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hubert : Fantasy in C Major "Wanderer"
- Arr. Liszt for Piano & Orchestra
1820년경부터 1822년 가을 사이 슈베르트는 기악을 위한 대규모 작품 몇 편을 수차례에 걸쳐 작곡했다가 포기하기를 반복했다. 이 시기에 작곡을 시작했다가 완성하지 못한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미완성 교향곡>을 손꼽을 수 있다. 특히 그는 네 악장의 소나타 형식에 확장된 주제의 변용을 꿈꾸고 있었다. 이러한 교착 상태를 승리로 이끈 작품이 바로 <방랑자 환상곡>이다.
1822년 11월에 작곡, 1823년 카펠리와 디아벨리에 의해 출판된 <방랑자 환상곡>은 20대의 슈베르트의 원대한 꿈이 담겨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급진적인, 혹은 예언적인 측면(리스트의 피아노 소나타나 슈만의 환상곡을 예견하는)이 다분한 이 작품은 긍정의 힘이 넘치는 작품으로서(악마적인 힘과는 사뭇 다른 에너지), 네 개의 악장에 걸쳐 단일 주제가 순환형식으로 배치되며 전통적인 소나타 형식을 재해석한 작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슈베르트의 피아노 작품 가운데 기교적으로 가장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 표현의 낙차에 있어서도 엄청난 힘과 지구력을 요구한다. 여기에 혁신적인 형식까지 가세하여 당시로서는 대단히 교양 있는 청중들을 염두에 두고 작곡한 것으로 추정된다. 더군다나 확장된 형식과 정교한 주제의 발전 및 전개, 혁신적인 순환주제의 채택(당시로서는 최초의 순환주제 작품), 마지막 푸가 악장 배치 등등으로부터 베토벤이 피아노 소나타에서 추구했던 정신을 계승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혁신적인 특성 때문인지 프란츠 리스트는 이 작품을 특히 좋아했는데, 슈베르트 사후인 1851년 이 작품을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교향시 형태의 작품으로 편곡(S.366)했고, 더불어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버전(S.653)으로 재차 편곡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오리지널 버전에 대한 얼터너티브 버전 및 마지막 악장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편곡 버전(S.565a) 또한 작곡했다.
Jeno Jando / Budapest Symphony Orchestra / Andras Ligeti
I. Allegro con fuoco
II. Adagio
III. Presto
IV. Alleg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