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구글의 힘은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는 끊임없는 도전정신에 있다

想像 2016. 3. 3.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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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애플을 제치고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에 올랐던 지난 2월 1일은 IT업계 판도의 미래를 보여주는 날이었다. 최근 주가가 다시 하락해 애플에 밀린 상태지만, IT 업계에서는 앞으로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놓고 애플과 구글이 '엎치락뒤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치상 실적은 구글이 애플에 밀려


구글의 매출과 영업이익 등 수치상 실적은 애플보다 훨씬 못하다.  2015년 9월 결산기준 애플의 경영실적을 보면 2,337억 달러, 영업이익 712억 인 반면 2015년 12월 결산기준 구글의 경영실적을 보면 매출 749억 달러 영업이익 193억 달러에 불과하다. 


거기다 구글은 대부분의 매출을 검색 관련 광고를 팔아서 올리고 있다. 돈을 버는 영역이 너무 협소하다. 애플, MS 등 경쟁자들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것에 비해 구글은 인터넷 광고에만 목을 매고 있다. 인터넷 광고 산업이 흔들리면 회사가 같이 흔들릴 수 있는 구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이 애플을 시가총액에서 역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안드로이드'플랫폼 때문일까?  구글은 애플과 아이폰에 위기감을 느낀 제조사와 이동통신사를 포섭해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세계 최대의 모바일 OS 플랫폼으로 성장시켰다. 2015년 4분기 OS 점유율에서는 안드로이드가 80.7% iOS가  17.7%를 기록하고 있다. 크롬 웹 브라우저를 출시해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몰아내고 PC 인터넷 시장마저 장악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든 '크롬 웹 브라우저'은 간접적으로 광고수입 확대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직접적으로 구글의 매출이나 영업이익 증대에 기여하는 것은 없다. 




답은 구글의 미래에 대한 대담한 투자


답은 구글의 미래에 대한 과감한 투자에서 찾을 수 있다. 구글은 작년 15조  1252억 원을 투자했다. 그중 30% 정도인 4조 5000억 원을 '문샷 프로젝트'와 관련한 연구개발(R&D)에 썼다. 문샷 프로젝트는 자율주행 자동차(무인차), 우주 개발, 인간 수명 연장 등 1960년대의 달 탐사처럼 불가능해 보일 정도로 매우 도전적이고 어려운 문제이지만, 성공하면 획기적인 진보를 이룰 수 있는 과제를 말한다. 한마디로 과연 돈이 될지, 돈이 되더라도 언제 벌어다 줄지 모르는 사업이다.  실제로 2105년 4분기 구글의 미래 사업이 있는 기타 부문은 35억 70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남들이 가지 않는 길, 미래에 구글은 대담하게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시가총액이 그 기업의 실제 가치를 나타내지는 않는다. 시장이 그 기업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파악하는 척도에 더 가깝다. 기업이 몸담고 있는 산업 분야와 해당 분야에서 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감안해 주주들이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다. 결국 구글의 시가총액이 높아진 것은 구글의 미래에 대한 과감한 투자에 대해 시장과 주주들이 높이 평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구글의 끊임없는 도전과 과감한 투자


자율 주행차


2009년 자동차와 하등 관계가 없는 소프트웨어 회사인 구글이 무인차를 연구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됐을 때, IT 전문가들조차 뜬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불과 5~6년 만에 무인차는 임박한 현실이 됐다. 구글은 이미 370만㎞ 무인차 시험 주행을 마쳤다. 지난 3월 1일 구글 자율주행차가 시속 3km 이하로 달리던 중 시속 24km로 달리던 시내버스과 접촉사고를  내면서 전 세계적 화제를 몰고 올 정도로 지금까지 구글 자율주행차는 단 한 번의 사고를 낸 적이 없었다 



로봇 


구글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큰 소프트웨어(SW) 로봇 회사다.  구글은 2013년 12월 2일부터 10일까지 8일간 세계 최고 수준인 로봇 회사 7개를 인수했다.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 제조사(샤프트)부터 로봇 팔 제작사(인더스트리얼 퍼셉션, 레드우드 로보틱스), 휠(호롬니), 카메라(봇&돌리), 세계 최고 군사로봇 제조사(보스턴 다이내믹스)까지 사들였다.  



인공지능


구글이 추진하는 또 다른 미래 계획인 `인공지능(AI)`은 로봇과 무관하지 않다. 인간이 쌓아온 지식, 정보, 경험 등을 컴퓨터에 넣어 분석해 예측하고 추천하는 기술이다. 인공지능 전 단계인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분야 최고 기술과 경험을 보유한 구글이 지난 2014년 1월 영국 인공지능(딥러닝) 신생기업 `딥마인드(Deepmind)`를 6억 6000만 달러(약 6643억 원)에 인수하며 프로젝트 시작을 알렸다. 구글이 추진하는 인공지능 사업은 인간 두뇌를 닮은 고도의 분석 컴퓨터를 만드는 일이다. 아무도 구글이 로봇과 인공지능으로 로 무엇을 하려는지 모른다. 하지만 구글의 야망이 단순한 로봇, 자동차 이상이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바이오/헬스


구글은 유전자 분석, 인간 생체 지도, 신약개발, 다이어트 지도 등 헬스케어 산업 전반에 걸쳐 수십 년 투자 계획을 세웠다.


구글이 설립한 헬스케어 기업 ‘캘리코’는 캘리코는 구글 ‘문샷(Moonshot)’ 프로젝트의 하나다. 문샷은 노화의 원인을 규명하고 인간 평균 수명을 150세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생명공학기업 지넨테크의 전 최고경영자(CEO)이자 구글 이사를 역임한 아서 레빈슨이 캘리코를 이끌 계획이다. 처음 5년간은 캘리코가 신약 개발 단계에 착수하고 이후 10년간 2단계에 걸친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구글은 신체에 붙여 건강상태를 측정하는 바이오센서와 눈물로 혈당을 측정하는 콘택트렌즈 등을 개발 중이다. 벤처기업인 MC10과는 몸에 붙이면 자동으로 맥박수, 체온, 자외선 흡수량, 뇌 활동을 측정하는 바이오센서인 ‘바이오스탬프’를 개발하고 있다.


또한 2014년 7월부터 ‘베이스라인(Baseline)’ 스터디를 시작했다.  베이스라인 스터디는 심장 질환, 뇌혈관 질환, 암 등 건강한 인체에서 주요 질병이 발생할 수 있는 요인을 분석하고 질병 치료제까지 개발하는 계획이다. 초기에는 175명을 대상으로 연구하며 추후 수천 명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우선 모니터링 대상으로 콜레스테롤을 선정했으며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물인 고지혈증 치료제를 먹지 않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수집하는 건강정보는 유전자 정보 외에도 음식물 소화 방법, 약물에 대한 반응, 스트레스 받을 때의 심박 수 변화 등 다양하다.



프로젝트 '룬'


구글은 열기구 같은 거대 풍선을 하늘에 띄워 오지에 인터넷을 제공하는 ‘프로젝트 룬(Project Loon)’을  진행 중이다. 지상 20km 성층권에 뜬 풍선이 무선 기지국 역할을 하며 LTE 망이 깔리지 않은 지역에 와이파이 대역을 구축하는 원리다.


구글에 따르면 룬 풍선 1개당 인터넷 커버리지는 직경 40km에 달한다. 폴리에스테르 플라스틱 소재의 이 풍선은 가로 15m, 세로 12m 크기로 거대하다. 구글은 룬 풍선 하나가 약 100일가량 하늘에 떠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원은 바람과 태양이다. 바람을 타고 움직이는 동시에 태양전지 패널을 통해 배터리를 충전한다. 이 배터리로 해가 없는 야간시간을 버티는 것이다.


구글은 2013년 뉴질랜드에서 파일럿 테스트를 시작한 이후 현재 다양한 날씨에 풍선을 노출시키며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 남미ㆍ호주ㆍ뉴질랜드 등에서 이통사들과 룬을 활용한 통신 실험 중이다.




구글은 실패를 칭찬하는 회사이다


구글이라고 이런 새로운 프로젝트들이 늘 성공하는 것만은 아니다. 구글의 실패 사례는 적지 않다. 


일단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분야에서 구글은 페이스북을 따라가지 못했다. 지난 2010년 발표한 구글 웨이브는 통합형 커뮤니케이션 툴을 표방했지만 이용자들이 서비스를 제대로 알기도 전에 문을 닫았다. 유사 서비스인 구글 버즈도 등장한 지 2년을 못 채우고 퇴장했다.


구글 카탈로그도 생각처럼 빛을 보지는 못했다. 태블릿 PC가 등장하자 구글은 재빨리 종이 카탈로그를 대체하는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해피엔딩은 없었다. 구글이 큰 기대를 걸고 인수한 사진 편집 서비스 피크닉도 금방 서비스를 접었다. 지지부진하던 구글 비디오는 서비스를 중단하고 모든 콘텐츠를 유튜브로 옮겨버렸다. 구글의 무덤에 매장된 서비스는 한둘이 아니다.  


구글은 2010년 5월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에 기반을 둔 구글 TV를 공개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 채 결국 문을 닫았다. 


공개 초기 엄청난 관심을 받았던 구글 글래스도 유력한 실패 사례 후보다. 구글은 지난 2013년 이 제품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경쟁업체가 웨어러블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스마트워치를 선보였을 때 구글은 스마트 안경을 준비했다. 웨어러블 시장을 제대로 선점해보겠다는 전략적인 접근이다. 하지만 기술이 무르익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사생활 침해와 같은 사회문제도 야기할 수 있다고 비판받았다.  2015년 1월 구글은 구글 글래스 개발자 버전은 판매 중단하다고 발표했다.  


구글이 성공가도만 질주한 것은 아니다. 그들에겐 뼈아픈 실패 기억이 존재한다. 그런데 구글은 실패를 받아들이는 자세가 다른 기업과 사뭇 다르다. 실패를 숨기지 않고,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실패를 자산으로 축적한다. 성공을 위한 기초체력으로 삼는 셈이다. 구글 웨이브가 실패했을 때 에릭 슈미트는 “구글은 실패를 칭찬하는 회사”라고 말했다.



구글과 비교해 삼성전자는 어떤가?


구글을 삼성전자와 비교해 보면 실적면에서 구글이 삼성에 훨씬 한참 모자란다. 하지만 기업가치는 4965억 달러(약 613조 원)로 170조 원인 삼성전자의 4배에 가깝다. 


구글의 작년 매출은 745억 달러(약 91조 9000억 원)로 200조 원 매출을 기록한 삼성전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삼성전자의 투자 규모는 구글을 훨씬 능가한다. 삼성전자는 작년 40조 8100억 원을 투자했다. 반면 구글은 작년 15조  1252억 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투자 내용은 구글과 판이하다. 투자금의 대부분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주력 사업 장비와 시설의 유지 보수, 공장 증설 등에 썼다. R&D 투자도 반도체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 현재 벌이고 있는 사업에 집중돼 있다. 미래보다는 현재에 투자하고 있다. 


그렇다고 미래에 대한 투자를 할 만한 여유가 없는 것도 아니다. 삼성전자는 현금을 70조 가까이 쌓아 놓고 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의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  이유는 삼성전자는 남들이 가지 않는 길, 미래에  대담하게 투자할 베짱이 없다. 실패를 두려워한다. 그러다 보니 그때 그때 시류에 영합할 뿐이다. 바이오시밀러, 3D,  스마트워치,  VR,  자율주행 자동차 등 남들이 하면 따라 하는 식이다. 비전과 로드맵이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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