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nvenuto Cellini, H. 76a- Ouverture
Louis Hector Berlioz, 1803 ~ 1869
벤베누토 첼리니 [Benvenuto Cellini]
1838년에 완성되고 같은 해 파리의 그랑드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되었다. 내용은 이탈리아의 유명한 조각가 벤베누토 첼리니와 미녀 테레자와의 사랑의 이야기를 엮은 것이다. 이 작품은 초연에 실패하여 그뒤로 별로 공연되지 않았으나 서곡과 제2막 서두에서 연주되는 《로마의 사육제》는 오늘날에도 자주 연주되고 있다.
줄거리
[제1막] 교황 클레멘스 7세는 어느 누구보다도 예술을 애호하고 예술품 수집에 열성적인 인물이다. 그는 피렌체 출신의 뛰어난 조각가 첼리니(Cellini)를 불러 ‘메두사의 머리를 든 페르세우스(Perseus: 제우스의 아들로 메두사를 퇴치한 영웅)’ 조각상의 제작을 맡긴다. 교황의 예술품 관리자 발두치(Balducci)는 첼리니를 미덥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뛰어나기는 하지만 다혈질인 데다 자기 딸과 연애하는 것 같아 못마땅한 것이다. 발두치는 페르세우스 조각상 제작을 2급 조각가인 피에라모스카(Fieramosca)에게 맡길 작정이다. 그는 피에라모스카에게 자기 딸 테레사(Teresa)와의 결혼을 약속했다. 그러나 테레사는 첼리니를 사랑한다.
첼리니는 테레사가 보고 싶어 발두치가 없는 틈을 타 그의 집에 숨어든다. 사랑의 노래를 부르며 행복해하던 두 사람은 발두치가 피에라모스카에게 조각상을 맡기려는 것은 잘못이라고 하면서 피에라모스카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는다. 그런데 이들의 이야기를 이 집에 몰래 숨어든 또 다른 한 사람, 바로 피에라모스카가 엿듣고 있다. 첼리니는 발두치가 테레사를 피에라모스카에게 시집보내기 전에 무슨 수든 강구해야 한다면서 테레사와 함께 고향 피렌체로 도망갈 계획을 논의한다. 며칠 후 발두치가 테레사와 함께 연극 공연을 관람할 때, 자기 친구들을 수도사로 변장시켜 테레사를 납치하는 척 안전한 곳으로 데려온 뒤 멀리 도망가겠다는 것이다. 테레사는 걱정은 되지만 이 계획에 찬성한다.
이를 엿듣고 있던 피에라모스카는 계획을 훼방 놓기로 작심한다. 그때 느닷없이 발두치가 집으로 돌아온다. 첼리니는 재빠르게 도망치지만 피에라모스카는 들키고 만다. 발두치는 어떤 변명도 듣기 싫다면서 이웃과 하인을 불러 침입자에게 벌을 주라고 지시한다. 피에라모스카의 못된 성격을 잘 알고 있는 이웃 아낙들은 채찍을 들고 힘껏 내려친다. 그는 자신이 바쿠스에게 쫓기는 오르페우스 같다고 생각한다.
마을의 주점에서 첼리니와 동료들, 일꾼들이 예술의 위대함을 찬양하며 술을 마신다. 술집 주인이 술값을 내라고 하자 돈이 없어 우물쭈물하고 있을 때 첼리니의 하인 아스카니오(Ascanio)가 뛰어 들어와 페르세우스 조각상 제작을 결국 첼리니가 맡게 되었으며, 내일까지 완성해야 한다는 소식을 전한다. 발두치에게 감사해야 할 처지지만 제작비가 너무 적어 실망이다. 발두치를 골탕 먹이고 싶은 첼리니는 주점에 있던 연극배우들에게 다음 연극 공연 때 발두치를 조롱하는 대목을 넣어달라고 부탁한다. 배우들 역시 발두치에게 유감이 있던 터라 이와 같은 제안에 흔쾌히 응한다.
피에라모스카가 첼리니와 테레사의 도망 계획을 발두치에게 알리려고 하자 친구 폼페오(Pompeo)가 그를 말린다. 그러면서 첼리니의 계획을 역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하자 피에라모스카도 이에 찬성한다. 발두치와 테레사가 카니발 축제에서 공연되는 연극을 보러 나타난다. 발두치는 연극을 싫어하지만 딸 테레사가 좋아하기 때문에 함께 온 것이다. 배우들은 전날 첼리니와 약속한 대로 교황의 재무관이며 미술품 관리자, 즉 발두치를 조롱하는 대사를 노골적으로 퍼부으며 연극을 진행한다. 이 장면을 본 테레사는 아버지가 애처로워 그만 집으로 돌아가자고 권하지만 화가 난 발두치는 연극이 끝날 때까지 가지 않겠다고 버틴다. 그는 연극이 끝나자 배우들을 불러 호되게 꾸짖는다.
한참 법석을 떨고 있는데 테레사를 덮친 수도사들이 그녀를 끌고 가려고 한다. 이들은 첼리니의 친구들이 아니라 폼페오를 비롯한 피에라모스카의 친구들이다. 놀란 첼리니가 단검을 빼어 폼페오를 찌른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사람들은 근처에서 얼쩡거리던 첼리니를 범인으로 붙잡는다. 하지만 어두워서 정작 첼리니의 얼굴은 확인하지 못한다. 이때 산탄젤로(Sant’Angelo) 성에서 대포 소리가 들린다. 마르디 그라스(Mardi Gras) 시간이 종료되어 통행금지가 실시된다는 신호다. 모든 촛불이 꺼진다. 첼리니는 이 틈을 타서 도망친다. 그 대신 엉뚱하게도 피에라모스카가 살인 혐의로 체포된다.
[제2막] 다음 날 아침 첼리니가 기분 좋게 나타나 테레사에게 어젯밤 끔찍했던 소동과 운 좋게 도망친 얘기를 들려준다. 테레사는 이를 신의 뜻으로 믿어 감사를 드린다. 그러고는 절대 떨어지지 말자고 하면서 함께 피렌체로 도망가기로 약속한다. 하인 아스카니오는 “도망은 무슨 도망! 오늘 저녁까지 페르세우스 조각상을 만들기로 계약되어 있는데!”라면서 걱정이 태산 같은데, 첼리니는 “조각상 좋아하네! 지옥에나 가라!”라면서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테레사와 첼리니는 두 사람 앞에 놓인 행복을 노래하기에 바쁘다. 이때 발두치가 피에라모스카와 함께 들어선다. 테레사가 첼리니의 작업장에 있는 것을 보고 기분이 상한 발두치는 피에라모스카에게 “장차 아내가 될 사람이니 집으로 데려가게!”라고 명한다. 테레사는 아버지의 말에 놀라 가슴을 쓸어내릴 경황도 없다.
바로 그때 교황이 친히 첼리니의 작업장으로 찾아온다. 조각상 완성에만 관심이 있는 교황은 조각상 작업이 전혀 진척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는 버럭 화를 내며 다른 사람에게 맡기겠다고 소리친다. 첼리니는 “적어도 미켈란젤로라면 좋습니다만, 다른 사람에게 조각상 제작을 맡긴다면 저로서는 체면 문제이므로 죽음도 불사하겠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심지어 망치로 지금까지 만들어놓은 주형을 부수겠다고 위협한다. 당황한 교황은 조각상 제작을 간청하면서, 한 시간 이내에 완성하면 모든 잘못을 무조건 용서하는 한편 테레사와의 결혼도 정식으로 인정하겠다고 말한다. 이 말을 들은 첼리니는 팔을 걷어붙이고 용광로에 불을 지피는 등 일꾼들을 독려해 일에 몰두한다.
부아가 난 피에라모스카가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일꾼들을 불러놓고 그런 형편없는 임금을 받고 어떻게 일을 하냐면서 일종의 노동운동을 부추긴다. 일꾼들이 작업을 중단하자 테레사는 “여러분! 예술이 중요합니까? 아니면 돈 몇 푼이 중요합니까?”라고 묻는다. 이 말에 심기일전한 일꾼들이 용광로로 향한다. 더 많은 금속이 필요한 첼리니는 주변에 있는 금속이란 금속은 모두 찾아와 용광로에 넣는다. 그런데 용광로의 일부가 갑자기 폭발한다. 사람들이 크게 놀라며 모든 것이 끝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벌건 금속 용액이 주형으로 흘러들어 가기 시작한다. 주조에 성공한 것이다. 위대한 페르세우스 조각상이 완성되자 모든 사람이 감격한다. 심지어 피에라모스카까지도 크게 감격한다. 그는 경쟁자 첼리니를 안으며 테레사와 행복하게 살라고 당부한다. 교황은 첼리니의 잘못을 모두 용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