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애플의 자국내 일자리 창출 논란. 삼성전자는 어떤가?

想像 2012. 2. 17.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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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IT 업계에서 이른바 ‘혁신의 아이콘’으로 일컬어지는 미국의 전자회사 애플이 정작 미국 내에서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 일자리를 늘리는데 인색한 모습을 보이는 반면 중국 등 해외에서는 고용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애플만 그런 것일까? 불편한 진실은 삼성전자나 LG전자, 팬텍 등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는 사실


애플 미국내 일자리 창출에 기여도 낮아

애플은 현재 미국에서 4만3000명의 직원을, 해외에서 2만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생산직의 경우 중국에서만 협력사를 통해 70만명이 일하고 있을 정도로 해외에서의 고용 비중이 높다.

지난 1월 22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해 열린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 IT업계 주요 인사들 간의 만찬에서 스티브 잡스는 “해외 노동자들의 기술력과 근면함이 미국보다 앞선다”며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을 만드는데 필요한 일자리는 결코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이같은 잡스와 애플의 입장에 대해 미국 근로자들과 지역사회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월 24일 미국의 경제전문 월간지 포브스는 ‘애플이 미국에서 아이폰을 만들지 않는 이유’에 대한 NYT의 기사가 나온 이후 미국 중서부지역에서 애플에 대한 반감이 크게 고조됐다고 전했다.

이처럼 애플이 미국보다 해외에서의 생산을 선호하는 이유로 낮은 노동비용(값싼 노동력)과 세금 혜택(미국보다 낮은 세율)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애플 엡스토어 46만6,000개 일자리 창출

그러나 반론도 있다. 2월 7일 애플인사이더, LA타임스 등에 따르면 조사기관 테크넷은 지난 2008년 애플이 아이폰3G를 출시하며 선보인 앱스토어가 등장한 후 4년동안 만들어진 일자리가 46만6000개나 된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들 일자리는 아이폰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나 개발과 관련된 부분에 연관된 인력들을 포함한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역시 애플과 비슷

그런데 2월 16일 한겨례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9740만대가 넘는 스마트폰을 팔았고 그  덕택에 연간 매출 165조원, 영업이익 16조2500억원 달성이란 좋은 실적을 올릴 수 있었지만 삼성 휴대폰 10대중 9대는 우리나라 밖에서 생산되는 게 현실이라면서 이 때문에 삼성 휴대폰이 지구촌 곳곳에서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지만, 정작 국내 구미공장의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은 구미공장에서 월 500만대의 휴대폰을 생산할 수 있지만, 중국의 텐진·신천·해주 등 3곳과 베트남, 브라질, 인도의 삼성 공장은 모두 월 3500만대 안팎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구미공장에서 생산되는 휴대폰은 200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월간 600만대가량이었으나, 지금은 되려 월간 100만대 수준으로 줄었다. 이제 삼성 휴대폰 대부분은 '메이드 인 차이나' 또는 '메이드 인 베트남'인 셈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삼성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 엘지와 팬택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휴대폰 업체의 해외 생산비중은 78.4%. 삼성, 엘지, 팬택 등의 로고가 찍힌 휴대폰 10대 중 8대가 해외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해외 생산비중은 2007년의 35.9%에서 불과 4년 만에 두 배 이상 급증했다.


휴대폰 부품산업 등 연관산업 고용창출 효과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들의 판매물량이 늘어나면서 디스플레이, 메모리반도체 외에도 터치패널, 카메라 모듈, 내외장재 , 배터리 등 국내부품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효과이다.

하지만 애플 역시 국내 부품들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 및 아이패드에 들어가는 낸드 플래시,D램,디스플레이,MLCC,카메라모듈, 배터리,인쇄기판 등을 국내업체에서 조달하고 있다.


<예 : 아이패드 한국산 부품 채택 현황>

부품 아이패드1 국내 공급업체 아이패드2 국내 공급업체
낸드플래시 삼성전자 삼성전자, 하이닉스
모바일D램 삼성전자, 하이닉스 삼성전자, 하이닉스
CPU 삼성전자 파운드리(A4) 삼성전자 파운드리(A5)
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카메라모듈 기능없음 LG이노텍
연성PCB 인터플렉스 인터플렉스, LG이노텍
칩배리스터 아모텍 아모텍
커먼모드필터 TDK TDK, 아모텍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삼성전기 삼성전기

따라서 국산부품의 비율에서 조금 차이가 나기 하겠지만 삼성전자나 LG전자,팬택뿐만 아니라 애플 역시 국내 휴대폰 부품산업 고용창출에 기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 개발관련인력 고용창출효과

삼성전자나 LG전자, 팬택 등의 스마트폰 생산이 늘어나면서 국내 SW인력의 고용창출 효과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하반기 약 300여명의 SW인력을 채용했다.

하지만 애플 역시 아이폰,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나 개발과 관련된 부분에 연관된 인력들의 고용창출(1인창업 포함)에 기여하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는 앱스토어를 통해 얼마만큼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었는지에 대한 분석이 없지만 현재 국내 앱 개발자수를 감안하면 적지 않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삼성-한국 애플-미국 이분법의 불편한 진실 

이상의 내용을 보면 '삼성은 한국기업이고 애플은 미국기업이므로  삼성이 잘되야 국내  일자리가 늘어나고  애플이 잘되면 국내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이분법적 사고가 100% 진실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법인세 등의 문제를 제외하고 일자리 창출측면에서만 본다면 삼성 제품을 사준다고 해서 국내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불편한 진실이다. 

이미 삼성전자나 LG전자 등은 애플과 마찬가지로 '한국기업'이 아닌 '다국적기업'이다. 따라서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 "삼성전자나 LG전자 매출 증가→국내 공장 생산 증가→국내 신규 일자리 창출"이라는 맹목적 등식이 더 이상 성립되지 않는 사실. 삼성전자나 LG전자의 성장이 국내 일자리 창출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는 이젠 정확한 데이터를 토대로 엄밀히 따져 봐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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