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구글 크롬북 당장 성공하기 힘든 이유

想像 2011. 5. 13.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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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개발자 컨퍼런스인 구글 I/O 첫 날 안드로이드와 관련해 많은 발표가 쏟아졌다면 둘째 날은 크롬의 날이었다. 크롬에 대한 많은 뉴스 중 구글의 첫 상용 크롬 OS 기반 넷북인 크롬북(Chromebook)이 가장 큰 뉴스로 관심을 끌었다.

구글은 크롬 운영체제(OS)를 장착한 클라우드 넷북 '크롬북(Chromebook)' 2종이 오는 6월15일부터 판매된다고 발표했다.

크롬북을 먼저 발표한 제조사는 삼성과 에이서(Acer) 두 회사다. 아래 사진은 삼성 크롬북 시리즈 5인데 주요 특징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기존 PC 기능키(F1, F2 등)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뒤로 가기, 앞으로 가기, 새로고침, 화면밝기 조정, 소리조절 등 키가 있다.

전원 버튼을 누르면 8초 남짓만에 로그인하라는 창이 뜬다.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해야 크롬북을 사용할 수 있다. 처음 로그인하면 G메일, 구글 독스 등 구글 서비스 중에서 어떤 화면을 띄울 것인지 묻는다. 한 번 선택해두면 설정이 저장된다.

최장 8시간 유지된다는 배터리를 장착하고도 가볍다. 기존 PC에서는 모든 정보가 하드디스크에 저장되기 때문에 크고 무겁다. 그러나 크롬북은 각종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를 하드웨어에 저장하지 않고 인터넷 공간인 클라우드(구글 서버 등)에 저장하기 때문에 1.48Kg으로 얇고 가볍다.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지 않을 때는 16기가 용량의 SSD에 메일, 구글독스(문서), 캘린더 정보가 남아 있다가 인터넷에 연결되면 즉시 인터넷으로 보낸다. 

어도비 플래시를 지원하며 미디어 플레이어와 구글 뮤직 베타, 구글 뮤비 등 구글의 신규 멀티미디어 기능과 넷플릭스와 훌루, 판도라와 드롭박스, 박스넷 등 인기 서비스를 지원한다. 이 밖에 크롬 웹 스토어를 통해 각종 웹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다. 크롬 운영체제는 인터넷으로 자동으로 업데이트된다.

하드웨어 사양을 보면 삼성 크롬북 시리즈5는 인텔 1.66GHz 듀얼코어 CPU, 2GB 메모리, 12.1인치 슈퍼브라이트 LCD를 탑재하고 있다.

삼성 크롬북 가격은  WiFi제품이 429 달러, 3G 제품은 499달러다. 이처럼 크롬북 가격이 싼 것은 인터넷을 통해 IT자원을 빌려쓰는 클라우드 기반 넷북이기 때문에 하드디스크같은 저장장치나 고성능 CPU를 탑재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에이서의 WiFi지원 크롬북은 349달러로 삼성 제품보다 싸다. 이들 제품은 6월 15일부터 아마존과 베스트 바이(Best Buy) 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크롬북은 특히 구매하지 않고 렌트해 월 사용료를 내고 쓸 수도 있다. 기업이나 학교가 대상이다. 비즈니스 용은 1인당 월 28 달러이며, 학생용은 20 달러다. 이 경우 3년 사용 계약을 해야 한다. 3G 이동통신망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모델의 경우 미국 버라이즌 와이어리스를 통해 매달 100MB의 무선 데이터를 쓸 수 있다. 이 한도를 넘으면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추가 1GB당 월 20 달러다.

크롬북의 핵심은 ‘클라우드’다. 각종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를 하드웨어에 저장하지 않고 클라우드(구글 서버 등)에 저장하는 신개념 넷북이다. 

크롬북은 새로운 미래 컴퓨팅 모델의 프로토타입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시장성 측면에서 지금 당장은 성공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

1. 대중화되기는 아직 시기상조이다

모든 것을 인터넷 공간(클라우드)에 저장하는 서비스 방식에 아직 대중은 익숙하지 않다. 아직은 노트북 PC나 데스크톱 PC 모두 하드드라이브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에 사용자들이 익숙해 있다. 애플과 구글의 스마트폰 위치정보 수집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정보의 유출'가능성도 민감한 사안이다.

이 때문에 구글은 기업이나 학교를 우선 공략대상으로 삼고 있으나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대부분의 기업이나 학교는 모든 데이터를 구글 서버에 저장하는 위험한 방식을 선호하지 않는다. 결국 기업이나 학교가 '크롬북'과 같은 클라우드 넷북을 사용하려고 하다면 별도의 클라우드 데이타 센터를 구축해야 하는 등 투자비용도 결코 만만치 않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대세인 것은 맞으나 아직도 이야기만 많을 뿐 손에 구체적으로 잡히는 것이 없는 것도 다 이런 이유에서다.

2. 구글외 쓸만한 서비스가 부족하다

구글 크롬북을 구입하게 되면 구글 크롬 OS와 G-메일, 캘린더, 구글 독스, 구글 뮤직, 구글 무비 등 구글의 서비스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G-메일을 제외한 구글 서비스들의 경우 큰 성공을 가두지 못하고 있다. 웹 브라우저조차 사용자들은 크롬보다는 인터넷 익스플로러나 파이어폭스에 더 익숙하다. 오피스 프로그램의 경우에도 구글 독스보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에 더 익숙하다.

크롬북은 크롬 웹스토어를 통해 각종 웹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크롬 웹스토어는 아직 애플 웹스토어와 같은 생태계가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하다. 현재 쓸만한 웹 애플리케이션이 별로 없는 상태다.  이를 의식해서 일까 ? 구글은 스마트폰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 중 하나인 앵그리버드와 손잡고 앵그리버드를 크롬 브라우저에서도 즐길 수 있다고 발표했다.

무엇보다 PC에서 사용하던 각종 소프트웨어를 크롬북에서 설치해 사용할 수가 없다. 그러면서도 넷북이랑 가격측면에서 차이가 없다. 이 때문에 발표회장에서 한기자가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아무튼 구글의 일부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지금 당장 크롬북에서 쓸만한 서비스가 없다는 것은 큰 문제점이다

3. 아직 무선인터넷 환경이 미흡하다

크롬북은 인터넷이 끊기더라도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은 끊김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하지만 100%는 아니다.  크롬북을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100% 제대로 이용하려면 끊김없는 안정적인 품질과 빠른 속도 등 무선인터넷 환경이 매우 중요한데 아직 무선 인터넷 환경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무리없이 소화하기엔 한계가 있다.

4. 국내의 경우는 거의 무용지물이다

비롯 크롬북 출시국에 한국은 빠져 있지만 국내에 시판된다고 해도 크롬북은 거의 무용지물일 듯하다. 

그 까닭은 대부분의 기업이나 금융기관, 공공기관들이 마이크로소프트(MS)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기반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액티브X가 문제이다. 실제 온라인 금융거래에 필요한 공인인증서는 액티브X 방식이다. 또 전자정부의 민원발급이나 인터넷쇼핑몰 결제, 온라인 교육콘텐츠 등도 익스플로러에서만 작동하도록 개발된 게 많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크롬 브라우저 사용자는 손에 꼽을 정도이며 사용한다고 해도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병행해 사용하고 있다.

5. 애플 아이패드보다 경쟁력 뒤진다

크롬북은 넷북에 가까워 태블릿 PC인 아이패드와는 다른 것 같으면서도 매우 유사하다. 소비자입장에서는 보면 구글 크롬북은 애플 아이패드와 동일선상에 있다고 보여진다.

구글 크롬북은 일부 H/W스펙에서는 애플 아이패드보다 앞선다. 삼성 크롬북 시리즈5는 인텔 1.66GHz 듀얼코어 CPU, 2GB RAM를 탑재하고 있는 반면 애플 아이패드는 1.0GHz 듀얼코어 A5 모바일 AP, 512MB RAM을 탑재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 아이패드는 전후면카메라를 장착하고 있고 GPS, 6축 자이로센서를 탑재하고 있으며 내장 SSD도 16G에서 64GB까지 다양하다. 무엇보다 두께가 8.8m, 무게가 613g에 불과해 구글 크롬북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얇고 가볍다. 제품 디자인도 훨씬 더 혁신적이다

서비스 및 애플리케이션 측면에서 봐도 애플 아이패드가 앞선다. 구글 크롬북이 제공하는 서비스들이나 애플리케이션은 아이패드에서도 거의 이용 가능하다. 쓸만한 웹 애플리케이션이 없는 크롬 웹스토어에 비해 아이패드는 6만5000개가 넘는 아이패드 전용 앱을 즐길 수 있다. 구글 크롬북이나 애플 아이패드나 PC용 소프트웨어를 쓰지 못하는 것은 공통점이나 아이패드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이를 커버하고 있지만 구글 크롬북은 아직 이를 커버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거의 없는 상태인 것이다

애플은 구글 뮤직, 구글 뮤비를 능가하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따라서 아이패드는 크롬북처럼 인터넷공간(클라우드)에 데이터를 저장하면서 내장 SSD에 데이터를 저장할 수도 있어 양수겹장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애플 iOS가 MP3플레이어인 아이팟터치부터 스마트폰인 아이폰, 태블릿 PC인 아이패드까지 일관성있게 지원되는 것도 장점이다

마지막으로 가격인데 삼성 크롬북 시리즈5은 WiFi모델이 $429, 3G모델이 $499로 애플 아이패드 WiFi모델이 $499, 3G모델이 $629인 것에 비해 다소 저렴한 편이다. 하지만 이정도 가격차가 크롬북의 장점이 될지는 미지수이다.

이런 이유로 크롬북이 지금 당장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 크롬북은 미래 트렌드인 클라우드 환경에 대응한 새로운 컴퓨팅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으면 안될 제품이다. 또한 안드로이드를 단번에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점유율 1위에 올려놓은 구글의 저력도 무시할 수 없다. 앞으로 2-3년동안 구글 크롬북이 어떻게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갈지 궁금하다. 당장 곧 크롬 OS기반의 데스탑 컴퓨터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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