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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탐방/카페리뷰

[화순] 부띠크그레이어 : 커피 오마카세 (코스로 마시는 커피) 카페 (평점 4.0)

by 想像 2024. 5. 5.

오마카세는 원래는 ‘주방장 특선’이라는 뜻의 일본어다. 요리사에게 온전히 메뉴를 맡기고, 요리사는 엄선된 재료로 자신만의 요리를 만들어내 하나하나 코스로 서빙하는 요리를 가리킨다. 우리나라에서는 스시 오마카세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최근 요식 업계에서 관심이 모이는 것은 ‘커피 오마카세’라 불리는 ‘커피 코스’다. 1~2시간 동안 커피와 디저트를 코스 요리 형태로 음미하며 즐기는 것을 가리킨다. 일식 오마카세가 그렇듯, 바 형태 테이블에서 주로 서빙되며 메뉴는 온전히 바리스타에게 맡겨진다. 원재료나 페어링의 이유, 맛있게 즐기는 법 등 바리스타가 고객에게 충분히 이야기를 전달하며 소통하는 것이 포인트다. 대부분 커피 코스는 그 카페에서만 즐길 수 있는 메뉴로 이뤄져 있고, 코스 역시 시즌마다 다르게 개발돼 바뀐다. 커피 코스가 이색적인 미식 경험으로 애호가를 넘어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이를 찾는 소비자 발길 또한 잦아지고 있다.

 

전남 화순 도곡면에 위치한 '부띠크그레이어'도 커피 오마카세를 전문으로 하는 카페이다. 스프라파짜토-피에노-오네로소-핸드드립커피 순으로 커피가 코스로 나오는데 커피 맛은 훌륭했다. 서울 오마카세 전문점에 비해 가격도 합리적이다. (1인당 16,000원이다). 그러나 커피와 디저트를 코스로 주는 방식이 아니라 오직 커피만 4잔을 계속 주는 코스라 솔직히 위에 부담스럽다. 거기다 커피 오마카세외에 선택할 수 있는 단품 메뉴는 가격이 억소리나 커피 한잔만 하고 싶은 사람들에겐 선택지가 없다. 본인도 커피를 즐기는 사람중 하나지만 인스타 사진 찍기용이 아니라면 디저트 없이 커피 4잔을 연속해 마셔야 하는 커피 오마카세는 별로 선택하고 싶지 않은 메뉴이다.

 

 

 

부띠크그레이어 모습

 

 

카페 입구에는 예쁜 봄꽃들이 활짝 피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카페 야외 가든에는 돔 모양의 야외 테이블이 앙증맞게 배치되어 있다. 그런데 낮에는 더워 야외 테이블은 ??

 

 

카페 내부는 빈티지하면서도 레트로 감성이 묻어나는 인테리어가 감성을 자극한다.

 

 

이 집은  ‘커피 오마카세’가 주메뉴이다. 기본 코스는 스프라파짜토-피에노-오네로소-핸드드립커피 순으로 커피가 코스로 나오며 가격은 1인당 16,000원이다. 가격은 서울 커피 오마카세 집들보다는 합리적이다. 원두는 과테말라 안티구아와 에디오피라 예가체츠 중 선택가능. 그외에도 세계 3대 스페셜 코스도 있는데 가격은 30,000원이다. 

 

커피를 연속 4잔을 마시기 부담스러워 ‘커피 오마카세’와 함께 단품을 주문하려고 했더니 기본 핸드드립이 10,000원. 스페셜 핸드드립 22,000원이다. ‘커피 오마카세’ 코스로 나오는 커피가 4잔에 16,000원인데 기본 핸드드립 한잔이 10,000원이니 누가봐도 ‘커피 오마카세’ 를 주문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우리 식구는 1인당 16,000원인 ‘커피 오마카세’를 4인분 주문했다. 커피 먹는데 헉 64,000원. 한끼 식사비용보다 많다.

 

 

기본 코스는 스프라파짜토-피에노-오네로소-핸드드립커피 순으로 커피가 나온다. 전반적으로 커피가 엄청 마일드하다. 커피의 쓴맛, 신맛, 카페인을 70% 제거한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매우 마일드한 맛이다. 마일드해서 좋기는 하지만 반대로 커피 특유의 바디감, 쓴맛, 신맛을 느낄 수 없어 다크한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별로일 듯하다.

 

 

첫잔은 스프라파짜토. 부드러운 맛의 에스프레소 커피이다. 에스프레소하면 농축된 진한 커피인데 이 집 커피는 농축되어 있기는 하지만 굉장히 부드러운 맛이다.

 

 

 

두번째잔은 달콤한 피에노. 달콤한 에스프레소 라떼 맛이다. 달콤하면서 목넘김이 정말 부드럽다. 이 한잔만 먹었다면 정말 괜챦은 커피였다.

 

 

세번째는 오네로소가 나왔다. 일종의 소금 커피이다. 소금이 커피의 맛을 한층 강화시켜 준다. 맛있는 소금커피임에는 틀림없지만 커피만 세잔을 연거푸 마시다 보니 솔직히 질리기 시작했다. 디저트라고 있으면 좋았을텐테 디저트는 아예없다. 그렇다고 따로 팔지도 않는다.

 

 

마지막으로 핸드드립커피가 나왔다. 아이스나 핫중 선택가능하다. 커피를 4잔째 먹다보니 이제는 커피 맛이고 뭐고 신경도 안 쓰인다. 결국 참다 참다 옆에 있는 베이커리 집에서 베이커리와 디저트를 몇개 사다가 같이 먹었다. 주인장께서 그래도 된다고 했다. 

 

 

'부띠크그레이어'에서의 ‘커피 오마카세’ 경험은 확실히 새로운 경험이었다. 커피 맛도 훌륭하다. 하지만 앞으로 '커피 오마카세'를 또 먹지는 않을 것 같다. 커피 4잔을 연거푸 마시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그리고 여러명이 마시다 보면 가격적인 부담도 만만치 않다. 그냥 한번쯤 먹어봤다는 정도에 만족하는게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