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나가수 자우림 1위곡 '송창식-고래사냥'은 어떤 곡?

想像 2011. 8. 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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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1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들의 일밤-서바이벌 나는 가수다(나가수)'에서는 5라운드 1차 경연이 진행됐다. 자우림이 새로 참여 했다.

'내가 부르고 싶은 무대'로 진행된 이번 경연은 여러가지 퍼포먼스와 함께 가수들이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은 다양한 무대로 꾸며져 눈길을 끌었다.

김범수는 해바라기의 '사랑으로', 조관우는 나훈아 '고향역', 김조한은 전람회 '취중진담', 박정현은 이정선 '우연히', 장혜진은 김수희 '애모', YB는 강산에 '삐딱하게', 자우림은 송창식 '고래사냥'으로 경연을 진행했다.

자우림은 고래사냥을 선택했다. 김윤아는 “연습을 하러 갔는데 그분이 오셨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자우림을 시간이 지나도 청춘이다”면서 “고래사냥에서 술마시고 노래하고 즐기는 청춘이 그려진다. 그래도 마음 한켠에는 슬픔이 있다. 자우림이 생각하는 청춘과 맞다”고 선곡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김윤아는 강렬한 시선과 목소리로 관객을 바로 압도하며 성공적인 신고식을 마쳤다. 1차 경연 결과, 22.5%의 득표율을 기록한 자우림이 1위를 차지했다.

자우림 - 고래사냥



자우림의 1위곡 '고래 사냥'의 원곡인 송창식의 '고래사냥'은 어떤 곡일까?. 우선 송창식의 '고래사냥'부터 한번 들어보자.




송창식 - 고래사냥

술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

가슴에는 하나가득
슬픔뿐이네

무엇을 할것인가
둘러보아도

보이는건 모두가
돌아앉았네


자 떠나자 동해바다로

산등산등 완행열차
기차를 타고

간밤에 꾸었던
꿈의 세계는

아침에 일어나면
잊혀지지만

그래도 생각나는
내꿈 하나는


조그만 예쁜 고래한마리


자 떠나자 동해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 잡으러@

우리들 사랑이
깨진다해도

모든것을 한꺼번에
잃는다해도

우리들 가슴속에는
뚜렷이 있다


한마리 예쁜 고래하나가


자 떠나자 동해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 잡으러


자 떠나자 동해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 잡으러@

가사 출처 : Daum뮤직


‘하얀 손수건’ ‘축제의 노래’ ‘웨딩 케익’ ‘더욱더 사랑해’ 같은 번안곡 위주로 활동했던  트윈폴리오는 각각 솔로로 전향한 뒤 각자 ‘싱어송 라이터 시대’를 열며 70년대 포크송시대를 주도한다. 포크송 붐의 선두주자로 ‘낭만파 시인’이라고 불려지던 송창식씨는 한번쯤, 고래사냥, 왜 불러, 피리부는 사나이, 내나라 내 겨레 등을 발표하며 그는 75년 ‘가수왕’으로 등극했을 만큼 10대들의 인기를 넘어 국민적 지지를 얻었다.

특히 송창식의 '고래사냥'은  영화 《바보들의 행진(1975)》 의 주제곡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영화 《바보들의 행진》은 감각적이고 음률적인 문장으로 대학생들을 비롯한 청춘 군상의 내-외면적 풍속을 그려 청년 독서층의 지지를 받았던 최인호 소설을 미국서 영화 공부를 하고 돌아온 하길종 감독이 연출한 그의 세번째 작품이다

신인들을 과감하게 기용하여 '일간스포츠'에 연재된 최인호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이 영화는 기존의 제작 체계와의 갈등 속에서 결국 상업 영화의 틀 안에서 비판적인 작가 의지를 불태운 하길종 감독의 대표적인 작품으로서, 당시 영화 검열 기관으로부터 내용이 불순하다는 이유로 30분 이상 잘려나갔고 영화 속의 대학교의 휴교 장면이나 직설적인 대사는 모조리 수정해야 했다.

영화의 주제곡이었던 송창식의 '고래사냥'과 '왜 불러'도 금지곡이 되었다. 송창식의 고래사냥이 금지곡이 된 것도 웃긴다. 고래사냥이 포경수술을 의미한다는 이유였다.

지금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지만 검열과 통제가 일상화되었던 70년대 박정희 독재시대에는 가요정화운동이라는 명목으로 많은 가요들이 금지곡이 되기도 했다.

송창식의 '고래사냥'은  동명의 영화 《고래사냥 (1984)》에서 삽입되기도 했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 병태의 친구 영철이 '동해바다로 고래잡으러 가자'는 말을 습관적으로 한다. 여기서 고래라는 것은 어두운 군사독재정권 시대 아래서 젊은이들이 잊고 사는 꿈이나 이상 뭐 그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1984년 개봉한 《고래사냥》은  한국 최초로 서울 40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이자 그해 한국영화 흥행 1위에 오른 작품이다. 소설가 최인호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만들어진 이 작품은 당시 최고 인기가수였던 김수철을 주인공 병태역으로 발탁하여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여기에다 여주인공으로 80년대 중반 제3세대 한국영화 트로이카라고 불린 이미숙이 춘자역을 맡았다. 그리고 80년대 한국 최고의 영화배우 안성기씨가 파격적인 캐릭터 거지 민우역으로 영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고래사냥》은 완벽한 로드무비 형식이다. 철학과 학생 병태는 우연히 유치장에서 거지 민우를 만나게 된다. 좋아하던 여학생에게 퇴짜를 맞은 병태는 무기력함에 빠져있다. 거지 민우는 병태의 황당한 이야기도 침착하게 들어주면서 둘은 친하게 된다. 여기에 사창가의 벙어리 춘자가 끼어든다. 춘자는 원래부터 벙어리가 아니라 충격적인 일 때문에 말을 잃어버린 여자다. 병태와 민우는 춘자를 고향 우도에 대려다주기 위해 무일푼으로 여행을 떠난다. 이 여행을 통해 세 사람 모두 성장하게 되는 로드무비다.

아무튼 송창식의 '고래사냥'은 70년대 포그송시대의 대표작이자 70, 80년대의 암울했던 독재시대와 그 시대를 살아가던 젊은이들의 고뇌하는 자화상이 그대로 묻어나 있는 명곡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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