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애플이 구글 맵 대신 부실한 애플 맵을 선택한 이유

想像 2012. 9. 2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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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iOS6에서부터 자체 지도서비스 애플 맵를 탑재하고, 구글맵을 제외했다.  하지만 애플 맵은 부정확한 데이터와 각종 오류 등으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애플은 지난 3년간 3개 지도 회사를 인수하면서 지도 서비스를 준비해왔고 3D 위성지도와 3D 건물화면 등 놀라운 기능을 보여주었지만 아직 사용하기엔 매우 불편하다. 실제 도시 내 특정 목적지를 검색했으나 전혀 다른 도시의 목적지가 나오기도 하고 목적지를 정확하게 입력하지 않으면 엉뚱한 목적지가 나오기도 한다. 대중교통과 관련한 정보도 거의 없다. 여기에  제대로 검수를 하지 않아 생기는 기초적인 오류들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애플은 구글과 달리 자체 지도서비스 인력을 운영하지 않는다. 대신 톰톰, 오픈스트리트맵 같은 외부의 지도데이터를 모아서 지도서비스를 만들었다. 직접 전 세계 주요 도시들을 촬영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구글보다 지도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애플 맵이 부실 논란에 휩싸이자  경쟁사들의 반격이 이어지고 있다. 구글은 iOS6 출시와 같은 날 안드로이드용 구글맵을 더욱 강력하게 업그레이드했다. 2005년부터 지도서비스를 제공하는 구글은 3000여개 도시의 사진을 직접 찍었고, 전 세계 대중교통에 대한 정보도 모으고 있다. 구글은 이번 업그레이드를 통해 구글 맵 서비스를 모든 기기에서 동기화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 등을 향상시켰다. 예를 들어 집에서 출발하기 전에 구글에 로그인을 하고 목적지를 찾았다면 해당 목적지는 곧바로 이용자의 안드로이드폰에서도 이용이 가능해 나중에 주소를 다시 써서 검색하거나 기억해야 하는 불편을 없앨 수 있다. 노키아도  자신들이 개발한 위치정보서비스인 ‘Nokia Drive’와 ‘Navteq’를 홍보하며  애플에 반격을 가하고 있다.

그런데 애플은 왜 구글 맵을 버리고 부실한 자체 지도 서비스인 애플 맵을 채택했을까?  소비자들의 날선 비판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임에도 애플이 '애플 맵'을 무리수를 떠 가면서 까지 출시한 이유는 무엇일까?


구글 안드로이드에 대한 견제

가장 큰 이유는 무서운 속도로 애플을 따라 잡고 있는 구글에 대한 견제이다. 애플은 안드로이드 진영과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안드로이드 진영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구글의 지도서비스인 '구글 맵'에 계속 힘을 보태줄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동안 애플이 '아이폰 신화'를 일궈낼 수 있었던데는 구글 서비스가 큰 힘이 됐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이동 중에 자신의 위치를 지도상에서 곧바로 표시되고, 목적지까지 찾을 수 있는 '구글맵'은 아이폰 돌풍을 이끌어냈던 대표적인 '킬러 앱'이다. 언제 어디서나 동영상을 즐기고 콘텐츠를 올릴 수 있는 '유튜브'도 마찬가지였다. 구글 역시 자사의 서비스가 아이폰에 기본 장착되면서 인터넷 검색 제왕에서 모바일 강자로 빠르게 변신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구글지도'와 '유튜브'를 기본앱에서 제외한 것은 애플이 구글과의 밀월 관계를 종식하겠다는 선언적 의미가 있다. 즉 다소간의 혼란이 있더라도 구글이 더이상 자사 아이폰에 '무임승차'해 모바일 강자로 커가는 것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제 구글이 아이폰 사용자들을 위해 서비스를 유지하려면 다른 여타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애플의 승인절차를 밟아야하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하는 처지가 됐다


애플 왕국의 건설을 위한 포석

애플은  아이폰-아이패드-맥북으로 이어지는 디바이스, 아이튠스-앱스토어-아이북스로 이어지는 서비스 플랫폼를 통해 이용자들이 '애플'이라는 상태계 안에서 모든 필요한 서비스를 다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전략 즉 애플 왕국을 건설하기 위한 전략을 하나씩 추진해 왔다. 이번 애플 맵은 애플 생태계에 인해 새로운 위치기반 서비스(LBS) 플랫폼을 하나 더 얹지겠다는 포석이다.


LBS 및 LBS  광고 시장 진출 

또 하나 이유는 모바일업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는 위치기반서비스(LBS)시장을 애플이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ABI리서치는 2007년 말 기준 5억1500만달러 규모의 세계 LBS시장이 불과 5년 후에는 25배가 넘는 133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무엇보다 애플 입장에서 LBS기반  모바일 광고 시장이 특히 매력적이다. 시장조사기관 피라미드 리서치(Pyramid Research)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5억8천800만달러 수준이었던 LBS 광고시장은 2015년 6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전체 모바일 광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나 2015년에는 35%로 2010년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애플의 본토인 북미 지역은 높은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탑재 단말기 보급률을 기반으로 최대의 LBS 광고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BS의 응용프로그램환경(API)이 공개되면서 이를 활용한 서비스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LBS 광고시장의 미래를 밝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애플이 직접 애플 맵 서비스에 나선 것은 결국 지도가 '차세대 먹을거리'이기 때문이다. 음성인식 서비스인 '시리(Siri)'에 "배고파"라고 말했을 때, 추천 리스트로 주변 지도상의 어떤 음식점을 띄울지는 철저히 애플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검색에서부터 길 안내까지 이용자의 행동패턴과 움직임을 끊임없이(seamless) 데이터화하는 것도 이제 가능해졌다. 사용자의 정보를 차곡차곡 쌓아 보다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선 것으로 이는 곧 광고수익으로 연결된다.
 
 
애플 맵 경쟁력 있는 서비스 될 듯

당장 애플의 자체 지도서비스 애플 맵이 혹평을 받고 있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에 기본 앱으로 탑재되는 지도서비스라는 점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구글맵처럼 애플 맵도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화되면 지금보다 훨씬 더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애플의 음성인식기능인 시리(Siri)는 턴바이턴 내비게이션 음성 길 안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애플 맵이 안정화되면 이후 내비게이션 시장을 장악할 정도의 파급력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애플 맵과 연계한 위치기반서비스(LBS) 애플리케이션 등을 쏟아져 나올 것이다. 그결과  애플 맵은 그동안 구글이 지배하고 있는 모바일 광고시장에서 구글에 대항하는 새로운 다크호스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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