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쏟아지는 스마트 워치 신제품들 그러나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수 있을까?

想像 2015. 9. 8.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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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4일 문을 연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15’에서 삼성전자, LG전자, 화웨이, 레노버, 소니 등 주요 글로벌 IT 업체들이 스마트워치 신제품들을 발표했다. 주요 글로벌IT업체들이 이처럼 잇따라 스마트워치 신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는 것은 저성장에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앞으로 스마트폰 가격인하 압박은 더 심해지고 제조업체 수익은 더 악화될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스마트폰을 대체할 만한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하기 때문.


가트너에 따르면 올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했다. 최근 3년간 성장률 중 가장 낮다.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의 30%를 소비하는 중국은 처음으로 스마트폰 소비가 줄었다. 이미 정점을 찍고 하향세로 접어든 스마트폰 사업이 반등하기는 어려운 상황. 아이폰6 판매 기대감이 컸던 애플도 올 들어 20%까지 올랐던 주가가 작년 종가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주요 글로벌 IT업체들의 스마트 워치 신제품들


우선 이번 IFA 2015에서 발표된 주요 글러벌 IT업체들의 스마트워치 신제품들을 한번 살펴보자


삼성전자의 '기어S2'


삼성전자는 7번째 스마트워치이자 첫 번째 원형 제품인 ‘기어S2’를 선보였다. 기어S2는 원형 베젤을 스마트워치 조작에 활용하도록 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제품이다. 시계 겉면의 회전 베젤을 돌려 내부 응용프로그램(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애플이 아날로그 시계의 용두를 앱 확대∙축소 혹은 선택에 쓸 수 있도록 응용한 것과 비슷한 아이디어다. 왼쪽으로 돌리면 문자나 전화 등의 알림메시지를 열 수 있고, 오른쪽으로 돌리면 사용자가 설정한 다른 앱에 접근할 수 있다. 내부 UI도 원형에 맞게 디자인했다. 운영체제(OS)는 ‘타이젠’이다.


삼성전자는 기어S2가 ‘진짜 시계’처럼 보이도록 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 기어S2의 크기는 가로∙세로가 각각 42.3mm,  49.8mm다. 두께는 11.4mm에 무게는 47g이다. 3G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는 모델은 이보다 조금 더 크고 무겁다. 마치 손목 위의 ‘방패’를 연상케 한 이전 제품인 ‘기어S’의 세로 길이가 58mm 정도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1mm가량 크기를 줄인 셈이다.


기어S2의 화면 크기는 1.2인치다. 해상도는 360×360이고, 1인치당 픽셀 수는 302개(ppi)다. 3G 모델에는 내장형 심카드가 탑재돼 있어 별도의 심카드 없이 3G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멀리 떨어져 있어도 연동된 스마트폰으로 들어오는 각종 알림이나 전화, 문자메시지를 받아볼 수 있어 좋다.





화웨이 워치


이번 IFA 2015에서 '기어S2'와 함께 가장 주목받은 스마트워치는 중국 화웨이의 ‘화웨이워치’다. 이미 올해 초 디자인이 공개되며 실제 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화웨이워치도 원형으로 디자인됐다. 이 제품은 지름 42㎜의 원형 모양 디자인, 400x400픽셀 해상도의 1.4인치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래스 커버 등으로 제작했다. 이 제품은 황금빛을 비롯해 은색, 검정색 등 다양한 디자인으로 제작해 기호에 따라 고를 수 있는 범위가 넓은 점이 특징이다. 빠른 충전 기술이 도입돼 45분 정도만 충전해도 전체 배터리 용량 중 80%를 충전할 수 있다는 게 화웨이의 설명이다. 화웨이워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애플 아이폰과도 연동해 쓸 수 있다. 구글이 아이폰도 지원할 수 있도록 ‘안드로이드웨어’를 업그레이드한 덕분이다.



LG전자 어베인 럭스


LG전자는 1200달러(한화 약 141만원)에 이르는 최고급 스마트워치 'LG 워치 어베인 럭스'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LG 워치 어베인'의 럭셔리 에디션으로 전문 세공인들이 약 50단계의 공정을 거쳐, 23K 금을 시계 몸체에 입히고 고급 악어가죽 스트랩을 적용했다. 이 제품은 스마트 기능을 강화하기보다는 시계의 본질 중 하나인 패션을 강조한 것으로, 10월 말부터 미국 유명 액세서리 업체인 리즈 주얼러스를 통해 500개 한정 판매할 예정이다.




레노버 '모토360' 2세대


모토로라를 인수한 레노버는 모토360 2세대 신제품을 선보였다. ‘모토360’은 지난 2014년 원형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던 제품이다. 모토360 2세대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지난해 출시된 모토360과 유사하지만 사용자의 손목에 맞게 케이스 디자인을 개선했고, 여성 사용자를 위해 디자인된 새로운 여성용 제품 라인이 함께 출시된 것이 특징이다.

2세대 모토360은 ‘모토360 패션’과 ‘모토360 스포츠’ 두 가지 종류로 출시된다. 또 모토360 패션은 본체 지름에 따라 46mm 모델과 42mm 두 가지 크기로 나온다. 46mm 모델은 22mm 시계줄을, 42mm 모델은 20mm 스트랩을 끼울 수 있다. 이와 별도로 여성용 모델은 42mm 크기에 16mm 시계줄로 출시된다. 이와 함께 모토360 2세대는 46mm 모델 기준 400mAh, 42mm 모델은 300mAh 배터리를 탑재해 1세대 제품보다 배터리 수명을 개선했다. 46mm 제품의 경우 약 이틀, 42mm 제품은 하루 반 정도를 사용할 수 있다. 이밖에 퀄컴 1.2GHz 스냅드래곤400 프로세서, 512MB 램(RAM), 4GB 내장메모리를 탑재했으며, IP67 등급의 방수·방진 기능을 제공한다. 디스플레이 해상도는 46mm의 경우 360x330, 42mm 모델은 360x325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디스플레이 하단의 검은색 바는 없애지 못했다.



소니의 웨나 


일본에서는 소니가 사내벤처를 거쳐 개발한 '웨나(WENA)'를 이번 행사에서 소개했다. 이 제품은 시곗줄에 스마트 기능을 담는 발상의 전환을 보여준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 쓰던 아날로그 시계 본체에 시곗줄만 바꾸면 스마트워치로 쓸 수 있다. 슬림한 손목 밴드에 활동량 측정을 위한 가속계, 알림 기능을 위한 7개의 컬러 LED, 진동 알림 기능 등을 탑재했다. 전자결제를 위한 NFC칩도 탑재했다. 모두 iOS 체제에서만 지원된다. 웨나는 ‘크로노그래프’ 모델과 ‘쓰리 핸즈’ 모델 두 종류로 출시될 전망이다. 두 모델 모두 지름이 42㎜이고 쓰리 핸즈는 3년, 크로노그래프는 5년간 배터리 교체 없이 작동된다고 외신은 전했다.




쏟아지는 스마트워치 신제품들. 시장성은 글쎄?


시장 조사 전문 기관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00만대 출하됐던 스마트워치는 2020년경 1억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 PC, 평판 TV 등 주요 IT 제품이 대부분 성숙기 혹은 쇠퇴기에 위치해 있는 것과 달리 유일하게 성장하는 시장이다. 하지만 스마트워치가 고속 성장을 하려면 디자인, 가격, 배터리용량, 디스플레이, 충전방식, 앱, 통신 등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더미이다.


이번 IFA에서 스마트워치 신제품들이 쏟아졌지만 과연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는 미지수이다. 스마트워치에서 구현되는 기능들 대부분이 스마트폰에 이미 들어가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기엔 한계가 있다. 스마트워치에서만 되는 '워치 온리(only)' 기능이나 서비스가 있어야 하지만 이번 IFA에서도 이러한 '워치 온리'이나 서비스는 눈에 뛰지 않는다.


무엇보다 스마트폰과의 차별화가 부족한 상황에서 가격이 문제이다. 현재로서는 가격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스마트워치 성공 여부를 가르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그런데 현재 출시 또는 출시예정인 스마트워치의 가격은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엔 너무 턱없이 비싸다.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 기어S2 가격은 핀란드 △기어S2 349유로(한화 46만6500원) △기어S2 클래식 399유로(한화 53만3400원), 미국 △349달러(한화 41만8200원) △399달러(한화 47만8100원)에 책정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화웨이워치는 399유로(54만원)에서 699유로(94만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LG 워치 어베인 럭스는 1200달러(한화 약 141만원)에 판매된다. 모토 360 2세대는 가격은 미국 시장을 기준으로 299달러(약 36만원)부터 429달러(약 52만원)로 책정됐다. 소니 웨나 가격은 모델에 따라 34800엔(약 34만원)에서 69800엔(약 68만원)으로 추정된다.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국할 만한 '워치 온리(only)' 기능이나 서비스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시계'만 보고, 아니면 '스마트폰에 다 있는 기능'만 보고 50만원대의 스트워치를 살 사람은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는다.


시장에서 잘 나가는 제품은 저가 스마트 밴드


실제로 2015년 2분기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 현황을 보면 스마트워치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것은 두터운 매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애플 워치를 제외하고는 핏빗이나 샤오미 미밴드와 같은 저가 '스마트밴드(피트니스 밴드)'이다. 이들 '스마트 밴드' 가격을 보면 핏빗이 139,000원~159,00원, 샤오미 미밴드가 2만원대에 불과하다.


핏비트는 손목시계처럼 착용하는 건강관리용 '웨어러블 단말기'(착용형 컴퓨터)로, 지금까지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2500만 대 넘게 팔려 '피트니스 밴드' 대표주자로 자리 잡았다. 올해 1분기 미국 피트니스 밴드 시장 68%, 세계 시장 34%를 차지해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핏빗은 피트니스에 초점을 맞췄고 사람들이 왜 사야 하는지 잘 설명한 게 성공 요인이다.



샤오미는 지난 6월 10일 기준 미밴드 출하량이 600만대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미밴드'는 샤오미가 중국 스타트업 업체 화미와 함께 생산 중인 스마트밴드로, 화면은 없지만 전화가 오면 진동으로 알려주며 수면시간, 운동량을 측정할 수 있다. 방수 기능도 갖췄으며 한 번 완충시 한 달 가량 사용할 수 있는 이 제품의 가격은 2만원대에 불과해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샤오미는 웨어러블 기기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2분기 '미밴드'를 출시하며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 진출한 지 1년도 안 돼서 거둔 성과다. 샤오미의 미밴드가 이처럼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은 가격은 내리고 건강에 초점을 맞춘, 구입하기 만만한 대중적 웨어러블을 지향하는 것이 주효했다.


매니아층 기반 애플워치도 아직은 반쪽의 성공


저가 스마트 밴드가 아닌 스마트 워치에 그나마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은 탄탄한 매니아층을 가지고 있는 애플워치뿐이다. 현재 스마트워치 시장은 애플워치가 독주하고 있지만 판매율은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애플워치 첫 출시 분기인 2분기 400만대 정도의 판매 대수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애플워치는 6월부터 급격하게 판매가 감소하는 추세를 나타내 글로벌 스마트워치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앤디 하그리브스 퍼스픽크레스트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이폰과 달리 애플워치의 구매 수요가 빠르게 줄고 있다"며 "이는 최근 애플워치의 부품 주문량이 감소세를 보이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발주량에 감소를 근거로 2015 회계년도 애플워치의 판매량을 당초 예상했던 1천100만대에서 1천50만대로 하향 수정했고 2016 회계년도 판매량도 2천400만대에서 2천100만대로 새롭게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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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한 매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애플 워치가 이런 상황인데 나머지 업체들의 스마트 워치는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번에 IFA에서 주요 글로벌 IT업체들이 많은 스마트워치 신제품들을 선보였지만 아직은 소비자들이 40~50만원대의 스마트워치를 사기 위해 지갑을 열것 같지는 않다. 한마디로 소문만 잔치에 먹을게 없는 셈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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