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MWC2012] 중국의 무서운 추격과 한국 스마트폰 산업의 딜레마

想像 2012. 3. 5.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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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7일부터 3월 1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obile World Congress 2012(MWC 2012)'에서 《쿼드코어》및 《LTE》와 함께 가장 화제가 된 것이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입지를 다진 중국 업체의 맹추격이다.
 
지난 2월 28일 MWC 현장을 찾은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남들이 베낄까봐 (갤럭시S3를) 공개 못 하겠다"고 밝힌 것도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업체에 대한 견제 심리를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MWC 2012에서 화웨이, ZTE 등 중국 업체들은 쿼드코어 스마트폰 등 최첨단 스마트폰을 쏟아내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화웨이의 Ascend D Quad

화웨이는 MWC 2012에서 쿼드코어 스마트폰 'Ascend D quad(이하 어센드DQ)'를 최초로 공개했다. 

이 제품은 대부분의 쿼드코어 폰에 탑재한 엔비디아 쿼드코어 프로세서 '테그라3'가 아닌, 자체 개발한 ARM 기반의 1.2GHz / 1.5GHz CPU를 내장했으며, 안드로이드 ICS 4.0 OS로 탑재하고 있다.
 
또한 4.5인치 IPS+LCD패널로 HD급 해상도(1280*720)를 지원하며, 듀얼 LED플래시에 8M 카메라도 함께 구성했다. 전체 두께는 8.9mm, 배터리 용량은 18000mAh이다.

화웨이는 이번 어센트DQ를 내높으면서 아이폰보다 높은 해상도와 큰 화면, 갤럭시보다 빠른 속도 등을 강조하며 애플과 삼성전자를 정조준 했다.

화웨이 리처드 유 회장은 프레스 행사를 갖고 "어센드DQ는 1.5GHz 쿼드코어에 아이폰4S보다 더 크고 또렷한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고 강조했다. 아이폰은 인치당 326픽셀, 삼성전자의 갤럭시S 등의 AMOLED 디스플레이는 인치당 233픽셀이지만 어센드DQ 는 330픽셀에 4.5인치 화면을 자랑한다는 것. 아이폰의 '레티나 디스플레이' 보다 해상도가 높다는 얘기다. 또한 리처드 유 회장은 또 "어센드DQ는 세계에서 가장빠른 스마트폰인 삼성 갤럭시보다 49%나 더 빠르다"고 덧붙였다. 스마트폰 시장의 선두주자인 애플, 삼성전자를 정조준하고 있는 나선 셈이다.

ZTE의 Era

ZTE는 현 시판 제품 중 가장 두께가 얇은 쿼드코어 스마트폰 중 하나인 ZTE Era를 발표했다.

ZTE ‘ Era’ 휴대폰은 고화질 멀티미디어 기능을 단 두께가 7.8mm인 패키지에 구현했다. 앤비디아 테그라(NVIDIA(R) Tegra(R)) 3 쿼드코어 모바일 프로세서에 기반하고, 앤비디아 아이세라(NVIDIA Icera) 450 HSPA+ 모뎀과 4.3 인치 QHD (960 x 540 픽셀) 스크린, 8GB 확장 메모리, HD음성 및 돌비 사운드, 구동 안드로이드 4.0 (아이스크림샌드위치)를 장착한 ZTE ‘이라’는 간편한 다중작업, 풍부한 알림기능, 쌍방향성으로 새로운 방식의 통신, 공유 방식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ZTE는 4.5인치 HD 스크린을 장착한 고품질 1028 x 720 픽셀, 고사양 오디오 및 비디오 기능을 제공하는 ZTE PF112와 유럽시장용으로 고안된 7-인치, 10.1-인치 쿼드코어 태블릿 PC등 다양한 새로운 신제품들을 발표했다.

턱밑까지 추격해온 중국업체들

중국 업체의 위협은 가시화된 상태다. 작년 4분기 ZTE는 휴대폰 2440만대를 팔아 LG전자(1770만대)를 넘어섰다다. 화웨이(1630만대)도 LG전자와 별 차이가 안 났다. 캐나다의 RIM(1340만대)이나 대만 HTC(1020만대)·미국 모토로라(1030만대)는 이미 물량에서 중국 업체에 밀려났다.

2011년도 연간 휴대폰 판매량에 있어서도 노키아(4억1710만대), 삼성전자(3억2740만대), 애플(9300만대), LG전자(8810만대)에 이어 ZTE가 2010년 3,550만대에서 120% 성장한 7810만대로 5위를, 화웨이 2010년 2,990만대에서 80% 성장한  5,380만대로 6위를 차지했다. 만약 이 속도로 가면 4위 LG전자를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H/W 경쟁만으로 살아남기 힘들다

이번 MWC에서 화웨이와 ZTE가 내놓은 스마트폰을 보면 이제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H/W스펙 경쟁만으로 세계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다. 회웨이와 ZTE는 삼성전자, LG전자와 거의 동일한 시점에 쿼드코어폰을 선보였을 뿐만 아니라 특히 화웨이는 삼성전자외 독자적인 모바일 프로세서를 개발해 탑재한 스마트폰 업체로 떠올랐다. 놀라운 일이다. 디스플레이나 카메라 사양등도 국내업체 제품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스마트폰 기술의 핵심인 OS(운영시스템)와 모바일 프로세서 시차는 (삼성과 화웨이가 일부 자체 AP를 사용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한국이나 중국기업 모두 남의 것을 차용해 쓰므로 사실상 동일시점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OS'를 제공하는 기업은 구글과 MS, 모바일 프로세서를 공급하는 업체는 퀄컴, TI, 인텔, 엔비디아 등으로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UX,UI, 디자인이나 전용 애플리케이션 측면에서 아직 국내 업체들과는 다소 격차가 있지만 국내업체와 중국기업과의 제조기술 시차(時差)는 생각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갤럭시S3'를 일부러 MWC2012에서 공개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나마 위안인 것은 DRAM, 낸드플래시, 디스플레이, 카메라모듈 등 핵심부품 소재분야에서 국내 휴대폰 업체들이 수직계열화및 규모의 경제를 통해 높은 가격·품질·기술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부품소재산업의 특성상 어느 누구에나 제품을 팔아야 하는 입장이므로 중국업체에 대한 제품공급을 거부할 수도 없는 노릇이므로 한계가 있다

중국업체들의 무기, 거대한 중국시장

무엇보다 화웨이, ZTE 등 중국업체들은  국내 업체들이 가지고 잇지 못한 강력한 무기, 거대한 내수시장을 가지고 있다. 지난 해 말 기준으로 세계 최대 모바일 시장인 중국에 개통된 휴대폰 수는 10억 대에 조금 못 미치는 약 9억7천4백여 만대로, 조만간 10억 대 돌파가 확실해 보인다. 

만약 중국정부가 마음만 먹는다면  세계적인 모바일 제조업체 하나정도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중국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얼마든지 중국업체들은 자국시장에서 보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보다 더 큰 강점은 없다.

SW기술과 콘텐츠 파워만이 살길이다.

현재 상황으로 봐서 는 앞으로 국내업체들이 중국업체들과 H/W 스펙경쟁만으로 는 이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국내업체나 중국업체나 운영체제(OS)를 구글과 MS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업체들과 차별화해 나갈 수 있는 길은 소프트웨어 및 디자인 기술, 그리고 콘텐츠 파워뿐이다. 

소프트웨어 기술의 축적 및 발전을 통해 UX,UI 및 전용 애플리케이션 부문에서의 차별화를 도모하고 디자인 혁신 능력을 확보하는 한편 M&A나 제휴협력을 통한 콘텐츠 파워를 증대시키는 수 밖에 없을 듯하다.

화웨이와 ZTE가 아무리 빠른 성장과 기술발전을 보인다고 해도 중국시장을 벗어나 전세계시장을 대상으로 애플 생태계와 같은 독자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때문에 아무리 거대시장 중국을 뒤에 업고 있는 화웨이나 ZTE라고 하더라도 애플이 지배하는 프리미엄 시장은 난공불락의 요새나 다름없다.

결국 중국업체들이 한국업체들을 카피해 빠르게 추격해 오면 우리는 애플을 카피해 (SW기술과 디자인, 콘텐츠 파워 그리고 독자 생태계 구축을 통해) 빠르게 추격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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