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음악/베르디·푸치니·바그너

베르디 : 오페라《일 트로바토레(Il Trovatore)》(전곡 감상)

想像 2021. 4. 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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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useppe Verdi, 1813∼1901

Il Trovatore


대본은 구티엘레스의 희곡 《트로바토레》에 의거 살바토레 카마라노가 각색한 것이며 1853년 1월 로마의 아폴로극장에서 초연되었다. 1853년에 로마에서 초연된 [일 트로바토레]는 큰 성공을 거뒀고 그 인기는 10년이 다 되어서도 사그러들지 않았습니다. 작곡가 베르디는 1862년에 친구에게 쓴 편지에서 “아프리카에 가든 인도에 가든 요즘은 세상 어디서든 ‘트로바토레’가 들리지 않는 곳이 없다네”라고 말했고, 평생 이 작품에 가장 큰 애착을 느꼈다고 합니다. 이 오페라에 나오는 ‘대장간의 합창’이나 ‘병사들의 합창’처럼 우리 귀에 익숙한 멜로디들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전 세계에서 사랑 받고 있습니다.

 

줄거리

 

1막에는 ‘결투’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어두운 밤, 장교 페란도는 야간 경비병들에게 루나 백작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원래 루나 백작에게는 가르시아라는 남동생이 있었는데, 아직 아기였을 때 어느 집시 노파가 유심히 들여다보고 간 뒤로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답니다. 루나 백작의 아버지는 그것이 집시의 저주라 믿고 그 노파를 붙잡아다 화형에 처했지요. 그런데 그날 밤 아기가 없어지고 불에 탄 아기의 백골이 발견되었다는군요.


한편 궁중에서 왕비의 비서로 일하는 귀족 처녀 레오노라는 다른 시녀 이네스와 함께 궁전 발코니에서 연인 만리코를 기다리며 그를 사랑하게 된 경위를 이네스에게 들려줍니다. 그때 레오노라를 사랑하는 루나 백작이 어둠 속에 나타나자 레오노라는 그의 품에 안겼다가 만리코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놀랍니다. 뒤늦게 찾아온 만리코는 이런 오해에 불같이 화를 내고, 루나 백작과 결투를 벌입니다.

 

2막의 제목은 ‘집시 여인’입니다. 새벽에 집시들이 숲 속에서 장작불을 피워놓고 모루를 두드리며 ‘대장간의 합창’을 노래합니다. 그때 만리코의 어머니 아추체나는 ‘불길이 솟구치네’라는 노래와 함께 자신의 어머니가 화형 당하던 당시의 일을 회상합니다. 만리코에게 그때 일을 자세히 들려주자 만리코는 자신이 아추체나의 아들이 아닌 것 같다는 의심을 품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기가 전쟁터에서 백작을 죽일 수 있었는데 차마 죽이지 못한 사연을 이야기합니다. 이때 만리코의 부관인 루이스가 편지를 가져옵니다. 만리코가 전투에서 죽은 줄 아는 레오노라가 수녀원에 들어간다는 보고입니다. 만리코는 어머니의 만류를 뿌리치고 수녀원으로 달려가 루나 백작과 싸워서 레오노라를 구해냅니다.

 

3막은 ‘집시의 아들’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습니다. 루나 백작 진영의 병사들이 다음날 전투를 기다리며 ‘전투의 나팔을 불어라’라는 합창을 노래합니다. 이 자리에 페란도가 적의 첩자로 보이는 집시 여인을 잡았다며 데려오지요. 아추체나가 옛날 자기 동생을 불 속에 던진 집시라는 걸 알고 루나 백작은 그녀를 감옥에 가둡니다. 한편 결혼식을 앞둔 만리코와 레오노라는 사랑의 기쁨에 취해 있습니다. 이때 루이스가 와서 어머니가 적진에 붙잡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자 만리코는 ‘타오르는 저 불길을 보라’를 노래하며 어머니를 구하러 달려갑니다. 이 오페라 최고의 이 인기 아리아에서 “당신을 사랑하기 전부터 나는 내 어머니의 아들이었으니, 당신이 괴롭더라도 그 고통으로 나를 붙잡아둘 수는 없다"고 남자 주인공은 말합니다.

 

4부는 ‘처형’입니다. 어머니를 구하려고 적의 진영으로 돌진했던 만리코는 포로가 되어 아추체나가 있는 감옥에 갇힙니다. 레오노라는 사랑하는 만리코를 살리려고 루나 백작에게 거짓으로 결혼을 약속하고는 자신은 독약을 마신 채 만리코를 도망시키려고 감옥으로 가지요. 그러나 상황을 모르는 만리코는 레오노라에게 배신했다며 저주를 퍼붓고, 그러는 사이 몸에 독이 퍼진 레오노라는 그에게 진실을 고백하고 나서 쓰러져 죽고 맙니다.

 

레오노라에게 속았음을 알고 곧장 만리코를 처형하는 루나 백작. 그때 만리코가 죽은 것을 알게 된 아추체나가 백작에게 ‘만리코가 너의 동생’이라고 밝히자 루나는 그 자리에서 충격을 받아 무너져 내립니다. 아추체나가 “어머니, 드디어 복수가 이루어졌군요!”라고 외치는 것으로 이 처절한 비극은 막을 내립니다. 서남아시아에서 유럽으로 흘러들어온 유랑민으로 유럽에서 어느 민족보다도 천대받으며 늘 생존의 위협 속에서 살았던 집시들. 그 힘없는 집시 여인이 죄없는 자신들을 박해한 스페인의 권력자에게 멸문지화(滅門之禍)를 안겨준 통렬한 복수극입니다.

 

Luciano Pavarotti · Leo Nucci · Antonella Banaudi · Barbara Frittoli · Orchestra e Coro del Maggio Musicale Fiorentino · Zubin Meh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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