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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음악/클래식음반감상

베를린 필하모닉이 연주한 가장 위대한 클래식 작품 100곡《100 Best Berliner Philharmoniker》

by 想像 2021.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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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교향악단! 베를린 필하모닉이 연주한 가장 위대한 클래식 작품 100곡


베스트 베를린 필하모닉 100 6CDs  (Best Berliner Philharmoniker 100)

베를린 필하모닉을 거쳐간 역대 상임 지휘자들과 객원 지휘자, 그리고 위대한 협연자들의 명연주를 파트별로 수록하여 베를린 필하모닉의 역사 전체를 개관하는 대기획! 니키쉬, 푸르트벵글러, 첼리비다케, 카라얀, 아바도, 그리고 사이먼 래틀 경에 이르기까지 베를린 필하모닉의 역대 상임 지휘자들의 최고의 대표 명연주 수록!

 

CD 1: 사이먼 래틀 경
CD 2: 클라우디오 아바도 /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CD 3: 카라얀 전성 시대
CD 4: 객원 지휘자 & 오페라와 합창곡
CD 5: 위대한 협연자
CD 6: 전설이 된 지휘자

 

 

CD 1  The Planets, Op. 32, H. 125: IV. Jupiter, the Bringer of Jollity,  Gymnopédie No. 1 (orch. Debussy) 제외 

 

CD 1: 사이먼 래틀 경

 

사이먼 래틀 (음악감독 2002-) 

 

사이먼 래틀은 2002년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뒤를 이어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취임하여 현재까지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는 우리 시대의 거장이다. 1955년 영국 리버풀에서 태어났다. 열다섯 살 때 로열 리버풀 관현악단의 타악기 주자가 된 타악 신동 출신으로, 지휘자로 변신하여 19세 때인 1974년에는 본머스에서 열린 존 플레이어 국제지휘콩쿠르에 최연소 연주자로 참가하여 우승하였다. 이후 런던의 왕립음악원(Royal Academy of Music)에서 피아노와 지휘를 공부했으며,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였다. 본머스의 본머스 관현악단과 리버풀의 로열 리버풀 관현악단 부지휘자를 거쳐, 1980년 버밍엄의 버밍엄 시립 교향악단 음악 감독으로 부임하였다. 무명의 시골 악단에 불과한 이곳을 1998년까지 이끌면서 세계적인 교향악단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영국을 대표하는 지휘자로 문화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1987년 CBE 훈장을, 1994년에는 기사 작위를 받았다. 2002년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후임으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취임하였고, 2010년에 투표를 통해 임기가 2012년에서 2018년까지 연장되었다. 사이먼 래틀의 취임 이후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인터넷으로 실황을 공개하고, 여러 현대음악을 레퍼토리로 받아들이는 등 현대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 칼 오르프: <카르미나 부라나> - 운명의 여신이여

칼 오르프는 현대 독일의 대표적인 작곡가로, 그는 원시주의에의 복귀를 주장하여 단순한 화성과 리듬에 집중한 작품을 남겼다. 일종의 칸타타로 분류되는 <카르미나 부라나>는 그의 대표작으로, 중세 음유시인의 노래집에서 가사를 따와 작곡된 것이다. 모두 25곡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중 첫 곡인 ‘운명의 여신이여’는 장대하고 느린 도입부로 시작된 뒤 곧 빠른 템포로 변해서 역동적인 주제가 계속하여 되풀이된다.

 

2. 번스타인: 캔디드 서곡
번스타인의 뮤지컬 <캔디드>의 서곡으로, 1956년 작품이다. 볼테르의 ‘캉디드’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이 뮤지컬은 모두 2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릴리언 헬먼과 리처드 윌버의 극본으로 1950년부터 1956년까지 6년에 걸쳐 작곡되어 1956년 보스턴에서 초연되었다. 경쾌한 분위기의 서곡은 이 작품이 지닌 희극적인 분위기를 잘 설명하고 있으며, 뮤지컬 공연과는 별도로 오케스트라 연주회의 레퍼토리로 자주 연주된다.

 

3. 홀스트: <행성> - 1곡 화성(전쟁의 신)
엘가와 함께 20세기 영국음악의 부흥을 이끈 영국의 작곡가 홀스트는 태양을 중심으로 도는, 수성, 화성, 목성 등의 행성을 묘사하는 관현악곡 ‘행성’을 작곡하였다. 그의 작품은 화려한 관현악법과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신비적인 화음으로 유명하고, 특히 그의 관현악곡 ‘행성’은 이러한 그의 특징이 잘 드러나고 있다. 첫 곡인 ‘화성’은 전쟁의 신을 표현하고 있다.

 

4. 드뷔시: 불꽃 (전주곡 2권 중 12곡)
드뷔시는 피아노를 위한 전주곡집을 두 권 작곡했다. 각 권은 모두 열두 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작품집은 종래의 선율 중심의 음악을 벗어나 화음이나 음색을 중시한 색채적 울림이 강조하며 피아노 음악의 새 국면을 열었다는 점에서, 드뷔시 피아노 음악의 최고 걸작이자 근대 피아노 음악의 최고봉으로 평가된다. ‘불꽃’은 드뷔시의 전주곡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곡이다. 이 음반에서는 관현악 편곡으로 연주된 판본을 싣고 있다.

 

5. 베를리오즈: 환상 교향곡 Op.14 - 4악장 단두대에의 행진
참신한 관현악법과 충격적인 착상으로 표제음악이라는 분야를 개척하며 프랑스 낭만주의를 열었던 젊은 천재 작곡가 베를리오즈의 출세작이다. 짝사랑의 대상인 애인을 쫓는 젊은 청년의 환상을 소재로 하고 있는 작품으로, 애인을 상징하는 주제가 모든 악장에 등장하며 전곡의 통일성을 유지한다. 모두 다섯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 4악장 ‘단두대로의 행진’이라는 표제가 붙어있다. 극중의 주인공은 사형을 선고 받고 단두대에 연행되어 자신의 처형을 보는 꿈을 꾼다는 내용을 묘사하는 음악이다.

 

6. 드보르작: 슬라브 무곡 Op.46-1 C장조
드보르작의 슬라브 무곡은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에 영향을 받아 슬라브의 민속선율을 사용하여 피아노 연탄곡으로 작곡된 작품집이다. 작품번호 46번으로 여덟 곡을 발표한 뒤, 다시 작품번호 72번으로 여덟 곡을 추가로 작곡하였다. 이후 작곡자 자신에 의해 관현악 편곡이 이루어졌고, 현재는 관현악 편곡이 보다 자주 연주되고 있다. 작품번호 46번은 드보르작의 나이 36세 때인 1878년 작품으로, 민족적 특성을 살리면서 독특하고 개성에 넘치는 선율과 화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첫 번째 곡인 C장조는 프레스토로, 전곡을 시작하는 활기찬 분위기의 음악이다.

 

7. 하이든: 교향곡 88번 G장조 - 4악장 피날레. 알레그로 콘 스피리토
1787년 작품으로, 이 시기 하이든의 대표적인 교향곡으로 손꼽힌다. 에스테르하지가의 바이올린 연주자였던 요한 토스토의 의뢰로 작곡되었다. 마지막 4악장은 단순하면서도 경쾌한 주제로 시작되는 론도 형식의 악장이다.

 

8. 브람스: 교향곡 4번 E단조 Op.98 - 3악장 알레그로 지오코소
브람스의 마지막 교향곡으로, 브람스는 이 곡을 1884년에 작곡하기 시작하여 교향곡 3번을 마친 직후인 1885년에 완성하였다. 모두 네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마지막 4악장은 교향곡으로서는 드문 파사칼리아 형식으로 작곡되었다. 3악장은 전곡 중에서 가장 열정적이고 경쾌한 부분으로 트라이앵글의 사용이 인상적이다.

 

9. 사티 (드뷔시 편곡): 짐노페디 3번
짐노페디는 고대 그리스에서 나체의 남자가 춤추던 의식용 춤을 가리키는 말에서 유래된 것이다. 1888년에 작곡된 이 작품은 에릭 사티의 작품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피아노곡으로, 모두 세 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세 곡의 작품은 모두 비슷한 분위기와 선율을 지녔지만, 마치 한 개의 사물을 서로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때와 같은 미묘한 차이를 지니고 있다. 3번은 왼손의 고요한 반주 위에 꿈꾸는 듯한 멜로디가 아름다운 곡이다. 이 음반에는 작곡가 드뷔시가 관현악으로 편곡한 판본이 수록되어 있다.

 

10.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번 F단조 Op.10 - 2악장 알레그로
쇼스타코비치의 나이 19세 때 페테르스부르크 음악원의 졸업 작품으로 작곡한 작품으로, 쇼스타코비치는 이 곡으로 천재 작곡가로서의 명성을 확립하게 되었다. 쇼스타코비치가 이후에 작곡한 다른 교향곡과 비교하여 고전적인 형식을 따르고 있는 편이지만, 젊은 작곡가다운 패기 있는 신선한 시도도 동시에 엿보인다. 관현악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는 피아노의 효과적인 사용이 매력적인 곡이다.

 

11. 말러: 교향곡 5번 C샵단조 - 4악장 아다지에토
독일 낭만주의 최후의 교향곡 작곡가로 평가받는 구스타프 말러는 모두 아홉 곡의 교향곡을 남기고 있는데, 그의 교향곡들은 후기 낭만주의 시대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그 가운데 하나인 교향곡 제5번은 폭풍과 같이 격렬함을 지닌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교향곡에서 4악장으로 사용된 아다지에토는 작품 전체의 분위기와 달리 고요하고 평온한 느낌을 주는 간주곡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작품은 토마스 만의 소설에 바탕을 둔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에서 완벽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12-15. 차이코프스키: <호두까기 인형> - 초콜렛: 스페인 무곡, 차: 중국 무곡, 사탕요정의 춤, 코다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은 호프만의 동화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의 임금님>을 소재로 한 2막 3장의 발레를 위한 작품이다. 이국적인 다양한 무곡이 삽입되어 있어 상당히 다채로운 느낌을 주고 있다. ‘초콜릿: 스페인의 춤’은 스페인 무곡인 볼레로이며, 트럼펫이 주선율을 노래한다. ‘차: 중국의 춤’은 펄쩍펄쩍 뛰는 듯 귀엽고 코믹한 춤으로, 파곳과 콘트라베이스의 리듬 위에 플루트가 특색 있는 선율을 연주한다. ‘사탕요정의 춤’은 현악 피치카토를 타고 첼레스타가 선율을 연주하면서 시작되는 곡이다. 마지막 ‘코다’는 앞에서 연주된 이국적인 춤곡을 정리하는 역할을 한다.

 

16. 보로딘: <이고르 공> - 폴로베츠인의 춤
<이고르 공>은 러시아 이고르 공의 중앙아시아 원정을 그린 4막의 오페라이다. 보로딘은 이 오페라를 완성하지 못하였지만 림스키-코르사코프와 글라주노프 등이 나머지 부분을 완성하였다. 폴로베츠인의 춤은 2막 중간에 등장하는 합창곡으로, 림스키-코르사코프가 관현악곡으로 편곡하였고 이후 독립적인 소품으로 자주 연주된다. 동양적인 우수, 폴로베츠인의 야성적인 모습과 춤 등 민속적인 색채가 매우 뚜렷하게 엿보이는 곡이다.

 

17-18.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 - 닭발 위의 오두막집(바바야가), 키예프의 대문
무소르그스키는 친구였던 화가 하르트만의 유작 전시회를 보고, 그 곳의 그림 하나하나를 묘사하는 피아노 작품 <전람회의 그림>을 작곡하였다. 이 작품은 처음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였지만, 작곡가 라벨이 이 작품을 관현악곡으로 편곡하면서 큰 성공을 거두었고 무소르그스키의 피아노 원곡도 새롭게 재조명되었다. 비정통적이고 현대적인 음향, 러시아 교회선법의 화성, 민속적 성향이 강한 선율 등을 사용한 러시아적인 색채의 작품이다. ‘닭발 위의 오두막집’은 ‘바바야가’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져 있는 곡이다. 하늘을 나는 마녀 바바야가를 중심으로 귀신들이 춤을 추는 악마의 잔치를 그리고 있는 곡이다. 이어지는 마지막 곡인 ‘키예프의 대문’은 고대의 러시아 양식에 의한 키에프시의 대성문의 설계도를 그린 하르트만의 원화에 바탕한 곡이다. 러시아의 거대한 건축양식으로 된 대문을 연상시키는 곡으로, 모음곡 전체를 장대하게 마무리한다.

 

CD 2: 클라우디오 아바도 /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클라우디오 아바도 (음악감독 1989-2002)

 

1989년 갑작스러운 카라얀의 사망으로 공석이 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차기 음악감독을 선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오랜 고민 끝에 카라얀의 뒤를 이을 음악감독으로 선정된 지휘자가 바로 클라우디오 아바도이다. 아바도는 1989년부터 1989년부터 2002년 병으로 인해 음악감독직을 사임하기까지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게 되었다. 


아바도는 1933년 이탈리아 밀라노의 음악가문에서 태어나 빈 음악원에서 한스 스바로프스키에게 지휘를 배웠다. 1971년부터 91년까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수석지휘자와 빈 국립 오페라의 음악감독을 역임했다. 1979년부터 1988년에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석지휘자로 일하기도 했다. 1989년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취임하면서 카라얀이 이끌던 때와는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큰 화제를 모았다. 그는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음악뿐만 아니라 말러를 비롯하여 카라얀이 자주 지휘하지 않았던 곡들도 과감히 연주회 레퍼토리에 도입하였고, 특히 현대음악 작곡가들의 작품도 비중 있게 소개하였다. 또한 단원들의 구성도 기존의 독일계 남성 연주자라는 틀을 벗어나 국적과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새로운 진용을 구축하였다. 아바도의 이러한 시도는 21세기를 맞이하여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현대화에 성공적으로 접목되었고, 21세기에 들어와서도 이 악단이 여전히 세계 최정상급의 오케스트라로 군림하는 데에 큰 영향을 끼쳤다. 2000년 위암 진단을 받은 아바도는 건강 문제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 직위를 사임하였고, 2002년 영국의 지휘자 사이먼 래틀에게 이 자리를 물려주었다. 병에서 회복된 아바도는 이후 여러 청소년 오케스트라 육성에 힘쓰며 루체른 페스티벌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1-3. 모차르트: 플루트 협주곡 2번 D장조 K.314

모차르트는 1777년 네덜란드 출신의 음악애호가 드 쟝에게 플루트 협주곡과 플루트 4중주곡의 작곡을 의뢰받았다. 당시 여러 가지 면에서 불완전한 상태였던 플루트라는 악기에 대해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모차르트는 기존에 작곡했던 오보에 협주곡을 플루트 곡으로 편곡하여 전달하였다. 이 곡은 오랫동안 플루트 협주곡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모차르트 아들의 유품에서 원곡인 오보에 협주곡의 악보가 발견되면서 이 곡이 오보에 협주곡의 편곡임이 드러나게 되었다. 현재 이 곡은 오보에와 플루트 연주자들 모두에게 필수적인 레퍼토리로 인정받고 있다. 모두 세 악장 편성의 전형적인 고전주의 협주곡 형식을 따르고 있다. 이 음반에서 플루트를 연주하고 있는 엠마누엘 파후드는 1992년 스물두 살의 나이로 아바도가 지휘하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플루트 수석으로 임명되면서 큰 화제를 모은 연주자이다.

 

4-7. 힌데미트: 실내음악 1번 1921
힌데미트는 1920년대에는 독일을 대표하는 현대음악의 선구적 인물로 명성을 얻었으나, 점차 신고전주의적 경향으로 양식을 전환한 작곡가이다. 실내음악 1번은 1922년에 발표한 실내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집으로, 전통적 양식을 거부하는 경향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짧은 네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작품집은 조성적 작품보다는 표현주의적 무조음악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낭만적 서정성과 감상성이 배제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음악을 통해 힌데미트는 독일 아방가르드의 선두 주자로서 명성을 얻었다.

 

8. 드뷔시: 첫 번째 랩소디
드뷔시는 오페라 <펠리아스와 멜리장드>의 성공 이후 파리고등음악원의 고문으로 위촉을 받았다. 1910년 이 음악원의 클라리넷 학생 테스트 용으로 클라리넷과 피아노를 위한 랩소디를 작곡하였고, 이후 다시 관현악 반주로 편곡하였다. 드뷔시는 자기가 작곡한 곡 중에서 가장 기분 좋은 작품 중 하나라고 말한 바가 있다. 클라리넷 연주자의 기량을 다채롭게 발휘하기 위한 곡으로, 처음에는 조용히 시작하여 빠르게 곡이 진행되면서 다양한 음악적 분위기가 교차된다. 이 곡을 연주하고 있는 자비네 마이어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인연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연주자이다. 1982년 카라얀은 자비네 마이어를 베를린 필하모닉의 단원으로 추천하였지만, 베를린 필하모닉은 정치적인 이유로 자비네 마이어를 거부하면서 지휘자와 단원들 사이의 갈등이 벌어진 바 있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음악감독 1955-1989)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은 1908년 오스트라 잘츠부르크에서 태어나 1989년까지 활동한 지휘자이다. 그는 1955년부터 1989년까지 베를린 필하모닉의 음악감독으로 일하면서 20세기 클래식 음악을 대표하였으며, 세계에서 가장 음반 녹음을 많이 한 음악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손꼽힌다. 카라얀은 어려서 피아노를 배웠지만 지휘로 방향을 바꾸고 독일의 소도시인 울름과 아헨의 지휘자를 거쳐 1933년 카라얀은 나치에 입당하여 독일 내 최연소 음악 총감독을 맡는 등 승승장구하였고, 1938년부터 1945년까지 베를린 국립 오페라단을 이끌었다. 2차 대전 이후 나치 경력으로 인해 잠시 활동 금지를 당하였지만 이 시기 EMI의 레코딩 전문 악단인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를 맡으며 다시 지휘 무대에 복귀하게 된다. 1955년 푸르트벵글러의 사망 이후 공석이 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임명되었다. 카라얀은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일하는 중에도 빈 국립 오페라, 라 스칼라, 파리 오케스트라 등의 지휘자를 겸임하는 등 유럽 악단의 중요한 자리를 거의 독점하였다. 카라얀의 음악은 오케스트라의 기능을 최고도로 세련되게 만들고 특유의 유려한 연주로 절대적인 연주 효과를 달성하였다고 평가받는다. 또한 그는 이전의 지휘자들과는 달리 새롭게 떠오르는 음반 산업에 주목하여 LP, CD, 디지털 레코딩 등 새롭게 대두된 음악 재생 매체의 변화를 누구보다도 먼저 받아들였고, 900여 장의 음반 타이틀을 통해 세계적으로 2억 장에 달하는 판매고를 올렸다.

 

9. 모차르트: 플루트와 하프를 위한 협주곡 C장조 K.299 - 2악장 안단티노 (발췌)
모차르트는 22세 때인 1778년 파리 여행 중에 드 기느 백작이라는 사람의 요청으로 이 곡을 작곡하였다. 드 기느 백작 딸의 결혼 기념으로 아버지와 딸이 함께 연주하기 위한 곡으로, 플루트와 하프라는 독특한 조합이 이루어졌다. 2악장은 이 곡 중에서 가장 유명한 악장으로, 아다지오로 느리게 펼쳐지는 플루트와 하프의 아름다운 음색이 돋보인다. 플루트를 연주하고 있는 제임스 골웨이는 1969년부터 1975년까지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수석 플루트 연주자를 역임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 이 음원은 그가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단원으로 있었던 시기에 녹음된 것이다.

 

10-11.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E플랫장조 ‘황제’ Op.73 - 2악장 아다지오 운 포코 모소, 3악장 론도. 알레그로 (발췌)
베토벤의 마지막 피아노 협주곡으로, 거대한 구도와 당당한 위용, 그리고 화려한 거장적인 피아노 기교로 인간정신의 찬란한 승리를 기리고 있는 작품이다. ‘황제’라는 제목은 이 곡이 지니고 있는 당당한 분위기를 잘 표현하고 있다. 이 음반에서는 2악장 마지막 부분부터 3악장 시작 부분까지를 발췌하여 수록하였다. 이 음원에서 피아노를 맡은 알렉시스 바이젠베르크는 지휘자 카라얀이 협연자로 가장 선호한 피아니스트이다. 협주곡 녹음에 있어 인색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카라얀은 바이젠베르크와는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전곡을 비롯하여 여러 작품을 함께 녹음하며 그의 실력에 대해 변치 않는 신뢰를 보여주었다.

 

12. 베토벤: 삼중 협주곡 C장조 Op.56 - 2악장 라르고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를 독주악기로 활용한 독특한 편성의 협주곡으로, 1804년에서 1805년 사이에 작곡되었다. 동등한 실력의 독주자 세 명을 필요로 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베토벤의 협주곡 중에서 자주 연주되는 편은 아니다. 2악장은 짧은 간주곡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고요한 현악기 반주의 짧은 도입부로 시작하여 첼로 독주가 주제를 제시하며 시작한다. 이 음원은 1970년 소련의 대표적인 연주자 스비아토슬라브 리히터, 다비드 오이스트라흐, 므스티슬라브 로스트로보피치를 섭외하여 녹음한 기념비적인 음반 중에서 발췌하였다.

 

13. 하이든: 교향곡 104번 D장조 ‘런던’ - 3악장 메뉴에트(알레그로) & 트리오
100여곡이 넘는 교향곡을 작곡한 하이든 말년의 작품으로, 음악적으로 높은 밀도와 뛰어난 구성을 보여주고 있는 곡이다. 60대 이후 런던 연주여행에서 받은 경험은 하이든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런던’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 교향곡은 그가 평생 동안 작곡한 교향곡의 결산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3악장은 역동적인 분위기를 지닌 미뉴에트 악장으로, 이 악장의 장중한 분위기는 베토벤의 교향곡을 예견시킨다.

 

14. 슈베르트: 교향곡 8번 B단조 ‘미완성’ D.759 - 1악장 알레그로 모데라토
슈베르트의 대표작으로, 두 악장만을 남기고 나머지 악장이 완성되지 못했기 때문에 ‘미완성’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두 악장만으로도 전체의 균형이 잘 이루어져 있으며, 슈베르트다운 멜로디와 정교한 구성은 완성된 하나의 작품으로 이 곡을 인정받게 한다. 이 음반에는 1악장의 시작 부분이 발췌하여 수록하였다.

 

15. 드보르작: 교향곡 9번 ‘신세계에서’ - 2악장 라르고
체코의 작곡가 드보르작이 작곡한 아홉 곡의 교향곡 중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 ‘신세계에서’라는 제목은 그가 뉴욕 음악원으로 초빙되어 미국에 있을 때 이 교향곡을 작곡하였기 때문에 붙은 것으로, 내용상으로 특별히 미국적인 특징을 보여주고 있지는 않다. 2악장의 유명한 선율은 ‘고잉 홈’이라는 제목의 노래로도 잘 알려져 있다.

 

16. 훔멜: 트럼펫 협주곡 E플랫장조 - 3악장 론도. 알레그로 몰토
훔멜의 트럼펫 협주곡 E플랫장조는 1803년 작곡되어, 빈의 트럼펫 연주자인 안톤 바이딩거에게 헌정되었다. 훔멜은 하이든의 뒤를 이어 에스테르하지 궁정의 수석 음악가로 취임하였으며, 이를 기념하여 1804년 빈의 신년 음악회에서 초연되었다. 훔멜은 이 곡에 작품번호도 붙이지 않을 만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이러한 이유로 초연 이후 150년 동안 잊혀져 있었다. 하지만 1960년대 이후 여러 트럼펫 연주자들이 이 곡을 녹음하면서 훔멜의 작품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곡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원곡은 E장조이지만, 오늘날에는 연주상의 용이함 때문에 E플랫장조로 연주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이 음반에는 70년대 최고의 트럼펫 연주자로 이 곡을 알리는 데에 큰 공헌을 한 모리스 앙드레의 연주가 수록되었다.

 

CD 3: 카라얀 전성 시대

 

1-4. 모차르트: 세레나데 13번 G장조 K.525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모차르트는 13개의 세레나데를 썼고, 그 중 이 작품은 명랑하고 우아한 선율로 인해 가장 널리 알려지고 인기가 높은 곡으로 손꼽힌다. 제목인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는 밤의 음악이라는 뜻이다. 간결한 기법으로 작곡되어 있고, 1악장의 주제가 전체의 구성을 통일시켜 준다. 또한 아름다운 선율과 세레나데다운 개방적이고 명쾌한 곡조도 이 곡을 빛내 주는 요소이다.

 

5. 모차르트: 독일 무곡집 K.605-3 ‘썰매’
1791년 모차르트가 작곡한 일련의 독일무곡 중 한 곡이다. 쾨헬번호 605번의 독일무곡집은 모두 세 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중 세 번째 곡에도 ‘썰매’라는 제목이 붙어있다. 당시 이런 무곡에는 표제를 붙여 성격을 드러내거나 유행하던 노래를 인용하는 일이 많았다. 중간부분 트리오에서 종을 치거나 나팔을 불며 교외로 썰매를 타며 노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6. 헨델: 수상음악 모음곡 - 5번 알레그로 디체소
헨델의 작품 수상음악은 영국 황제 조지 1세의 뱃놀이를 위해 작곡된 행사용 음악으로, 수상음악이라는 제목은 배 위에서 연주될 수 있는 편성에서 기인한 것이다. 밝고 산뜻한 이탈리아 풍의 분위기를 지니고 있는 이 모음곡은 짧고 경쾌한 20곡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오늘날에는 6곡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편곡이 자주 연주된다. 카라얀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초창기 녹음으로, 두터운 오케스트라 음색이 고풍스러운 느낌을 전해준다.

 

7. 스메타나: <나의 조국> - ‘몰다우’
체코의 음악가 스메타나가 작곡한 연작 교향시 <나의 조국>은 조국 체코의 역사와 자연을 노래하고 있는 애국적인 성격의 작품집으로, 그 중 두 번째 곡인 ‘몰다우’가 가장 유명하다. 체코의 산골짜기에서 시작된 물줄기가 점점 굵어지면서 마침내 큰 강을 이루어 수도 프라하까지 이르는 과정을 음악으로 훌륭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 음반에는 이 곡의 시작 부분이 발췌되어 수록되어 있다.

 

8. 요한 스트라우스 2세: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
왈츠의 왕이라고 불렸던 요한 스트라우스 2세의 대표작으로, 현재까지 빈 신년음악회의 앵콜로 예외 없이 연주될 만큼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며 제2의 오스트리아 국가라고까지 일컬어지는 작품이다. 1866년 프러시아와의 전쟁에서 패배한 뒤 실의에 빠졌던 오스트리아 국민들에게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가져다주기 위해 작곡된 곡이기도 하다. 이 음반에는 이 곡의 일부가 발췌되어 수록되었다.

 

9. 요한 스트라우스 2세: 트리치 트라치 폴카
폴카는 본래 ‘폴란드 아가씨’라는 뜻을 지닌 보헤미아의 민족무곡으로, 빠른 2박자의 경쾌한 리듬을 지닌 춤곡이다. 요한 스트라우스 2세도 많은 폴카의 명곡을 남겼으며, 트리치 트라쉬 폴카는 그 중 특히 유명한 작품이다. 표제로 사용된 트리치 트라쉬라는 의태어는 곡의 경쾌한 느낌을 잘 드러내고 있다.

 

10. 베를리오즈: 헝가리 행진곡
베를리오즈의 오페라 <파우스트의 겁벌> 중에서 나오는 행진곡으로, 보통 독립된 소품으로 자주 연주된다. 이 곡은 라코치 행진곡이라는 제목의 헝가리 민속 선율을 편곡한 것이다. 베를리오즈는 이 행진곡에 큰 애착을 갖고 있었고, <파우스트> 오페라를 작곡하면서 괴테의 원작과는 다르게 헝가리를 무대로 설정하여 이 곡을 삽입하였다. 리스트도 이 행진곡의 선율을 사용하여 헝가리 광시곡 15번을 작곡한 바 있다.

 

11. 시벨리우스: 슬픈 왈츠
1903년 연극 <쿠올레마>가 상영되었을 때 작곡된 무대음악 중에서 단독으로 출판된 작품이다. 곡 전체가 장중한 왈츠의 리듬으로 계속되고 있으며, 비통하면서도 서정적인 선율은 시벨리우스의 원숙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12-13. 시벨리우스: 카렐리아 모음곡 Op.11 - 1곡 간주곡, 3곡 행진곡 풍으로
카렐리아는 시벨리우스가 신혼여행을 보낸 곳으로, 러시아와 면한 핀란드의 동부 지방이다. 시벨리우스는 1893년 이 지방의 13세기부터 19세기의 역사를 바탕으로 한 연극의 부수 음악을 작곡하였고, 이 음악 중 세 곡을 모음곡으로 재구성하였다. 첫 번째 곡인 간주곡은 연극의 1막과 2막 사이에 연주된 곡이며, 세 번째 곡인 행진곡은 연극 중에서 1580년 무렵의 정경 장면에서 연주되는 음악이다. 두 개의 주제로 이루어진 행진곡이다.

 

14. 바르톡: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 4악장
바르톡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은 보스톤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였던 세르게이 쿠세비츠키의 위촉으로 1943년에 작곡된 곡이다. 바르톡은 이 시기 나치 정권을 피해 미국에서 망명 생활을 하던 때였고, 이 곡을 작곡한지 2년 뒤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모두 다섯 악장으로 구성된 작품으로, 오케스트라의 다양한 음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곡이다.

 

15. 비제: 아를르의 여인 모음곡 2번 - 파랑돌
비제는 프랑스의 대문호 알퐁스 도데의 희곡 <아를르의 여인>의 공연을 위해 27곡의 극 부수음악을 작곡하였다. 비제의 음악은 큰 호응을 얻었고, 비제는 이 연극에 사용된 음악 중에서 네 곡을 묶어 모음곡으로 만들었다. 비제가 세상을 떠난 뒤 그의 친구들은 이 극 부수음악 중 다시 네 곡을 뽑아 모음곡 2번으로 구성하였다. ‘파랑돌’은 이 모음곡 2번 중 마지막 곡으로, 곡 전체를 끝맺는 역할을 하고 있다.

 

16. 푸치니: 마농 레스코 간주곡
푸치니의 첫 오페라 성공작인 <마농 레스코>의 간주곡으로, 오페라 2막과 3막 사이에 연주되는 곡이다. 현악기와 하프가 감미로움과 비장미를 동시에 담아내고 있는 이 곡에는 ‘투옥 - 르 아브르로 가는 여정’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미국의 유형지로 추방될 운명에 놓여있는 주인공 마농의 처연함을 묘사하고 있는 곡이다.

 

17. 바그너: 로엔그린 3막 전주곡
바그너의 서곡과 전주곡은 극에 나오는 인물과 사건의 동기를 모두 제시하고 이것을 정교하게 엮는 기능을 한다. 바그너는 <로엔그린>부터 자신의 악극 양식을 확립하였고, 음악은 어디까지나 극에 종속되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이 오페라에서는 서곡 대신 간결하고 명확한 내용의 전주곡을 채택하고 있다. 3막 전주곡은 성배의 기사 로엔그린과 엘자의 지상에서 이루어지는 결혼의 기쁨을 노래하는 환희에 찬 음악이다.

 

CD 4: 객원 지휘자 & 오페라와 합창

 

객원 지휘자

 

지휘자에게 있어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다는 경력은 세계 정상급의 음악가로 인정받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이다. 베를린 필하모닉은 세계 각국의 여러 지휘자를 지휘대에 세웠고, 베를린 필하모닉의 정교한 합주 위에 이들은 각자의 개성을 발휘하여 최상의 연주를 선보이게 되었다. 가장 독일적인 지휘자로 명성을 얻은 클라우스 턴슈테트, 프랑스적인 향기를 오랫동안 보존한 앙드레 클뤼탕스, 장애를 극복한 지적인 영국의 지휘자 제프리 테이트, 라트비아 출신으로 레닌그라드에서 공부한 마리스 얀손스, 미국의 천재 지휘자 로린 마젤 등을 비롯하여 여러 지휘자들이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무대를 빛냈다.

 

1. 멘델스존: 교향곡 4번 A장조 ‘이탈리아’ Op.90 - 1악장 알레그로 비바체 - 피유 아니마토
멘델스존의 교향곡 중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이다. 멘델스존은 1830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받은 인상을 이 교향곡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이탈리아’라는 표제에 걸맞게 세련되고 밝은 격조가 느껴진다. 1악장은 쾌활하고 행복한 환상곡풍의 악장으로, 바이올린으로 연주되는 밝고 신선한 제1주제와 관악으로 제시되는 감상적인 제2주제가 차례로 제시된다.

 

2. 베토벤: 교향곡 8번 F장조 Op.93 - 2악장 알레그로 스케르잔도
베토벤의 교향곡 7번과 거의 같은 시기인 1812년에 작곡되었다. 이전의 교향곡과는 달리 밝은 성격의 소규모 작품이지만 원숙기의 작품인 만큼 깊이 있는 구성을 갖추고 있다. 2악장 알레그로 스케르잔도는 경쾌한 유머를 갖춘 작은 규모의 소품이다.

 

3. 그리그: 페르귄트 모음곡 - 아침
그리그는 노르웨이의 민화를 소재로 한 입센의 연극 <페르귄트>을 위해 극 부수음악을 작곡하고, 이 음악을 다시 연주회용 모음곡으로 재편성하여 발표하였다. 애수가 깃들인 노르웨이의 민족정서를 정교한 수법으로 구성한 그리그의 대표작이다. 제1모음곡의 첫 곡인 ‘아침’은 연극에서 모로코 해변의 아침기분을 그린 4막의 전주곡으로 사용된 음악이다. 클라리넷과 바순의 화음 위에 플루트가 맑은 아침의 주제를 연주한다.

 

4-5. 바일: <마하고니 시의 흥망성회> 모음곡 - 1곡 알레그로 기우스토, 2곡 모데라토 아사이
쿠르트 바일은 1900년에 태어나 1950년까지 활동한 독일 출신의 작곡가로, 1928년에 발표한 <서푼짜리 오페라>로 유명하다. 미국으로 이주한 이후 뮤지컬과 영화음악 작곡도 하였으며, 극음악 외에 협주곡•실내악곡 등의 작품도 남겼다. 1930년대 작품인 <마하고니 시의 흥망성쇠> 모음곡은 1927년에 발표된 동명의 극음악을 연주회용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바일은 이 곡에서 과감하게 미국의 래그타임을 사용하였으며 재즈적인 멜로디도 사용하고 있다.

 

6-8. 드보르작: 슬라브 무곡집 Op.72 - 1곡 B장조, 5곡 b플랫단조, 7곡 C장조
드보르작의 슬라브 무곡은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에 영향을 받아 슬라브의 민속선율을 사용하여 피아노 연탄곡으로 작곡된 작품집이다. 드보르작은 작품번호 46번으로 여덟 곡을 발표한 뒤, 다시 작품번호 72번으로 여덟 곡을 추가로 작곡하였다. 이들 작품집은 관현악으로 편곡되었고, 오늘날에는 피아노 연탄 원곡보다 관현악 편곡이 더욱 자주 연주되고 있다. 작품번호 72번의 여덟 곡은 1집의 성공에 힘입어 1886년에 작곡된 것이다. 새롭게 작곡된 여덟 곡은 원숙의 경지에 이른 작곡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유 있고 풍부한 감성과 매차분하고 그윽한 선율, 그리고 매끄러운 화성 처리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1집에서와는 달리 체코 지역을 넘어서서 폭넓은 슬라브 지역의 곡을 포함시키고 있다.

 

오페라와 합창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오페라 반주를 목적으로 설립된 다른 오케스트라와는 달리 콘서트 전문 오케스트라로 시작한 단체이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빈 오페라의 전속 오케스트라로서의 활동을 병행하는 것과는 달리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오페라 무대에서 반주를 맡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하지만 음반으로는 여러 오페라 명반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정교한 합주는 오페라 반주에 있어서 최고의 명연을 들려주고 있다는 평을 얻는다. 오페라뿐만 아니라 종교음악에 있어서도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명성은 빛을 잃지 않는다.

 

9-10. 베토벤: <피델리오> - ‘얼마나 놀라운 느낌인지’, ‘아름다운 여인을 얻은 자’
베토벤의 유일한 오페라 <피델리오>는 결혼한 한 여자가 소년으로 분장해서 감옥에 갇힌 남편을 구출하는 내용의 작품이다. 베토벤은 프랑스 혁명 당시 실제 사건과 인물을 근거로 영원히 변하지 않는 애정을 지닌 이상적인 여성상을 그리려 했다. 1805년 11월 빈에서 초연되었고, 개정판은 1814년 5월 빈에서 초연되었다. ‘얼마나 놀라운 느낌인지’는 1막에 나오는 사중창으로, 남장을 한 레오노레, 그녀를 남자인지 알고 사랑하는 마르첼리네, 마르첼리네를 사랑하는 야키노, 그리고 레오노레가 자신의 딸인 마르첼리네를 사랑한다고 오해하는 로코가 각자 다른 심정을 담아 부르는 노래이다. ‘아름다운 여인을 얻은 자’는 2막의 마지막 합창으로, 아름다운 여인의 사랑이 모든 것을 구원한다는 베토벤의 메시지를 노래한다.

 

11. 베르디: <일 트로바토레> - ‘대장간의 합창’
베르디의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의 2막 서두에 나오는 합창곡이다. 원제목은 ‘집시의 날은 누가 밝히나’이지만, 보통 ‘대장간의 합창’이라는 제목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망치질 소리의 금속음이 효과적으로 사용된 노래이다.

 

12. 베르디: <오텔로> - ‘돛이다! 돛이다!... 즐거워하라!’
베르디의 오페라 <오텔로>는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바탕으로 한 4막의 오페라이다. 1871년 <아이다>를 마지막으로 오페라 작곡을 멈춘 베르디가 오랜 침묵을 깨고 1886년에 다시 발표한 작품이다. 1막이 시작하면 키프리스 섬의 항구에서 거센 폭풍우가 몰아치는 가운데, 오텔로와 군사들을 태운 전함이 저 멀리 보이고, 사람들은 ‘돛이다! 돛이다!’라며 환호성을 지른다. 이어 배가 항구에 도착하고 오텔로는 터키와의 전투에서 승리했음을 선언하며 ‘즐거워하라!’고 노래한다.

 

13. 바그너: <발퀴레> - ‘발퀴레의 기행’
바그너의 연작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는 게르만족의 신화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그 중 가장 유명한 오페라인 <발퀴레>에 나오는 ‘발퀴레의 기행’은 신들의 전쟁터에서 부상자들을 산 위로 옮기는 여신 발퀴레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곡이다. 용솟음 치는듯한 현악기의 현란한 연주 위에 솟아오르는 주제가 감동적으로 제시된다. 바그너 특유의 압도적이고 장대한 분위기를 잘 보여주고 있는 곡이다.

 

14. 바그너: <트리스탄과 이졸데> - ‘이졸데의 사랑과 죽음’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중세의 전설을 바탕으로 한 오페라로, 사랑을 통한 구원이라는 바그너의 주제를 반영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졸데의 사랑과 죽음’은 오페라 3막에서 이졸데가 부르는 노래이다. 미르케 왕이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용서하기 위해 오지만, 트리스탄은 이미 죽었고 이졸데도 죽어가는 중이다. 이졸데는 죽어가면서 이 노래를 부른다.

 

15. 브람스: 독일 레퀴엠 - 4곡 ‘주의 장막이 어찌 그리 사랑스러운지요’
브람스의 독일 레퀴엠은 라틴어가 아닌 독일어 가사로 된 작품으로, 카톨릭 교회에서 사용되는 전례음악이 아니라 연주회용으로 작곡한 것이다. 이 곡의 가사는 루터의 독일어 성서의 구약과 신약에서 자유롭게 인용되어 있다. 모두 일곱 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 네 번째 곡은 시편 84편에서 가사를 취하고 있다.

 

16. 모차르트: 레퀴엠 D단조 K.626 - ‘라크리모사’
레퀴엠이란 죽은 자를 위한 미사곡으로, 음악사에 있어서 많은 레퀴엠이 작곡되었지만 특히 모차르트의 레퀴엠이 가장 유명하다. 모차르트 말년의 작품으로 그는 결국 작곡을 마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는데, 현재 남아있는 레퀴엠은 그의 제자인 쥐스마이어가 이어받아 완성시킨 것이다. ‘라크리모사’는 눈물과 한탄의 날이라는 뜻으로, 모차르트는 이 부분을 작곡하다가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간결한 구조와 아름다우면서 감동적인 선율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17. 베르디: 레퀴엠 - 4곡 ‘상투스’
이탈리아의 애국시인 만초니의 죽음을 애도하여 쓴 베르디의 레퀴엠은 다른 작곡가들의 작품과는 달리 종교음악 형식에서 탈피하여 극적인 성격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대규모 합창단과 관현악단이 연주하는 이 작품은 오페라적 색채감을 강하게 보여준다. ‘상투스’는 ‘거룩하시다’라는 뜻으로, 트럼펫 취주로 시작하여 이중 합창을 위한 푸가 스타일로 진행되는 곡이다.

 

CD 5: 위대한 협연자

 

위대한 협연자

 

세계 정상급의 명연주자들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이력이 필수적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협연자 목록은 전설적인 거장부터 새롭게 떠오르는 젊은 연주자까지 다양한 음악가들의 이름이 올라있다. 구소련 철의 장막 속에 있었던 다비드 오이스트라흐, 므스티슬라브 로스트로포비치도 예외는 아니었다. 천재 소년으로 시작하여 음악계의 원로로 오랜 기간 활동하였던 예후디 메뉴힌은 소년 시절의 녹음부터 말년의 녹음까지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오랜 협력관계를 유지했다. 오늘날 세계 정상급 연주자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나이젤 케네디, 노르웨이의 천재 피아니스트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 그리고 우리나라 출신의 사라 장(장영주)까지 다양한 천재 음악가들이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협연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다비드 오이스트라흐와 나이젤 케네디와 같이 지휘에도 관심이 있는 몇몇 연주자들은 직접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면서 독주 악기를 함께 소화하기도 했다.

 

1-3. 바흐: 바이올린 협주곡 A단조 BWV.1041
바흐의 독주 바이올린 협주곡은 모두 두 곡이 남아있고, 이들 두 곡은 모두 쾨텐 시대인 1717년부터 1723년 사이에 작곡된 것이다. 두 곡 모두 비발디의 협주곡과 마찬가지로 빠르고-느리고-빠른 세 악장 형식을 취하고 있고, 반주도 현악 합주와 통주저음 악기를 사용하고 있다. 협주곡 1번 A단조는 이탈리아풍의 양식을 취하고 있는 곡으로, 변화가 많은 악상을 구사하면서 바흐만의 독자적 양식을 확립하고 있다.

 

4.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3번 G장조 K.216 - 3악장 론도
모차르트의 나이 19세 때인 1775년 잘츠부르크에서 작곡된 곡으로, 이 시기 함께 작곡한 다섯 곡의 바이올린 협주곡 중에서 가장 자주 연주되는 작품이다. 앞의 두 곡보다 규모가 크며 표현의 폭과 예술적인 가치 등 모든 점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보여주고 있다. 3악장은 론도 형식으로, 프랑스 스타일을 보여주는 악장이다.

 

5.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77 - 3악장 알레그로 지아코소, 마 논 탄토 비바체 - 포코 피유 프레스토
브람스가 작곡한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1878년에 작곡되었다. 바이올린의 대가 요아힘의 조언을 받아 기교적인 면에서 무리 없이 이루어졌다. 깊이와 밀도를 갖춘 곡으로, 특히 고전적인 충실한 구성이 돋보이는 브람스 원숙기의 작품이다.

 

6.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 A단조 Op.16 - 2악장 아다지오
국민주의 작곡가로 분류되는 노르웨이의 작곡가 그리그가 25세의 젊은 나이에 작곡한 작품이다. A단조의 조성과 주제를 다루는 방법에 있어서 슈만의 협주곡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7. 마스네: <타이스> - 명상곡
끊어질 듯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바이올린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프랑스의 작곡가 마스네가 작곡한 ‘타이스의 명상곡’은 본래 오페라 <타이스>에서 2막 1장과 2장 사이에 연주되는 간주곡이다. 원곡은 오케스트라 곡이지만,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선율 때문에 보통 바이올린 독주용으로 편곡하여 독립되어 자주 연주되고 있다.

 

8-12. 사라사테: 카르멘 환상곡 Op.25
스페인의 명 바이올리니스트인 사라사테는 자신이 연주할 목적으로 기교적이고 화려한 바이올린 작품을 여러 곡 작곡하였다. 그의 카르멘 환상곡은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에서 유명한 선율을 뽑아 재구성한 곡으로, 오페라 <카르멘>의 정열적이고 섬세한 스페인풍의 선율을 비브라토 주법이 돋보이는 현란한 바이올린 곡으로 표현하고 있다. 모두 다섯 부분으로 잰행되는 자유로운 구성의 곡이다. 장영주가 독주를 맡은 이 음원에서는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가 지휘를 맡아 노래 실력만큼이나 뛰어난 지휘 솜씨를 들려주고 있다.

 

13.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Op.64 - 2악장 안단테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그의 대표작으로, 음악사의 여러 바이올린 협주곡 중에서 베토벤, 차이코프스키의 협주곡과 함께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이다. 남성적인 성격의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대비되어 여성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다고 흔히 이야기된다. 낭만적인 정서와 균형 잡힌 고전적인 형식을 완벽하게 조화시키고 있는 작품이다.

 

14.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돈 키호테> Op.35 - 주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1897년에 완성하여 이듬해 초연한 관현악곡으로, 첼로 독주가 부각되어 일종의 첼로 협주곡과 같은 효과를 지닌 작품이다. 스페인의 소설가 세르반테스의 <돈 키호테>에 기초하여 작곡된 곡으로, 서주와 주제, 열 개의 변주곡, 그리고 마지막 피날레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악기가 극중의 인물을 맡고 있는데, 돈 키호테는 독주 첼로로 연주되며, 산초는 비올라, 테너 튜바, 베이스 클라리넷가 맡고 있으며, 귀부인은 목관으로 연주된다. 서주에 이어 연주되는 주제 부분은 수심에 잠긴 모습의 돈 키호테와 하인인 산초의 모습을 묘사한다.

 

15.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1번 F샵단조 Op.1 - 3악장 알레그로 비바체
라흐마니노프는 모스크바 음악원 학생 시절에 1890년에서 1891년에 걸쳐 첫 번째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하였고, 작품번호 1번으로 출판하며 작곡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하였다. 이 작품은 당시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지만, 1917년 라흐마니노프가 새롭게 개작하면서 오늘날의 형태로 전해지게 되었다.

 

CD 6: 전설이 된 지휘자

 

전설이 된 지휘자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1882년 처음 결성되었다. 1887년 명지휘자 한스 폰 뷜로우가 초대 음악감독으로 취임하여 1892년 건강상의 이유로 은퇴할 때까지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성장시켰다. 한스 폰 뷜로우 이후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7년간 객원지휘자 체제를 유지하였고, 1895년 헝가리 출신의 지휘자인 아르투로 니키쉬가 2대 음악감독으로 취임하였다. 그는 1922년 푸르트벵글러에게 음악감독직을 넘길 때까지 27년간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다. 니키쉬는 당시로는 혁신적인 말러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작품도 연주하여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레퍼토리를 확장시켰으며, 그가 1913년에 녹음한 베토벤의 교향곡 5번은 역사적인 업적으로 기록된다. 1922년 니키쉬가 사망한 뒤 빌헬름 푸르트벵글러가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취임하였다. 푸르트벵글러는 니키쉬의 전통을 따라 낭만주의 작품에 주력하였고, 그리고 드뷔시, 스트라빈스키, 프로코피에프, 쇤베르크 등 동시대 작곡가들의 음악에도 많은 비중을 할애하였다. 1945년 2차 대전이 종전되면서 푸르트벵글러는 나치동조죄로 활동이 금지되었고, 이러한 상황에서 위기에 빠진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구한 지휘자가 바로 루마니아 출신의 33세 청년 첼리비다케였다.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정도로 완벽한 연주를 들려주며 푸르트벵글러가 복귀할 때까지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지휘하였고, 1947년 푸르트벵글러 복귀 이후에도 1954년 푸르트벵글러가 사망할 때까지 함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다.


1954년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은 푸르트벵글러의 뒤를 이어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취임하였고, 1989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1인 체제를 구축하였다. 1989년 클라우디오 아바도, 2002년 사이먼 래틀이 카라얀의 뒤를 이어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다. 이 시기 오이겐 요훔, 칼 뵘, 루돌프 켐페 같은 당대의 독일-오스트리아 출신의 거장들이 정기적으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지휘대에 섰다. 이 음반에는 1913년 역사적인 가치를 지닌 1913년 니키쉬의 음원과 종전 직후 남긴 첼리비다케의 지휘, 그리고 1954년 사망 직전 푸르트뱅글러가 남긴 녹음 등 베를린 필하모닉의 여러 전설적인 명연이 수록되어 있다.

 

1. 베토벤: 교향곡 5번 C단조 Op.67 - 1악장 알레그로 콘 브리오
고전적인 형식과 웅대한 내용이 극적인 조화를 이룬 교향곡의 걸작이다. 베토벤은 전악장에 걸쳐 운명과의 싸움이라는 장엄한 주제를 밀도 있는 음악적 내용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특히 베토벤 자신이 ‘운명은 이렇게 문을 두드린다’라는 말한 1악장의 주제의 리듬은 전곡을 지배하며 형식적인 통일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 음반에 수록된 연주는 1913년 아르투로 니키쉬가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지휘하여 최초로 녹음된 음원으로,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기록이다.

 

2.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 B단조 Op.74 ‘비창’ - 3악장 알레그로 몰토 비바체
‘비창’이라는 표제에 어울리게 일반적인 교향곡과는 달리 마지막 악장이 빠르고 쾌활한 것이 아니라 느린 템포와 비통한 느낌의 악상을 담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차이코프스키는 이 곡을 작곡한 직후 여러 차례 내 일생에서 가장 좋은 곡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큰 자신을 갖고 있던 곡이기도 하다. 3악장은 격렬하고 빠른 알레그로 몰토 비바체로, 이어지는 4악장과 대비되는 효과를 지닌다. 이 음반에 수록된 음원은 1922년부터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있었던 전설적인 지휘자 빌헬름 푸르트뱅글러가 1934년에 남긴 녹음이다.

 

3. 프로코피에프: 교향곡 1번 D장조 Op.25 ‘고전적’ - 3악장 가보트
1917년에 완성한 교향곡으로, 18세기 하이든이 20세기에 태어났으면 어떤 곡을 작곡했을까에 대한 대답이라고 한다. 단순하고 명쾌하며 생기가 넘치고 있으며, 프로코피에프의 유머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 음반에 수록된 음원은 2차 대전이 끝나면서 패전국인 독일에서 위기에 빠진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은 천재 지휘자 첼리비다케가 1948년에 남긴 녹음이다.

 

4.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 B플랫장조 Op.83 - 2악장 알레그로 아파시오나토
브람스는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작곡한지 20년이 지난 뒤 협주곡 2번을 작곡하였다. 이 작품은 일반적인 3악장 협주곡 구성에 스케르초풍의 2악장을 추가하여 4악장의 교향곡을 연상시킨다. 큰 스케일과 관현악과 혼연일체를 이룬 피아노 파트로 ‘피아노가 포함된 교향곡’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는 작품이다. 이 음반에는 독일의 명연주자 에드윈 피셔와 지휘자 푸르트벵글러가 1942년에 가진 실황 음원으로 이 곡이 수록되어 있다.

 

5. 바그너: <방황하는 화란인> 서곡
<방황하는 화란인>은 바그너의 나이 28세 때 북부 유럽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을 바탕으로 한 대본에 곡을 붙인 오페라이다. 서곡은 자유로운 소나타 형식으로, 극의 내용을 암시하는 강렬하고 극적인 음악이다.

 

6. 바그너: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 ‘도제들의 춤’, ‘명가수의 입장’
<뉘른베르크의 명가수>는 바그너 자신이 대본을 쓰고 작곡한 3막으로 된 오페라로, 1868년에 초연되었다.16세기 중엽 독일의 뉘른베르크을 무대로 한 작품이다. ‘도제들의 춤’과 ‘명가수의 입장’은 3막에 등장하는 음악이다. 1955년 빌헬름 푸르트벵글러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젊은 지휘자 카라얀이 베를린 필하모닉을 이끌게 되었다. 카라얀 체제가 자리를 잡기까지 루돌프 켐페와 같은 독일의 거장 지휘자들은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지휘대에 자주 서게 되었다. 이 음반에는 1956년 루돌프 켐페가 남긴 여러 녹음을 수록하고 있다.

 

7-16. 브람스: 하이든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56a
1873년 여름에 작곡되어 같은 해 11월에 브람스의 지휘로 초연된 작품이다. 브람스는 이 곡을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버전으로 먼저 작곡되었고, 이 곡을 다시 관현악으로 편곡하여 같은 작품번호로 출판하였다. 곡의 제목에 하이든 주제라고 명시하였지만, 최근의 연구 결과 이 주제는 하이든의 작품이 아님이 밝혀졌다. 주제와 여덟 곡의 변주, 그리고 마지막 피날레로 구성되어 있다. 브람스의 원숙한 관현악 수법이 잘 발휘되어 있는 곡이다.

 

17. 베토벤: 레오노레 서곡 2번 Op.72a
베토벤은 오페라 <피델리오>를 작곡한 뒤 두 차례에 걸쳐 전면적으로 개작하였다. 이러한 작업 중에 서곡을 새롭게 작곡하였고, 이전에 작곡한 서곡은 레오노레 서곡이라는 제목을 붙여 따로 출판하였다. 레오노레 서곡 2번은 1805년 베토벤이 오페라 <피델리오>를 처음 발표하였을 때 서곡으로 사용한 곡이다. 이 음반에 사용한 음원은 지휘자 푸르트벵글러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인 1954년에 녹음한 것으로, 푸르트벵글러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는 역사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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