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이건음악회] 뜨거운 감동과 열정, 베네비츠 콰르텟 연주회

想像 2010. 10. 24.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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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1일 부산 MBC 롯데아트홀에서 7시 30분 첫 이건음악회가 개최되었다. 음악회 이모저모는 [이건음악회] 베네비츠 콰르텟 초청 부산연주회 이모저모 에 소개를 드렸고 오늘 베네비츠 콰르텟 연주회의 음악 감상평을 조심스럽게 올려본다.

베네비츠 콰르텟


1998년 체코 프라하에 있는 공연예술 아카데미에서 결성된 베네비츠 콰르텟은 체코의 저명한 쳄버 앙상블 연주단 가운데 하나로 체코의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이자 교사였던 Antonin Bennewitz (안토닌 베네비츠, 1833~1926)의 이름을 따온 것이다.

2005년 일본 오사카 국제실내악대회에서 금메달, 2008년 이탈리아 레지오 에밀리아 프레미오 파올로 현악 4중주 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베네비츠 콰르텟은 2008년과 2009년 시즌에 뉴욕 및 로스앤젤레스, 함부르크, 브레멘, 슈투트가르트, 브뤼셀, 바젤, 로마, 피렌체 등 유럽과 미국, 일본을 넘나들며 의미 있는 공연을 선사해왔으며, 독일의 Rheingau Festival, Heidelberger Fruhling, 스위스의 Lucerne Festival, 네덜란드의 Orland Festival, 체코의 Prague Spring Festival 등 유럽의 여러 국제 음악 페스티벌에 참가해 왔다.

베네비츠 콰르텟의 음악은 유럽과 일본의 다양한 방송에서 들을 수 있다. 체코의 라디오 및 TV방송국을 비롯해 도일, 오스트리아, 스페인, 일본 등 다수의 라디오와  TV음악에 참여했다. 또한 2008년 봄에는 Coviello Classics사에서 야나체크 현악4중주와 바르톡 현악 4중주 4번이 담긴 베네비츠의 최신앨범이 발매된바 있다



연주회 리뷰


베네비츠 과르텟은 이번 음악회에서 체코의 민족주의 작곡가인 스메타나의 ‘현악 4중주곡 2번’과 드보르작의 ‘측백나무’, 그리고 브람스의 ‘현악 4중주(Op.67 No.3)’, 그리고 앙코르곡으로 '아리랑을 연주했다. 또한 23일 고양아람누리와 30일 서울 예술의 전당 공연에서는 싱가포르 국립 예술학교 영재반에서 전액 장학생으로 수학중인 14살의 클라리네스트 김한 과의 협연도 펼친다고 한다.


스메타나 : 현악4중주 2번

Smetana : String Quartet No2 in D minor

스메타나는 체코에서 민족주의 음악을 처음으로 뿌리 내린 작곡가로 오페라 '팔려간 신부'를 작곡하였고, 우리에게 교향시' 나의조국"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현악 4중주곡 2곡은 모두 말년의 힘든시기에 작곡되었다. 그 가운데 '나의 생애에서'라는 제목이 붙은 현악4중주곡 1번은 귀가 들리지 않게 되었을 무렵,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는 착잡한 마음으로 작곡한 곡이다. 현악4중주곡 2번은 세상을 떠나기 직전 정신이상으로 치료를 받으면서 힘겹게 완성한 곡이다. 더이상 작곡을 하지 말라는 의사의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숨어서 조금씩 써나가 완성한 이곡이 그의 마지막 노래가 되었다. 1882년 6월 자신의 2번째 현악4중주의 작곡을 시작한 스메타나는 1악장은 쉽게 끝냈으나 이미 시작된 귀의 이상으로 진행이 몹시 느려 1883년 3월에 겨우 끝낼 수 있었다. 스메타나는 의식적으로 전통적인 것과는 먼 방향으로 썼다고 하는데 이로 말미암아 이 사중주에 대한 반응과 비평은 좋지 않아 그가 죽은 후에야 비로소 출판되었다.

"그저 환상적이다. 베네비츠의 스메타나 현악4중주 2번은 아쉽게도 어디에서나 흔히 들을 수 없은 연주이다'라고 Luzerner Zeitung에서 평을 했듯이 이번 연주회에서 베네비츠가 들려준 스메타나의 현악4중주 2번은 정말 흔히 들을 수 없는 그런 연주였다.

우선 스메타나 현악4중주 2번은 연주자체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흔하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베네비츠의 연주는 정말 흔히 들을 수 없는 연주였다

또한  정신이상과 청력상실로 인한 스메타나의 고통이 그대로 묻어나 있는 듯 심오하면서도 혼돈스럽고도 때로는 격렬한 곡이어서 연주하기가 무척 까다로와 보였는데 베네비츠 콰르텟은 정말 열정적인 힘으로 폭발적이고도 다이내믹한 연주를 들러주었다. 특히 4악장 Finale Presto가 끝났을 때 느낌은 거대한 폭풍우가 몰아치고 난 뒤 갑자기 나타나는 맑은 하늘같은 기분이었다.


드보르작 : 사이프레스(측백나무,6곡 발췌)

Dvorak :  Cypresses for String Quartet, B 152 (Selection)

드보르작은 스메타나의 뒤를 이어 체코 민족주의 음악을 세계에 널린 알린 작곡가로 교향곡 '신세계로부터',첼로협주곡,현악4중주곡 '아메리카'등의 대표작을 남겼다.

스메타나는 오페라극장 관현악단에서 비올라을 연주하며 어렵게 살던 시절, 그가 피아노를 가르쳤던 어린 제자 조세피나 헤르마코바를 사랑하여, 마음을 담은 모라브스키의 시 18편에 곡을 붙인 연가곡을 내놓았다. 그 때 나이 24세때이다. 그러나 그의 청혼은 거절 당했고 그로부터 8년이 지난 후 조세피나의 여동생 안나와 결혼하였다. 세월이 지나 20여년 뒤인1881년에 12곡을 골라서 보컬 라인을 바이올린과 비올라로 살리면서 현악 4중주곡으로 만들었다. 드보르작의 생전에는 잘 연주되지 않았지만 1921년 그의 사위인 요제프 수크가 발표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현재는 그의 곡 중에서 가장 특징적이면서도 성공적인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베네비츠 콰르텟은 이날 연주회에서는 전체 12곡중 6곡만 발췌해 연주했다. 스메타나-드보르작과 베네비츠 콰르텟가 같은 체코출신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민족주의 음악 색채가 곳곳에 묻어 나는 이 곡을 훌륭히 연주해 줬다. 연가곡을 편곡한 곡이다 보니 앞의 스메타나 현악4중주 2번과 달리 쉬운 멜로디로 인한 친금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브람스 : 현악4중주 3번

Brahms : String Quartet No.3 in Bb major, Op.67

베토벤을 지나치게 의식했던 브람스는 베토벤의 성역이라 할 수 있는 교항곡은 물론이고 현악4중주에 대해서도까다로운 기준을 가지고 작곡했다. 현악4중주곡 1번을 발표하기 전 8년동안 20여곡의 현악4중주곡을 작곡했지만 모두 파기해 버릴 정도였다.

마침내 1873년 1번과 2번을 나란히 내놓았고 그로부터 3년이 지난 후 3번을 작곡하였다. 브람스가 1876년 봄부터 여름에 동안 하이델브르크 부근에서 휴양을 하면서 작곡한 것으로 전한다. 그곳에서 브람스는 많은 친구들을 만나며 유쾌한 날들을 보냈으며, 그 같은 생활이 반영된 듯, 작품에서도 전원적이며 목가적인 정서가 풍기며, 밝은 기운이 드러난다. 현악 사중주 세곡은 모두 그가 마흔 살이 지나서야 작곡된 작품들로 완성도가 높은 것은 물론, 후에 쇤베르크 등 많은 후대 작곡가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베네비츠의 브람스 현악4중주 3번 연주는 앞서 격렬하고 열정적이었던 스메타나 현악4중주곡 2번과 친근하면서도 서정적인 드보르작의 'Cypresses'에 길들어진 탓인지 몰라도 왠지 조금 지루하고 따분해 보였다.(개인적 느낌이다). 꽉 잘 짜여진 틀속에 갇혀 있는 듯한 브람스 현악4중주 3번곡의 느낌때문에 베네비츠 쾨르텟의 연주가 주는 감흥이 반감되는 듯 했다.

아리랑


청중들의 뜨거운 박수속에 재등장한 베네비츠 콰르텟가 청중들을 위해 앙코르곡으로 선사한 곡이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이날 연주회에서 가장 감동을 받는 곡이었다. 기립박수를 쳐 주고 싶을 만큼 멋진 편곡과 연주였다.

단지 우리민요였기에 친근해서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이날의 연주가 주었던 감흥은 그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현을 손가락으로 뜯어 음을 내는 방법인 피치카토(Pizzicato)는 마치 가야금을 연주하는 듯 했고 첼로 몸통을 리듬에 맞춰 두드릴때는 마치 장구를 치는 것 같았으며 바이올린 음색은 마치 피리소리처럼 들렸다.

분명 서양의 악기로 연주하는 아리랑이지만 그 음악적 느낌은 완전 우리네 악기로 연주하는 듯 했다. 너무나 색다른 감동이었다. 그동안 Yuichi Watanabe,  Yuichi Watanabe, Saltacello, Inger Marie, European Jazz Trio 등에 의해 다양하게 편곡되어 연주된 '아리랑'을 그동안 많이 들어봤지만 이번 베네비츠 콰르텟의 '아리랑'은 정말 압권이었다. 꼭 이 곡이 음반으로 녹음되어 발매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연주회 후기


오래간만에 듣는 현악4중주단 연주여서 이번 베네비츠 쾨르텟의 연주는 여러모로 색다른 감흥을 가져다 주었다. 가장 좋았던 것은 아리랑 앙코르곡이었으며 두번째는 스메타나의 현악4중주곡 2번이었다. 특히 젊은 현악4중주단인 베네비츠 콰르텟가 앞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스메타나 현악4중주곡 2번 연주에 어떻게 연륜을 담아 나갈지 자못 궁금해 진다. 

아무튼 실력있는 현악4중주단인 베네비츠 콰르텟을 초청해 무료음악회를 개최해 준 그것도 첫 공연장소로 부산을 택해 준 이건음악회측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내년에도 다시 좋은 음악으로 뵐 수 있기를 바란다. 아울러 아직 남은 4개도시의 연주회가 보다 많은 청중의 적극적인 참여로 성공리에 마무리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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