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탐방

서민적 먹거리의 천국, 남포동 먹자골목 순례

想像 2010. 9. 27.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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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서울에 비해 무척 물가가 싼 편이다. 서울과 비교해 보면 대략 음식값이 20~30%정도 싸다. 이처럼 부산의 체감 물가는 서울에 비해 매우 싼 편이지만 부산에서도 또 싼 집, 싼 먹거리 골목이 무지 많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남포동 일대 먹자골목이다. 

맛도 맛이지만 왠지 이곳에 가면 70,80년대 우리들의 옛적 모습이 느껴진다. 40년이상 이곳에서 장사를 해 온 아줌마들의 얼굴에서 잊처져 가는 옛 우리들의 정을 느낄 수 있고 단돈 2,,3천원에 배를 채울 수 있다는 점에서 먹거리가 풍부하지 않았던 그 시절 그 모습을 되새길 수 있다.

남포동 일대 먹자골목은 PIFF광장 일대의 먹자촌과 창선동 국제시장 먹자골목, 그리고 광복동 먹자골목과 광복독 먹자골목 뒤퉁이에 있는 단팥죽/팥빙수 골목 이렇게 4군데이다


PIFF 광장 일대의 먹자촌은 극장가 답게 오징어, 쥐포 등 주전버리에 시작해 떢볶이, 꼬지, 호떡 등을 맛볼 수 있다. 주로 영화보러 오신 분들이 많이 애용한다.

2번째로 가볼만한 곳은《국제시장 먹자골목》을 들 수 있겠다. 순대, 당면, 잡채, 충무김밥,  떡볶이, 부산오뎅, 식혜 등등 정말 많은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40년이상 이 자리에서 장사를 해 오신 탓인지 다들 연세가 지긋하신 할머니나 아주마들이 주로 음식들을 팔고 계신다. 억센 부산사투리로 지가가는 행인들을 향해 총각들 이리 오이소! 라고 하거나 언니야 이리 오거라! 라고 호객행위도 한다.


이 호객에 못 이겨 간이의자에 쪼그리고 앉게 된다. 물론 집집마다 메뉴가 틀려 순대를 먹고 싶으면 순대파는 집에, 충무김밥을 먹고 싶으면 충무김밥 파는 집에 앉아야 한다. 그럼 2가지 다 먹고 싶으면 어떻게 하냐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 충무깁밥 파는 집에 앉아더라도 옆 집 순대를 시키면 같이 먹을 수 있도록 인심좋게 갖다 준다.


특히 간이 의자에 쪼그리고 앉아 먹는 충무김밥은 정말 맛있다. 오징어 무침과 부추 걸절이,  깎두기 무우와 함께 나오는 충무김밥이 먹고 싶어 지금도 한번씩 이 골목을 찾는다. 충무김밥외에도 잡채나 당면, 순대 등도 맛있다.


부산 창선동 국제시장 먹자골목에서 한 귀퉁이에 있는《단팥죽 골목》. 겨울에는 인절미를 넣어 서 파는 단팥죽을 여름에는 엣날 방식대로 얼음을 갈아 만든 팥빙수를 팔아  팥빙수 골목이라고도 불리는 곳이다.

단밭죽 골목에는 총 일곱 개의 단팥죽 리어카가 옹기종이 줄지어 서 있다. 하나 같이 노란색 동그란 간판을 달았다. 정겹다. ①소문난, ②원조, ③별미…. 번호도 하나씩 매겼다. 마치 초등학생이 이름표를 단 것 같다.


단팥죽 1인분을 시키면 아래 그림처럼 인절미를 듬뿍 뛰운 단팥죽이 나오는데 그 맛이 옛 우리네 어머니들이 만들어 주시던 단팥죽 그맛이다. 요샌 인스턴트 단밭죽이 많이 나오지만 절대 이 맛과 비교할 수가 없다. 직접 팥을 삶아 정성을 들어 만들었기에 그 맛에는 우리의 전통맛이 살아있다. 단팥죽 1인분 가격은 2,500원


한그릇을 다 비우고 나면 아주머니께서 좀 더 줄까 하고 물어 보신다. 조금 더 달라고 하면 조금 더 주신다. 옛 우리네 인심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나는 남포동에서 식사를 하는 경우 디저트 겸 해서 이곳 단팥죽 골목을 찾아 단팥죽을 즐겨 먹는 편이다. 부산 국제시장에 들릴 경우 한번 정도 찾아가 볼만한 곳이라고 감히 추천드리고 싶다.

하지만 여름철에는 단팥죽이 아닌 팥빙수를 주로 판다. 단팥죽은 겨울에 주로 팔고 여름철에는 팥빙수를 주로 판다. 요즘같은 가을초에는 팥빙수와 단팥죽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팥빙수 가격은 1인분 3,000원. 이 골목의 팥빙수는 우리가 보통 먹는 팥빙수보다 훨씬 더 맛있다. 그 맛의 비결은 아래 사진에서도 볼 수 잇듯이 70,80년대 팥빙수를 만들 때 썼던 얼음가는 기계를 지금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얼음이 훨씬 더 가늘고 부드럽다. 거기다  단팥죽에 쓰는 팥을 그대로 팥빙수에 사용한다. 즉 집에서 직접 삶은 팥을 사용하기에 입에 넣는 순간 맛이 다르다. 우리가 시중에서 먹는 팥빙수들은 깡통으로 된 인스턴트 팥 통조림을 사용하기 때문에 딱딱하고 깊은 맛이 없다.


단팥죽 또는 팥빙수를 먹고 단밭죽 골목을 빠져 나가면 갖가지 난전이 쭉 늘어서 있는 광복동 먹자골목이 나온다. 골목 아래쪽에는 스포츠웨어, 악세서리 등을 파는 난전들과 함께 호떡, 오징어무침, 파전, 오뎅, 떢복이, 만두 등을 파는 난전들이 쭉 늘어서 있다.


특히 호떡, 오징어무침, 파전 등이 맛있다.


이 골목에서 특히 강추하고 싶은 종목은 대각사 맞은 골목 모퉁이에 있는 충무명물김밥세상의 부산오뎅이다. 1개 500원으로 부산오뎅 가격치고는 비싸지만 온갖 종류의 오리지널 부산 오뎅을 맞볼 수 있다. 오뎅종류가 무척 많다. 무엇보다 이 집의 특징은 간장과 초고추장이 같이 있다는 것이다. 오뎅을 간장이 아닌 초고추장에 찍어 먹어도 정말 맛있다. 보통때 간장에 찍어 먹는 것이랑은 맛이 확실히 다르다. 그리고 왜 사람들이 부산오뎅 부산오뎅 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남포동 일대 먹자골목은 비좁고 인근에 주차하기도 마땅치 않다.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고 이곳까지 가려면 한참을 걸어야 한다. 그럼에도 본인은 늘 이곳을 자주 찾는다. 왜 이곳을 찾느냐고 하면 맛 있어서라고 일단 대답하겠지만 꼭 그것만이 정답은 아닌 것 같다. 중고등학교 시절 주머니가 얇을 때에 즐겨 찾았던 곳. 그 때나 지금이나 변하게 없는 곳(물론 가격은 많이 변했지만)이기에 이 골목을 지나다녔던 어릴적 그 향수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절이 변해 지금은 깔끔하고 분위기 있는 인테리어에 주차하기 편한 레스토랑을 즐겨 찾는 나이지만 남포동 일대를 찾을 때에는 이런 것에 개의치 않는다. 그냥 플라스틱 간의의자에 쪼그리고 앉아 먹어도 좋고 서서 오뎅 한입 입에 넣어도 만족한다. 조금 시끄럽고 먼지도 날 것 같은 곳이지만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그게 남포동 먹자골목의 수수께끼같은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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