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애플-구글 싸움이 마냥 좋을수만은 없는 콘텐츠 업계

想像 2011. 2. 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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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구글이 콘텐츠 구독 서비스 시장을 놓고 맞붙었다. 애플이 앱스토어를 통한 콘텐츠 정기 구독 서비스를 발표한지 하루만에 구글은 16일 온라인 콘텐츠 구독 서비스인 '원패스(One Pass)'를 공개했다.

■ 애플, 15일 정기 구독 서비스 발표해 ■

애플은 자사 온라인 장터 '앱스토어'를 통해 신문, 잡지, 비디오, 음악 등의 콘텐츠를 정기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과금 체제를 제공한다고 지난 15일 발표했다. 

또한 애플은 대신 콘텐츠 정기구독시 판매 금액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간다고 발표했다. 이는 앱스토어에 올라온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인한 수익에서 70%는 개발자가, 30%는 애플이 가져간다는 앱스토어의 기본적인 원칙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 애플은 30%의 수수료 부과 방침에 대해 특히 출판업계는 구독료에까지 이 같은 원칙을 적용하는 건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콘텐츠 제공업자들이 애플의 앱스토어가 아닌 다른 곳에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할 경우 앱스토어에서 구독신청한 고객과 같은 가격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고 콘텐츠 가입과정에서 얻어지는 가입자 정보도 고객 동의없이 콘텐츠 제공업체에게 주지 않기로 해 신문, 잡지 등 콘텐츠 제공업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 구글, 16일 원패스 서비스로 도전장  ■

애플이 콘텐츠 정기구독 서비스를 발표한지 하루만인 16일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독일 베를린 소재 훔볼트 대학에서 '원 패스'(One Pass)로 불리는 정기구독 서비스를 발표했는데 애플에 비해 상대적으로 콘텐츠 제공업자들에게 유리한 내용을 담은 정기구독 서비스 정책을 밝혀 주목된다.

구글은 콘텐츠 판매 수익의 30%를 가져가는 애플과 달리 전체 수입의 10%만을 받기로 했다. 에릭 슈미트 구글 화장은는 이날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이런 시스템을 도입하는 게 아니다”라며 애플을 비꼬았다.

유리한 조건은 수수료 뿐만이 아니다. 구글은 개인정보에 있어서도 콘텐츠 제공업자들에게 더욱 폭넓은 접근권을 허용했다. 구글은 콘텐츠를 구독하는 독자들의 이름, 이메일 주소 등을 제공업체들이 관리할 수 있게 허용했다. 이로써 콘텐츠 업체들은 가입자들의 정보를 중요한 마케팅 자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구글의 선전포고에 언론사들은  "구글, '원패스'로 애플과의 경쟁에 불씨를 당겼다." (월스트리트저널), "구글, 애플보다 저렴한 수수료로 콘텐츠 업체에게 구애하다." (파이낸셜타임스) 식의 보도를 하고 있다.


■ 콘텐츠업체, 애플-구글 구도에 불안 ■

애플과 구글, 두 회사가 하루 간격으로 새 콘텐츠 정기구독 서비스 시스템을 발표하면서 둘 사이의 ‘콘텐츠 서비스 전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콘텐츠 제공 업체들 입장에서는 애플과 구글이 서로 싸우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 당장 애플이 판매 금액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간다고 발표하자 구글은 10%를 받아가겠다고 했다. 애플과 구글이 싸울 수록 콘텐츠 제공업체 입장에서 좀 더 유리한 조건에서 애플이나 구글과 거래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활자 구독자와 광고가 동시에 급감하면서 위기에 직면한 신문·잡지 등 출판업계, CD·DVD 등 오프라인 매체의 판매감소로 고전하고 있는 음악·비디오업체들 입장에서는 애플과 구글의 온라인 콘텐츠 정기구독 서비스는 새로운 활로를 제공해 줄 수 있다.

그러나 콘텐츠 제공 업체들은 현재의 애플-구글 주도의 콘텐츠 정기구독 서비스에 대해 내심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 불안감은 오픈 마켓인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으로 등장과 함께 이동통신사들이 속수무책으로 콘텐츠 마켓의 주도권을 송두리째 애플과 구글에 내준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 유통구조가 애플과 구글 양사 주도로 바뀔 경우 콘텐츠 제공업체들은 앞으로 언제 애플과 구글의 입김에 휘둘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존재하는 것이다. 특히 애플 앱스토어가 점차 음악·비디오·영화·게임·소프트웨어·도서·잡지·신문 등 모든 콘텐츠들을 집어 삼키는 블랙홀 같은 존재가 되면서 그 두려움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비록 구글이 애플을 견제해 준다고 하지만 구글 역시 또 하나의 거대한 블랙홀일 뿐이기 때문이다. 애플과 구글의 싸움을 보면서 마냥 좋을수만은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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