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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모폰 선정 명반 100] Wilhelm Furtwängler · Orchester der Bayreuther Festspiele [Beethoven: Symphony No. 9 'Choral']

想像 2020. 12. 12.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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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helm Furtwängler · Orchester der Bayreuther Festspiele

Beethoven: Symphony No. 9 'Choral'


빌헬름 푸르트벵글러(Wilhelm Furtwangler)는 1886년 1월 25일 베를린에서 베를린대학의 고고학 교수 아돌프 푸르트벵글러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인문학적인 소양을 쌓을 수 있도록 어린 빌헬름을 그리스나 이탈리아 여행에 데리고 다니며 유럽의 여러 예술을 접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는 유럽문명이  도달할 수 있었던 교양을 두루 갖춘 지식인이기도 했다.

 

1915년 29세의 나이로 만하임 오페라와 만하임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로 5년 동안 활동하며 지휘자로서의 자기 주관을 확립해가기 시작한다. 1922년 1월 23일 당시 베를린 필의 상임지휘자였던 니키쉬가 죽게되자 푸르트벵글러는 이 거장의 서거를 추모하는 그해 2월 9일의 연주회에서 베토벤의 교향곡 3번 <영웅>과 브람스의 <4개의 엄숙한 노래>를 베를린 필과 연주하게 된다. 이 공연은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고, 베를린 필은 만장일치로 푸르트벵글러를 지지한다. 그는 이후 오랫동안 베를린 필의 제왕이었고, 베를린 필의 제왕은 유럽, 전세계 클래식 음악계의 제왕이 되는 전통 역시 그가 만든 것이다. 히틀러는 순수 아리안계 혈통의 세계적 거장인 푸르트벵글러의 정치적 선전효과에 주목해 그를 프로이센 추밀원 고문으로 임명한다. 푸르트벵글러가 오늘날까지 나치의 추종자로 낙인찍히게 된 계기는 거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푸르트벵글러의 시대는 그에게 조국과 음악 중 어느 한 가지를 택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강요했던 것이다. 그와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던 아르투르 토스카니니가 과감하게 뭇솔리니의 파시즘이 지배하는 이탈리아를 버릴 수 있었던 것과 비교해 푸르트벵글러는 조국 독일을 완전히 버리지 못했다. 거기엔 어쩌면 이 두 지휘자의 출신 성분이 작용했을 지도 모르겠다. 토스카니니가 가난한 집안 출신으로 거의 독학하다시피 쥐휘자로 입문한 것과 비교해서 푸르트벵글러는 독일의 최상류층 출신이라 할 수 있었다. 말하자면 푸르트벵글러의 조국은 그에게 토스카니니보다 더 많은 것을 베풀어 주었던 것이다.

 

그 자신도 훗날 "나치 통치하의 독일보다 베토벤의 음악이 더 절실하게 필요한 곳이 어디있겠는가?"라며 나치의 억압된 체제와 전쟁의 공포 속에 시달리는 자신의 동포들에 대한 애정을 피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1942년 제2차 세계대전 중 베를린에서 히틀러 탄생 축하 연주를 지휘해야만 했고, 폭격 속에서도 베를린 필과 연주를 계속했다. 전쟁이 끝나고 한동안 그는 나치 동조자로 지목되어 지휘봉을 잡을 수 없었다. 1951년 바이로이트 축제가 다시 재개되면서 전쟁의 상처가 아직 여기저기 그대로 나뒹굴던 당시 푸르트벵글러는 개막 공연에서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을 선택한다. 패전의 상처와 대학살의 범죄자로 낙인찍힌 독일국민들에게 그는 전인류에 대한 사랑과 화합을 노래한 <환희의 송가>를 통해 다시 한 번 희망과 삶의 보람을 일깨줘주는 명연을 들려준다. 이 명연이 이 음반이다

 

이외에도 그의 연주 중 명반으로 손 꼽히는 연주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으며 몇 년도 녹음이냐에 따라 그의 해석 방식도 달라진다. 베토벤의 교향곡 전곡, 특히 3번 ‘영웅’ (52년), 5번 ‘운명’(54년), 6번 ‘전원’(52년), 7번(50년) 등 EMI 스튜디오 레코딩과 푸르트벵글러의 진정한 모습을 볼 수 있는 라이브 레코딩인 도이치 그라모폰 레이블의 3번(44년)과 5번 (47년), 그리고 EMI 레이블의 유명한 바이로이트 실황 9번 ‘합창’ (52년) 등이 그것이다. 한편 슈만의 교향곡 4번(DG, 51년), 브람스의 교향곡 1번(DG, 52년), 3번(EMI, 49년), 4번(EMI, 48년) 등도 명반이다.

 

 

1. Symphony No. 9 in D Minor, Op. 125, "Choral": I. Allegro, ma non troppo, un poco maestoso
2. Symphony No. 9 in D Minor, Op. 125, "Choral": II. Scherzo (Molto vivace - Presto)
3. Symphony No. 9 in D Minor, Op. 125, "Choral": III. Adagio molto e cantabile - Andante moderato - Tempo I
4. Symphony No. 9 in D Minor, Op. 125, "Choral": IV. Presto - Allegro ass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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