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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세계를 하나의 한정된 공간속에 응축하는 일본의 미학

想像 2009. 10. 29.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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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세계를 하나의 한정된 공간속에 응축하는 일본의 미학

한국과 일본은 지리적으로 밀접해 있는 관계로 예로부터 많은 영향을 주고 받아왔다. 그래서 각각의 고유문화 속에서도 비슷한 부분을 많이 발견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전혀 다른 모습도 발견되는데, 그것들 중에 가장 대표되는 것이 정원을 꾸미는 방식이다.

일본의 정원은 자연의 세계를 하나의 한정된 공간 속에 응축하려는 경향이 짙다.  일본의 정원 조경사들은 3가지의 기본 원칙을 따르는데, 「규모의 축소, 상징화, 경치의 차용」이 그것이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규모의 축소는, 산과 강의 자연적 경관을 축소하여 만듦으로서 제한된 공간 안에 그 모든 것들을 재현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도시 안에 산간마을의 경관을 창조 할 수 있음을 의미 한다. 상징화는 추상성을 말하는데 흰 모래를 깔고 그것이 바다라고 생각하는가 하고, 바위를 적당한 위치에 놓고 폭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경치의 차용은 조경사들이 정원의 뒤 또는 주위의 배경경관을 이용하는 것을 말하는데, 인공적으로 정원을 만듦과 동시에 주변의 경치를 이용해 어울리도록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경관조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일본의 미학은 현대를 살아 가는 일본인들의 생활속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번 큐슈지방 여행에서도 이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화장실속의 작은 정원

아랫사진은 이번 여행중 간 어느 일본 음식점의 화장실 모습이다. 1평도 안되는 좁은 화장실, 여기서도 일본식 미학을 느낄 수 있었는데 세면대와 변기 사이에 앙증맞게 만들어 놓은 조경물이 화장실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를 완전히 파괴해 버린다. 대나무 분재가 몇그루가 있고 옹달샘이 있으며 물이 졸졸 흐르고 조그만 연못이 있는 모습은 화장실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자연속으로 회귀하도록 한다.



음식점 입구나 정원

화장실뿐만 아니라 이번 여행때 간 일본 음식점들의 입구 모습이나 인근 음식점의 정원모습에서도 현대적인 일본의 미학을 발견하게 된다. 음식점 입구에 생화를 꼽아 놓고 입구 문에다 대나무를 덧댄 모습에서나  조막돌 자갈을 깐 후 마당 중앙에 정사각 보도블록을 깔고 은은한 야간조명을 현대적으로 배치한 모습에서나 일본식 미학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다. 으뜻 보면 한구과 별다른 차이점이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자세히 보면 일본식 미학이 숨겨져 있음을 발견한다.



음식속에도 자연이

자연의 세계를 하나의 한정된 공간 속에 응축하려는 경향이 강한 일본의 미학은 음식에서도 발견된다. 아랫사진은 이번 여행 때 먹은 코스요리중 전채요리로 나온 음식이다. 눈으로 먹는다는 일본 음식의 특징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무엇보다 이 음식 하나에 가을이 담겨져 있다. 이삭을 살짝 뻥 튀기해 내놓고 앙증맞은 송이버섯을 올려놓고 접시 바닥에 단풍잎을 깔아 지금이 가을임을 고스란히 음식위에 재현해 놓고 있다. 이런 모습은 한국의 전통음식(최근 일본식 미학으로 퓨전화된 한식에서는 발견되지만)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모습이다.



아무튼 한국의 미학이 자연을 있는 그대로 손되지 않으면서 자연속으로 들어가 자연과의 합일점을 찾으려는데 비해
일본의 미학은 자연의 세계를 비틀고 줄이고 상징화해 하나의 한정된 공간 속에 응축하려 한다.  그래서 일본의 미학은 처음 보기엔 매우 매혹적이다. 반면 우리의 미학은 처음보면 매우 투박하고 거칠다. 하지만 나는 우리의 미학 역시 좋아한다. 일본의 미학은 오래 보면 질리지만 우리의 미학은 절대 질리지 않는다. 아무리 인공조형물이 아름답다고 해도 자연이 만들어내는 풍광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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