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정리음악

전설적인 소프라노 조안 서덜랜드, 그녀를 기억하다

想像 2010. 10. 1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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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e Joan Sutherland
1926 ~ 2010, Soprano


전설적인 소프라노 조안 서덜랜드가  10월 10일 스위스 자택에서 향년 83세로 세상을 떠났다. 40여년을 활발히 무대에 서온 그녀는 지난 1990년 은퇴한 이후 스위스 몽트뢰에 머물러 왔다. 마리아 칼라스의 뒤를 잇는 소프라노라는 명성을 얻어온 서덜랜드는 ‘라 스투펜다(경이적인 인물)’란 별명을 갖고 있는 호주 출신의 소프라노다.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는 서덜랜드에 대해 “금세기 최고의 목소리를 가진 소프라노”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조안 서덜랜드는 1926년 11월 7일, 오스트레일리아의 시드니 교외 포인트파이퍼에서 태어났다. 조안의 아버지는 양복점을 운영했고 어머니는 메조소프라노였다. 1946년까지 어머니에게 피아노와 성악을 배웠고,그해 성악경연대회에서 우승해 존 디킨스와 아이다 디킨스에게 성악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녀는 소녀시절부터 음악적 재능을 보여 호주의 성악 경연대회에서 몇차례나 우승을 차지했다. 학부 시절은 시드니 음악원에서 지냈고 1947년에 연주회 형식으로 열린 헨리 퍼셀(H.Purcell)의 작품 '디도와 에네아스'에서 노래해 연주활동을 공식적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1949년 시드니 콩쿠르에서 우승했고, 곧바로 런던 유학길에 올랐다.

조안의 운명과 경력은 리챠드 보닝(Richard Bonynge)이라는 젊은 피아니스트를 만남으로서 극적으로 변하게 되었다. 시드니 음악원의 후배였던 보닝이 런던으로 유학을 왔고, 리챠드 보닝과 서덜랜드는 1954년 10월에 결혼하였다. 남편 보닝은 서덜랜드가 드라마티코 보다는 콜로라투라 쪽으로 더 큰 자질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는 그 방향으로 집중적인 연마를 하도록 권유했다.

1959년 2월 17일은 서덜랜드의 오페라 경력에서 가장 획기적인 날이었다. 처음으로 '람메무어의 루치아'에서 루치아역을 맡은 것이다. 서덜랜드는 대단한 갈채와 함께 확실한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로서 데뷔하였다. 이어서 서덜랜드는 청교도에서 엘비라, 노르마에서 타이틀 롤을 맡아 어느 누구도 따를 수 없는 높은 기량을 보여주었다.

60년대에 들어서자 음악계는 칼라스의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칼라스의 쇠퇴가 눈에 띄기 시작했던 것이다. 61년 스칼라에서 '텐다의 베아트리체' 메트로폴리탄에서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로 데뷔하자 음악계는 더 이상 칼라스를 혹사시키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을 얻었고 이 후 서덜랜드는 세계무대를 석권해 나갔다. 서덜랜드는 1963년 이후 노르마에서 메조소프라노 마릴린 혼(Marilyn Horne)과 함께 공연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두 사람은 환상적인 콤비였다.

서덜랜드는 1960년 이탈리아에서 첫 데뷔를 가졌다. 베니스의 라 페니체(La Fenice)에서 헨델의 알치나(Alcina)에 출연한 것이었다. 이 곳 페니체 극장은 마리아 칼라스를 처음으로 라 디비나(La Divina:여신)라는 칭호로 불렀던 곳이다. 서덜랜드가 페니체에서 공연할 때 사람들은 경이로움과 감탄으로 지켜보았다. 사람들은 '라 디비나'라는 호칭은 이미 마리아 칼라스에게 붙였기 때문에 서덜랜드에게는 '라 스투펜다(La Stupenda:거인, 대단히 위대한 인물)라는 호칭을 붙였다. 라 스칼라와 메트로에서는 루치아로 데뷔했고 라 스칼라에서는 진정으로 또 하나의 거인을 환영했다.

서덜랜드는 참 겸손하다. 그녀는 봉사정신에 넘쳐 있으며 따뜻한 인간미로서 사람들을 감동시킨다. 또한 유머 감각도 뛰어났다. 그녀가 코믹 오페라에 출연하여서도 전혀 어색하지 않음은 그의 유머감각 때문일 것이다. 서덜랜드의 코믹 오페라는 연대의 딸에서의 마리, 박쥐에서의 로잘린데, 메리 위도우에서의 안나 글라바리(Anna Glavari)이다.

서덜랜드는 64세 때인 1990년 은퇴하였다. 이로서 거의 40년의 경력은 마무리 되었다. 그의 마지막 오페라 공연은 1990년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서 Les Huguenots(위그노)였다. 그러나 사실상 마지막 공연은 1990년도 코벤트 가든의 송년 공연인 박쥐 제 2막의 파티장면에 초청되어 노래를 부른 것이었다. 그녀의 은퇴 공연의 자리에는 엘리자베스 여왕도 친히 참석하였다. 

서덜랜드는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음악에 대한 공적으로 여성에 대한 기사작위인 데임(Dame) 칭호를 수여받았다. 호주의 수상은 언젠가 '호주가 세계의 음악계에서 자랑할 수 있는 것은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와 조안 서덜랜드의 노래'라고 말한 바 있다.

그녀를 노래로만 얘기할 수는 없다. 그녀는 언제나 성실하고 겸손했으며 어렵고 낙담한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 사람이다. 서덜랜드의 자선적인 활동에 대하여는 설명하기가 어렵다. 언제나 남이 모르게 시행했기 때문이다. 

조안 서덜랜드는 은퇴 후 스위스에서 조용히 말년을 보냈다. 그리고 10월 10일 스위스 자택에서 향년 83세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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