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2010 통영국제음악제] 임동혁 & 일렉상드르 타로의 듀오공연을 보고...

想像 2010. 3. 24.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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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1일 일요일 오전에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와 동피랑 마을 관광을 하고 2시에 시작하는 임동혁 & 일렉상드르 타로의 듀오공연을 보러 갔다. 공연장은 낮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만석이다.

◆ 한국과 프랑스의 젊은 두 피아니스트의 만남

한국과 프랑스의 대표 피아니스트로 손꼽아도 손색 없는 두 명의 유명 피아니스트가 통영에서 만났다. 낭만주의에 대한 독창적 해석으로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았다는 점, 세계가 주목하는 촉망 받는 젊은 피아니스트라는 점에서 공통된 두 사람이 최초로 한 무대에서 선다는 것만으로도 이 공연은 충분히 주목할 만했다.

임동혁 Dong Hyek Lim
임동혁은 한국을 대표할 차세대 피아니스트로 꼽히는 연주자이다. 모스크바 국립차이코프스키 음악원을 졸업했으며 2003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3위, 형 임동민씨와 2005년 쇼팽 콩쿠르 공동 3위, 2007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피아노부문 4위로 입상하며 3대 콩쿠르에서 모두 상을 받는 진기록을 달성했다.

알렉상드르 타로 Alexandre Tharaud
두드러진 행보를 걷고 있는 솔로이스트이자, 실내악주자이다. 파리 국립 고등 음악원에서 수학하였고, 프랑스 음악 탐구에 매진했다. 프랑스 바로크 레퍼토리의 전문 레이블인 아르모니아 문디 (Harmonia Mundi)에서 발표한 바로크 작곡가 라모의 ‘쳄발로를 위한 조곡’ (Suites de clavecin)을 통해 프랑스 레파토리의 전문 연주가로서 음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라모의 음반 이후 라벨의 세계 초연 곡이 포함되어 있는 피아노 전곡 녹음으로 프랑스 최고의 음반상인 디아파종 도르 (Diapason d’or)와 르몽드 드 라 뮤지크의 올해의 음반 상을 수상하였다.



◆ 1부 공연 :  임동혁

1부 공연은 임동혁의 솔로 연주로 꾸며졌다. 첫연주곡은 쇼팽의 마주르카. 마주르카 4번,2번,3번이 계속해서 연주되었고 4번째 곡으로는 쇼팽의 폴로네이즈 7번, Op.61《환상 폴로네이즈》가 연주되었다. 잠시 후에는 프로코피에프 피아노 음악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피아노 소나타 7번, Op.83 전악장이 연주되었다.

임동혁의 쇼팽 마주르카와 폴로네이즈 연주는 춤곡이라는 곡의 특성에 비해 다소 무겁고 어두운 느낌이었다. 반면 임동혁의 프로코피에프 소나타 7번 연주는 물을 만난 듯 정말 훌륭했다. 특히 타악기적 피아노 스타일, 고삐풀린 원초적 리듬에너지, 토카타풍의 격렬함과 도발적이고 생생한 움직임이 지배하는 제3악장의 감동은 정말 대단했다. 임동혁이 프로코피에프 소나타 7번 3악장 연주를 마치고 일어서자 공연장 곳곳에서 기립박수와 함께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진다. 정말 아마추어나 다름 없는 내가 듣기에도 정말 훌륭한 연주였다.


◆ 2부 공연 :  알렉상드르 타로

임동혁의 연주가 끝나고 잠시 휴식시간을 가진후 2부 공연이 시작되었다. 2부공연은 알렉상드르 타로의 무대였다. 알렉상드르 타로의 레퍼토리는 알렉상드르 타로가 쇼팽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음반 'Chopin:Journal Intime'에 수록된 곡들로 구성되었다.

녹턴 2번, 환타지 F단조, 녹턴 20번, 즉흥환상곡, 발라드 1번 등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쇼팽의 명곡들을 특유의 감성적인 터치와 부드러운 연주로 들러주었다. 어떻게 보면 임동혁 연주스타일과는 많이 대비된다. 임동혁이 동적이라면 타로는 정적이라고나 할까?. 이날 연주에서는 알렉상드르 타로의 쇼팽 연주가 더 마음에 들었다. 우리가 상상하는 쇼팽의 감성과 더 맞아 떨어졌다고나 할까? 아직 거장의 노련함은 조금 부족한 듯 하지만 그래도 그가 연주하는 쇼팽은 감동적이었다.


◆ 2부 공연 :  임동혁과 알렉상드르 타로의 듀오

알렉상드르 타로의 솔로 연주가 끝난 후에는 임동혁과 알렉상드르 타로가 같이 등장해 드뷔시의 "Petite Suite for Four Hands"를 듀엣으로 연주했다. 2대의 피아노가 아닌 4개의 손을 위한 곡이지 당연히 한 피아노 앞에 같이 앉아 듀오로 연주하는 곡이다. 두 젊은 피아니스트가 함께 호흡을 맞춘 드뷔시의 "Petite Suite for Four Hand"는 드뷔시 음악의 매력인, 마치 인상파 화가의 그림을 보고 있는 듯한 감동을 안겨주었다. 두사람의 듀오 연주가 끝나자 관객들은 우뢰와 같은 박수로 화답했다.


◆ 앙코르

앙코르 곡이 이처럼 감동적일 수 있을지, 관객들의 앙코르 요청에 다시 나온 임동혁과 알렉상드르 타로는(이번에는 위치를 반대로 바꿔) 4개의 손을 위한 피아노곡으로 편곡한 " 피아졸라의 "리베르탱고"를 연주했는데 정말 충격적인(?) 감동이었다.  " 피아졸라의 "리베르탱고"가 이렇게 변신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난다. 100% 찰떡 호흡은 아니었지만 이 두 젊은 피아니스트가 연주한 "피아졸라의 리베르 탱고"는 지금도 머리속을  맴돌 정도로 멋진 연주였다. 그래서 그런지 이 연주가 끝나자 공연장은 떠날 갈듯한 박수소리가 끊어질 줄 몰랐다. 아쉽게도 앙코르 곡은 1곡으로 만족해야 했지만 공연직후에는 팬사인회가 열러 공연장을 찾은 팬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임동혁과 알렉상드르 타로의 공연을 끝으로 2010 통영국제음악제의 멋진 추억을 간직한채 부산으로 발길을 옮긴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다시 내년 봄 통영을 찾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주) 위 사진들은 TIMF에서 제공한 보도자료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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