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음악/프로코피예프·쇼스타코비치

프로코피예프 : 바이올린 소나타 1번, Op. 80 [Gidon Kremer · Martha Argerich]

想像 2024. 3. 15.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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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ata for Violin and Piano No. 1 in F Minor, Op. 80 
Sergei Prokofiev, 1891-1953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소나타 제 1번’은 그가 소련에 돌아온 1938에 작곡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을 거쳐 1946년에 완성되었습니다. 그는 작곡을 빨리 하는 편이었는데, 8년이나 지나서 완성한 이 곡은 그의 모든 작품 중 가장 장시간에 걸쳐 작곡된 곡입니다. 이는 당시 정부의 억압적인 분위기와 제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장기화된 것으로 추측됩니다.

프로코피예프는 이 작품을 시작할 당시 헨델의 ‘바이올린 소나타 D장조’를 듣고 이에 대한 영향으로 바이올린 소나타를 작곡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오히려 프로피예프의 ‘현악 4중주 제 1번’과 유사한 측면이 있습니다. 동시에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 3번’의 마지막 4악장의 소름돋는 듯한 스산하고 어두운 느낌의 음계에서 받은 영향이 나타나 있습니다. 이 쇼팽의 4악장은 이 곡의 1악장과 4악장에 공통으로 사용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프로코피예프는 이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당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인 다비드 오이스트라흐(David Oistrakh, 1908-1974)의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 곡을 처음 들은 오이스트라흐는 이 곡에 매우 열광하면서, 그 어떤 작품도 아름다움과 깊이가 이 곡에 비견될 작품이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오이스트라흐는 이 곡을 초연할 때까지 어떠한 곡도 생각할 수도, 연주할 수도 없었다고 하면서 깊은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그렇게 해서 초연은 1946년 10월 23일 모스크바 콘서바토리에서 오이스트라흐의 바이올린과 오보린의 피아노로 연주했습니다.

당시 스탈린상 위원회 위원들이 관중석에 앉아 있었고, 그들은 이 곡에 극찬을 했다고 합니다. 몇 달 후 프로코피예프는 이 작품으로 당시 소련에서 가장 명예로운 상인 스탈린상 음악 부분 1등상을 수상했습니다. 프로코피예프는 이 작품의 연주가 무사히 끝난 것을 대단히 기뻐했다고 합니다. 당시 삼엄했던 당의 정책으로 쇼스타코비치 등 동료 예술가들이 숙청 당하기도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프로코피에프는 당시 초연했던 오이스트라흐와 오보린의 연주에 대해 완전히 긍정적이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특히 2, 4악장의 연주에 대해 노년의 교수들이 연주하는 것처럼 열정 없이 연주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실제로 나중에 프로코피에프는 오보린을 불러, 포르테로 표시된 어떠한 부분에 대해서 좀 더 공격적으로 연주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Prokofiev: Violin Sonatas ℗ 1992 Deutsche Grammophon GmbH, Berlin

 

Gidon Kremer · Martha Argerich

제 1악장 Andante assai

 

제 1악장의 전반에는 어둡고 스산한 분위기가 깔려있습니다. 악장 전반에 걸쳐 안단테 아사이의 느린 템포로 진행되는데 특별히 고조되거나 극명히 변화하는 부분이 눈에 띄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곡 진행에 있어서 긴장감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곡의 지극히 어둡고 스산한 측면 때문입니다. 1악장에 자주 등장하는 것은 동형진행과 오스티나토 등입니다. 이런 요소들은 ‘반복’이라는 공통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반복 진행을 통해 공허함, 허탈함, 냉소 등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이는 곡이 마치 제자리를 맴도는 듯하면서도 침잠하는 듯한 역할을 합니다. 또한 이 1악장은 바이올린이 가장 저음의 G현에서 연주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또한 곡의 중간부분에는 까다로운 중음과 폭이 좁은 2도 간격의 진행이 주를 이룹니다.

 

 

 

제 2악장 Allegro Brusco


1악장과 대비되는 힘차고 강렬한 느낌으로 빠르게 전개되는 악장입니다. 조성은 C 장조로, 박자는 2/2박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형식은 ‘제시부(Exposition) + 전개부(Development) + 재현부’로 구성되는 소나타 형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통적인 소나타의 조직 관계인 제 1주제와 제 2주제의 관계가 으뜸조 – 딸림조로 구성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대신 버금딸림조의 관계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이는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으뜸조-딸림조의 전통적인 관습을 탈피하려는 시도로 이해됩니다. 또한 장음계와 단음계의 사용과 더불어 어쿠스틱 음계, 온음음계, 도리안 선법 등의 사용이 반번히 나타납니다.

 

 

 

제 3악장 Andante


고전소나타의 3악장에서는 주로 스케르초가 쓰이지만, 여기에서는 안단테라는 지시어가 명시되어 있습니다. 종전의 악장과 대비되는 느린 악장입니다.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얇은 2성 텍스처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화성음악적 성격, 목가적이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특히 3악장 전반에 걸쳐 바이올린은 약음기를 사용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다른 악장과 대조되게, 3악장의 분위기는 음색적으로 부드럽고 몽환적입니다. 조성은 F 장조이고 4/4박자로 구성됩니다. 형식은  A+B+A’ 의 3부 형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전체 조성은 F장조 –G장조 – E단조 – F장조 로 구획됩니다. F Major 온음계에 속하는 음들 중 원조의 으뜸음인 F음을 기준으로 인접한 두 음인 G음과 E음을 으뜸음으로 삼는 두 조성이 주로 사용되었습니다.

 

 


제 4악장 Allegrissimo

 

종전의 느린 3악장과 대비되는, 아주 빠른 악장입니다. 악장 전반에 걸쳐 5/8박자, 7/8박자, 9/8박자의 특이한 리듬이 혼합되어 사용되어, 청자로 하여금 박절적 혼란과 함께 음악적 매력을 불러일으킵니다. 이는 1악장에서도 도입된 바 있는 혼합박자의 형태입니다. 박절적 혼란을 유도하는 점도 1악장과 연관됩니다.전체 형식은 확장된 3부 형식입니다. 주제부 A가 경과적 성격을 가지는 삽입구를 두고 되풀이된다는 측면에서 론도 형식으로 분석될 여지도 있습니다. 다양한 박자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각 부분의 조성은 으뜸조, 버금딸림조, 딸림조로 명확히 구분됩니다. 프로코피에프의 음악적 특징 중의 하나인 신고전주의적 성격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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