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2010 통영국제음악제] 윤이상과 통영 그리고 통영국제음악제

想像 2010. 3. 24.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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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통영은 예향(藝鄕)으로 꼽히는 곳이다. 청마 유치환을 필두로 김춘수, 박경리, 전혁림 등 20세기 한국 문단과 화단을 수놓은 거장들의 고향이다. 통영이 배출한 문화예술인은 음악계에도 빠지지 않는데,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尹伊桑, 1917~95)이 바로 그다.

◆ 윤이상(尹伊桑, 1917~95)

윤이상은 경상남도 산청군에서 선비 출신의 윤기현(尹基鉉)과 농가 출신의 김순달(金順達) 사이에서 2남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윤이상의 어머니는 용이 지리산을 감싸고 있는 태몽을 꾸었다고 한다. 1920년 충무(지금의 통영)로 이사를 해 학교를 다녔다. 어려서부터 음악에 재능을 보여 일본 오사카에 유학, 첼로 연주와 작곡법 등을 배운다. 일제 말기에는 반일 활동으로 인해 치른 옥고와 폐결핵으로 망가진 몸을 고향에 내려와 추스르다 유치환, 전혁림 등과 함께 통영문화협회를 결성한다. 통영 출신의 젊은 예술가들이 주최한 '민족문화의 밤'이 열리는 날이면 강구안 포구는 인파로 넘쳐났다고 한다. 해방 후에는 통영, 부산, 서울 등지에서 교사와 강사로 일한다. 음악가이면서도 부산 국제신보에 소설을 연재하는 등 일찍이 분야를 아우르는 예술적 재능을 나타낸다.

마흔 해 동안 통영 사람으로 살아온 윤이상은 1956년 아내와 함께 유럽 유학길에 오른다. 이후 세상을 떠날 때까지 다시는 고향에 발을 들여 놓지 못한다. 1967년 귀국하지만 통영이 아닌 서울로의 강제 송환이었다. 동백림(동베를린) 사건에 연류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게 된다. 그리고 복역 중 서독 정부와 유럽 음악인들의 지속적인 구명운동에 힘입어 사면돼 서독으로 돌아간다.

윤이상은 1971년 서독에 귀화해 독일 작곡가로서 활동한다. 1972년 뮌헨올림픽 개막 기념 오페라 '심청',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삼은 교향시 '광주여 영원히', 북한국립교향악단이 초연한 칸타타 '나의 땅 나의 민족이여' 등 150여 편의 작품을 남긴다. 생존 시 현대음악의 5대 거장으로 꼽힌 세계적인 작곡가이지만 분단 조국의 현실에 가로막혀 다시는 통영 바다를 보지 못하고 1995년 독일에서 눈을 감는다. 베를린에 자리한 그의 묘비에는 처염상정(處染常淨, 연꽃처럼 어느 곳에서나 물들지 않고 늘 깨끗하다) 네 글자가 새겨져 있다.

"나의 음악은 조국의 예술적·철학적·미학적 전통에서 태어났고, 고향은 나의 창작에 다시없이 귀중한 정서적인 원천이 되었다. 내 음악의 모태는 통영의 숲과 바다, 갈매기, 고기 잡는 소리이다." 살아 생전 윤이상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의 음악적 영감의 원류가 통영이라고 밝혔다.

윤이상은 동양적 정서를 서양의 연주기법에 담아 독특한 선율로 구현해 현대음악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동양과 서양의 전통이 공존하고 자연과 인간에 대한 깊은 신뢰가 바탕이 된 고유한 음악 세계를 구축했다.

◆ 통영국제음악제

통영국제음악제(TIMF)는 윤이상의 이러한 음악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2000년과 2001년 통영현대음악제를 통한 준비 과정을 거쳐 2002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그동안 주빈 메타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사라 장, 정 트리오, 미샤 마이스키 등 쟁쟁한 연주자와 관현악단이 무대에 올랐다. 해마다 90% 이상의 객석 점유율을 기록할 만큼 호응도가 높아 명실상부 아시아를 대표하는 음악제로 발돋움했다.

◆ 2010 통영국제음악제

올해 통영국제음악제는 계절별로 봄-통영국제음악제, 여름-TIMF아카데미, 가을-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등으로 나눠 개최된다. 첫 행사인 통영국제음악제는 3월 19~25일 'Music+(音樂+)'를 주제로 통영시민문화회관, 도천테마파크등지에서 현재열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음악만으로 구성된 공연보다 문학, 무용, 미술, 영화 등 다른 장르와의 결합을 시도한 공연이 대거 선보였다. 기타리스트 이병우의 영화음악 콘서트, 카프카의 시에 곡을 붙인 '카프카-프라그멘트', 국립오페라단의 '오르페오 & 에우리디체', 안드레아스 숄,  피아니스트 임동혁과 알렉산드르 타로의 듀오 연주 등 16개의 공식 공연 프로그램이 진행중에 있다.

◆ 도천테마파크 준공 및 윤이상 기념관 개관식

 2010년도 통영국제음악제 공식 개막에 맞춰 지난 19일 오후 도천테마공원 준공 및 윤이상기념관 개관식이 있었다.이날 행사에는 윤이상 선생의 장녀 윤정씨와 선생의 여동생 윤정화 여사가 고인의 가족 대표로 참석했고, TIMF 관계자 및 각계 내빈들과 함께 500여명의 통영시민들이 참석해 고향에 돌아온 윤이상 선생의 유산을 반겼다. 


개관식을 축하하며 2010TIMF 프린지 스페셜 게스트인 '쓰리 베이스'의 공연이 펼쳐졌고, 정일근 시인이 윤이상 선생에게 바치는 헌시 '이 집에 윤이상 선생이 살고 있다'를 낭송했다. 이어 전년도 윤이상음악콩쿠르 입상자인 게오르기 아니첸코가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을 개관식을 찾은 통영시민들에게 선사했다. 개관식 중에는 통영 시립 소년소녀 합창단이 윤이상 선생의 곡 '낙동강'을 합창했으며, 팀프앙상블 멤버들은 '엄마야 누나야'를 합주했다.


개관식은 통영출신의 조각가 심문섭 교수가 제작한 윤이상 선생의 동상(전신상)제막, 테이프컷팅으로 마무리됐다.



도천동 148번지의 도천테마공원은 부지면적 6,437㎡, 건축면적 794㎡(1층 440㎡, 2층 354㎡)에 주요 시설로는 윤이상기념관, 메모리 홀, 경사광장, 연못, 주차장 등을 갖추고 있으며 기념관 2층의 전시실에는 첼로, 바이얼린, 친필악보 등 윤이상 선생의 유품 17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특히 평양 윤이상음악연구소가 제작해 기증한 윤이상 흉상이 공개되어 시민들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 통영국제음악제가 열리고 있는 통영을 찾다

3월 20일-3월21일 1박2일로 처음으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통영국제음악제를 즐기기 위해 통영을 찾았다. 통영에 들어서는 순간 통영시 곳곳에 음악제를 홍보하는 현수막이 걸려 도시의 축제분위기를 잘 드러내고 있었다.


◆ 도천테마파크 및 윤이상 기념관 관람기

 통영에 도착한후 산양일주도로 드라이브를 하고 사전예약한 펜션에 짐을 풀고 나서 처음 간 곳이 도천테마파크이다. 먼저 윤이상 기념관을 관람했다.

아래사진은 평양 윤이상음악연구소가 제작해 기증한 윤이상 흉상과 데스마스크이다 


전시실안에는 첼로, 바이얼린, 친필악보, 키홀더에 항상 소지하던 소형태극기 등 윤이상 선생의 유품 170여점이 전시되어 있었다. 특히 친필 악보를 직접 보니 색다른 감흥을 느끼게 된다.


윤이상 기념관을 관람하고 나오니 야외공연장에서 프린지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시즈널 브리더의 공연을 잠시 구경하고 나서 다시 길을 재촉한다.


(주) 위 사진들은 TIMF에서 제공한 보도자료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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