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미국외 인터넷기업 시총 1위 텐센트, 10년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

想像 2014. 1. 2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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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인터넷 업계 시가총액 1~3위는 전부 미국 기업의 차지였다. 세계 인터넷 기업 중 가장 규모가 큰 구글의 시가총액은 3천863억달러로 확인됐다. 이어 아마존과 페이스북의 시총이 각각 1천812억달러, 1천453억달러를 기록해 2~3위에 올랐다.


세계 인터넷 업계 4~5위는 중국 업체들이 차지했다. 중국 인터넷 기업 최초로 시총 1천억달러를 돌파한 텐센트는 시총이 1천258억달러를 기록하며 15개 기업 중 4위에 올랐다. 이어 중국 포털사이트 업체인 바이두가 605억달러로 5위를 차지했다.


이외에 미국 야후의 시총이 409억달러, 트위터의 시총이 343억달러, 야후재팬의 시총이 341억달러, 링크드인의 시총이 275억달러, 인터넷 쇼핑 사이트 라쿠텐의 시총이 각각 341억달러, 229억달러로 집계돼 10위권 내에 자리했다. 국내 인터넷 기업 1위인 NAVER의 시총은 222억달러로, 11위에 올랐다.

 

그런데 미국외 인터넷기업중 시총1위인 중국 텐센트. "한국 기업 소개 좀 해달라"며  한국 게임개발사에 애걸하던 10년전 모습을 떠올리면 정말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미국외 시총1위 텐센트는 어떤 기업인가


텐센트는 중국의 인터넷 서비스 및 게임 서비스 전문 기업이다. 1998년 11월 중국 선전에서 설립되었으며 메신저, 온라인 게임으로 시작해 전자 상거래·포털·모바일 등 인터넷 전반에 걸친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2012년 매출이 439억위안(약 8조원), 순이익 128억위안(약 2조3000억원)으로, 시가총액 70조원에 달하는 거대 인터넷 기업으로 성장했다.

 

텐센트, 한국 온라인게임 덕택에 성장?

 

그러나 이처럼 텐센트가 미국외 시총 1위 인터넷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는 한국 온라인게임의 덕이 매우 컸다.

 

설립 초기 이메일 서비스 사업을 시작했지만 참담한 실패를 맛보았다. 현재는 10억명이 사용하는 인스턴트 메신저 QQ의 전신인 QICQ 서비스를 1999년 시작했지만 수익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막대한 서버 유지비용 등으로 자금난을 벗어날 수 없었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텐센트가 선택한 사업이 바로 온라인 게임이다. 2003년 텐센트는 한국 게임사 이매직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세피로스'를 도입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중국 PC방의 낮은 PC 성능과 인터넷 속도 문제로 실패했다.

 

그러다 2007년에 한국의 온라인 게임인 '던전앤파이터'와 '크로스파이어'를 론칭해 대성공을 거두었다. '던전앤파이터'는 동시 접속자 300만명, '크로스파이어'는 400만명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텐센트는 '크로스파이어'로만 1조원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료지고 있다.  결국 '던전앤파이터'와 '크로스파이어'의 대성공은 현재의 텐센트를 만드는데 일등공신이 다름없다.

 

지금도 텐센트 매출 8조원 중 절반인 4조원이 게임 산업에서 발생하며, 이 중 절반인 2조원은 한국 게임으로 인해 발생한 매출이다.

 

10년만에 한국게임사-텐센트 전세역전

 

10여년 전 텐센트의 모습은 딴판이었다. 그 당시만에 해도 텐센트는 '한국 기업 소개 좀 해달라"면 한국게임 개발사들의 온라인게임을 중국에서 서비스하기 위해 한국게임기업들에 애걸복걸하던 시절이었다. (10년전 본인은 텐센트 본사를 방문했던 적이 있었다) 

 

당시 텐센트는 네오위즈와 제휴해 게임 콘텐츠와 운영 노하우를 도입하고 싶어했다. 네오위즈는 거절했다.그런데 10년이 지난 현재 네오위즈는 3000억원 해외 매출 대부분을 텐센트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의 온라인 게임인 '던전앤파이터'와 '크로스파이어'를 론칭해 대성공을 거둔 텐센트는 이제 국내 게임업계의 '큰손'로 변신했다 레드덕, 스튜디오혼, 아이덴티티게임즈, 리로디드스튜디오, 탑픽, 넥스트플레이 등 한국게임기업에 15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다. 202012년 4월 한국어 주요 모바일 채팅 프로그램 카카오톡을 서비스하는 주식회사 카카오에 720억원을 직접 투자해 13.8% 지분을 확보, 김범수 의장에 이어 2대 주주가 됐다.

 

한국게임을 중국에 서비스하던데서 사활을 걸던 텐센트는 이젠 종주국있던  한국에  역으로 직접 중국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2011년 한국지사 텐센트코리아를 설립하고 웹게임 춘추전국시대를 직접 퍼블리싱했다

 

한편 2011년 2월 인기 온라인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개발사 라이엇게임즈를 인수한 데 이어 2012년 6월에는 언리얼엔진, 기어스 오브 워의 에픽게임스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세계적 게임회사로 도약했다. 일각에서는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제작한 액티비전과 스타크래프트, WOW 등을 제작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게임 제작사 액티비전-블리자드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오는 실정이다.


 

텐센트 이젠 세계적 인터넷 기업으로 등극

 

게임 산업에서의 대성공 이후 텐센트는 전자 상거래, 포털, 모바일 등으로 영역을 급속하게 확장했다.  펭귄을 심벌로 하는 텐센트의 QQ메신저는 최고 동시 접속자가 1억4000만명에 이르는 중국 최대 인터넷 메신저이다. 이 메신저에 게임, 모바일, 포털, 전자 상거래 등 다양한 콘텐츠를 연계해 유저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중국을 중심으로 6억명 가입자를 확보한 위챗(Wechat)이라는 모바일 메신저가 주목받고 있다. 현재 위챗은 북미·유럽 등에서 인기를 끌고있는 왓츠앱(Whats App), 일본의 국민 메신저가 된 네이버 라인와 함께 세계 3대 모바일 메신저로 성장했다. 위챗은 카카오톡과 마찬가지로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며 단순한 메시징 앱에서 벗어나 다양한 소셜 기능을 갖춘 플랫폼으로 변신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말 일본 도쿄에서 열린 네이버 ‘라인’ 가입자수 3억명 돌파 행사에 깜짝 등장한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미국업체보다 중국업체가 더 무섭다”라며 “라인의 다음 목표는 중국의 위챗”이라고 말했다. 세계적 인터넷 기업으로 등극한 중국 텐센트의 파워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텐센트는 중국판 페이스북인 웨이보도 소유하고 있다. 소소닷컴이라는 검색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클라우드, 자상거래, 광고, 보안회사 등 사업도 하고 있다.

 

텐센트 모방기업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많아

 

하지만  텐센트는 혁신적인 기업과는 거리가 멀다. 텐센트 사업이 구글이나 아마존처럼 IT업계를 리드하는 혁신적 서비스 모델을 제시하고 이를 발전시키는 형태가 아니라는 점이다. 아직 개발도상국형의 추격형(follow up) 수준에 머물러 있다. 주로 미국이나 한국, 심지어 중국에서 개발돼 서비스 모델이 확립된 사업에 후발로 진입해 추격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예컨대 QQ메신저의 전신인 QICQ는 미국의 메신저 ICQ를 모방한 서비스였다. 2006년에는 넥슨의 BNB를 모방한 'QQ탕'이라는 게임을 개발해 서비스하다 넥슨에 제소당한 적도 있었다. 모바일 메신저 위챗에 게임하기 플랫폼을 선보이면서 애니팡과 유사한 동물팡 게임인 '매일매일 팡팡'을 공개한 것도 그렇다.


텐센트 CEO 마화텅도 이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새로운 서비스를 최고로 여기는 인터넷 분야에서 우리는 창조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우리는 기존 사업을 더욱 세분화하고 서비스마다 우리만의 개성을 부여하며, 이를 이익과 결부시키려 노력한다. 어떤 기업도 모방하지 않고 성장한 기업은 없다. 그러므로 우리의 방법은 잘못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텐센트의 서비스 재구성 능력은 인정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앞에서 언급한 '크로스파이어'는 한국 시장에서는 참패했으나 중국에서 대성공을 거뒀다. 텐센트에는 중국 유저를 분석해 이를 기반으로 게임을 재구성하는 전담 조직이 존재한다. 이들이 한국의 게임을 철저히 분석해 중국 유저의 취향에 맞게 새롭게 게임을 변형하도록 유도한다. 이런 노하우가 텐센트의 핵심 경쟁력이다. 마치 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폰을 모방하되 세계 스마트폰 유저의 취향에 맞게 프리미엄급 모델에서 중저가모델까지 다양한 모델들의 제품을 선보이면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공한 것과도 비슷하다.


텐센트가 진정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과제도 많다. 텐센트는 중국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급성장을 거듭해 왔지만 글로벌 사업은 미미하다.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글로벌 차원의 M&A를 진행하고 있다. 개발도상국형의 추격형(follow up)전략도 중국을 넘어 해외 시장에서 인터넷 사업을 영위할 때 커다란 한계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무튼 10년전 '한국 기업 소개 좀 해달라"면 한국게임 개발사들의 온라인게임을 중국에서 서비스하기 위해 한국게임개발사들에게 애걸하던 텐센트가 이제는 역으로 한국 게임개발사들이 매달릴 수 밖에 없는 세계적 거대 게임기업, QQ메신저, 위챗 모바일메신저, 웨이보 등을 서비스하는 세계적 인터넷 기업으로 변신한 것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께게 된다. 아울러 한국에서도 '텐센트'같은 세계적 기업이 빨리 나왔으면 하는 바램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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