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도쿄올림픽, 일본의 기술적 쇠퇴를 보는 것 같다

想像 2021. 8. 2.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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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림픽 진행과정을 보면서 70-80년대  전세계 전기˙전자시대를 풍미하던 일본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2020년대 디지털 혁명시대에도 여전히 아날로그 시대를 사는 듯한 느낌의 일본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일본의 기술적 쇠퇴를 보는 것 같았다.

 

 

1. 미래는 안보인 지루했던 도쿄 올림픽 개막식

 

이번 도쿄 올림픽 개회식은 시종일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코로나19로 세계가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해 잔치 분위기 연출을 절제한 것 아닌가라고 이해도 가지만 그래도 너무 지루하고 재미없는 개막식이었다. 

 

영국 정치매체 폴리틱스의 편집장인 이언 던은 "장례식장에 참석하는 것과 같았다"며 "자국 정서를 고려해 절제한 건 알겠는데, 전 세계인들을 고려해 조금은 즐겁게 할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라고 지적했다. 또한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활기차고 엉뚱하며 흥미진진한 나라 중 하나인데, 이 개회식이 그들이 만든 결과물이라는 점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본인의 생각도 거의 비슷하다.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개막식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일본의 이미지를 각인 시켜 줄 만한 퍼포먼스도 없었고 2020년대 빠르게 발전하는 디지털 기술혁명의 시대에 맞는 혁신적 퍼포먼스도 없었다. 여기에 1,685억원이라는 거액을 사용했다 하니 더 의아스러웠다. 1,840억을 쓴 2012년 런던올림픽, 1,100억원을 쓴 2016년 리우올림픽, 600억을 쓴 2018년 평창올림픽과 비교해 상당히 많은 예산을 많이 투입했지만 런던, 리우, 평창올림픽의 즐겁고 화려한 열기에 비교하면 솔직히 당혹스럽도록 지루하고 재미없었다.

 

그나마 눈에 뛴 것은 개막식 막판에 1800여대의 드론이 경기장 상공에서 지구본을 3D로 형상화 한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신선한 것은 아니었다. 2018년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에서 선보였던 드론쇼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쇼킹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나마 독특하고 인상 깊었던 공연이었던 '픽토그램 시퀀스'. 이 공연에서 일본 판토마임 코미디 배우 히로폰이 판도마임 듀오 마사와 히토시, 미나미 다이스케, 마츠모토 료와 함께 올림픽이 개최되는 기간 동안 진행될 여러가지 종목의 로고가 연속하게 바뀌는 장면을 연기했다. 하지만 이 또한 6만8천석 규모의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펼쳐지는 공연치코는 너무 아날로그적인 연출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외 공연에는 '미래'보다는 '과거'를 연상시키는 회고적 정서가 가득했다, 선수단 입장 전 공연에선 에도 시대 목수들이 나무를 운반할 때 부르던 노래인 '키야리 우타'를 배경음악으로 거대한 목재를 옮기는 장인들의 모습을 탭 댄스 퍼포먼스로 표현했다. 댄서들이 옮겨온 원형의 나무들이 합쳐져 무대 중앙에서 오륜 마크로 재탄생했다. 성화 등장 직전에는 일본의 유명 가부키 배우인 이치가와 에비조가 재즈 피아니스트 히로미의 반주에 맞춰 무대에 올랐다. 가부키 대표작 중 하나인 '시바라쿠'의 일부 장면을 선보였다. 개회식의 중앙 무대는 후지산과 일본 전통공연인 가부키 무대에서 착안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들 공연들은 올림픽 개막식 공연으로는 너무 정적이고 지루했다.

 

리우올림픽 폐막식에서 도라에몽, 키티, 슈퍼마리오 등을 등장시켜 도쿄올림픽을 광고했던 일본은 정작 이번 개막식에선 팝컬처의 상징물들을 거의 활용하지 않았다. 런던올림픽이 비틀즈, 조앤 K.롤링, '007'시리즈 등 문화 강국 영국을 상징하는 팝컬처들을 대거 앞세워 화려한 공연을 펼쳤던 것과는 대비되었다.

 

존 레넌의 '이매진'(IMAGINE) 공연도 우스웠다. 베냉 국적의 세계적인 가수 안젤리끄 키드조, 미국 가수 존 레전드, 스페인의 알레한드로 산스, 뉴질랜드 가수 키스 어반 등 각 대륙의 가수들이 함께 노래한다는 취지였지만, 놀라움이나 충격은 없었으며 감흥도 떨어지는 연출이었다. 사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개막식 공연에서 존 레논의 이매진(Imagine)공연이 이미 있었더라 평창 올림픽을 뻬긴 느낌마저 들었다.

 

한편 사상 초유의 무관중으로 치루어진 개막식이지만 이 역시 현재의 디지털 기술로 충분히 커버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너무 심심했다. 실제로 평창 올림픽 때에는 개·폐회식장을 채운 관중들이 선수단에 환호와 박수를 보내는 사이, 좌석마다 설치한 3만5000개의 ‘픽셀 태블릿 LED’는 길이 500 m의 거대한 스크린으로 변신해 마치 북한에서나 볼 법한 카드섹션처럼 화려한 색으로 올림픽 참가 국가의 이름과 국기 등을 펼쳐 보였다.

 

아무튼 개막식 공연 내내 내가 아는 일본이 맞나 싶을 정도 공연, 연출은 지루하고 감동이 없었다. 속으로 '기술의 일본','톡톡튀는 창의적인 일본' 의 약발도 이제 끝났나 보다 생각했다.

 

2. 일본의 기술적 퇴보 보여준 도쿄 올림픽

 

올림픽은 관광객 유치와 함께 자국의 최첨단 기술을 뽐내는 장으로도 평가받는다. 올림픽에서 신기술을 뽐낸 ‘원조’는 1964년 도쿄올림픽이었다. 당시 일본은 세계 최초의 고속철도인 신칸센을 개통해 ‘일본=첨단기술’이라는 수식어를 만들었다.

 

이번에도 자율주행과 로봇·수소전기차 등에서 획기적 성과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도요타·소니 등 일본 ‘국가대표 기업’은 이렇다 할 신기술을 선보이지 못했다. 현지 방송사 NHK가 한국보다 빨리 풀HD 대비 16배 선명한 8K 방송을 송출한다는 정도다. 개최국 일본이 자존심이 구기는 사이, 그 공백을 메운 건 일본외 기업들이었다.

 

일본기업 대신 미국기업 인텔이 올림픽 파트너 자격으로 5G 플랫폼과 인공지능(AI) 솔루션 등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도쿄 올림픽에 맞춰 5G 서비스를 본격 상용화하려는 일본 정부와 손잡고 올림픽에서 쓰이는 5G 장비를 공급했다.

 

반면 토요타가 선수촌에 투입한 16대의 무인 자율주행차 ‘e팔레트'는 선수촌 내 주요시설을 정해진 코스대로 움직일 뿐이다. 오리연구소가 도쿄 나리타공항에 배치한 외국인 안내 로봇은 AI가 아닌 사람이 원격으로 조정하고 응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에 경제매체 블룸버그는 "1964년 이후 일본 기술의 퇴보를 보여주는 사례다"라고 혹평했다.

 

3. 일본의 디지털 후진성 들어낸 도쿄 올림픽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3위 경제대국인 일본이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하루 확진·사망자 집계를 매일 밤 ‘덧셈’ 수작업으로 해 온 사실이 알려져 일본의 ‘디지털 후진성’이 극명하게 드려난 적이 있다. 이번 도쿄 올림픽도 그런 것 같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가 운영하는 선수, 대회 관계자를 위한 전용 버스가 제시간에 오지 않거나 원래 목적지와 다른 곳으로 가는 등 문제가 많아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도쿄올림픽에는 하루 최대 2200여대의 전용버스가 배치됐고 전국에서 운전기사를 모집했다. 조직위는 전용 앱이 깔린 태블릿 단말기에 버스 정차 장소, 경유지와 목적지를 등록해 운전기사에 나눠줬다. 기사들은 단말기 안내에 따라 운행을 하는 구조다. 하지만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안내가 끝나거나 이동 경로가 멋대로 바뀌는 등 오류가 계속 발생했다. 이 때문에 일부 운전기사는 단말기를 사용하지 않고 지도에서 행선지를 확인한 뒤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상황에서 도쿄올림픽서 사용되는 결제·통신·티켓·보안 시스템 모두 한국기업이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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