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음악/슈베르트

슈베르트 : 3대 가곡집《아름다운 물방아간 아가씨(Die schöne Müllerin)》[Dietrich Fischer-Dieskau · Gerald Moore ]

想像 2023. 1. 3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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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e schöne Müllerin, Op. 25, D. 795
Franz Peter Schubert, 1797∼1828


슈베르트의 가곡집에는 '아름다운 물방아간 아가씨', '겨울나그네', '백조의 노래' 이렇게 3개가 있다. '아름다운 물방아간 아가씨'와 '겨울나그네'는 연시(連詩: 연속되는 시)에 의해서 작곡되었기에 연가곡이라고 하며, 백조의 노래는 엄밀히 말하면 연가곡이라고 할 수 없다. '아름다운 물방아간 아가씨'는 총20곡, '겨울나그네'는 총24곡, '백조의 노래'는 14곡으로 되어 있다.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Die Schone Mullerin) 

 

이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는 시인 뮐러의 시에 곡을 붙인 것으로 총 20곡으로 되어있다. 이것은 슈베르트로서도 처음 낸 가곡집이지만 낭만파 시대에 처음 출판 된 가곡집이기도 하다. 이 가곡집은 물방앗간의 처녀와 고용인인 사나이와의 사랑을 테마로 한 것으로, 소녀의 아버지와, 사랑의 적수인 사냥꾼과 시냇물과 물방아 등에 대하여 지은 소박한 전원의 소품집이다.

 

Dietrich Fischer-Dieskau · Gerald Moore / Die schöne Müllerin D795

 

 

1. 방랑(Das Wandern) Bb 장조 2/4 박자, 약간 빠르게.

솔직하고 명랑한 감정으로 일관된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의 첫 장을 장식하기에 적당한 소박한 노래이다. 리듬과 선율도 전형적인 민요풍의 소박함을 가진 5절의 유절가곡으로 피아노 반주는 물레방아를 돌리는 시냇물을 표현한 것 같으며 여행을 떠나는 젊은이의 희망에 불타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기도 하다.

 

(1절) 방랑은 물레방아지기의 즐거움, 방랑을 모르는 방아지기는 아직도 원숙한 기술자가 아니다.

(2절) 시냇물은 우리에게 가르쳤다. 밤낮 쉴새없는 편력(遍歷)을.

(3절) 물레방아도 쉬지 않고 계속 돈다.

(4절) 가루를 빻는 돌은 무겁지만 나란히 즐겁게 춤춘다

(5절) 방랑은 나의 즐거움, 주인님도 안주인도 나를 평화로운 여행의 길에 보내주시네.

 

2. 어디로(Wohin?) G장조 2/4박자, 보통 빠르기로.

맑은 시냇물의 흐름과 그것을 따라 길을 걷고 있는 젊은이의 밝은 기분을 유려한 필치로 그린 아름다운 노래이며, 단독으로도 자주 노래된다.통작 형식의 가곡으로 반주는 계속해서 세밀한 음표로 흐르며 마지막 부분에 가서 길게 뽑는 소리는 젊은이와 여기서 일단 헤어진다는 인상을 준다.

 

"바위틈에서 흘러나와 졸졸졸 골짜기를 흘러가는 시냇물 소리를 들었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는 모르지만 지팡이를 들고 내려가면 시냇물은 점점 맑아진다. 이것이 내려가는 길일까. 시냇물아, 어디로 가는지 말해다오. 너의 졸졸졸 흐르는 소리에 나는 마음마저 빼앗겼다. 비교할 수 없는 졸졸대는 맑은 물소리는 물속에 있는 물의 요정의 노랫소리일 것이다. 불러라, 친구여. 즐겁게 여행을 계속하자. 맑은 시냇물이 가는 곳에는 물레방아가 있다."

 

3. 멈춰라 (Halt!) C장조 6/8박자, 너무 빠르지 않게. 

아주 훌륭한 노래는 아니지만 장면 전환으로써 아주 효과적으로 사용되는 곡이다. 통작형식이며 곡 첫부분에 f로 나오는 아르페지오의 음형은 반주의 저음부에 계속해서 나타난다. 이것은 바로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것을 묘사하고 있다.

 

"오리나무 사이로 물레방앗간이 보이네. 물소리와 노랫소리에 섞여 물레방아 소리가 들리네. 그리운 물레방아 소리, 저렇게 밝은 창. 해는 밝게 내려 쏟아지고, 시냇물이여, 네가 나를 데리고 오고 싶어 했던 곳이 바로 여기였구나."

 

4. 시냇물에게 감사 (Danksagung an den Bach) G장조 2/4박자, 조금 느리게. 

젊은이는 여기에 머물면서 일을 배우려고 마음을 먹는다. 그 집엔 아름다운 딸도 있었다. 그래서 이 곳으로 데려다 준 시냇물에게 감사의 노래를 하는 것이다. 아주 훌륭한 노래는 아니지만 선율은 다정하고 청순하며 아름답다. 통작 형식이고 반주는 차분하게 시냇물의 흐름을 표현하고 있다.

 

"친구여, 너의 노래나 중얼거림이 바로 이런 의미였던가. 아름다운 아가씨가 있는 곳에 데려 오려고 하였던가. 아가씨가 너에게 심부름을 시켰는지, 네가 장난 삼아 나를 유혹한 것인지 가르쳐다오. 틀림없이 아가씨가 너에게 시킨 것이겠지. 아니, 그것은 아무래도 좋다. 하여튼 내가 원하던 것이 여기에 있으니까. 찾고 있던 일이 있고, 내 팔도 마음도 만족하고 있기에."

 

5. 일을 마치고 (Am Feierabend) c단조 6/8박자, 상당히 빠르게. 

전체가 아주 묘사적으로 만들어진 곡이며, 슬픈 줄거리의 발단이 아주 효과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자연에 둘러싸인 작은 물레방앗간 주변에 모인 소박한 사람들의 모습과 그 마음을 그려낸 한 폭의 그림과 같은 곡이다. 3부 형식이며 전주의 연타화음은 젊은이의 가슴의 설렘을 표현한 것일까. 이어서 반주는 물레방아를 묘사하고 그것을 타고 노래가 시작되다. 중간부에서 젊은이가 자신의 팔 힘이 약함을 괴로워하는 부분에서는 다시 마음의 동요를 암시하고 주인어른이 그를 위로하는 부분에 오면 깊고 따뜻한 음향으로 변한다. 마지막 부분에서 물레방아의 회전이 멀어져 가는 대목도 인상적이다.

 

"만약에 나에게 천 개의 팔이 있다면, 물레방아를 마음대로 돌릴 힘이 있다면, 맷돌을 전부 돌릴 힘이 있다면 아름다운 아가씨는 내 진심을 알아줄텐데. 아 아, 내 팔 힘은 너무 약하고 무엇을 해도 다른 사람들을 따라가지 못하겠구나. 튼튼한 직공들과 같이 조용하고 시원하게 휴식하고 있으면 주인은 모두에게 '수고했네'라고 말하고 아름다운 딸은 '잘 자요'라고 하였다."

 

6. 호기심이 강한 사내(Der Nwugierige) B장조 2/4박자, 아주 천천히.

이곡은 번역하기 어렵지만 마음에 호기심이 생겨 이것저것 물어보아 그 호기심을 풀어 진실을 알려고 하는 젊은이의 노래이다. 그렇지만 절박한 비통함은 없고 오히려 주옥같은 서정적인 곡이다.B장조로 통작 형식의 가곡이지만 처음 2/4박자(아주 천천히)로 된 부분은 3부 형식으로 된 단순한 형태이다. 그리고 그 3부 형식의 중간부'<그렇다> 아니면 <아니다>라는 문제가 나에게는 전부이다'라는 부분은 레치타티보로 되어 있다. 그 전후에는 조용한 시냇물의 흐름이 반주에서 들리는데, 여기서는 왜 그런지 울림은 약간 조용한 분위기이다.

 

"꽃이나 별에게 묻지 않겠다. 모두가 내가 알고 싶어 하는 것을 가르쳐 주려고 하지 않는다. 나는 정원사도 아니고 별은 너무 높이 있으니 시냇물에게 물어 보자. 이것이 내 마음의 방황인가 아닌가를. 오, 사랑하는 시냇물이여, 내가 알고자 하는 것은 오직 한 마디의 말인데, 너는 왜 아무 대답 없이 흘러만 가는 것인가. <그렇다> 아니면 <아니다>라는 문제가 나에게는 전부이다. 사랑하는 시냇물이여, 왜 너는 그렇게 변해 버렸는가. 그 아가씨가 나를 정말로 사랑하고 있는지 아닌지 제발 가르쳐다오."

 

7. 초조(Ungedulb) A장조 3/4박자, 조금 빠르게.

청춘의 혈기가 넘치는 아름다운 노래이며, 단독으로도 많이 연주되고 있다. 서두르는 듯한 셋잇단음의 반주와 같은 리듬의 음형이 5번 되풀이 되고, '내 마음은 그대의 것이다'라고 급박하게 진행되는 기분은 더없이 아름다운 연애감정의 고조이다. 4절로 된 유절 형식이지만 그 고조감 때문에 유절 형식이라는 사실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훌륭하다.

 

(1절) 모든 나무와 모든 돌에 새기고 싶다. 모든 밭에 마음을 꽃으로 나타내는 크레송의 씨를 뿌리고, 모든 백지에 다음과 같이 쓰고 싶다. '내 마음은 영원히 그대의 것이다'라고.

(2절) 찌르레기에게 말을 가르치고 나의 말투대로 이야기할 수 있게 해서 나의 뜨거운 마음을 이야기시킨다면 새는 그녀의 창가에서 노래 하겠지.

(3절) 아침바람에 그리움을 실어 숲의 속삭임과 함께 보내내고 싶다. 오, 별꽃에 빛을 실어서 향기롭게 그대에게 전하고 싶네. 물결이여, 너는 그냥 물레방아를 돌리기만 하는구나.

(4절) 눈과 볼, 입가, 한숨에도 나의 애절한 가슴은 보일텐데 그녀는 그것도 눈치채지 못하는 것일까.

 

8. 아침인사(Morgengruss) C장조 3/4박자, 보통 빠르기로.

단순하면서도 소박한 아침의 노래. 마지막 부분의 아름다운 선율을 반주가 한 마디 늦게 쫓아가고 있다. 이 곡은 전체적으로 4절로 된 유절가곡이다.

 

(1절) 안녕, 아름다운 아가씨. 마치 무슨 일이 있었던 것처럼 당신이 얼굴을 가리는 것은 내 인사와 내 눈길이 보기 싫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내가 빨리 사라져 버려야지.

(2절) 멀리서 당신의 창을 바라보겠소. 블론드의 머리여, 둥근 문에 모습을 보여 주구려. 아침의 파란별이여.

(3절) 졸음이 오는 듯한 눈동자와 이슬에 젖은 꽃잎이여. 왜 태양을 겁내는가. 밤이 너무 좋았기에 몸을 감추고 몰래 울고 있는 것인가?

(4절) 꿈같은 얇은 옷자락을 벗어 던지고 상쾌한 아침 햇살 아래에서 일어나 오라. 종달새는 하늘에서 울고 사랑은 마음속에서 번뇌와 우수를 부르고 있다.

 

9. 물방앗간의 꽃(Des Mullers Blumen) A장조 6/8박자, 보통 빠르기로.

이 곡도 앞의 곡과 동일하게 시원스런 노래이다. 기복이 없는 부드러운 선율로 되어 있다.4절의 유절가곡으로 되어 있다.

 

(1절) 시냇가에 많은 작은 꽃이 푸른 눈동자와 같이 피어 있다. 시냇물은 물방앗간집의 친구이며 애인의 눈은 밝고 푸르게 빛나고 있다. 그러므로 그것은 나의 꽃이다. 

(2절) 그녀의 창 밑에 그 꽃을 심자. 주변이 조용해지고 그녀가 잠이 들 때에 그녀에게 말을 해다오. 내 마음이 그녀에게 전해지겠지. 

(3절) 그녀가 눈을 감고 기분 좋게 잠이 들면 꿈속에서 전해다오. '나를 잊지 마시오'라고 그것이 나의 소원이기 때문에.

(4절) 아침에 그녀가 창문을 열면 사랑스런 눈길을 그 쪽으로 던져 다오. 네 위에 있는 이슬은 나의 눈물이고 너희들에게 뿌리는 내 눈물이다.

 

10. 눈물의 비(Tranwnregen) A장조 6/8박자, 아주 천천히.

이 연작가곡집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작품의 하나이다. 부드러운 선율과 피아노 반주는 촉촉한 기분으로 정경(情景)의 분위기마저 잘 전해 주고 있다. 여기까지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처음과는 전혀 다른 세계로 이끌려 왔음에 놀란다. 4절로 된 유절가곡으로 마지막 절은 단조로 작곡되어 있다.

 

(1절) 우리는 시원한 오리나무의 그늘에 기대어 앉아 있다. 그리고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을 바라보았다. 달이 뜨고 별도 빛나기 시작하고 은빛의 수면이 반짝거리는 것을 보고 있었다. 

(2절) 그러나 내가 본 것은 달도 별도 아니고 그녀의 모습과 눈빛이었다. 빛나는 수면을 바라 보다가 이쪽으로 눈길을 보내는 그녀를 보았다. 시냇가의 푸른 꽃도 그녀를 향해 끄덕이고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3절) 하늘의 빛은 시냇물에 젖어 들고 나의 마음까지도 끌어들이려고 한다. 수면에는 구름과 별이 비치고 노래하면서 이리로 오라고 부르고 있다. 

(4절) 눈에 눈물이 고여 물빛이 어른거렸다. 그녀는 '어머, 비가 오네. 안녕. 집에 가야지'라고 말했다.

 

11. 나의 것(Mein!) D장조 4/4박자, 약간 빠르게.

연작가곡집에서 가장 다이내믹한 노래이다. 어쩔 줄을 모르는 즐거운 기분을 힘차게 노래하고 있다. 

3부 형식으로 되어 있다.

 

" 시냇물이여, 소곤거림을 멈추어라. 물레방아여, 소리를 그만 멈추어라. 숲에 노는 새들이여, 너희들의 노래도 그만 두어라. 오늘은 숲속에서도 밖에서도 한 가지 노래만을 부르자. '사랑하는 아가씨는 나의 것이다'라고. 봄이여, 너의 꽃은 겨우 그 정도인가. 태양이여, 너의 빛은 그 이상 밝지 못하는가. 아, 행복의 말을 가슴에 안은 것은 나 하나이고 이 마음을 아는 사람은 넓은 세상에 아무도 없다."

 

12. 휴식(Pause) Bb장조 2/4박자, 상당히 빠르게.

연작가곡집 가운데 가장 정교한 곡이다. 반주의 첫 마디 음형은 손으로 현을 켜는 울림을 전하고 이곡에서 여러 번에 걸쳐 반복된다. 앞의 곡을 클라이맥스로 하여 이 곡부터 젊은이의 운명에 어두운 그림자가 보이기 시작한다.

 

"라우테(하프)를 벽에 걸고 초록빛 리본을 달았다. 가슴이 너무 벅차서 이제는 노래할 수 없고 어떻게 시를 써야 할지 모르겠다. 타오르는 그녀에 대한 마음을 장난노래로 표현할 수 없고 그것은 달콤하고 좋다. 더구나, 그때의 탄식이 크다고도 생각했다. 그러나 행복이란 얼마나 무거운 짐인가. 이 세상에는 그것을 불러 볼 노래도 없구나. 라우테여 쉬렴. 산들바람이 줄을 건드리며, 벌이 너를 건드릴 때에 내 가슴은 떨린다. 왜 나는 저 리본을 이렇게 오랫동안 걸어 두었던가. 줄 옆에서 한숨과 같은 소리가 나는데, 그것은 사랑의 괴로움에 대한 여운인가, 새로운 노래의 전주인가."

 

13. 초록빛 리본으로(Mit dem grunen Lantenbnde) Bb장조 2/4박자, 보통 빠르기로.

이곡은 다시 소박한 민요풍으로 3절의 유절가곡이다. 명쾌한 선율이 생기가 있어 보인다.

 

(1절) 아름다운 초록색 리본을 벽에 걸어 둔 채로 빛에 바래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초록색은 내가 좋아하는 색이다'라고 그녀가 말했다. 

(2절) 즉시 풀어서 너에게 주마. 자 그대가 좋아하는 초록색이야. 흰색도 그대가 좋아하는 색이지만 초록색도 좋은 색이라서 나도 좋아한다. 우리들의 사랑도 언제나 초록색이고 그것은 또 희망의 색깔이니까.

(3절) 자, 초록색 리본을 머리에 달아라. 그렇게 초록색이 좋다면 말이다. 그러면 나는 희망이 사는 곳도 사랑을 지배하는 곳도 알 수 있으니까 말이다. 초록색이야말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색깔이 되었다.

 

14. 사냥꾼(Der Jager) c단조 6/8박자, 빠르게.

젊은이에게 강한 라이벌이 출현한다. 건조한 피아노 반주가 이상한 상황과 안절부절못하는 새로운 성격을 보여준다. 특히 가사가 많은 노래로 가사의 울림도 흥미롭다. 2절의 유절가곡으로 되어있다.

 

(1절) 사냥꾼은 무엇을 찾으러 물레방앗간에 왔나. 빨리 가서 사냥이나 할 것이지. 여기는 짐승도 없고 나의 순한 어린 사슴만 있다. 그것이 보고 싶다면 숲 속에 총을 두고, 개는 집에 두고 뿔피리도 불지 말고 수염을 자르고 와야 한다. 만약 그냥 온다면 어린 사슴이 겁을 먹을 것이다.

(2절) 그보다 좋은 것은 숲에 있고, 수 차나 물레방앗간을 조용하게 내버려두는 일이다. 푸른 가지에는 물고기는 없소. 푸른 못에는 다람쥐도 없다. 그러므로 사냥꾼은 숲에 가고 나와 물레방아는 그대로 내버려두오. 만약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한다면 먼저 그녀의 마음을 괴롭히고 있는가를 알아야 한다. 밤이 되면 멧돼지가 숲에서 나와 그녀가 심어 놓은 양배추 밭을 휩쓸고 있는데 멧돼지를 쏘아보아라.

 

15. 시샘과 자랑(Eifersucht und Stoiz) g단조 2/4박자, 빠르게. 

갑자기 노래에는 실의의 표정이 짙어진다. 반주의 16분음표의 흐름도 이제까지와는 달리 격렬하다. 

마지막 부분에서 장조로 변할 때에 다시 한번 격렬한 감정이 되살아난다. 통작형식으로 만들어졌다.

 

"사랑하는 시냇물이여, 그렇게 서둘러 물결을 일으키며 어디로 흘러가는 것인가. 그 나쁜 사냥꾼에게 화가 나서 쫓아가는가. 돌아와서 그녀의 들뜬 마음을 꾸짖어 다오. 어제 저녁에 그녀가 문 옆에 서서 목을 길게 하고 큰길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너는 보았겠지. 사냥꾼이 기분이 좋아서 집으로 돌아갈 때에 점잖은 아가씨라면 창으로 얼굴을 내밀지 않을 것이다. 시냇물이여, 가서 그 말을 그녀에게 전해다오. 다만 내 슬픈 표정은 말하지 말고 '그 사나이는 시냇가의 갈 대로 피리를 만들어 아름다운 춤과 노래를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고 전해다오.

 

16. 좋아하는 빛깔(Die liebe Farbe) b단조 2/4박자, 조금 천천히.

단조로운 것 같으면서도 깊은 슬픔을 가지고 있는 곡이다. 젊은이의 공허한 기분은 전주부터 이미 나타나고 노래의 선율에 계속 집요하게 따라 붙은 피아노의 F#음은 독특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 3절로 된 유절 형식이다.

 

(1절) 나는 녹색으로 몸을 감싸리. 녹색의 버드나무 잎으로. 그녀가 녹색을 좋아하기 때문에. 녹색의 숲 속에, 녹색의 로즈마린이 핀 들판에 가보리라. 그녀가 녹색을 좋아하기 때문에. 

(2절) 즐겁게 사냥을 떠나자. 숲과 들판을 지나 그녀가 사냥을 좋아하기 때문에. 내가 쫓는 사냥감은 죽음이고 들판의 이름은 '사랑의 괴로움'이다. 

(3절) 푸른 잔디에 나를 묻어다오. 그녀가 녹색을 좋아하니까. 검은 십자가도 각종 꽃들도 필요 없다. 다만 초록빛 한 가지로 물들여다오. 그녀가 녹색을 좋아하기 때문에.

 

17. 싫어하는 빛깔(Die bose Farbe) B장조 2/4박자, 상당히 빠르게.

실의에 빠진 것보다는 강한 결심을 느낄 수 있다. 분명히 헤어지자는 말을 하고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 '안녕'을 외치고 떠나가는 것에 이 젊은이의 특이한 성격이 있으며, 음악도 그것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 곡은 통작 형식의 가곡이다.

 

"만일 숲이나 들에 녹색이 없다면 넓은 세상에 나가고 싶다. 그래서 모든 가지에서 푸른 잎을 따서 눈물로 죽음같이 새파랗게 해주고 싶다. 아, 불길한 녹색이여, 왜 자랑스럽고 심술궂게 나를 보고 있는가. 이 불쌍하고 창백한 사나이를 폭풍우, 비, 눈 내리는 날에 그녀가 문 앞에 기대어 낮이나 밤이나 남몰래 꼭 한 마디 안녕이라고 말하고 싶다. 들어라, 숲에 사냥의 뿔피리가 울리면 그녀의 창은 열리고 그녀는 나를 보지 못하지만 나는 잘 볼 수 있다. 아, 나의 이마에서 녹색리본을 풀어다오. 안녕, 작별인사로 손을 내밀어 주오

 

18, 시든 꽃(Trocken Blumen) e단조 2/4박자, 아주 천천히. 

깊은 맛을 지닌 아름다운 노래이다. 침통하고 쓸쓸한 표정에는 죽음 후인 내년 봄에 작고 허무한 희망을 이어가는 데에서 E장조로 바뀌고, 감미로운 꿈을 표출한다. 그러나 행진곡풍인 반주는 마지막에 다시 단조로 바뀌어 장송 행진곡같이 사라져 간다. 통작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그녀가 준 꽃이여, 나와 같이 무덤 속에 들어가자. 너희들은 내 처지를 아는 듯이 그렇게 슬프게 나를 보는구나. 너희들은 왜 그렇게 시들어 바래지고 눈물에 젖어 있는가. 아, 눈물도 5월의 녹색과 지나간 사랑을 되살리지는 못한다. 봄이 오고 겨울은 가서 들에 꽃이 피어도 그녀가 준 꽃은 내 무덤에 들어가 있으리라. 그리고 그녀가 언덕을 헤매면서 '그이는 진실했다'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면 그때에 꽃들이여, 모두 피어라. 겨울이 가고 5월이 된 것이다.

 

19 물방앗간 사나이와 시냇물(Der Muller und der Bach) g단조 3/8박자, 보통 빠르기로.

슬픈 젊은이의 애가(哀歌)와 평화로운 정적을 표현하고 있는 시냇물의 대화이다. 시냇물의 대사부분부터는 지금까지 없었던 다정한 흐름의 음이 반주에서 들린다. 순진함과 우아함이 잘 조화된 노래로 통작 형식의 가곡이다.

 

(젊은이) 진실한 마음이 사랑으로 사라져 갈 때에 모든 꽃밭에 있는 백합은 시들겠지. 둥근 달도 구름 속에 숨어 눈물을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으려고 한다. 천사도 눈을 감고 영혼은 평안을 찾아 흐느끼고 노래하겠지.

(시냇물) 그러나 사랑이 고통을 사하고 새로운 별이 하늘에 빛날 때 두 번 다시 시들지 않는 붉고 흰 장미꽃 3송이가 가시 속에서 피어나겠지. 그리고 천사는 날개를 접고 매일 아침 대지로 내려오겠지. 

(젊은이) 아, 사랑하는 시냇물이여, 너는 참 친절하구나. 그러나 사랑의 종말을 아느냐. 아, 물속의 차디찬 상념이여. 시냇물이여, 단지 노래를 불러다오.

 

20. 시냇물의 자장가(Des Baches Wiegenlied) E장조 4/4박자, 보통 빠르기로. 

이 곡은 아주 평안하다. 이 연작가곡집의 피날레로 담담하게 나아가고 있다. 시냇물의 구원, 아주 평온한 구원이 있음으로 해서 이 가곡집의 성격은 다음에 이어지는 <겨울 나그네>와 뚜렷하게 구별된다. 전체적으로 5절의 유절가곡으로 되어있다.

 

(1절) 눈을 감고 쉬어라. 피로한 나그네여. 너는 지금 집에 돌아온 것이다. 여기에 진실이 있다. 시냇물이 바다로 흘러가는 날까지 내 곁에서 쉬어라. 

(2절) 부드러운 자리, 수정으로 된 방에서 시원하게 쉬어라. 흔들어 줄 수 있는 것 모두 여기 와서 이 젊은이를 내 곁에 눕혀다오 

(3절) 녹색의 숲에서 뿔피리가 울면 나도 웅성거려 주리라. 푸른 꽃들, 들여다보면 안 되네. 잠든 젊은이의 꿈을 방해하지 않도록. 

(4절) 물방앗간집의 작은 길 저쪽으로 가다오. 심술궂은 아가씨. 네 그림자가 젊은이의 조용한 잠을 깨우지 않도록 너의 예쁜 손수건을 물에다 던져라. 그것으로 그 눈을 덮어주리라. 

(5절) 잘 자라. 모두가 눈을 뜰 때까지 기쁨도 슬픔도 잠 속에서 잊어버려라. 둥근 달은 뜨고 안개는 사라지고 하늘은 저렇게 높고 넓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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