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문학작품

목련에 관한 시와 노래 모음

想像 2024. 3. 1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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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에 관한 시 모음


 

 

목련 / 정연복

 

가슴이 많이 아프고

힘들었던 하루가 지났다

 

저만치 가난하지만

행복한 우리 집이 보인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발걸음에 힘이 솟는다.

 

하늘 푸르고

봄기운 담은 바람이 불어온다

 

아기 새같이 생긴 송이송이

목련이 막 피어나려 한다

 

긴긴 겨울추위를 잘 견뎌낸

저 앙증맞고도 장한 것들.

 

 

 

목련의 봄 / 정연복

 

아직 꽃샘추위 속

목련이 봉오리를 피웠다.

 

알에서 막 깨어나

눈도 못 뜬 햇병아리 같은

 

저 보드라운 솜털을

째고 나오는

 

고 어린 생명을 보면서

그냥 눈물이 나려고 한다.

 

그래,

봄은 쉽사리 오는 게 아니구나.

 

 

목련의 기도 / 정연복

 

하얀 목련이 폭죽처럼 터지면

주위가 온통 환해집니다

 

나의 삶도 그렇게

세상의 한 모퉁이 밝히게 하소서.

 

 

 

목련꽃 / 김달진

 

봄이 깊었구나

창 밖에 밤비 소리 잦아지고

나는 언제부터선가

잠 못 자는 병이 생겼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지난밤 목련꽃 세 송이 중

한 송이 떨어졌다.

이 우주 한 모퉁이에

꽃 한 송이 줄었구나.

 

 

 

목련 / 임영조

 

슬픔이 터진다

헐벗고 추운 뜨락에서

내내 벌서던 침묵의 가지마다

하얀 옹알이가 터진다

 

아직도 얼음살 박힌

그 얼얼한 생인손이

찰칵찰칵 셔터를 누르면

순백의 플래시가 터지고, 이내

컬러로 인화되는 언어들

 

얼굴이 유독 희고 볼우물 예쁜

소학교 적 처녀 선생님같이

낭랑한 목소리로 출석을 부르면

네! 네! 손 들며 화답하는 아이들

개나리 진달래 복숭아꽃 살구꽃

민들레 씀바귀 제비꽃……

 

잊었던 망자를 일일이 호명하는

저 고고하고 빛 부신 초혼(招魂)이 있어

뜨거운 사랑의 입김이 있어

세상은 또 이렇듯 환해지고

눈 뜨고 사는 일이 아름다운가?

 

 

 

사월 목련 / 도종환

 

남들도 나처럼

외로웁지요

 

남들도 나처럼

흔들리고 있지요

 

말할 수 없는 것뿐이지요

차라리 아무 말

안 하는 것뿐이지요

 

소리없이 왔다가

소리없이 돌아가는

사월 목련

 

 

 

목련아래서 / 김시천

 

묻는다 너 또한 언제이든

네 생애 가장 아름다운 날

그날이 오면

주저없이 몸을 날려

바람에 꽃잎지듯 세상과 결별할 준비

되었느냐고

 

나에게 묻는다 하루에도 열두 번

목련 꽃 지는 나무 아래서

 

 

목련 / 최해걸

 

목련 피는

봄이 좋습니다.

 

잎도 없이 꽃만 피는 목련이

가난해 보여서 좋습니다.

 

하얗고 투박한 꽃잎이

울 엄마 무명치마 같아서

좋습니다.

 

올해도 목련꽃

눈물겨워서 좋습니다.

 

 

 

목련 아래서 / 김시천

 

묻는다 너 또한 언제이든

네 생의 가장 아름다운 날

그날이 오면

주저없이 몸을 날려

바람에 꽃잎 지듯 세상과 결별할 준비

되었느냐고

 

나에게 묻는다 하루에도 열두 변

목련 꽃 지는 나무 아래서

 

 

 

목련꽃 지다 / 이제인

 

누군가

조용히 다가와

내 가슴에 장착된

수류탄의 안전핀을 뽑았습니다

 

순간

수만 년 동안

꿈꿔 온 그대를 향한 모의는

백일하에 드러나고

 

나는

하얗게 독이 오른 꽃가슴을

갈기갈기 찢기는 형벌에

몇 날 며칠을 꼬박 죽어가며

 

나무십자가 형틀에

매 달 려 있어야 했습니다

 

 

백목련 피던 날 / 홍윤표

 

아침의 꽃이

온 세상에 피어올랐다

 

겨우내 보듬었던 백목련

단잠 깨더니 청옥하늘에 봇물이 터졌다

실개울 굽이굽이 징검다리 건너

백목련 꽃잎 여는 소리

밤샘으로 별이 되었다

 

굴곡진 대지를 깨우는 봄의 소나타에

쌍두의 합창곡이

치마폭에 내려앉는다

 

물오른 도심공원 둔덕에

불타는 백목련 피어

꽃 잔치에 화전花煎 익는 내음새가

살 고운 비단강에 흐른다

봄은 온통 환상곡이었다

 

 

백목련 / 이해인

 

꼭 닫혀 있던 문이기에

더욱 천천히

조심스레 열리네

 

침묵 속에 키워둔 말

처음으로 꽃피우며

하늘을 보는 기쁨이여

 

누구라도 사랑하고

누구라도 용서하는

어진 눈빛의 여인

 

미운 껍질을 깨듯

부질없는 욕심을 밀어내고

눈부신 아름다움도

겸허히 다스리며

서 있는 모습 그대로

한 송이 시가 되는 백목련

 

예수아기 안은 성모처럼

가슴을 활짝 열고

하늘을 담네

모든 이를 오라 하네

 

 

 

목련화 / 조영식

오 내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사랑 목련화야

희고 순결한 그대 모습 봄에 온 가인과 같고

추운 겨울 헤치고 온 봄 길잡이 목련화는

새시대의 선구자요 배달의 얼이로다

오 내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사랑 목련화야

오 내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사랑 목련화야

그대처럼 순결하게 그대처럼 강인하게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나 아름답게 살아가리

오 내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사랑 목련화야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나 아름답게

살아가리라

그대처럼 우아하게 그대처럼 향기롭게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나 값있게 살아가리

오 내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사랑 목련화야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나 값있게

살아가리라

 

 

목련 / 용혜원

 

봄 햇살에 간지럼 타

웃음보가 터진 듯

피어나는 목련꽃 앞에

그대가 서면

금방이라도 얼굴이

더 밝아질 것만 같습니다

삶을 살아가며

가장 행복한 모습 그대로

피어나는 이 꽃을

그대에게 한아름

선물할 수는 없지만

함께 바라볼 수 있는

기쁨만으로도

행복합니다

봄날은 낮은 낮 대로

밤은 밤 대로 아름답기에

꽃들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활짝 피어나는 목련꽃들이

그대 마음에

웃음 보따리를

한아름 선물합니다

목련꽃 피어나는 거리를

그대와 함께 걸으면 행복합니다

우리들의 사랑도 함께

피어나기 때문입니다

 

 

하얀 목련 / 김옥남

방금 기도를 끝낸

하얀 성의의 천사들이

꽃등불을 밝히고

삼월의 뜰을 걸어 나왔다

하늘을 향해

목울대를 곧추 세우고

꽃송이 송이마다

볼을 부풀린 것이

지휘봉을 휘두르는

바람의 호흡 따라

지금이라도 곧

봄을 찬양하는 합창을

시작할 것만 같다

 


목련에 관한 노래 모음


 목련화(조영식 작시, 김동진 작곡) / 테너 박세원

 

 

 

양희은 - 하얀목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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