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éatrice et Bénédict, H.138 - Ouverture
Louis Hector Berlioz, 1803 ~ 1869
오페라, 베아트리스와 베네딕트 [Béatrice et Bénédict]
전 2막. 셰익스피어 원작의 「야단법석(Much ado about nothing)」을 기본으로 작곡자가 대본을 썼다. 베를리오즈는 6편의 오페라 중 <벤베누토 첼리니(Benvenuto Cellini)>를 제외한 모든 대본을 직접 썼다.
이 오페라의 대본은 셰익스피어의 소설을 기본으로 했지만, 그리 많은 내용을 가져오지는 않았다. 그 대신에 성당의 음악감독 소마로네(Somarone)가 펼치는 코믹한 요소를 삽입했다. 물론 이 중에서 돈 후안(Don Juan)의 간통 장면, 헤로의 죽음 등은 나중에 삭제했다. 서곡의 주제 멜로디는 오페라에 다시 나오며, 간혹 콘서트에서 연주되어 사랑 받는 곡이다.이 오페라는 <트로이 사람들>처럼 무겁고 비극적인 오페라를 내놓은 베를리오즈가 자신도 유머가 풍부한 인물이라는 것을 보이기 위해 작곡했다는 얘기도 있다. 그는 이 오페라에 거리의 춤, 탬버린, 기타 등을 도입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줄거리
[제1막] 무대는 시칠리아의 메시나(Messina)다. 레오나토(Leonato) 총독 관저에 시민들이 모여 돈 페드로(Don Pedro)의 군대가 무어군을 격퇴한 것을 기뻐하고 있다. 개선장군 돈 페드로가 돌아오면 함께 출전했던 클라우디오(Claudio)도 돌아와 사랑하는 헤로(Héro)와 재회의 기쁨을 만끽할 것이다. 그러나 헤로의 사촌 여동생 베아트리체(Beatrice)는 별로 기쁜 기색이 아니다. 베네딕트(Benedict)가 돌아오면 또다시 티격태격 사랑 같지도 않은 싸움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사소한 말다툼 끝에 칼싸움까지 한 적이 있다. 그러면서도 베아트리체는 그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란다. 시민들이 유명한 시칠리안 춤을 춘다. 이때 나오는 곡이 베를리오즈가 이 오페라를 작곡하기 몇십 년 전에 작곡한 「목동의 분노(Le dépit de la bergère)」다. 그는 이 곡을 오페라에 사용할 생각을 미리 했던 것 같다. 드디어 돈 페드로가 휘하 기사들과 종자들을 거느리고 돌아온다.
다시 만난 클라우디오와 헤로는 기쁨의 듀엣을 기막히게 부른다. 두 사람은 그날 밤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다. 베네딕트는 친구 클라우디오가 당장 결혼한다는 말에 ‘아니, 결혼은 무덤이라고 그만큼 얘기했는데⋯⋯ 원, 성미 하나는!’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에라, 나도 이참에 결혼이나 해버릴까?’라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매사에 지지 않고 덤벼드는 베아트리체를 생각하니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싹 사라진다. 베네딕트는 결혼을 하느니 차라리 수도원에 들어가 살겠다고 큰소리를 친다. 만약 어쩔 수 없이 결혼을 하게 되면 다른 사람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해 지붕 위에다가 “여기 베네딕트를 보시오! 결혼한 사람이오!(Ici on voit Benedict, l’homme marie)”라고 써 붙이겠다고까지 말한다. 사람들은 베네딕트가 베아트리체를 사랑하면서 공연한 소리를 한다고 걱정하며, 큰코다칠지 모르니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베네딕트는 베아트리체가 자기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사람들의 얘기를 우연히 엿듣는다. 헤로가 친구 우르술레(Ursule)와 짜고 일부러 그런 말을 흘린 것이다. 그 소리를 듣자 베네딕트는 결혼하면 뭐가 좋을지 생각해본다. 한편 헤로는 우르술레와 함께 베아트리체에게도 똑같은 방법을 사용한다. 베아트리체도 결혼하면 무엇이 좋을지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한다.
[제2막] 총독궁의 그랜드 홀이다. 옆방에서는 헤로와 클라우디오의 결혼 축하 파티가 한창이다. 축하객들은 성당의 음악감독 소마로네(Somarone)에게 이 고장 포도주가 최고라는 노래를 즉흥적으로 만들어 불러달라고 요청한다. 한국의 농악대와 같은 밴드가 들어와 소마로네의 엉터리 노래에 맞춰 반주한다. 모두 흥에 겨워 포도주 잔으로 탁자를 탁탁 치면서 함께 노래를 부른다.
한편 헤로와 우르술레는 베네딕트와 베아트리체가 마음의 변화를 일으켜 사랑하는 마음이 싹트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계획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기뻐한다.
신부를 위한 축혼 합창이 울려 퍼지자 베아트리체는 점점 평상심을 잃는다. 그 순간 마주친 두 사람은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꼼짝 못하게 붙잡을 수 있을지 생각한다. 결혼식장에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들러리들과 함께 행복한 모습으로 입장한다. 신랑, 신부가 결혼 서약서에 서명을 마치자 주례가 대중에게 “혹시 또 결혼하실 분 없으십니까? 기왕이면 이 기회에 나와서 하시지요!”라고 제안한다. 베아트리체와 베네딕트는 서로에게 동정심을 느낀다. 베네딕트는 “여기 베네딕트를 보시오! 결혼한 사람이오!”라고 쓴 깃발이 이제는 필요 없다면서 주례에게 내놓는다. 두 사람 사이에 휴전이 성립된다. 그렇지만 전쟁은 내일부터 다시 시작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