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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퍼플섬(퍼플교) : 보랏빛 세상, 꼭 가봐야 할 섬

想像 2024. 5. 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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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 최대 명물로 거듭난 ‘퍼플섬(반월‧박지도)’. 반월‧박지도는 신안 안좌면 남쪽 끝자락에 마주하고 있는 형제섬이다. 불과 3~4년 전만해도 신안 사람도 잘 모르던 외딴섬이다. 섬마을 곳곳에 보라색을 입히고, 퍼플섬이란 새 이름을 단 뒤 반월‧박지도의 명성은 달라졌다. 노인들만 남았던 쓸쓸한 섬이, 가고 싶은 섬으로 탈바꿈했다.

퍼플섬이 보유한 공식 타이틀이다. 퍼플섬은 지난달 ‘2021년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Best Tourism Village)’에 선정됐다. 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가 인구 1만5000명 미만의 전 세계 농어촌마을을 대상으로 문화‧자연 자원, 경제‧사회‧환경적 지속가능성, 안전성 등을 따져 32개국 44개 마을을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로 선정했다. 최근에는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 수원화성 야간 관광 등과 함께 ‘2021 한국 관광의 별’에도 올랐다. 문체부·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한국의 100대 관광지’이기도 하다. 이만하면 국가대표 관광 섬이나 다름없다.

퍼플섬은 이른바 컬러마케팅을 통해 섬 부활을 일군 첫 사례다. 반월도와 박지도 두 섬 인구를 다 합해 봐야 135명 남짓이다. 한때 700명 이상이 거주했다는 기록이 있지만, 80년대 도시화·산업화를 거치며 인구의 80% 가까이가 뭍으로 빠져나갔다. 현재 주민 대부분이 60대 이상 어르신이다.

잠잠하던 섬마을에 2015년 변화가 시작했다. 전남도의 ‘가고 싶은 섬’ 사업에 선정된 후 4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다리와 길을 닦고, 식당‧카페‧숙박시설 등을 지었다. 2019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마을 전역에 보라색을 입히기 시작했다. 보라색 꽃을 피우는 청도라지·꿀풀 등이 섬에 많은 데에서 힌트를 얻었다. 다리와 마을 지붕 등을 보라색으로 칠하고, 보랏빛 유채를 비롯해 라벤더‧아스타국화‧자목련 등을 해안 산책로를 따라 심었다. 

퍼플섬은 멀다. 그나마 2019년 천사대교(압해도~암태도)의 개통으로 교통 사정이 나아졌다. 목포에서 출발해도 자동차로 꼬박 1시간을 달려야 섬 입구에 닿는다. 퍼플섬으로 드는 방법은 안좌도와 박지도를 연결하는 ‘퍼플교(547m)’로 불리는 보랏빛 다리를 건너야 박지도에 닿는다. 박지도와 반월도 역시 퍼플교(915m)로 연결돼 있다. 퍼플교에이어 안좌도와 반월도를 잇는 문브릿지(380m)까지 생기면서 섬 일주가 수월해졌지만, 여전히 먼 길을 달리고 또 돌아가야 한다. 퍼플섬 안쪽에는 그 흔한 편의점 하나 없다.

여러 불편을 감수해야 하지만, 퍼플섬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다리 건너편, 섬마을은 그야말로 보랏빛 세상이다. 살림집 지붕을 비롯해 정자‧공중전화부스‧펜션‧카페 등등 모든 것이 보라색이다. 마을 교통수단인 전기자전거와 전동차도 보라색, 도로와 푯말도 보라색, 심지어 동네 개집도 보라색이다.

이 대대적인 ‘깔맞춤’에 마을 어르신들이 누구보다 적극적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보라색으로 꽃단장해 방문객을 맞는다. 동네 마실 갈 때도 목도리‧털모자‧마스크‧꽃신 등의 보라색 소품을 빼놓지 않는다. 패딩 점퍼와 마스크를 제외하면 대부분 시장에서 손수 산 물건이다.

 


퍼플섬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나오니 주변이 온통 보라색이다. 주말이라 그런지 중년 및 어르신 단체 관광객들이 엄청 많다. 기념조형물마다 사진 찍기 바쁜 관광객들로 만원.

 

 

 

퍼플섬 매표소는 두 곳으로, 반월도 쪽으로 가는 매표소와 박지도 쪽으로 가는 매표소가 있다. 어느 쪽으로 가도 상관없다고 하는데 반월도에서 박지도로 건너가는 코스를 걸어보기로 결정했다. 매표소→문브릿지(단지~반월도)→반월도→퍼플교(반월도~박지도)→박지도→퍼플교→매표소로 돌아 나오는 코스다. 

 

 

매표소로 가는 길은 걷다보니 문브릿지와 반월도가 보이고 왼쪽엔 매표소와 함께 오른쪽에 보라색 지붕의 건물이 하나 눈에 띈다. 퍼플박스라고 하는 미디어아트센터 건물로, 신안을 상징하는 자연과 명화 등의 미디어아트를 상영하는 공간이다. 미디어아트센터 앞에는 보라색 용이 설치되어 있어 사진찍기 좋은 포토존이다

 

 

 

퍼플섬 매표소. 입장료는 5,000원. 그런데  보라색 옷이나 액세서리를 착용하고 있으면 입장료가 무료다. 착용하거나 가지고 있는 보라색 물건이 없다면 주차장에서 매표소로 오는 길에 있는 기념품 가게에서 구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최고 인기 상품은 보라색 우산(1만2000원)이다. 물론 그냥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도 된다.

 

 

매표소에서 2분 정도 걸으면 문브릿지가 나온다. 문브릿지(380m) 은 부유식 교량이다. 보라색 다리를 건너 반월도에 도착한다.

 

 

반월도에 도착하니 연보라색 지붕이 눈길을 끈다. 토촌마을의 의미에 맞는 보라색 토끼상도 있다. 마을 뒷산에는 연보라빛 꽃밭이 예쁘게 펼쳐져 있다. 그런데 실은 꽃밭이 아니고 연보라색 비닐로 언덕을 덮어 놓은 것이라고 한다.

 

 

 

연보라색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니 등나무꽃(조화)이 만발한 터널도 나오고 뷔가 만든 신조어이자, 유행어인 ‘I PURPLE YOU’를 새긴 조형물도 보인다. 방탄소년단(BTS)은 퍼플섬 어르신들 사이에서도 유명 인사다. 주민들은 퍼플섬이 전 세계 아미(BTS 팬덤)의 성지가 되길 고대하고 있다. BTS의 상징색이 보라색이어서다. 

 

 

반월도에서는 관광객들이 탑승한 보라색 전동차가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반월~박지 구간 퍼플교가 915m, 박지~매표소 구간 퍼플교가 547m. 반월~매표소 구간 문브릿지가 380m로 다리를 합친 길이만 1.8km가 넘는다. 쉬엄쉬엄 걸으면 1시간 반~2시간쯤 걸리기 때문에 도보로 섬 일주는 힘들다고 보면 된다. 걸어서 돌아보려면 90분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박지도 둘레길은 2.1㎞(도보 30분), 반월도 둘레길은 4㎞(도보 60분 소요)다.  그래서 전동차(9인승, 1인당 3000원)를 이용하는 것이 여러모로 낫다. 섬 주민이 함께 타 생생한 마을 이야기도 들려준다. 박지도에서는 5인승 전동차(1만5000원)를 렌트해 섬 드라이브도 할 수 있다.

 

 

반월도 구경을 마치고 박지도로 넘어가기 위해 박지도와 반월도을 연결하는 퍼플교(915m)로 향했다. 퍼플교 바로 앞에는 반월도를 상징하는 초승달 조형물과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보라색 카페가 있다.

 

 

박지도와 반월도을 연결하는 퍼플교(915m)를 건넌다. 나무로 된 퍼플교 위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걷느라 흘린 땀을 식혀준다. 밀물 때는 다리 아래로 바닷물이 들어와 넘실거리고 바람도 불어서 시원하다.

 

 

 

 

박지도는 박씨가 처음 들어와 살았다고 하여 박지도라 부르게 되었으며, 섬의 지형이 박 모양이라 하여 바기섬 또는 배기섬이라고도 한다.  그래서 그런지 박지도에는 박 조형물이 포토존으로 설치되어 있다. 또한 박지도에서는 아스타국화가 한창인 9~10월에는 아스카 꽃 축제도 열린다고 한다.

 

 

 

박지도 관광을 마치고 마지막 다리인 안좌도와 박지도를 연결하는 두번째 ‘퍼플교(547m)’ 를 건넜다. 이 다리에서 파리 패션위크 촬영도 진행됐다고 하는데 바다 위로 놓인 보라색 다리가 멋진 장면을 만들어냈을 듯하다.

 

 

두 번째 퍼플교를 다 건너면 보라색 섬으로의 여행은 끝난다. 입구에 있는 보라색 새 조형물을 뒤로 하고  천천히 지금까지 걸어왔던 퍼플교와 반월도, 문브릿지를 다시 한번 되돌아 보면서 주차장으로 되돌아 온다.  

 

 

"퍼플섬'은 워낙 멀어 쉽게 가기 힘든 관광지이지만 꼭 한번은 가봐야할 명소가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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