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PC 시대의 몰락 속에서 새로운 '델'은 재기에 성공할까?

想像 2013. 2. 7.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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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5일 블룸버그 등 외신은 세계 3위 컴퓨터 회사인 델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델이 사모펀드인 실버레이크, 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 손잡고 델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델은 1988년 상장됐던 델을 인수해 비상장 회사로 전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가는 244억달러(26조6000억원). 차입인수거래(LBO) 방식으로는 2007년 7월 이후 최대 규모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LBO란 인수 우호 세력들로부터 돈을 빌려 기업을 사들이는 방식을 말한다. MS도 이번 델 인수에 20억달러를 투자했다. MS의 투자는 자사 우호적인 하드웨어 제조사를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델 컴퓨터의 성장과 시련

 

델 컴퓨터는 1990년대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의 선두주자였다. 델 컴퓨터는 마이클 델에 의해 1984년 자본금 1000 달러로 설립된 회사로서 설립 당시부터 중간상을 배제하고 제조업체와 소비자가 직접 거래하는 'Direct Model(직접 판매 방식)'을 업계 최초로 채택하였다 이는 대량 생산된 컴퓨터를 중간상을 통해 판매하는 기존 시스템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는 획기적인 발상이었다. 이러한 독특한 사업 모델을 바탕으로 델 컴퓨터는 설립된 이후 급성장을 거듭하여 2001년에는 컴팩을 제치고 세계 PC업계 1위 자리를 차지하는 등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90년 이후부터 10년 동안 델 컴퓨터의 연평균 성장률은 무려 55%를 상회한다.

 

승승장구하던 델 컴퓨터는 2006년부터 쇠락의 길을 걸었다. 주력사업인 PC시장에서 휴렛패커드(HP)와 레노버에게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면서 PC 시장점유율 1,2위 자리를 차례로 내주게 된다. 2004년 케빈 롤린스에게 경영권을 넘겼던 마이클 델이 2007년 경영 복귀를 발표했지만, 줄어드는 시장점유율과 주가 하락은 막을 수 없었다. 

 

1996-2012 Global PC Market Share by Units, Percent

Rank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1 Dell 15.9 HP 18.2 HP 18.4 HP 19.3 HP 17.9 HP 17.2 HP 16.0
2 HP 15.9 Dell 14.3 Dell 14.3 Acer 13.0 Dell 12.9 Lenovo 13.0 Lenovo 14.8
3 Lenovo 7.0 Acer 8.9 Acer 11.1 Dell 12.2 Acer 12.0 Dell 12.1 Dell 10.7
4 Acer 5.8 Lenovo 7.4 Lenovo 7.2 Lenovo 8.1 Lenovo 9.7 Acer 11.2 Acer 10.4
5 Toshiba 3.8 Toshiba 4.0 Toshiba 4.5 Toshiba 5.1 Toshiba 5.4 Asus 5.9 Asus 6.9
Others 51.6 47.1 44.5 42.3 42.1 40.6 41.3

 

델과 PC시대의 몰락

 

최근 델의 부진은 단순히 IBM PC 사업을 인수한 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레노버의 약진 때문만은 아니다. PC산업의 몰락이 뒤에 도사리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마이클 델이 CEO로 복귀한 2007년 그 해에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스마트폰 아이폰을 세상에 놓았다. 애플은 2010년 태블릿 PC 아이패드를 최초로 공개한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출현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대별되는 모바일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PC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델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는 커녕 오히려 더 나락의 길을 걷게 된다.

 

2010년이후 전세계 PC 판매댓수는 답보상태을 보이다 2012년도에는 2001년 전세계 금융위기이후 처음부터 -3.5% 감소를 기록했다.

 

1996-2012 Unit Sales to Global PC Market

2000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Units (M)

134.7

128.1 132.4 168.9 189.0 218.5 239.4 271.2 302.2 305.9 351 352.8 352.7
Growth (pct.)

14.5

-4.6 2.7 10.9 11.8 15.3 9.5 13.4 10.9 1.2 13.8 0.5 -3.5

2012년 PC판매량을 봐도 알 수 있다. 아직 성장중인 중국시장을 등에 업은 레노버와 아수스 2회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전년대비 PC판매량이 감소했다. 델은 상위 5개업체중 가장 큰 폭인 12.3%의 감소세를 보였다. PC산업의 시장점유율 1위인 HP조차도 6.7% 판매가 감소했다. HP는 2011년 PC사업부 분리 매각을 검토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PC산업이 몰락하고 있는 것이다.

 

 

 

재기를 향한 델의 몸부림

 

결국 델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델은 델을 직접 인수해 25년 만에 비상장 회사로 전환하기로 결정한다. PC 시장의 축소, 실적 악화에 따라 극단적인 혁신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이사회의 통제를 뛰어넘는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마이클 델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델은 4년전부터 검토해 온 PC 제조업체에서 기업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한다는 전략을 우선적으로 실행에 옮길 듯하다. 이는 IBM의 변신과정과 비슷하다.

 

1980년대 컴퓨터는 곧 IBM이었다. 그러나 1980년대 말 HP와 컴팩, 델 등 후발주자들에게 PC 시장에서 밀리면서 IBM의 매출을 급감하기 시작했다. 1993년 IBM은 주력 사업군인 PC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로터스소프트웨어 등 100여곳이 넘는 소프트웨어 업체를 인수하며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했다. 과정은 험난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다. IBM은 PC 사업을 레노버에 매각한 이후 80%의 매출을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부문에서 얻고 있다.

 

해외 IT전문매체 및 애널리스트들도 델이 앞으로 MS와 협력을 통해 소프트웨어, 서버, 클라우드 같은 사업을 공격적으로 펼쳐 사업군 다각화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특히 기업용 시장에서 MS의 기업용 플랫폼 소프트웨어(SW)을 이용해 엔터프라이즈 서버 부문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델은 엔터프라이즈 서버 시장에서 IBM과 HP에 치이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네트워크 거인 시스코까지 들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손을 잡으면 델은 소프트웨어와 윈도우 생태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나쁜 건 없는 입장이다. 유닉스 마이그레이션을 리눅스가 아닌 윈도우로 가져올 수 있는 기회다. 게다가 델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애저에 있어 주요 파트너 중 하나다.

 

하지만 델이 매각 등을 통해 PC사업을 완전히 접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대신 델은 빠른 시일 내에 MS과 손잡고 태블릿 PC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태블릿 PC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는 시장이고 레노버 등 경쟁사들 역시 시장 진출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더. MS 역시 윈도 8 프로를 탑재한 태블릿PC '서피스'의 판매부진으로 자사에 우호적인 강력한 하드웨어 제조사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델이 PC 제조업체에서 기업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에 성공할 수 있을지? MS와 협력에 태블릿 PC시장에 새롭게 진출한다면 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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