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아이폰 100만시대, 한국을 바꾸어 놓은 애플

想像 2010. 10. 4.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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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아이폰 출시 9개월만인 지난 9월 16일 기준으로 가입자 101만5천여명을 기록했고, 개통을 기다리고 있는 아이폰4 예약가입자를 감안하면 10월초 12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중 아이폰 3GS 가입자는 89만8천여명, 아이폰 4 가입자는 개통 기준으로 11만6천여명이다.

그래서 아이폰 사용자 100만 시대가 주는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해 보고자 한다. 그러나 단순히 애플 아이폰이 품질이나 성능면에서 국산 휴대폰보다 좋다거나 애플 아이폰이 지상 최고의 스마트폰이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9개월동안 애플 아이폰이 국내 통신환경 및 휴대폰산업을 얼마나 바꾸어 놓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각오를 다시 한번 새롭게 하자는 의미이다




1. 본격적인 스마트폰시대를 열었다


지난해까지는 국내 스마트폰의 시장규모가 전체 휴대폰 시장의 3.6%를 차지하며 미미한 수준에 불과했다. 그런데 올해 500만대를 넘어서면서 24.8%의 비중을 기록한 뒤, 2014년에는 40%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히 스마트폰 열풍이라고 할 만하다. 이처럼 국내 휴대폰시장이 단시간내에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었던 것은 애플 아이폰때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달라졌다


아이폰 3GS가 국내 처음 출시되었을 때 국내 휴대폰 사용자들은 뛰어난 디자인, 편리한 사용자 환경(UI), 무엇보다 신기하기까지만 만 엄청나게 많은 재미난 애플리케이션들에 혼을 빼앗겼다. 그전까지 국내 휴대폰에서는 찾아 볼래도 찾아 볼 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 결과 이제는 어지간한 성능이나 편의성이 아니고서는 국내 스마트폰시장에서 성공하기가 힘든 상황이 되었다.

국내 제2위의 휴대폰 제조업체인 LG전자가 옵티머스Q, Z 등 스마트폰을 최근 내놓고 있지만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이유도 이처럼 달라진 소비자들의 눈높이 때문이다
 
또한 아이폰이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스펙으로 나오면서 제대로 비교할 대상이 생기고 과거에 비해 훨씬 다양한 제품 정보들이 쏟아지다 보니 과거와 같은 국내외 출시제품간의  스펙차이나 가격 차이에 대한 제조사들의 변명이 안 먹히기 시작한 것도 올해부터이다.


3. 국내 제조사들의 태도가 달라지다


모토몰라의 몰락이후 지난 10여년간 삼성전자나 LG전자에 의해 독과점화되다시피 한 국내 휴대폰 시장은 애플 아이폰이 나오면서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한다.

특히 국내 휴대폰 점유율 1위였던 삼성전자는 옴니아2을 내놓고 아이폰 3GS에 맞불을 놓았지만 결과는 완패. 엄청난 충격이었다. 그뒤 삼성전자는 갤럭시S를 출시하면서부터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 제품도 제품이지만 OS 업그레이 등 A/S 등에서도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 주었다.

국내에서 다 벌어 해외에 쏟아 붓기 바빴던 국내 제조사들이 국내 사용자들의 요구사항을 제대로 들어주기 시작한 것도 아이폰의 역할이 컸다.


4. 국내 통신사 및 통신시장의 변혁을 가져오다


무엇보다 아이폰은 국내 통신시장에 엄청난 후폭충을 가져왔다. 

공고롭게도 애플 아이폰 3GS 출시 소식이 나오면서 KT를 선두로 SKT 등이 데이타 요금 인하를 발표한다.
 
아이폰 3GS 출시이후에는 무선랜(WiFi)나 인터넷전화서비스에 대해선 체질적 거부반응을 보이던 KT,SKT가 애플 3GS아이폰 팔기위해, 애플 아이폰 3GS에 대항하기 위해 이젠 자발적으로 FMC, FMS 서비스에 팔을 걷어 부쳤다. FMC란 WCDMA와 무선랜(WiFi)를 단일 휴대단말기에 결합해 가정이나 무선랜 공유기가 설치된 장소에서는 무선랜으로 저렴하게 통화하며 그외지역에서는 WCDMA로 통화가 이루어지는 형태다.

또한 아이폰 3G 출시이후 KT, SKT는 경쟁적으로 무료 와이파이(WiFi)존을 확대 구축한다. KT는 지난 8월까지 약 2만 8천개의 와이파이존 구축을 완료했다. KT는 현재 2만8000개소의 와이파이존을 연말까지 4만개소, 2011년 말까지 10만개소로 확대 구축할 예정이다. KT가 10만 국소 구축을 완료하면 7만1000여 개소가 구축돼 있는 와이파이 1위 국가인 미국보다 와이파이존이 많게 된다. SKT도 올 6월말 기준으로 와이파이 존 5000 개소를 구축 완료했으며 9월말까지 1만개, 연말까지 1만500개소로 늘려 구축할 계획이다

이뿐만 아니라 아이폰3GS의 출시는 국내 통신시장에 올인원요금제, 스마트 스폰서 i형 요금제 등 정액요금제가 정착되는 계기가 되었다. 

통신시장에 KT- 아이폰 대 SKT- 삼성전자로 나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면서 일정금액(월 5만5천원이상)에 내면 무제한 3G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노특북 등 다른 기기에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해주는 테더링 서비스, 하나의 요금제로 여러 기기를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OPMD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들이 등장한 것도 애플 아이폰의 영향에 힘입은 바 크다.


5. 개발자들의 독립과 1인 창업시대를 열다


애플 아이폰이 등장하기 전까지 국내의 수많은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 개발자들은 사실상 독과점인 이통사들의 눈치를 살피느라 허리가 휘었다. 그런데 애플 아이폰과 함께 앱스토어가, 뒤어어 앱스토어의 영향으로 인해 안드로이드 마켓과 윈도 마켓플레이스 포 모바일, 티스토어(국내) 등이 생기면서 국내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 개발자들을 이통사들의 횡포에서 벗어나 독립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게된다.

아울러 애플 아이폰의 출시과 함께 불기 시작한 앱스토어 열풍은 모바일 앱 개발자의 1인 창업시대를 여는 전기를 열었다. 대박 신화에 힘입어 앱스토어가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기회의 땅'으로 부각되었다. 누구나 자신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일정 금액의 수수료만 지불하면 손쉽게 자신의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었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전문분야를 바꾸는 개발자들도 속속 늘어났다. IT교육기관마다 경쟁적으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과정을 신설하기도 했다. 주어진 업무 외에 '몰래 알바'를 하려는 개발자도 있어 기존 모바일 업체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여기에 골치거리인 청년실업 해소 차원에서 정부까지 나서 1인창업 앱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앱스토어 열풍이 가져온 변화다.


6. IT한국의 허상과 SW의 중요성을 일깨우다


애플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되기 전까지는 국내 산업계나 정부는 세계 IT산업의 패러다임이 급격히 바뀌고 있다는 것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국내시장에서조차 애플 아이폰3GS 열풍이 몰아닥치는 것을 보고 엄청난 쇼크를 받았다. 

모두들 애플과 아이폰을 분석하기 바빴다. 그결과 삼성전자가 판매대수나 매출액에서 애플의 9배, 2.4배에 이르지만 영업이익률은 애플의 1/3도 안되다는 사실에 세계 휴대폰 산업의 경쟁력의 중심이 HW에서 SW로 이동하고 있으며 HW+SW+서비스+인프라가 결합되는 콰트로버전스 시대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또한  한국 IT산업이 HW 및 인프라부문에서는 세계적인 경쟁력은 갖추고 있지만  SW나 서비스부문에서는 한마디로 별볼일 없는 신세라는 점. SW산업을 키우지 않으면 IT한국의 미래가 없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한 것도 애플 아이폰의 영향이다.


개인적으로 국내 스마트폰 제품이 애플 아이폰을 넘어서는 날이 오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기에 삼성전자 등 국내 제조사들에게 쓴소리를 많이 한다. (본인이 삼성전자 및 옴니아2, 갤럭시S, 갤럭시탭 등 삼성전자 제품에 대해 비판의 글들을 많이 올리다 보니 솔직히 억울하게 애플빠로 오인을 받기도 많이 한다.)
 
하지만 지난 9개월간 애플 아이폰이 한국 IT산업 및 통신시장에 얼마나 많은 혁명적인 변화를 이끈 주역이라는 점.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 미우나 고우나 고마운 존재라는 점은 부인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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