜네트워크 게임과 아이템거래, 스마트폰 앱 거래 등에 모바일 결제 솔루션을 지원하고 있다. 

마크 브리토 보쿠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주 동안 애플 아이폰 사업 담당 임원들과 회합을 가졌다. 그는 또 구글 모바일 서비스 사업을 총괄하는 마이클 모리시 수석 엔지니어와도 모임을 가졌다. 구글과 보쿠의 회동은 안드로이드 마켓에 보쿠 결제 서비스 도입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도 보쿠 결제 시스템을 앱스토어에 도입하기 위해 이번 모임을 가졌던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애플이 구글을 견제하고 안정적인 모바일 결제 서비스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보쿠와의 단순 협력보다 보쿠 인수를 적극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외신들은 애플이 2억5000만~4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보쿠를 인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애플이 보쿠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모바일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구글 역시 보쿠 인수에 나설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지난해 모바일 광고 업체 애드몹(Admob) 인수전에 이어 다시 한번 모바일 결제 솔류션업체 보쿠를 놓고 2차 인수전이 벌어지는 셈이다. 애드몹 인수전에서는 구글이 승리한 바 있다.

애플과 구글이 보쿠를 인수하려는 이유

애플은 앱스토어, 구글은 안드로이드 마켓에 모바일 결제 서비스도입을 추진 중이다. 현재 두 회사도 결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동통신 서비스업체와 분리돼 있어 사용자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보쿠를 이용할 경우 이동통신업체를 통해 지불이 가능해 소비자들의 이용편의성이 높아진다.

애플은 이미 아이튠스와 앱스토어를 통해 가입자 신용카드 계정을 가지고 애플리케이션과 음악, 영화 등을 다운로드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하지만 사용자 편의성이 떨어진다. 이때문에 애플은 차기 아이폰(아이폰5)에 모바일 결제 기술(NFC)을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보쿠 인수로 모바일 결제 솔루션을 아이폰에 탑재하면 애플은 앱스토어와 아이튠스에서 각종 콘텐츠를 간단하게 판매할 수 있다. 보쿠 모바일 결제 시스템은 신용카드 등이 필요없이 휴대폰에 번호만 입력해 결제할 수 있다. 신용카드가 활성화하지 않은 개발도상국에서도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다. 

한편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결제가 쉽지 않아 유료 앱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구글 역시 보쿠 인수를 통해 모바일 결제 솔루션을 보강할 경우 안드로이드 마켓을 획기적으로 활성화 시킬 수 있다.
 

블루오션으로 부상중인 모바일 결제 시장

이러한 직접적인 이유외에도 스마트폰, 개방형 마켓, 소셜 미디어 등이 결합해 모바일 결제 시장이 최근 새로운 도약기를 맞이하고 있는 것도 매력적인 요소이다. 모바일 결제는 휴대폰 내에 결제수단을 저장해 결제를 하거나 SMS 등 모바일 네트워크를 통해 결제가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최근 모바일 결제 시장은 NFC기술의 국제 표준 제정으로 인해 1~2년이내에 관련 시장의 확대가 급격히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심지어 국제적 호환 규격을 가진 NFC기술의 확산으로 개인 휴대폰을 활용해 전 세계 어디서나 교통, 쇼핑 등이 가능한 시대도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모바일 결제가 새로운 블로오션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때문에 최근 이통사업자와 금융사간 상호협력 움직임이 활발하다. SK텔레콤이 하나은행에 이어 하나SK카드의 제2대주주로 참여하면서 하나SK 카드의 모바일 결제시스템 도입을 추진중인것이 대표적인 실례이다.

또한 각국의 모바일 결제 업체들간의 글로벌 페이먼트 네트워크 제휴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 최대 휴대폰결제 사업자 모빌리언스가 미국 최대 휴대폰결제 사업자인 보쿠와 글로벌 페이먼트 네트워크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해외 사이트에서의 휴대폰결제 서비스 상용화에 나선 것이 대표적인 실례이다.

떡 본 김에 제사까지 지내겠다는 애플과 구글

처음에는 애플이나 구글은 안정적인 모바일 결제 서비스 환경을 구축을 통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보쿠와의 제휴협력을 모색했겠지만 떡 본김에 제사까지 지낸다고 이왕이면 아예 보쿠 인수를 통해 새로운 블루오션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모바일 결제 시장까지 넘보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 아무튼 애플과 구글이 보쿠에 탐을 낼만한 이유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