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소니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 그러나 큰 실익이 없어 보인다.

想像 2014. 2. 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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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가 2월 6일 TV 사업부문을 별도 회사로 분사하고 PC사업부를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또 일본 내에서 1500명, 해외에서 3500명 등 총 500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 소니는 앞으로 스마트폰 태블릿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소니가 인력 감축과 사업 구조조정이라는 극약처방을 꺼낸 것은 실적 부진 때문이다. 지난해 10월에만 하더라도 2013 회계연도(2013년 4월~2014년 3월)에 300억엔(약3186억원)의 흑자가 예상됐다. 하지만 TV와 PC사업 부진으로 1100억엔(약 1조17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실적전망을 수정했다.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도 지난달 소니 신용등급을 'Baa3'에서 투기(junk) 수준인 'Ba1'으로 한 단계 강등했다. TV와 PC사업의 수익성이 취약하다는 이유에서다.


소니는 내년 3월 말까지 기업 구조조정 전문 펀드인 니혼산교파트너(JIP)와 PC 사업 매각 협상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PC사업부를 매각한 소니는 앞으로 스마트폰 · 태블릿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TV사업 부문 분사는 7월말까지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분사로 TV사업 부문의 독립성을 높이고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뼈를 깎는 자구 노력에 불구하고 소니가  최근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고 있는 파나소닉처럼 부활의 발판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TV 버린 파나소닉, 부활의 날갯짓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일본 TV업체들은 글로벌 TV 시장을 주름 잡았다. 파나소닉은 PDP TV의 절대강자였고 소니 역시 2005년까지 TV업계 1위 자리를 오르내렸다. 하지만 소니와 파나소닉의 TV 시장점유율은 2010년을 기점으로 급속도로 하락했다.


소니의 평판TV 시장점유율(매출액 기준)은 2009년과 2010년 12.4%를 기록했지만 2011년 11.1%, 2012년 7.8%로 떨어졌다. 2013년 3분기 기준 점유율은 7%에 불과했다.


파나소닉의 PDP TV 시장점유율도 2009년과 2010년 40%대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2011년 35.5%, 2012년 23.0%로 추락했다. 지난해에는 다시 10%대 후반으로 순위가 밀렸다. 


결국 파나소닉은 2013년 PDP TV 사업에서 철수했고 ‘타도 한국’을 외치며 소니와 공동으로 착수했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개발도 접었다. 


또한 경쟁에서 크게 밀린 스마트폰 사업을 대폭 축소하고 반도체 제조공장의 지분을 이스라엘 업체에 매각했다. 대신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와 건설사업, 태양광 패널 등 수익성이 높은 사업에 집중했다.


현재 파나소닉은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사인 미국 테슬라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9월까지 파나소닉 전체 매출에서 TV와 디지털카메라, 백색가전 등 기존 주력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6%에 그쳤다. 반면 태양광 패널과 리튬이온 배터리, 자동차 부품 등의 비중은 약 60%에 달했다. 과거 영광의 상징이었던 PDP TV 등 백색가전 사업을 과감히 포기하고 자동차 부품, 태양광 패널, 리튬이온 배터리, 기내 영상장비를 포함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 틈새 비즈니스에 투자한 결과 최근 파나소닉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고 있다.


파나소닉의 2013년 3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 급증한 737억엔(약 791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166억엔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3배, 시장 전망치의 2배다. 5일 도쿄 증시에서 파나소닉 주가는 장중 한때 전일보다 22% 오르는 등 1974년 이래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새주력사업 모바일 미래전망 불투명해


그런데 소니의 이번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파나소닉같은 결과를 창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 이유는 파나소닉과 소니의 구조조정 방향이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파나소닉은 PDP사업에서 손을 떼는 대신 자동차부품, 태양광 패널, 리튬이온 배터리, 기내 영상장비를 포함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과 같은 틈새 비지니스에 집중 투자했다. 반면 소니는 PC사업부를 매각하고 TV사업부를 분사하는 대신 경쟁이 치열한 스마트폰 · 태블릿 시장에서의 정면 승부를 택했다.


하지만 이미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 체제로 확고하게 자리잡은데다 중국 업체들이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오는 상황이다. 소니로서는 LG전자 및 화웨이, ZTE 등 중국 업체들과 펼쳐야 하는 3위권 경쟁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구조조정 이후가 더 문제일 수도 있다.


파나소닉은 새로이 주력사업인 자동차부품, 태양광 패널, 리튬이온 배터리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소니는 휴대폰 사업에서 계속해서 적자상태이다. 지난 2013년 3분기에도 180억엔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렇다고 향후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전망도 밝지 않다.


스마트폰 시장  이익의 100% 이상을 애플, 삼성전자 두 회사가 차지하고 있다.  두 회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다 적자이다. 이미 시장은 성장세가 주춤해지며 경쟁 상황이 더 악화하는 국면이다. 중국처럼 큰 자체 시장과 저렴한 생산 비용을 실현하지 못한 기업들은 최악의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고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삼성 및 애플과 싸워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오히려 스마트폰에 올인 한것이 독이 될 수 있다.




TV사업부 분사도 잘한 결정인지 의문


소니의 TV사업 분사는 시기적으로 잘한 결정인지 의문이다. 소니는 차세대 TV 가운데 하나인 UHD(초고선명) TV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UHD TV 시대가 열리는 만큼 이를 발판으로 재기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런데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 본격적으로 UHD TV 시장에 뛰어들면서 소니의 점유율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북미 UHD TV시장에서 50%에 가까운 시장점유율로 소니를 밀어냈다. 현재 상황은  UHD시장 1위 자리 수성이냐 아니냐를 가름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이런 시기에 TV사업부를 분사한 것은 실책에 가깝다. 분사 작업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공격적인 마케팅이나 영업이 불가능하고 핵심 인재들이 외부로 빠져나갈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분사 작업이 끝나더라도 조직을 추스르기까지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TV의 명가라는 소니의 브랜드 가치가 줄어들어 악순환 구조로 갈 수 있다.


자칫 잘못하면 UHD TV 시장을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내 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소니는 TV사업을 정말 완전히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


또 하나 애플이 향후 iTV를 내놓을 경우 스마트TV는  물론 TV시장 판도를 바꿀 정도의 엄청난  파괴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럴 경우 게임, 음악,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일찍 감치 발을 들어 놓은 소니가 삼성전자나 LG전자를 따 돌리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도 있는데 이번 TV사업 분사가 그 때가서 독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 않나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말해 'VAIO'로 대표되는 PC사업을 매각한은  몰라도 TV사업부까지 분사한 것은 소니에게 큰 실익이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 대안이라는 것이 '스마트폰 · 태블릿"인 것도 암울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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