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애플뮤직 한국은 제외, 언제까지 한국은 갈라파고스여야 하나?

想像 2015. 7. 9.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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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뮤직'이 지난달 30일 전 세계 150여개국에 상륙했다. 애플뮤직은 음원 디지털 파일을 내려 받지 않고 인터넷에 접속해 라디오처럼 실시간으로 음악을 듣는 스트리밍 서비스다. 월 9.99달러(약 1만2,000원)를 내면 약 3,700만곡에 이르는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출시 첫 3개월 동안은 이마저도 받지 않고 이용자 확대를 위해 공짜로 제공한다. 


애플은 지난달 최신 운영체제(iOS)를 배포하면서 기본 제공되는 '음악' 앱에 애플뮤직을 포함시켰다. 즉 iOS를 최신판으로 바꾸면 좋든 싫든 애플뮤직을 무조건 쓸 수밖에 없다. 또한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 기기뿐 아니라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서도 응용소프트웨어(앱)를 내려 받으면 이용할 수 있어서 음악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뮤직은 어떤 서비스?


애플뮤직은 추천음악과 새로운 음악, 라디오, 커넥트(연결), 나의 음악 등 다섯가지 메뉴로 구성됐다. 추천음악은 이용자가 좋아하는 음악 장르와 좋아하는 가수를 선택하면 애플이 취향을 자동 분석해 선호할 만한 곡을 추천해 준다. 힙합, 라틴, 댄스, 리듬앤블루스(R&B) 등 다양한 분야 가운데 한 개 이상을 선택하고 해당 분야의 좋아하는 가수를 고르면 된다. 새로운 음악은 말 그대로 새로 나온 음악을 제공한다. 라디오 메뉴는 다양한 음악 방송국 중 이용자가 원하는 곳을 고르면 일반 라디오방송처럼 음악을 들려준다. 기존 '아이튠즈 라디오'와 동일한 서비스다. DJ가 진행하는 전통적인 음악방송을 듣고 싶다면, 비츠1을 이용할 수 있디. 이 곳은 하루 24시간, 일주일 내내 운영되는 음악 방송국이다. 비츠1은 새로운 노래들과 아티스트와의 인터뷰 등을 통해 인기 유명인이 진행하는 음악 방송국 역할을 담당한다. 커넥트는 가수와 팬을 연결해 주는 일종의 사회관계형서비스(SNS)다. 이용자가 원하는 가수를 찾아 팔로우 하면 해당 가수가 게시하는 사진이나 새 소식을 받아볼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해당 글에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도 달 수 있다. 다른 SNS와 비슷한 방식이지만 음악을 매개로 하는 점이 다르다.'나의 음악'은 이용자가 원하는 곡을 골라서 목록을 만들 수 있는 기능이다. 이 목록은 애플의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해 서버에 저장돼 아이패드, 맥북 등 다른 기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애플뮤직은 다양한 최신기술의 부가기능을 제공한다. 애플뮤직의 경우 음성인식 기능인 '시리'를 이용해 말로 각종 동작을 실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폰에서 시리를 실행한 뒤 "이번 달 가장 많이 재생한 노래를 들려 달라" 고 말하면 알아서 해당 노래가 흘러 나온다.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지 않은 비행기나 기차 안에서서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능이 있다. 개발 음원 페이지에서 옵션 기능을 탭하고 “오프라인에서 사용하기(Make Available Off)” 버튼을 누르면 저장된다.자신이 좋아하는 어떤 곡이 있을 때, 그 곡과 느낌이 비슷한 다른 곡을 계속 듣고 싶을 때 ‘스테이션 기능’을 사용 할 수 있다. 어떤 곡을 듣다가 마음에 들어 오른쪽 하단 옵션에서 ‘스테이션 시작’을 누르면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음악들이 흘러나온다.

애플 뮤직이 왜 좋은가?


애플뮤직은 출시후 3개월간은 무료이지만 3개월 이후부터는 유료로 전환되어 월 9.99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멜론, 벅스 등 국내 음원 유통 업체들의 월 정액이 애플뮤직의 절반인 5,000~6,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비싸다. 그럼에도 본인은 비롯한 많은 음악애호가들에게 있어 애플뮤직은 정말 기다려진다. 그 이유는 음원수의 차이다. 멜론, 벅스 등 국내 음원 유통 업체들은 약 400만곡을 보유하고 있지만 애플뮤직은 약 3,700만곡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국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는 국내 가요를 중심으로 장르가 극히 제한되어 있다. 특히 클래식 음악을 조아하는 본인의 경우 국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는 사실상 무용지물. 국내 음악 서비스는 우물안 개구리 같은 느낌이 든다. 결론적으로 애플뮤직은 아이튠즈에서 알 수 있듯이 다양한 장르,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월 9.99달러만 내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특히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본인의 경우 음반 한장 사는데 들어가는 돈을 감안하면 9.99달러는 결코 비싼 가격이 아니다. 그래서 애플뮤직이 기다려진다.


애플뮤직, 한국은 제외


그런데 애플뮤직은 한국 아이폰 사용자들에게는 무용지물이다. 애플뮤직 서비스 대상국에서 한국은 제외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국내 계정 이용자들은 음악 앱을 켜도 애플뮤직이 보이지 않는다. 미국 등 해외 계정으로 바꿔 접속해야 애플뮤직이 나타난다. 미국등 해외계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애플 뮤직을 이용하려면 미국 등 해외 현지에서 발행된 신용카드 정보을 입력하고 인증받아야 한다. 한국외에 미국 등 해외 계정이 있다면 해외계정으로 접속해 애플 뮤직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내 이용자들에게는 우회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다.


왜 한국은 늘 갈라파고스?


이번에도 한국은 갈라파고스가 되고 말았다. 전세계 150여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는데 명실공히 OECD국가라는 한국에서는 서비스가 불가라니. 애플의 무성의한 태도에 분노를 표시하는 사용자들도 있지만 이 문제는 애플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음악시장의 복잡하고 폐쇄적인 유통구조, 독특한 저작권 문화가 더 큰 이유라 할 수 있다.


국내에서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등 음원서비스를 위해서는 저작권 단체는 물론이고 음원 유통사와 계약이 필요하다. 첫 관문으로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한국음악저작권협회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해서 음원 서비스가 바로 가능한 것은 아니다. 음저협 외에도 가수·연주자 신탁단체인 음악실연자연합회, 음반제작자 단체인 음반산업협회, 음악 기획사 등과 계약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음원소비스를 하려면 280여개 기획사와 저작권 계약을 개별적으로 맺어야 한다. 음원 90%를 유통하는 대형음원유통사인 로엔, KT뮤직, CJ E&M 등과 일괄 계약하면 이런 불편을 덜 수 있지만 문제는 이들 업체들이 음원서비스를 겸하고 있어 경쟁 업체를 굳이 끌어들이기 원치 않기 때문에 쉽게 계약을 해주지 않는다.& 대형음원유통사인 로엔, KT뮤직, CJ E&M 등은 멜론, KT뮤직, 엠넷닷컴 같은 음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애플뮤직이 국내시장에 들어오는 것이 결코 탐탐치 않을 것이다. 구글 역시 지난해 말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등 음악3단체와 계약을 맺고도 대형 음원 유통사와 계약을 체결하지 못해 서비스를 시작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이처럼 높은 진입장벽과 진입비용을 감내하고 애플이 국내 음원서비스를 저돌적으로 추진할 만큼 국내 음원서비스 시장이 큰 것도 아니다. 국내 음원 시장 규모는 5000억원, 유료 이용자는 700만명 정도로 상대적으로 작다. 여기에 아이폰 사용자 비중도 상대적으로 낮다. 낮은 음원 가격도 수익을 내기 어렵게 하는 구조다. 거기다 10여개가 넘는 업체가 다양한 할인 정책과 무료 스트리밍 등이 퍼면서 치열하게 경쟁 중이어서 애플입장에선 한국은 매력적인 나라라 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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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아이폰 사용자 입장에서 애플뮤직은 꽤 괜챦은 서비스이지만 결국은 국내 음악시장의 복잡하고 폐쇄적인 유통구조, 독특한 저작권 문화때문에 앞으도 상당기간 애플 뮤직은 국내 아이폰 이용자들에게 있어서 그림의 떡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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