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삼성, SW를 키우려면 조급증부터 버려라

想像 2011. 8. 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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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9일 삼성 이건희 회장은 이날 오전부터 약 2시간에 걸쳐 삼성전자 경기 수원사업장에서 열리고 있는 '2011 선진제품 비교전시회'를 참관한 뒤 삼성 사장단에 △소프트웨어기술 △S급 인재 △특허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5년, 10년 후를 위해 지금 당장 확보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역설했다.

이 회장은 "소프트웨어, 디자인, 서비스 등 소프트기술의 경쟁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필요한 기술은 악착같이 배워서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기술 확보를 위해서는 사장들이 S급 인재를 뽑는 데서 그치지 말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특히 소프트웨어 인력은 열과 성을 다해 뽑고 육성해야 한다"며 S급 인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섬성의 수장인 이회장이 직접 소프트웨어 기술의 중요성과 소프트웨어에 있어서 S급 인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는 점에서 스폿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단기간에 승패가 나는 사업', '단기간에 돈이 될 수 있는 사업'에만  몰두해 온 삼성의 체질상. 이 회장의 역설이 얼마만큼 실질적 효력을 발휘할지에 대해선 솔직히 의문이 든다. 삼성이 정말 SW를 키우려고 한다면 단기 조급증에서 벗어10년이든 20년이든 꾸준히 투자를 하고 인재를 키울 수 있어야 하는데 과연 그럴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애플의 성공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먼저 삼성전자가 비교대상으로 삼고 있는 애플의 성공이 결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애플은 1976년 1월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에 의해서 스티브잡스의 조그만 차고가 그 시작됐다. 애플 I, 애플 II를 개발하면서 애플사는 1982년 연매출 10억 달러를 달성한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 판매 회사가 되었다.1984년에는 매킨토시 PC를 출시하면서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MS의 등장과 함께 1990년초의 애플은 위기를 맞게 되며 1997년에는 부도 직전까지 갈 정도로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1998년 이후 스티브잡스의 재등장과 함께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 하지만 현재의 성공신화를 이루기까지는 와신상담 인고의 시절이 있었다

무엇보다 iOS 등 애플의 뛰어난 소프트웨어 기술은 아주 오래전인 1970년대부터 거의 수십년간 걸쳐 축적된 것이라는 것.

애플은 1977년 애플II  퍼스널 컴퓨터를 내놓은 이후 최초의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인 비지칼크,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인 dBASE, 워드프로세서인 워드스타 등 사무용 소프트웨어와 다양한 게임 소프트웨어, 교육용 소프트웨어들이 출시하여 퍼스널 컴퓨터 혁명을 이끌었다. 현 매킨토시 OSX의 원조라고 있는 넥스트 스텝(NEXT STEP) 1.0이 발표된 것도 1989년 9월이다. 

한마디로 말해 애플의 소프트웨어기술은 수십년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걸치면서 하나하나 축적해 온 것이라 할 수 있다.


SW 및 SW인재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애플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SW 및 SW 인재를 육성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며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한때 불멸의 전자왕국으로 불리었던 일본도 SW 및 SW인재를 키우는데는 철저히 실패했다. 우리나라도 그동안 20여년간 SW, SW하고 말로만 외쳤지 실제로 SW 및 SW인재를 키우는데는 실패했다. 

HW는 설비투자와 R&D투자 등 자본투자를 하면 어느정도 따라잡을 수 있지만 SW는 생태계를 조성하고 인재육성을 하는 등 인적투자를 해야 하므로 쉽게 따라잡기가 힘들다.

삼성이 SW를 키우려고 한다면 관리적인 조직문화를 창의적인 조직문화로 바꾸어야 하고 SW인력에 대한 인식 및 대우를 바꾸어야 하며 당장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SW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사회적 인적투자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이렇게 양성된 SW인력을 삼성의 울타리안에 가려고 하지 않고 이들이 보다 창의적인 생산활동을 할 수 있는 SW벤처들과의 상생협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 몇년 투자한다고 당장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겠는가?. 결코 나올 수 없다


삼성 SW를 키우고 싶으면 단기조급증부터 버려라

따라서 삼성이 우수한 소프트웨어기술을 확보하고 우수한 S급 SW인재를 확보하려면 조급증부터 버려야 한다.

단기간에 가기적인 성과를 보려고 한다면 결코 삼성은 소프트웨어 기술을 키울수도 SW인재를 확보할 수도 없다. 이는 정부도 마찬가지이다. SW산업을 육성하려면 10,20년을 내다보고 꾸준히 투자를 해야 하는데 한국의 정치사회적 풍토는 전시행정과 단기성과에만 매달려 있을 뿐이다. 

만약 삼성 이건희 회장이 SW기술 및 SW인재의 중요성은 역설하면서도 단기조급증을 버리지 않는다면 결국 삼성은 몇년 하다가 소프트웨어 기술은 포기하고 말 것이다. 예전에 영상미디어사업부를 없애 버린 것처럼.

그리고 SW인재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중소SW벤처기업에서 우수인재를 빼가거나 SW벤처기업을 돈주고 인수하는데만 몰두할 것이고 결국 몇년 지나 이들 스카웃한 SW인력들을 팽하면 국내 SW산업 생태계를 더 망쳐놓고 말 것이다

물론 삼성의 SW는 철저히 실패로 끝나고 말 것이다.

삼성은 자체 OS인 바다 OS를 개발중이다. 하지만 국내 인력들이 못 미더워서 그럴까? 국내에서 삼성이 바다 OS에 대한 무상교육이나 개발자 지원, 개발 자금 지원 등 투자를 하는 것을 거의 보지 못했다. 최근 MS가 위기감을 갖고 어떻게든 애플과 구글에 대항해 자사 윈도우즈폰7을 조금이라도 더 확산시키기 위해 무상교육이나 단말기 무상지원, 개발자 지원 등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과 너무나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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