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노키아 새 OS 파트너, MS일까 구글일까?

想像 2011. 2.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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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업체 노키아의 스티븐 엘롭 CEO가 사내 통신망에 올린 메모를 통해 시장에서 '추락'하는 노키아의 위상을 솔직히 자인하면서 직원들에게 사운을 건 과감한 변화를 주문했다.

엘롭은 "석유 시추 플랫폼에서 일하던 한 남자가 어느 날 플랫폼이 불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대서양 얼음 바다로 뛰어들었듯이 우리도 선택을 해야 한다"면서 "급격하고 획기적인 변화가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에게 '불길'이라는 위기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이다. 그는 "2007년 아이폰이 처음 나왔지만 우리는 아직도 비슷한 제품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으며, 안드로이드가 나온 지 2년 남짓 됐는데 스마트폰 판매대수에서 선두로 올라섰다. 우리는 경쟁사들에 비해 수년 뒤지고 있다"고 스스로 비판했다.

그는 "애플은 스마트폰 개념을 바꿈으로써 시장의 판도를 변화시켰다"며 "2008년만 해도 300달러 이상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25%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61%로 뛰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드로이드 제품에 대해서는 "하이엔드로 나와 중가제품 시장을 차지했고 이제는 100유로 미만의 저가제품 시장까지 내려오고 있다"며 "구글이 구심이 돼 업계의 혁신 세력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엘롭은 이어 "미고(MeeGo)나 심비안 폰은 북미 시장을 비롯한 선도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는 것으로 판명났다"면서 "우리는 점점 뒤처지고 경쟁사들은 멀리 달아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엘롭은 신용등급을 언급하며 경쟁력 저하도 우려했다. 그는 "S&P가 장기 A, 단기 A-1인 우리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망으로 바꾼다고 알려왔다. 무디스도 비슷한 결정을 했다"며 "소비자 마음 점유율도 잃었다"고 전했다.

스티븐 엘롭은 결과적으로 노키아의 행동양식을 크게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랫폼이 불타고 있었기에 사내는 자신의 행동을 바꿨다. 우리 역시 이렇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았다"며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엘롭의 메모나 세계 유력 신문들의 분석을 종합할 때 그의 2.11 혁신조치는 크게 두 가지로 예상된다. OS의 변화와 조직개편이 그것이다. 첫번째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애플과 구글에 밀려 체면을 구기고 있는 노키아가 경쟁사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과 손을 잡을 것이라는 것, 두번째는 메리 티 맥도월 휴대전화 사업 부문장과 니컬러스 사반더 마케팅관리 부문장, 칼 오이스타모 최고개발책임자(CDO)와 서비스.모바일 솔루션 책임자인 테로 오잔페라 등 핵심 경영진을 전원 교체하는 대대적인 물갈인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내부 조직개편보다 OS에서의 변화다. 조직개편은 회사의 효율성의 문제지만 OS의 변화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송두리째 흔들 수도 있는 메카톤급 이슈이기 때문이다. 노키아는 여전히 휴대폰 분야 세계 1위이고 경쟁력 있는 OS와 결합할 경우 그 파괴력을 무시할 수 없다.

노키아, MS와 제휴한다는 설 

2월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 노키아가 MS와 모바일 소프트웨어 운영체제(OS) 제휴를 논의하고 있으며 이르면 오는 11일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노키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소프트웨어 제휴 발표가 임박했다고 2월 10일 보도했다. 노키아와 MS의 제휴설은 양사의 ‘노 코멘트’에도 불구하고 계속 확산되고 있다.

스티븐 엘롭이 MS 출신이고 두 회사를 잘 안다는 점에서 그렇다. 또 스마트폰 시장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는 두 회사는 서로를 상당히 필요로 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제휴 가능성이 높은 편인 셈이다. MS는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새 운영체제인 윈도폰7을 선보였으나 성과가 미미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양측이 제휴할 경우 노키아는 윈도폰7의 강력한 판매 채널이 될 수 있고 MS는 미국시장에서 고전하는 노키아에 원군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여기에  1월 27일 스티븐 엘롭 CEO의 발언도 노키아와 MS의 제휴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상에 한층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당시 스티븐 엘롭은 "노키아가 저가, 중가, 고가의 스마트폰 사업에서 별개의 전략을 가져갈 것"이라며 "노키아가 다른 생태계를 스스로 만들거나 다른 생태계와 협력할 수도 있다"고 발언했다. 이 발언이 노키아의 윈도폰7의 채택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노키아, 구글과 제휴한다는 설

하지만 MS의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윈도폰이 일반 대중에게 애플의 iOS나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비해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노키아가 전격적으로 구글과 손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엘롭 CEO가 에릭 슈미트 구글 CEO와 함께 구글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노키아가 구글과 손을 잡을 가능성에 대해선 낮게 보고 있는 편이다

세계스마트폰시장 뒤흔들 이슈

노키아가 MS와 손을 잡든, 구글과 손을 잡든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뒤흔들 빅이슈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운영체제 점유율 32.9%인 구글과 30.6%인 노키아가 제휴할 경우 그 파장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될 경우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급격하게 안드로이드로 쏠릴 가능성이 다분하다. PC에서의 '윈도'처럼 구글 안드로이드가 모바일 운영체제의 표준으로 완전히 부상할 수 있다. 애플과 구글의 경쟁에서 애플이 완벽하게 포위되는 상황이 연출되게 되며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둘러싼 패권싸움에서 결국 안드로이드가 승리하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노키아가 MS와 제휴할 경우 지난 4분기 스마트폰 운영체제 점유율이 3.1%에 불과한 MS윈도는 든든한 원군을 만나게 되며 그럴 경우 스마트폰 운영체제는 애플 iOS-구글 안드로이드-MS윈도폰의 3파전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노키아는 심비안이나 미고가 북미 시장을 비롯한 선도시장에서 경쟁력이 잃은 탓에 애플, 구글 등 경쟁사에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빼앗기는 위기 상황이지만 아이러니하게 스마트폰 운영체제 판도를 뒤바꿀 수 있는 캐스팅 보트를 지고 있는 셈이다. 아무튼 빠르면 노키아의 스티븐 엘롭 CEO가 오는 2월 11일 런던 투자자 대상 행사를 개최한 자리에서 MS나 구글과의 제휴 사실을 공식 선언할 것이란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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