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탐방

비 오늘 날의 수채화, 부산 영도《흰여울문화마을》

想像 2020. 7. 3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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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대교에서 오른편 끝자락 영선동에는 바다와 맞닿은 가파른 절벽에 마을이 형성돼 있다.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벼랑 끝까지 몰렸던 삶의 터전이 현재는 ‘흰여울문화마을’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제법 알려졌다. 봉래산에서 흘러내린 물줄기가 절벽에서 흰 포말을 이루며 바다로 떨어지는 모습을 예쁘게 표현한 이름이다.

'흰여울문화마을'은 원래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 제2송도(줄여서 2송도)라고 불렸던 곳이다. 왜 2송도냐면 송도해수욕장에서 바다 건너편에 보이는 동네여서.

과거에는 달동네 이미지였지만 무한도전이나 변호인,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등을 여기서 촬영하면서 이 마을의 존재가 알려지게 되었고 외지인들이 공폐가를 매입해 아틀리에나 카페를 조성하면서 일찌감치 유명세를 탄 감천2동 태극도마을(감천문화마을)처럼 차츰 관광지화되기 시작했다.

먼저 유명해진 감천문화마을과 비슷하게 구도심의 낡은 주택가였던 곳이 독특한 풍경으로 입소문을 타는 곳 중 하나인데 가파른 산비탈의 형형색색 주택이란 점은 비슷하지만 감천문화마을과 가장 다른 점은 마을 바로 앞 절벽 아래로 남해 바다가 펼쳐져있다. 그리스의 '산토리니'와 그나마 더 닮았다고 주목받아 언론 같은 데서 간혹 연결지어 설명하기도 한다.

 

아직 장마가 끝나지 않은 어제,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흰여울문화마을'을 다녀왔다. 오히려 조용하고 비오는 날의 수채화같은 풍경에 제대로 필링을 할 수 있었던 날이었다. 마지막에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조금 그랬지만 ^^

 

흰여울문화마을 입구 근처 민간주차장에 3,000원을 주고 차를 주차하고 좁은 골목길을 내려가니 바다와 맞닿아 있는 좁은 골목길이 눈에 들어온다

 

[흰여울문화마을 지도]

huinnyeoul_map.pdf
2.60MB

 

 

네이버 지도

흰여울문화마을

map.naver.com

좁은 골목길을 따라 걷가 보면 아기자기한 느낌의 흰여울마을을 만나게 된다.

 

길을 걷다 보면 그린, 블루, 화이트, 엘로우 등 다양한 컬러로 색칠한 수퍼, 카페, 사진관 등을 만날 수 있다.

 

오른쪽으로 푸른 남항 앞바다와 건너편 송도해수욕장, 그리고 남항대교가 한폭의 수채화처럼 다가온다

이름도 예쁜 꼬막계단

 

꼬막 계단을 지나면 '흰여울핫도그'와 '흰여울 쉼터'가 나온다. '흰여울핫도그'는 종이 상자에 두툼한 소시지로 속이 꽉 찬 핫도그를 눕혀 놓고, 그 위에 양파랑 절인 고추를 얹고 겨자소스와 토마토케첩을 끼얹어서, 먹기 좋게 여러 도막으로 썰어 놓은 핫도그인데 관광객들에게 꽤 많이 알려진 집이다. 

 

예쁜 벽화가 그려진 골목길을 다시 걷다보면 나오는 것이 '흰여울 안내소'.  영화 변호인의 배경이 된 집이다. 고 김영애가 운영하는 국밥집으로 설정됐지만, 마당으로 들어서는 계단과 집의 겉모습만 나왔을 뿐 실제 국밥집 장면은 다른 곳에서 찍었다. 담장에는 그의 사진과 함께 명대사도 적혀 있다. “니 변호사 맞재? 변호사님아 니 내 쫌 도와도.” 생의 마지막까지 혼신의 연기를 펼치고 지난 주말 세상을 뜬 그의 음성이 새삼 절절하게 다가온다. 안내소 내부는 흰여울마을의 다양한 풍경을 담은 공모전 사진이 전시돼 있다. 멋진 사진을 찍을 요량이면 미리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사실 사진보다 더 멋진 작품은 작은 창으로 들어오는 바다 풍경이다. 푸른 물살을 가르는 어선과 맞은편 산자락을 담은 사각의 틀이 그대로 살아 움직이는 액자이자 설치작품이다.

 

흰여울 안내소 내부에 전시된 작품들
흰여울문화마을에 오면 반드시 찍어야 한다는 액자사진. 사각의 틀이 그대로 살아 움직이는 액자이자 설치작품이다.
여울 책장 카페. 되돌아 나오면서 이곳에 앉아 커피와 차를 마시면 제대로 필링했다. 뷰가 너무 멋진 카페이다.
한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한 남항 바다의 모습

카페 여울 앞에는 등대와 비상하는 갈매기 등 멋진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어 낭만적인 분위기를 더해 준다

 

해안가 절벽위로 빨간 철제 난간이 길게 설치되어 있고 바로 위에는 앉아 쉴 수 있는 그네가 놓여 있다.

예쁜 하트 모양이 그려진 계단

이렇게 걷가 보면 흰여울문화마을 끝자락에 도달한다.

 

더 산책을 즐기고 싶으면 이송도 전망대로 해서 피아노계단을 내려가 해안가를 산책하는 것도 좋다. 다만 다시 올라 올때 계단이 가파라 조금 힘든 것이 단점^^

 

흰여울문화마을 중간중간에도 해안가로 내려가는 '꼬막계단','무지개게단' 등이 있다.

 

무지개 계단

몇번 흰여울문화마을을 왔던 관계로 우리는 해안가까지 내려가지 않고 다시 발길을 돌려 차를 주차했던 주차장쪽으로 되돌아 나온다. 나오는 길에 여울책장 카페에서 커피와 차를 마시며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

본인은 부산영도 흰여울문화마을을 부산에 관광오면 꼭 가봐야 할 곳으로, 절대 후회하지 않을 곳으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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