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정리음악

차이코프스키 : 백조의 호수 (Swan Lake) [Teatro alla Scala]

想像 2013. 1. 6.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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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an Lake, Op.20
Pyotr Ilich Tchaikovsky, 1840∼1893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음악에 마리우스 프티파의 안무로 러시아에서 초연된 「백조의 호수」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 「지젤」과 함께 고전발레의 3대 걸작으로 세계 대부분의 발레단의 주요 레퍼토리로 공연하고 있다.

원래 이 백조 이야기는 러시아에 널리 알려진 전설을 재구성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나뭇꾼과 선녀와 흡사한 이 전설의 내용은, 여인으로 변해 호수에서 목욕하는 백조의 옷을 한 사냥꾼이 감춰 결혼했으나 몇 년 후 백조는 옷을 찾아 날아갔다는 것. 요정이나 천사와 같은 환상적 존재를 창조하려는 발레의 목표와 예술가들이 꿈꾸던 숙명적 여성의 마력이 결합해 탄생한 것이 바로 발레 「백조의 호수」다.

1875년 차이코프스키는 친구인 작곡가 림스키-코르사코프에게 보낸 편지에서 볼쇼이 극장의 베기체프에게 신작 발레 작곡을 의뢰받았는데 발레 음악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승낙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 발레의 주제를 누가 제안했느냐에 대해 여러가지 의견이 있지만 차이코프스키 자신이 발레의 제재를 내놓았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그가 이 작품의 작곡의뢰를 받기 4년 전에 그는 우크라이나 카멘타에 살고 있는 동생 알렉산드라의 아기들을 위해 독일 작가 무제우스의 동화를 바탕으로 백조의 호수를 작곡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소품의 내용은 3막과 비슷한데 이 구상을 뼈대로 해서 볼쇼이 극장의 총감독 겔체르와 베기체프가 공동으로 대본을 집필해 전4막의 대규모 로맨틱 발레로 발전시켰다.

차이코프스키는 3번째 교향곡을 완성하자마다 카멘카에서 「백조의 호수」작곡에 착수했다. 이 소품에서 몇곡을 차용해 2막을 2주만에 완성하고 1876년 4월20일에 49곡 전곡을 탈고했다. 「백조의 호수」초연은 1877년 2월20일 벤젤 라인징거의 안무로 볼쇼이 극장에서 있었다. 주역 무용수는 안나 소베슈찬스카야였는데 이 공연은 성공하지 못했다. 그리고 1880년 벨기에 안무가 조셉 한센의 안무로 볼쇼이에서 공연했지만 이것은 초연보다 더 참담한 실패였다. 이 작품이 실패한 것은 여러가지 원인이 있다. 당시까지만 해도 여성 무용수의 곡선미나 우아한 포즈를 살리는 춤, 무곡에 가까운 춤에 익숙해있던 사람들에게 이 음악은 절대음악처럼 느껴졌고 의상이나 장치도 빈약했다. 그리고 주역인 오데트를 춤춘 발레리나 소베슈찬스카야도 전성기를 지난 발레리나였다.

현재까지 남아있는 「백조의 호수」버전의 초연은 마리우스 프티파와 레프 이바노프 콤비에 의해 1895년에 상트 피체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 무대에 올려진다. 차이코프스키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 「호두까기 인형」에 이어 프티파 안무로 무대에 올려진 「백조의 호수」의 대성공을 보지 못하고 공연 직전에 세상을 떠났다. 프티파는 차이코프스키가 1893년 죽은 뒤 볼쇼이 극장에서 이 작품을 발견하게 된다. 그는 총보를 검토한 뒤 음악과 예술성이 뛰어난 작품임을 발견하고 마린스키 극장 지배인에게 이 발레를 차이코프스키 추도공연의 레퍼토리로 공연하도록 추진했다.

차이코프스키의 막내동생인 모데스트가 대본의 일보를 수정하고 작곡가 드리고가 곡의 일부를 변경한데다 차이코프스키 만년의 피아노곡과 18개의 소품집에서 3곡을 선곡해 오케스트라로 편곡해 삽입했다. 이바노프의 협력으로 2막만 추도공연으로 공연해 대호평을 얻었고 다음해 1895년 1월 27일 무대에 올라가는데 레냐니가 주역을 맡은 이 공연은 대성공을 거두게 된다.

이 공연에서 프티파는 1막과 3막, 이바노프는 2막과 4막을 안무했지만 건강 악화로 프티파는 백조의 호수에 거의 과거와 같은 카리스마를 발휘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 작품은 이바노프의 입김이 강하다. 어쨌든 초연과 재공연의 참담한 실패와 달리 이들 콤비의 안무는 대성공을 거둬 100년 이상 대부분의 백조의 호수는 이들이 안무한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백조의 호수」는 그랑 파드되(2인무)나 파티장면의 디베르티스망(줄거리에 관계없이 무용수의 기교를 보이기 위한 춤의 향연)에서 고전발레의 특징이 많이 나타나지만 어슴푸레한 달빛이 비치는 호수, 백조와 인간의 사랑이라는 비현실적 이야기는 낭만발레의 특징을 갖는다. 특히 의상에 있어서 레이징거 초연시는 긴 의상이었으나 프티파-이바노프 판에서는 짧은 튀튀(Tutu·여성이 입는 발레의상)로 바뀌면서 정확한 다리 동작을 강조, 백조의 신비함이 부드러운 팔동작과 함께 유연하게 나타나도록 했다. 이 작품의 결말은 원래 오데트, 왕자, 로트발트가 모두 죽는 비극으로 끝나지만 러시아가 사회주의 혁명을 겪은 후 해피엔딩으로 바뀌기도 했다.

백조가 깃털을 가지런히 하기 위해 목을 둥글게 돌리는 움직임, 접혀있는 날개처럼 양쪽으로 팔을 굽히는 동작, 날개치는 듯한 가슴, 날개 끝이 파르르 떨리는 섬세한 움직임, 다리의 물방울을 톡톡 털어내는 모습 등 새의 동작에서 응용한 시적 표현이 압권이다. 또한 우아하고 청초한 백조 오데트와 요염하고 강한 흑조 오딜역을 한 발레리나가 춤추므로써 스타급 발레리나의 연기와 테크닉을 모두 만끽할 수 있다는 매력도 빼놓을 수 없다.

전 4막의 발레로 세계적으로 볼쇼이 발레단(볼쇼이의 그리고리비치는 2막으로, 키로프는 3막으로 바꿔 공연하고 있습니다)의 안무와 로얄 발레단의 안무 두가지가 가장 많이 알려져있고 인정받고 있는데, 똑같은 곡에 맞춰 안무를 한 것이라도 내용이나 안무, 스타일도 많이 다르다.

가장 큰 특징을 꼽아보면, 로얄발레단의 것은 왕자와 오데트 공주가 함께 죽는 비극적 결말인데 비해 볼쇼이의 것은 사랑의 힘으로 악마를 물리치고 오데트가 마법에서 풀려나 인간으로 돌아온다는 결말을 취하고 있다. 로얄 버전은 전체적으로 색채가 좀 화려한 편이고 주역무용수 두사람에게 초점이 맞춰지는 반면, 볼쇼이 버전은 악마 로트발트에게도 상당한 비중을 두어 볼만한 솔로를 추도록 안무했고 전체적인 색채가 로얄에 비해 무채색에 가까운 편이다.(이 경향은 잠자는 숲속의 미녀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특히 로트발트에 관한 부분이 확실히 구분되는데, 로얄의 경우 거의 움직임이 없이 마임만으로 존재감만을 표현하는데 반해 볼쇼이의 경우 로트발트가 상당한 비중을 가지고 왕자와 함께 춤추며 치열한 대결구도를 보인다.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로 인해 발레음악의 지위는 높아졌다. 100년간 안무가들에게 종속되어 있던 발레음악은 이 작품의 출현으로 인해 무용의 반주가 아닌 무용과 대등하게 가까운 지위로 격상된다. 춤의 반주에 그쳤던 발레 음악이 아니라 극과 음악의 유기적인 결합으로 발레 음악을 수준 높은 예술로 끌어올리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수준높은 음악 때문에 이 작품은 그가 두번 다시 발레 음악을 작곡하지 않겠다고 결심할 정도로 혹평을 받았다.

줄 거 리

1막. 성안 마을 / 왕자의 성인식날. 왕자는 친구(광대인 경우도 많음)와 선생님과 함께 마을 축제에 나간다. 마을 처녀들과 즐겁게 춤을 추는 왕자와 친구. 이때 여왕이 등장해 왕자의 성인식을 치르고 선물로 화살을 준다. 백조가 날아가는 것을 본 지그프리트왕자는 생일선물로 받은 화살을 들고 숲으로 사냥을 간다.

2막. 숲속의 호수가 / 백조를 쫓아 숲으로 온 왕지는 호수가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는 오데트 공주를 발견한다. 마법에 걸린 공주와 시녀들인 백조들은 해가 지자 호수가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오데트 공주에게 반한 왕자는 그녀에게 청혼 한다. 공주가 악마의 마법에서 풀리려면 한 사람의 변치않는 사랑을 받아야한다는 말을 들은 왕자는 사랑의 맹세를 하고 다음날 있을 무도회에서 그녀와 결혼을 발표하기로 약속을 하고 헤어진다.

3막. 궁전 무도회장 / 왕자는 오데트가 오기 기다리면서 손님들을 맞는다. 왕자를 위해 초대된 각국의 왕녀들 가운데 신부감을 고를 것을 종용받지만 왕자는 거절하고 여왕은 화를 낸다. 그때 악마 로트발트가 오데트와 닮은 자기 딸 오딜을 데리고 등장한다. 악마가 데려온 흑조 오딜을 오데트로 착각한(이것 때문에 오딜에게 반했다는 해석도 있다) 왕자는 그녀와의 결혼을 발표하고 로트발트의 요구에 따라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다. 이때 본색을 드러낸 악마와 오딜은 사라지고 왕자는 슬픔에 잠겨 숲으로 달려간다.

4막. 숲속 / 왕자의 배신으로 영원히 백조로 살게된 오데트. 용서를 빌기 위해 달려온 왕자와 오데트는 서로의 운명을 슬퍼하는데 그들을 갈라놓기 위해 나타난 악마 로트발트가 나타난다. 이때 악마와 싸워 두사람이 함께 죽던가, 왕자는 죽고 오데트는 백조가 되서 날아가는 것이 로얄의 결말이고, 사랑의 힘으로 악마를 물리치는게 볼쇼이의 결말이다. ABT의 경우 두 사람이 호수에 빠져 죽지만 영원한 사랑의 상징으로 부활하는 것으로 설정했다. 비탄에 잠긴 왕자와 오데트의 비극적인 춤이 2막과 비교하면서 보면 재미있다. 2막은 희망이나 기쁨이 있는 움직임인데 비해 4막은 굉장히 비극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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