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면은 냉면에서 파생된 음식으로, 보통 냉면과 별개의 요리로 치지만 크게 보면 냉면의 한 종류라고 할 수도 있다. 부산지역의 향토음식이다. 부산을 포함한 부울경권에서는 타 지역의 냉면의 위상을 거의 대체하고 있는 음식으로, 해당 지역에서는 어디에서나 밀면 식당을 볼 수 있다. 단 그렇다고 해서 부울경권에 냉면이 없는 건 아니고, 냉면만 파는 전문점의 수가 타 지역에 비해 드물다. 주로 고깃집에서 후식으로는 냉면이 나온다.
밀면은 6.25 전쟁 시기에 탄생한 역사가 짧은 음식이다. 1.4 후퇴로 함경남도 흥남시 내호에서 동춘면옥이라는 냉면집을 하던 정한금 씨가 친정어머니와 함께 미 해군 LST를 타고 임시수도 부산으로 피난을 오게 되었다. 1950년대 당시 우암동에는 스웨덴에서 지어준 구호병원이 있어서 가난한 피난민들이 수없이 몰려들어 천막을 치고 살았고, 여기서 '내호냉면'이라는 냉면집을 하게 되었다. 전쟁 때문에 메밀 같은 재료가 크게 부족하거나 손이 많이 갔고 부산 사람들이 메밀면에 익숙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에 대한 대안으로 당시 미군의 원조로 풍부했던 밀가루에 전분을 적당히 섞어 만든 쫄깃한 면의 밀면이 탄생했다고. 초기에는 '경상도 냉면'이라 불렀다고 한다.
위의 설명에서 보이듯 밀면의 뿌리는 함흥냉면이다. 함흥에서 만들어 먹던 음식을 부산의 환경과 입맛에 맞게 변형하여 새로운 음식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경상도 입맛에 맞추어 다진 양념이 많이 들어가 맵고 달고 짠 자극적인 맛이 특징이다
교통의 발달로 부산이 인기관광지가 되고 젊은 사람들의 자극적인 입맛에 잘 맞는 음식이기 때문에 현지인들의 로컬푸드였던 밀면은 이제 부산의 대표음식으로 인기가 많은 편이다.
밀면은 면발, 육수, 고명, 양념장(다대기)으로 구성되었다. 일반적인 국수들처럼 물과 비빔의 두 가지 형태가 있다. 면의 주재료는 밀가루다. 면은 밀가루에 소량의 감자나 옥수수 전분을 혼합하고 소금을 넣어 반죽한다. 반죽한 뒤 하루 정도 냉장고에 넣어 숙성시킨다. 숙성시킨 반죽을 생면으로 뽑아 면으로 만들어서 삶는다.
밀면 역시 냉면처럼 삶은 면을 육수에 말거나 비벼먹는다. 밀면 육수는 소나 돼지 닭의 사골이나 잡뼈로 육수를 낸다. 여기에 양지나 사태, 각종 채소를 넣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업소에 따라 각종 부재료를 더 넣어 개성 있는 맛을 낸다. 특히 소화를 돕고 고기의 잡내를 제거하면서 좋은 향을 내게 하기 위해 계피나 감초, 당귀 등 한약재를 첨가한다. 여름에는 이 육수를 차갑게 냉각시키거나 살짝 얼려서 시원한 맛을 극대화 시킨다.
냉면과 달리 밀면은 물밀면에도 매운 양념장을 고명처럼 넣는다. 밀면에 넣는 양념장(다대기)은 고춧가루, 마늘, 간장, 육수, 설탕이나 물엿, 다진 파, 생강즙, 깨소금, 참기름, 겨자, 후춧가루 등을 배합하여 숙성시킨 것이다. 고명으로는 삶은 달걀이나 지단, 돼지고기, 배, 볶은 오이, 무채를 쓴다. 무채는 식초, 고춧가루, 마늘, 소금, 설탕 등으로 미리 양념을 해둔다.
밀면은 겨자나 식초, 절인 무채, 오이채 등을 곁들여 먹는다. 신맛과 단맛에 매운 느낌, 이렇게 세 이렇게 세 가지 맛이 밀면의 맛이다.
밀면 마니아들 사이에 부산의 3대 밀면집으로 <개금밀면>,<원조가야밀면>,<국제밀면>를 꼽는다. 꼽는 사람 취향에 따라 <춘하추동밀면>을 꼽기도 한다. 이들 밀면집의 가격은 보통 7천원 내외, 곱배기는 8,000원내외로 예전보다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그래도 여전히 냉면값보다는 싸다.
개금밀면
원조가야밀면
국제밀면
춘하추동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