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그루폰 한국에선 이름값 못하나?

想像 2011. 3. 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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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이슈를 일으키며 한국 시장에 공식 진출한 글로벌 소셜커머스 업체 그루폰 코리아의 초기 성적표가 예상밖으로 저조한 것 같다.

국내 소셜 커머스 업체들은 글로벌 소셜 커머스 기업인 그루폰의 한국 진출을 눈여겨 보며, 그루폰 코리아의 한국 현지화 전략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난 3월 14일이후 그루폰 코리아의 모습을 보면 실적도 기대치 이하일뿐 만 아니라 판매하는 상품이나 내용도 국내 중소 소셜 커머스 업체들이랑 별반 차이가 없어 실망스럽다.

이에 기존 국내 소설커머스 업체들과 차별성을 갖추지 못한 그루폰이 거대 자본금만을 앞세워 한국 시장에 섣불리 들어온 것 아니냐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 첫날 예상밖 판매부진 ■ 

그루폰코리아는 지난 3월 14일 해외 온라인 쇼핑몰인 위즈위드의 5만원권 50% 할인 쿠폰을 판매하는 것으로 한국 첫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첫날 실적은 초라했다. 12시간 동안 판매한 5000매의 위즈위드 할인 쿠폰이 마감 시간에 임박해서야 전량 소진됐다.

작년 10월에 오픈한 위메이크프라이스(이하 위메프)와 대조된다. 에버랜드 자유이용권을 첫 빅딜 상품으로 내놓은 위메프는 오픈 첫날 단일 아이템으로는 국내 소셜 쇼핑 사이트 판매사상 최대 수량인 10만장을 판매했다.오픈 첫날 1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갑자기 몰려든 구매자들의 동시 접속으로 한동안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이처럼 기존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실시한 빅딜의 경우 수만 건의 거래가 활발히 일어나며 조기 마감되는 것에 반해, 그루폰코리아 오픈 첫날 거래 분위기는 상대적으로 잠잠했다.


■ 한국 소비자 취향 몰라 ■ 

그루폰 코리아가 첫 빅딜 상품으로 위즈위드 할인 쿠폰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상품 자체가 해외 물품 구매 대행 쇼핑몰인 위즈위드의 할인 쿠폰이다 보니 국내 소비자들에게 다소 생소한 상품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그루폰 코리아가 소셜커머스를 이용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대중적인 취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을 받고 있다.

첫날만 그런 것이 아니라 그루폰코리아는 오픈 둘째 날인 15일에도 상품별로 많게는 400여건, 적게는 10건 미만의 딜밖에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는 티켓몬스터 · 위메이크프라이스 · 쿠팡 등과 같은 기존 업체가 일반적으로 한 상품에 최소 수천 건의 딜을 성사시키는 성적에 절반도 못 미치는 결과다. 

현재도 '지니컴 슈즈 베스트 컬렉션' 딜을 진행하고 있지만 100명 목표에 400명 정도 구매가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  40개 지역중 8개만 오픈 ■ 

그루폰 코리아가 서비스하겠다고 밝힌 40기 지역중 현재 서비스를 오픈한 지역은 강남역, 명동, 이태원, 홍대, 수원, 안양, 대구, 부산 등 8개 지역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루폰 코리아는 타사와 차별화해 보다 많은 지역으로 서비스를 넓혀 가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현재로선 티켓몬스터의 24개지역과 비교해도 아직 준비가 덜 되어 있는 듯하다


■  딜 상품도 특색이 없어 ■ 

현재까지 그루폰을 통해 판매되고 있는 상품들을 보면 별로 특별한 점을 찾아볼 수 없다. 일단 더 지켜 봐야 알겠지만, 기존 국내 소셜 커머스 업체들이 하던 부분을 그대로 따라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  그루폰 이름값 못하나? ■ 

이 때문에 본인이 "그루폰, 한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까?" 에서 밝힌 것처럼 그루폰 코리아가 국내 유통시장의 진입장벽이 높은 상태에서 지역영업과 상품선점면에서 국내업체들에 비해 우월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결국 비슷한 업체가 하나 더 생긴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소리가 나올 것 같다.

소셜 커머스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는 사업 성격이 다르다. 유통업의 한 분류이므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보다 훨씬 더 현지화의 어려움이 따르며 그결과 진입장벽이 높다. 소셜 커머스 시장은 지역 영업과 상품 선점이 필수이고 지역 영업과 상품 선점은 결국 인맥 등 영업인력의 능력에 크게 좌우되는데 그루폰 코리아가 과연 얼마나 좋은 영업인력을 제대로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거기다 현재 소셜 커머스 시장은 레드오션이라고 할 정도로 많은 업체들이 이미 난립하고 있고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네이버검색을 해보면 소셜커머스 사이트가 600개가 넘는다. 거기다  신세계, 롯데 등의 전통적인 유통 강자 뿐만 아니라, 온라인 유통 강자인 인터파크 등은 물론 포털인 다음마저 소셜 커머스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그루폰 코리아가 한국시장에 안착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그루폰코리아는 “기존 업체들과 다른 경쟁력을 보여주기보다, 다양한 부분에서 더 잘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며 “당장 큰 실적을 내기보다 더 많은 지역으로 서비스를 넓혀 나가며 순차적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편, 그루폰코리아는 올 상반기 내로 월 매출 100억원, 시장 점유율 2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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