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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선비들의 풍류를 간직한 정자 여행지《화림동 계곡》

想像 2011. 7. 1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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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고의 정자여행지로는 소쇄원으로 유명한 전남 담양과 경남 함양의 화림동 계곡을 손 꼽는다. 이중 사림문화가 꽃피운 함양은 '정자의 보고'로 불릴 정도로 고색창연하고 운치있는 정자가 여러 채 남아 선조의 멋을 전한다.

함양은 지리산과 덕유산을 품에 안고 있다. 산 높고 물이 맑으니 풍류를 좇아 선비들이 몰려든 것은 당연지사, 무려 100여개에 달하는 정자와 누각이 군에 빼곡히 서 있다.

특히 안의면 화림동계곡 일대는 계곡미가 빼어나 예전엔 여덟개의 못마다 여덟개의 정자가 있다해서 '8담8정'이라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얼마 전 농월정이 화재로 소실되어 현재 남아 있는 정자는 동호정, 군자정, 거연정 등 3곳뿐이다.


화림동 정자의 백미였던 농월정

화림동 정자 중 백미였던 농월정. '밝은 달밤에 한 잔 술로 계곡위에 비친 달을 희롱한다'해서 이름 붙혀질 정도로 절경을 자랑한다. 하지만 몇 해전 화재로 소실되면서 그 아름다움의 빛을 잃고 말았다. 비록 정자는 불 타 없어졌지만 울창한 송림이나 계곡물을 끼고 방대하게 펼쳐진 너럭바위의 모습은 여전히 장관이다.



투박하면서도 화려한 동호정

농월정을 나와 서하면 방향으로 3.5km쯤 오르면 동호정이 나온다. 동호정 안내문에는 "임진왜란때 선조를 등에 업고 신의주까지 피란갔던 동호 장만리 선생을 추모해 1890년께 세운 것"이라고 적혀있다.

동호정의 특징이라면 거칠다라고 말할 수 있다. 정자에 쓰인 목재 하나하나가 세심하게 다듬어진 것이 아니라 큰 도끼로 툭툭 쳐내서 만든 것 같은 투박한 느낌이다. 정자로 오르는 나무계단이 그렇고 기둥도 그렇다. 그러나 이런 투박한 모습이 오히려 정겹게 느껴진다.
 
동호정 정자 바로 앞에는'해를 가릴 만큼 넓은 바위'란 뜻을 가진 차일암이 있다. 마치 계곡 가까이서 풍류를 즐기다 가라고 자연이 내준 자리 같다.



계곡 가운데 섬위에 자리잡은 거연정

동호정에서 약 1.8Km 정도 올라가면 거연정이 있다. 거연정은 이전의 동호정과 군자정과는 달리 정자가 세워진 위치가 다소 특이하다. 계곡을 끼고 있는 것은 다른 정자와 차이가 없지만 계곡 가운데 바위 위에 위태롭게 앉아 있는 것이 다르다.  거연정으로 오르기 위해서는 화림교라는 구름다리를 건너야 한다.

철로 만들어져 걸을때 마다 삐걱덕 소리가 나 거스린다. 그러나 다리 아래로 보이는 깊은 계곡물은 언제나 그러했을 듯 고요하다. 이 물을 '방화수류천(꽃을 찾고 버들을 따라간다)'이라 칭한 선조들의 풍류를 조금이나 느낄 수 있다.


농월정에서 거연정까지 이어진 화림동계곡은 숲과 계곡, 정자가 어우러져 운치가 그만인 정자여행의 대표적 명소이다. 옛 선비처럼 뒷짐 지고 유유자적 산책에 나서면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대로 빨려 들어가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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