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구글 '페이스북 홈'과 같은 런처들 가만 둘까? 거부할까?

想像 2013. 4. 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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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은 4월 4일 미국 캘리포니아 멘로파크 본사에서 퀄컴 폴 제이콥스 CEO, HTC 피터 초우 CEO 등 300여 명의 관계자와 취재진이 참여한 가운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페이스북을 하나로 만들어주는 UX(사용자 경험, User experience) 페이스북 홈을 발표했다.

 

페이스북 홈은 앱을 실행해야 볼 수 있던 친구들의 소식을 스마트폰 첫 화면에서 바로 볼 수 있게 해준다. 또한 페이스북 뉴스피드(News feed)에 올라오는 친구들의 소식을 항상 스마트폰 첫 화면에 보여주는 '커버피드(Cover feed)', 페이스북 메신저를 보다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챗 헤드(Chat head)' 등 다양한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페이스북 홈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설치하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UI가 페이스북 친화적으로 변한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사용자들은 스마트폰 이용시간의 25%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에 소비하고 있다"며, "페이스북 홈은 이처럼 사용자들에게 친숙한 사람중심의 디자인"이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은 오는 4월 12일부터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페이스북 홈을 내려받을 수 있다면서 초기에는 삼성 갤럭시S3, 갤럭시노트2, 갤럭시S4(예정), HTC 원X, 원(예정) 등 5종의 스마트폰만 지원할 계획이며, 추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4.0(아이스크림 샌드위치), 4.1(젤리빈)을 탑재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지원 대상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페이스북은 페이스북 홈을 적용한 HTC의 스마트폰 '퍼스트(First)'를 함께 공개했다. 퍼스트는 4.3인치 HD 디스플레이, 퀄컴 스냅드래곤 400 듀얼코어 프로세서, 1GB 메모리 등을 탑재하고, LTE 통신을 지원하는 보급형 스마트폰이다. 가격은 2년 약정 기준 99.99달러다.

 

'페이스북 홈' 등 런처 열풍이 불고 있다.

 

그런데 이날 발표한 페이스북 홈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런처 앱의 일종이다. `런처(Launcher)`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스마트폰 UI를 바꾸는 앱이다. 런처를 설치하면 배경화면과 아이콘, 위젯의 배열 및 디자인을 사용자 취향에 맞게 마음대로 수정할 수 있다.

 

최근 국내외 자사의 서비스로 스마트폰 이용자들을 쉽게 끌어들일 수 있어 런처에 주목하고 있다. 독자적인 OS를 개발할 수 없는 포털이나 SNS업체들에게 있어 런처는 스마트폰에서 구글의 서비스보다 자사의 서비스를 먼저 보여줄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다. 스마트폰 첫 화면에 자사의 서비스가 먼저 보여진다면 그만큼 자사의 서비스를 이용할 확률도 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또한 런처는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했을 때 이를 소비자들에게 쉽게 알릴 수 있는 효과적인 매체 역할을 한다.

 

이에 최근  NHNㆍ다음ㆍ카카오 등 국내 IT 업체들도 앞 다퉈 런처를 선보이고 있다. NHN은 모바일 전담 회사인 캠프모바일을 통해 `도돌런처`라는 서비스를 최근 선보였다. 도돌런처는 폰을 꾸밀 수 있는 140여 종의 테마를 무료로 제공해 사용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다음도 벤처 기업 버즈피아와 제휴를 맺고 론처 앱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버즈피아는 최근 `버즈런처`를 선보이고 다음과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톡`을 서비스하는 카카오 역시 런처 앱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페이스북 홈을 비롯한 이 모든 런처들은 스마트폰 첫화면을 장악함으로써 스마트폰 이용자들을 자사의 서비스로 쉽게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이라 할 수 있다.

 

런처 아직 안드로이폰에서만 사용가능

 

그런데 위에서도 잠시 언급되었듯이 런처는 현재 구글 안드로이드 폰에서 사용가능하다. 현재 애플은 안드로이드폰과 달리 애플외 타 서비스 업체가 아이폰 첫화면을 장악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현재로선 애플 아이폰에선 페이스북 홈 역시 쓸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다양한 런처들을 이용, 자신의 취향에 맞게 마음대로 스마트폰 첫화면을 꾸밀 수 있으므로 런처가 허용되지 않는 아이폰보다 런처가 허용되는 안드로이드폰이 더 반가울 수 밖에 없다.

 

구글, 론처 열풍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그런데 막상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주인이 구글 입장에서 이들 런처가 결코 반갑지만은 않다. 왜냐하면 구글은 안드로이드 OS를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댓가로 스마트폰 첫화면에 구글 서비스들을 배치해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구글의 서비스를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런처가 등장함으로써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구글서비스가 아닌 서비스를 먼저 보고 먼저 이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캠프모바일의 도돌런처를 깔면 검색창이 구글에서 네이버로 바뀌는 게 좋은 예이다. 검색 광고 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구글 입장에서는 모바일 검색 주도권을 위협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에 내놓은 페이스북 홈도 마찬가지이다. 구글이 의욕적으로 밀고 있는 구글의 SNS서비스 '구글플러스'나 오는 5월13일 ‘2013 구글 개발자 대회’에서 선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구글의 통합 모바일 메신저 ‘배블(babble)’  확산에 치명적인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열심히 고생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성공시켜 놓으니 '페이스북'이라는 엄한 놈이 슬그머니 무임승차하는 것 같아 구글 입장에선 기분이 좋을리 없다

 

구글, 가만 둘까? 아니면 등록 거부할까?

 

구글 입장에선 런처들은 미운 오린새끼나 다름없다. 그렇다고 이를 막자니 소비자들의 따가운 시선과 비난이 우려된다. 따라서 지금 현재로선 구글은 관망하는 태도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런처의 시장 파괴력이 구글이 인내하기 힘든 수준에 도달할 경우 구글은 애플처럼 구글 플레이로의 앱 등록 거부와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최근 구글이 애플과 마찬가지로 폐쇄적인 IAP(In App Purchase) 정책으로 전환한 것으로 보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이다. 구글이 구글 플레이로의 앱 등록을 이런 저런 이류로 거부할 경우 사실상 소비자들이 론처를 이용하는 것이 불가능해 질 수 있다.

 

그러나 페이스북 홈을 처음부터 내장한 HTC의 스마트폰 '퍼스트(First)'(속칭 페이스북 폰)같이 스마트폰 UI 자체에 론처를 탑재한  스마트폰 출시까지는 구글도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 자체 폰은 시장 파괴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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