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파워블로거들만 문제인가? 기성언론들은?

想像 2011. 7. 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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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앞으로는 파워 블로거들이 광고주로부터 현금이나 제품 등 경제적 대가를 받고 추천글 등을 쓸 경우 이를 공개하도록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예컨대 앞으로 특정 제품을 추천한 대신 수수료를 받은 추천글을 경우 ‘저는 A사로부터 공동구매 주선 대가로 일정수수료를 받기로 했다’라는 문구를 표시해야 한다.

또한 신제품을 무료로 보내주고 해당 제품 이용후기를 각종 카페 등에 게재하는 체험단 형태의 이용후기 등에도 ‘이 제품은 해당 회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다’는 등의 표시를 해야 한다. 

만일 이런 사실을 공개하지 않으면 소비자의 구매선택에 영향을 미친 사실을 은폐한 불법 표시·광고로 규정돼어, 광고주가 처벌을 받게 된다. 인터넷 카페나 트위터, 페이스북 이용자 등 다수의 소비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경우는 모두 대상이 된다.
 
이와 같은 공정위의 규제는 '자유로운 인터넷 세상'과는 배치되는 것이지만 '투명한 인터넷 세상'을 만들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고육책이라고 보아지며 오히려 '클린 블로그(Clean Blog)'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본인 역시 1년에 1-3차례 정도 체험단 활동을 하게 되는데 앞으로 해당 제품관련 글에는 ‘이 제품은 해당 회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다’ 등 식으로 이를 명확히 밝힐 계획이다((현재도 부분적으로 이를 밝히고 있지만)

우리보다 앞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던 미국의 경우도 연방거래위원회에서 2009년 12월부터 ‘추천 광고와 증언 광고의 이용에 관한 지침’을 통해 “제품 판매자(기업)와 추천자(블로거) 사이에 게시물의 추천 내용에 영향을 미칠 만한 관계가 존재할 경우 그 내용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 방침에 대해선 왈가불가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한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이 있는데 일부 파워블로거들만 문제이고 국내 기성언론들은 "정말 아무 문제도 없는가?"하는 것이다.

특히  “제품 판매자(기업)와 언론(기자)사이에 보도기사의 내용에 영향을 미칠 만한 관계가 존재할 경우 기성언론들은 이를 제대로 소비자들에게 고지하고 있는가?"라고 되묻고 싶다

본인의 생각으로 파워블로거들보다도 훨씬 더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고 파급효과가 큰 기성 언론들이 더 불투명한 요소가 많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기업과 언론은 '광고주' 대 '광고매체'라는 끈끈한 관계가 존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IT관련 기사만 국한해 보더라도 기성언론들의 IT관련 기사들은 여러모로 미심쩍은 구석이 많다.

본인은 IT관련 기사들을 늘 스크랩해 보는데 기성언론들의 'IT관련 기사'들을 보면 특정업체의 홍보성 찌라시 기사들을 일방적으로 대량 양산하는 경우를 너무도 많이 본다('이 기사의 저작권은 과연 누구에게 있을까?' 하는 의문까지 품으면서 말이다). 대부분 특정업체에서 돌린 보도자료를 그대로 옮긴 이런 기사들은 특정업체의 제품홍보 찌라시나 다름없는 기사들이다.

그나마 'XXX업체에 따르면'이나 '사진 출처 : XXXX업체 제공'이라고 사족을 단 경우라면 다행이다. 아예 본인들이 직접 취재해 쓴 기사인 것처럼 포장된 기사들이 더 많다. 그러다 보니 언론사들마다 기사 내용이 판박이처럼 거의 똑 같은 웃지 못할 촌극까지 빚어진다.

또한 기성언론들의 IT관련 제품리뷰들도 찜찜한 구석이 많다. 외국 IT매체들처럼 꼼꼼한 실험결과를 토대로 쓴 제품리뷰 기사는 거의 보기 힘들다. 특정업체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그대로 인용한 듯한 기사들도 많이 보게 된다. 

무엇보다 기성언론들이 자신들의 비용부담하에 IT제품을 데스트하고 리뷰 기사를 쓰느냐 하는 것이다?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IT신제품들을 자기부담하에 직접 구입해 일일이 테스트 해보고 그 결과를  토대로 기사를 쓰기에는 경제적 부담이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다.

따라서 신제품발표회장에서 잠시 만져본 느낌을 기사화하거나 제품 실증 테스트 없이 간접 자료만 가지고 기사를 쓴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제품리뷰 기사의 경우 많은 부문 해당 업체들의 제품 협찬이나 제품대여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그럼 이런 경우 기성 언론들은 이런 사실 관계를 보도 기사 말미에라도 명시하고 있나? 아직까지 한번도 본적이 없다.

앞으로 개인 블로거들이 체험단 활동을 통해 제품을 무상으로 제공받는 경우 이런 사실을 명시해야 하는데 그럼 훨씬 소비자들에게 더 큰 영향력을 미치는 기성 언론은 이런 사실을 공개하지 않아도 되나?

파워 블로거들이 광고주로부터 현금이나 제품 등 경제적 대가를 받고 추천글 등을 쓸 경우 이를 공개하도록 한 것처럼 기성 언론들도 보다 객관적이고 투명한 기사를 위해선 기사 내용에 영향을 미칠 만한 관계가 존재할 경우 그 내용을 모두 공개하는 것이 마땅하다

특정업체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기사로 내보내거나 대부분의 기사내용이 특정업체에서 보내준 자료라고 한다면 이런 사실 관계를 기사에 명시해야 하지 않을까?

또한  특정회사의 제품협찬 내지 대여, 기타 경제적 대가를 받고 쓴 기사라면 이런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고지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베비로즈 사태'와 같은 파워블로거들의 은밀한 수수료 거래도 문제이지만 이를 연이어 보도하면서 비판하는 기성언론들도 결코 떳떳한 기사들만 쓰고 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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