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삼성 타이젠 의미 있은 일이지만 성공가능성은 미지수

想像 2013. 1. 8.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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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1월 4일 올해 상반기 내로 인텔과 공동 개발 중인 OS 타이젠을 탑재한 '타이젠 폰'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타이젠은 삼성전자가 인텔, 리눅스재단과 함께 개발한 오픈 소스 모바일 OS다. 지난해 4월말 정식 버전이 공개됐으며 조만간 타이젠 2.0이 공개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리눅스재단은 지난해 9월부터 타이젠 2.0 알파 SDK를 배포했다.

이에 따라 타이젠이 iOS나 안드로이드에 버금가는 모바일 OS로 성장할 지 주목된다. 하지만 삼성전자에 있어 타이젠 개발은 의미있는 일이지만 성공가능성은 불투명해 보인다.


삼성전자 타이젠 개발이 의미 있는 이유


현재 모바일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72.4%)와 iOS(13.9%)가 양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안드로이드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에 따른 구글 리스크가 서서히 삼성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구글은 지금까지 개방형 운용체제인 안드로이드를 통해 스마트폰 단말기 제조자 및 이통사를 우군으로 끌어들어 애플에 대응하는 안드로이드의 힘을 키우는데 주력했다. 또한 스마트폰 시장에 직접 뛰어 들지 않고 스마트폰 단말기 제조업체들을 통해 보이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그런데 이제 구글이 '수렴청정'시대를 끝내고 본인이 직접 '제왕'의 자리에 등극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구글은 넥서스4, 넥서스7, 넥서스10 시리즈를 통해 다양한 크기의 제품 라인업을 제공함으로써 직접적으로 애플 아이폰, 아이패드 미니, 아이패드와 경쟁구도를 갖추는 등 직접 자사중심의 구글 생태계 구축에 나서기 시작했다.

여기에 구글은 125억달러를 주고 인수한 모토롤라를 통하여 내부적으로 'X폰(X-Phone)'이라고 불리는 휴대폰을 디자인하고 있다고 한다. 이 'X폰'은 기존 휴대폰들과는 상당히 많은 차이가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모토롤라는 'X폰'을 출시한 뒤 'X 태블릿'도 개발할 예정이다.

구글이  모토롤라에 직접 스마트폰, 태블릿 PC 신제품 개발을 맡기고 그동안 협력관계에 있던 삼성전자를 팽시키면  (최신 안드로이드 OS 공급 및  업그레이드 등을 지연시킬 경우) 삼성전자 스마트폰 및 태블릿 PC의 미래는 풍전등화와 같다.

이런 상황에서 타이젠은 삼성전자에 있어서 구글과의 협상에 있어 협상력을 높여주는 '히든 카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향후 어쩔 수 없이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포기해야만 하는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유비무환,  안드로이드의 대타 역할을 할 수 있기에 그만큼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여기에 스마트 시대에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는 상황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경험은 하드웨어의 완성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의 미래 경쟁력을 키우는데 있어서도 핵심 요소이다. 


삼성전자 타이젠  성공가능성은 미지수


이처럼 타이젠은 삼성전자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타이젠이 당장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첫째 삼성전자는 애플처럼 오랜 시간동안 소프트웨어 기반을 닦아 온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독자 OS 등 소프트웨어를 성공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타이젠은 삼성전자, 인텔, 리눅스재단이 함께 개발하고는 있지만  역시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이다. 그런데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개발 경험은 아직도 미천하다.

지난 2010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0'에 참석한 삼성전자는 독자 운영체제(OS) 바다를 탑재한 스마트폰 웨이브를 선보였다. 그러나 3년이 지난 현재 삼성전자의 타이젠 스마트폰 출시가 임박하면서 바다는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 기술력' '삼성 모바일 DNA'의 정수라고 자랑하던 바다의 철수는 하드웨어 1위인 삼성전자가 직면한 소프트웨어 사업의 현주소를 상징한다.

협력파트너인 인텔 역시 노키아와 함께  리눅스 기반 모바일 운영체제인 '미고(MeeGo)'를 개발한 적이 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스마트폰 제조사 중 의미있는 독자 OS를 선보인 제조사는 애플을 제외하고는 노키아, 리서치인모션에 불과하다. 하지만 빠른 속도로 변화해 가는 모바일 환경에 대응하지 못해 노키아와 리서치인모션은 스마트폰 시장에 날개없는 추락을 하고 있다.

PC 운영체제를 독점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조차도 모바일 시장에서는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12년 3분기 윈도폰 운영체제의 시장점유율은 겨우 2.4%에 불과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은 새로운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윈도폰8과 태블릿PC 시장을 겨냥한 윈도8로 모바일 시장 재도전에 나서고 있지만 전세계 소비자들은 물론  전세계 이동통신사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그만큼 독자OS를 성공시킨다는 것은 어렵고도 어려운 일이다. 여기에 iOS와 안드로이드에 이어 제3의 OS로 키운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둘째 삼성전자가 타이젠 폰을 내놓고  타이젠 생태계 육성에 나서더라도 확산이 쉽지많은 않다는 것이다. 

타이젠이 오픈 소스 OS이고 타이젠 협의회(Tizen Association)에 삼성전자와 미국의 인텔외에 영국 이동통신사인 오렌지(ORANGE)와 보다폰(Vodafone), 일본의 NTT도코모, 파나소닉, NEC, 미국의 스프린트(Sprint),한국의 SK텔레콤, 중국의 화웨이, 스페인의 텔레포니카 등이 참여하고 있기는 하지만 독자적인 타이젠 생태계를 만드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우선 타이젠은 삼성전자 색깔이 짙어 다른 경쟁 제조사들의 동참을 이끌어 내는 것이 싶지 않다. 이 점은 안드로이드에 비해 불리한 점이다. 아직 시판 단말이 나오지 않아 성패를 가늠하기 어려운데다 안드로이드가 대세인 상황에서 개발 여력을 분산할 이유도 적다.

여기에 타이젠 개발자 자체가 없다. 앱개발자들이 이미 성숙한 iOS와 안드로이드 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상태에서 안드로이드나 iOS외 다른 OS에 집중하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고 삼성전자가 모바일 생태계 육성에 있어 핵심인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 역량이 강한 것도 아니다. 하드웨어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 분야에 있어서 하는 쪽쪽 실패에 가까운 쓴 맛을 보고 있다

지난 2011년 10월 야심차게 출시한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 챗온도 1년3개월이 지났지만 현재 가입자 수는 겨우 1000만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2억대라는 사실에 비춰보면 극히 적은 수준이다. 

소셜 허브, 리더스 허브, 게임 허브, 미디어 허브, 러닝 허브, 뮤직 허브 등 삼성전자가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 각종 허브 사업도 지지부진하긴 마찬가지다. 리더스 허브의 경우 2011년 연간 매출이 1000만원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과 같은 모바일 생태계를 만드는데 사실상 실패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타이젠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OS 시장을 90% 이상 독점하고 있는 애플과 구글을 견제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삼성전자 역량으로는 지금 당장 타이젠을 시장에서 성공시키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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