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H/W 혁신마저 사라지면 삼성전자도 언제든 추락할 수 있다.

想像 2012. 12. 3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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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3일 엔가젯, 슬래시기어 등에 따르면 유 쳉동 화웨이 수석부사장은 중국 광저우에 있는 화웨이 매장에서 팬들 앞에 미발표 6.1인치 패블릿 스마트폰 화웨이 어센드 메이트를 꺼내 소개했으며, 이 사실이 웨이보를 통해 전파되었다. 이는 이달 초순 유 쳉동(리처드 유) 화웨이 수석부사장이 중국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인 웨이보에 6.1인치 패블릿 스마트폰을 테스트하고 있다는 언급 이후 몇 주 만에 실제 제품으로 보여준 것이다.

소문에 따르면 6.1인치 화웨이 어센드 메이트는 갤럭시노트2 디스플레이보다 큰 화면에 1.8GHz 하이실리콘 K3V3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하게 된다. 또 배터리도 대화면 스마트폰에 적합하게 4000mAh 대용량이라고 한다. 두께는 갤럭시노트2의 9.4mm보다 약간 더 두꺼운 9.9mm이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3000위안(미화 480달러)로 저렴한 편이다.

유 쳉동 화웨이 수석부사장은 최종 스펙은 약간 달라질 수 있다고 웨이보에 언급했다. 하지만 “저온폴리실리콘(LTPS) 디스플레이로 366ppi를 구현하고 어센드 W1, 어센드D2와 함께 6.1인치 어센드 메이트을 1월 소비자가전쇼(CES)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확언했다. 

중국업체들의 삼성 따라하기 본격화


그런데 화웨이의 6.1인치 어센드 메이트는 완전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 복사판이다. 마치 삼성전자가 갤럭시S를 내놓으면서 애플 아이폰 디자인을 그대로 카피한 듯한 것과 유사하다.

중국은 해외 유명 제품을 모방한 짝퉁 제품 시장이 상당한 규모로 형성돼 있다. 이들 짝퉁 폰은 가짜, 모방이라는 뜻인 ‘산짜이(山寨)’ 폰으로 불리며 독자적인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중국 내 짝퉁폰 시장규모는 연간 1억대에 달하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신제품을 그대로 모방한 짝퉁폰은 많았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3’는 출시된 지 한 달만인 지난 7월 중국에서 짝퉁폰이 등장한 바 있다.  ‘갤럭시노트2’의 모방품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지 불과 두달여 만에 중국에서 등장했다. 하지만 이들 제품은 지명도가 떨어지는 중소메이커들의 제품들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사정이 다르다. 화웨이라는 중국 굴지의 스마트폰 메이커가 대놓고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를 카피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가 대화면으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자 삼성전자의 전략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는 것이다. 애플이 삼성전자때문에 분통을 터트렸던 것 처럼 이제는 삼성전자가 화웨이때문에 분통을 터트릴 상황이다.

앞으로 레노버, 화웨이, ZTE 등 중국업체들은 삼성전자의 신제품 컨셉트 내지 H/W 사양을 보고 이를 카피한 제품을 신속 개발, 대량생산에 시장에 저가로 내놓은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애플이 아이폰 신제품을 내놓으면 이를 바탕으로 좀 더 업그레이드 사양의 신제품을 내놓고 보다 저렴한 가격에 시장에 풀어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삼성전자의 전략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이다.  

H/W 혁신만이 삼성전자의 살길이다


'Fast Follwer'로서 신속개발, 대량생산 그리고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전략은 이젠 더 이상 시장에서 먹히기 힘들 것 같다.

그렇다고 삼성전자가 'First Mover'가 되기에는 스마트폰의 핵심인 운영체제(OS)를 독자적으로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치명적 약점을 가지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운영체제는 구글 안드로이드가 되었든 MS의 윈도폰이 되었든 외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은 발빠른 H/W 혁신밖에 없다.

다행히 삼성전자 스마트폰에는 삼성전자 및 삼성 계열사 부품이 대부분 들어간다. 스마트폰의 머리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얼굴인 디스플레이, 카메라모듈, 메모리 등 삼성전자는 대부분의 부품을 자체 수급한다. 이러한 삼성전자의 장점을 기반으로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스마트폰의  H/W 혁신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

즉 보다 빠르고 전력을 덜 사용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초고화질 또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독자적인 터치스크린패널(TSP)기술 확보, 종이장처럼 얇은 기판, 고선명 고화질의 카메라 모듈, 저가격의 메모리 등 계속해서 새로운 H/W 혁신을 이루어 나가지 않으면 삼성전자는 곧 중국업체들에게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을 내주는 수모를 당할지도 모른다.

H/W혁신마저 없으면 중국에 먹힌다


향후 스마트폰 시장이 H/W 혁신 없이 S/W혁신만으로 계속 진화해 나갈 경우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설땅은 점점 없어질 수 밖에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PC시장이다. PC시장에서 더 이상 H/W 스펙 경쟁은 큰의미가 없다. 새로운 PC 수요의 창출은 MS의 윈도우 새 버전 출시에 의존할 정도이다. 그 결과 PC 제조업체들은 누가 빨리 더 싼 가격에 더 좋은 품질의 조립PC를 내놓느냐에 경쟁력이 달려있는 상황이다.

12월 11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레노버는 3분기에 1,377만대의 PC를 팔아 미국 HP(1,355만대)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시장점유율에선 레노버가 15.7%로 HP보다 0.2%포인트 앞섰다. IBM, HP, 델 등 전통적으로 미국업체들이 강세인 PC 시장에서 미국 이외 지역 업체가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이 IT제품에서 1위에 오른 것도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레노버의 성공은 운영체제는 외부에 의존하면서 H/W 혁신 없이 단순 조립생산에 의존하는 시장에서는 얼마든지 중국업체들이 세계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만약 스마트폰 시장이 운영체제는 구글, MS가 공급하고 H/W 혁신 마저 점점 더 힘들어지는 상황이 된다면 중국업체들이 삼성전자의 1위 자리를 차지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삼성전자 역시 PC를 제조 판매하고 있지만 PC시장에서는 상위 5위권 안에도 못 들어간다.

레노버의 야심은 PC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까지 넘보고 있다. 최근 양위엔칭 회장은 중국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애플에 맞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출시하겠다"며 애플을 겨냥했다. 실제로 레노버는 스마트폰 분야에 8억달러 투자계획까지 발표했다. 중국에서는 레노버가 애플이나 삼성 못지 않은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고 스마트폰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어 삼성전자에 있어서 만만찮은 경쟁 상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화웨이, ZTE 역시 이제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며 스마트폰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제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미래는 '디자인'을 제외하고는 스마트폰 조립 완제품이 아닌 스마트폰의 H/W 혁신을 계속 밀고 나갈 수 있게 해주는 첨단 '부품'과 '소재'의 혁신에 달려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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