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정리음악

[피아니스트] 타티아나 니콜라예바 (Tatiana Nikolayeva,1924-1993)

想像 2009. 5. 2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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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티아나 니콜라예바 (Tatiana Nikolayeva,1924-1993)

러시아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그녀의 연주는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연주에 있어서의 깊은 호흡과 음악성에서의 웅장한 스케일이 청중을 온통 감동으로 압도하고 있다.

타티아나 페트로브 니콜라예바(Tatiana Petrovna Nikolayeva,1924-1993)는 1924년 러시아 남부 브리얀스키의 베지짜(Bezhitza)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어머니는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공부한 피아니스트였고,아버지는 음악애호가로 주말이면 친구들과 더불어 가정 음악회를 즐기곤 했다.

이러한 음악적 환경에서 자란 니콜라예바는 어머니로부터 네 살 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으며,이미 4세경에 바흐의 전주곡들을 연주할 수 있을 정도였다.1937년,13세때에 모스코바 중앙 음악학교에서 어머니의 스승이기도 했던 알렉산더 골덴바이스저에게서 피아노를 배웠고,그리고 음악원을 졸업하고 나서도 3년을 더 머물면서 에프게니 골루베프부터 작곡법을 배워 칸타타 ‘행복의 노래’ 및 피아노 협주곡으로 작곡과를 졸업하여 한 때는 작곡과 피아노 연주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쫓기도 했다.

니콜라예바는 1950년 26세때 자신의 <피아노 협주곡 1번>으로 소비에트 연방 국가상을 수상하면서 작곡가로서도 명성을 얻었다. 그리고 같은 해 바흐 서거 200주기를 기념하여 열린 <라이프치히 국제 바흐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본격적인 바흐 해석자의 길로 들어섰다. 그리고 당시 콩쿠르에서 심사위원석에 있었던 쇼스타코비치는 니콜라예바의 연주에 깊은 인상을 받아 자신이 작곡한 <24개의 전주곡과 푸가 Op. 87>의 초연을 부탁했다. 니콜라예바는 이 곡의 초연뿐만 아니라 쇼스타코비치가 이 곡을 작곡할 동안에 조력자 역할을 하기도 했다. 1965년 모스크바 음악원 교수가 되었다.

그녀는 평생 50여개의 앨범을 레코딩하였는데 바흐의 푸가의 기법,평균율 클라이버를 비롯하여 베토벤,스트라빈스키까지 다양하게 녹음하였다. 하지만 그녀의 명성이 유럽에 알려지기까지는 꽤 오랜세월이 흘러서야 가능하였다. 즉 소련의 공산주의가 붕괴되고 난 후 부터 유럽 및 아시아로 공연을 하게된 것이다.

1991년 쇼스타코비치 프렐루드와 푸가 24곡을 세번째로 녹음한 것이 그라모폰 상을 수상하였으며, 1992년 바흐의 피아노 곡 "골드베르크 변주곡 BWV 988"을 네번에 걸쳐 녹음했다는데,이 앨범이 그녀의 마지막 녹음이 되고 말았다.  1993년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니콜라예바는 쇼스타코비치의 <24개의 전주곡과 푸가 Op.87>을 연주하던 중 쓰러져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시 눈을 뜨지 못했다. 사인은 뇌출혈이었다.

니콜라예바의 레퍼토리는 바흐에서 쇼스타코비치에 이르기까지 방대하고,그녀가 연주해왔던 피아노 협주곡만 해도 무려 50여 곡에 이른다. 그러나 그녀의 중심축은 언제나 바흐였다.

그녀의 건장한 체구 탓도 있겠지만,니콜라예바의 연주는 스케일이 크고,굵직굵직한 선을 그어갈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녀가 열정에 넘치고,때로는 정서적인 충동을 여과 없이 폭발시키는 연주자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폭발음이 요란하게 진동하는 법은 거의 없다. 그녀의 바흐 또한 디테일에 구애되지 않고 때로는 격정이 폭발하지만,그 격정에는 약음기,아니면 머플러로 둘러싸인 듯 그 폭발음은 결코 요란하지 않다. 그러면서도 그 파문은 넓고 깊다. 그 파문이 가라앉고 나면 뜻밖에도 담담하고 소박하면서도 청초하고 고고한 기품이 흡사 구양순의 오묘한 필치를 연상케 한다.
 
니콜라예바의 평균율은 그녀의 다른 바흐 연주와 마찬가지로 거침없는 물줄기의 분방한 흐름으로 시원시원하게 뻗어간다. 그러나 때로는 d단조의 푸가에서처럼 대위법적인 초관을 뚜렷이 부각시키면서도 깊은 명상으로 침잠하기도 한다. 거기에는 도약과 열락,수면 속에 숨겨진 산호군의 화사한 색채가 춤추는 듯한 신비의 무희가 너울거린다. 니콜라예바의 평균율은 1984년 일본의 이마이찌 홀에서 녹음한 것과 1971년-72년 모스크바에서 녹음한 것 등 2종이 있는데,이번에 아울로스에서 내놓은 것은 1970년대 초의 멜로디아판을 음원으로 하고 있다.

그녀는 생전에 암보력이 뛰어났으며 항시 50여곡을 암보하고 다닐 만큼 음악적 기억력이 뛰어난 피아니스트로 유명하였다. 타티아나 니콜라예바는 빌헬름 켐프,스비아토슬리프 리히터,헬무트 발챠 등과 함께 바흐 연주에 관한 한,대표적 연주자로 평가되고 있다. 바흐라는 굵고 단단한 중심축 니콜라예바의 바흐는 극광의 빛으로 새로운 세계를 펼쳐주거나 벅찬 감동으로 우리의 가슴에 파문을 일게 하는 그런 연주는 아니다. 그럼에도 그녀의 바흐에는 언제나 들을 만한 그 무엇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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