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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음악/브루크너·말러

[클래식명곡] 브루크너 : 교향곡 제4번 "로맨틱" (1878/80 Version, 하스판) [Berliner Philharmoniker · Herbert von Karajan]

by 想像 2024.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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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mphony No. 4 in E-Flat Major, WAB 104 "Romantic" (1878/80 Version, Ed. Haas)

Anton Bruckner, 1824-1896


Berliner Philharmoniker · Herbert von Karajan [Bruckner: 9 Symphonies] ℗ 1982 Deutsche Grammophon GmbH, Berlin

 

▒ 브루크너의 교향곡 제4번은 (이른바 [습작 교향곡]과 [교향곡 0번]까지 포함해서) 작곡가의 여섯 번째 교향곡이면서 장조로 되어 있는 최초의 교향곡이다. 이 작품은 훗날 브루크너 교향곡의 전형적인 특징으로 알려지게 되는 몇 가지 특성을 최초로 드러내고 있어, 브루크너만의 어법이 확립된 교향곡으로 일컬어진다.

 

브루크너의 교향곡 제4번은 그의 교향곡 중 청중에게 가장 사랑 받는 작품이다. 곡은 마법 같은 호른 소리로 시작해서 어느새 고요하게 떨리는 현악으로 이어진다. 꿈결처럼 느리게 진행되는 2악장, 하늘로 도약하는 듯한 스케르초, 그리고 마지막으로 외경심을 불러일으키는 피날레의 크레셴도가 등장한다. 교향곡 제4번은 어떤 풍경을 암시하는 특별한 힘을 갖고 있다. 어떨 때는 현실적인 애정으로 그려지기도 하고 어떨 때는 위대한 독일의 화가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의 그림처럼 변화의 힘을 가진 광채로 그려지기도 하는 풍경 말이다. 브루크너는 그보다 훨씬 이전 시대에서나 볼 수 있는 면모를 지녔다. 낭만적인 노스탤지어가 아니라 한없이 인내하고 헌신하는 신앙의 시대 말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시대와 동떨어져 보인다.

 

브루크너는 1874년에 [교향곡 2번]의 작곡을 끝낸 지 얼마 되지 않아 [교향곡 4번] 작곡에 착수해 거의 1년에 걸쳐 완성했는데, 이를 ‘1874년판’이라 부른다. 이 버전은 우리가 오늘날 ‘브루크너 4번’이라 알고 있는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이며, 특히 스케르초는 완전히 다른 곡이다. 초고를 빈 필에 보여준 뒤 싸늘한 반응에 실망한 브루크너는 1878년에 다시 개정에 착수해 3악장은 새로 쓰고 나머지 악장들도 꽤 많이 수정한다. 다만 4악장은 초판의 모습이 꽤 남아 있는데, 이를 ‘민속 축제 피날레’(Volkfest Finale)라고 부른다. 작곡가는 1881년 2월 20일 전곡 초연을 위해 악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1880년 판) 4악장을 전면 교체하게 되고, 이 4악장이 오늘날 우리가 듣고 있는 형태이다. 이후에도 몇 번의 작은 수정이 더해지는데, 1881년 12월 10일 2차 연주회를 위해 약간의 수정을 하고 이는 하스 판에 반영되어 있다. 오늘날 하스 판보다 더 많이 선택되는 노바크 판에는 1886년 뉴욕에서 출판하는 과정에서 미세한 수정이 더해져 있다. 아래의 각 악장 설명은 1878/80 노바크 판에 따른 것이다.

 

1악장 Bewegt, Nicht Zu Schnell 

 

소나타 형식치고는 이채롭게도 세 개의 주요 주제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현의 신비로운 트레몰로 사이로 호른이 서서히 떠오르듯 연주하고, 목관이 이를 받아 연주한 뒤 웅대한 금관 합주로 나아간다. 이 금관 합주가 1주제부로, 그 이전까지는 서주에 해당한다. 작곡가 자신이 언급했듯이 이 서주 부분은 동이 터오는 중세의 새벽 같은 느낌을 준다. 반음계적이기도 하고 바로크적이기도 한 제2주제와 금관 팡파르의 3주제가 이어지면서 웅대하고도 신비롭게 악상이 고조되어 나간다.

 

 

 

2악장 Andante Quasi Allegretto

 

전원적인 느낌의 느린 악장이다. 처음 들을 때는 이렇다 할 매력이 없을 수도 있으나 들으면 들을수록 풍요로운 선율미가 느껴지는 악장이다.

 

 

 

 

3악장 Scherzo. Bewegt  

 

‘사냥의 스케르초’라는 별명도 있는데, 이것은 현의 트레몰로에 이끌려 등장하는 호른 주제가 사냥 나팔을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브루크너의 모든 교향곡 가운데서도 리듬이나 악상 면에서 대단히 독특하고 매력적인 대목이다. 트리오는 3/4박자이고 G플랫장조이다. ‘너무 빠르지 않게, 어떤 상황에서도 질질 끌지 말 것’으로 지시되어 있으며, 한가로운 민속춤의 느낌을 준다. 다시 스케르초 섹션으로 되돌아가 끝난다.

 

 

 

4악장 Finale. Bewegt, Doch Nicht Zu Schnell

 

강건하고 장쾌한 피날레로, 위압적인 금관 총주 사이사이에 폴카 선율이 등장해 긴장을 늦춰주고 있다. 브루크너 교향곡의 오르간적인 성격(브루크너는 오르간 주자 출신)이 십분 발휘된 악장으로, 마지막에는 1악장 서주 주제를 회상함으로써 전체적인 통일성도 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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